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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4호] 2020.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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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중국 ‘접시 비우기’는 코로나發 세계 식량위기 예고편?

▲ 중국의 한 식당 테이블에 음식을 낭비하지 말라는 안내문이 놓여 있다. photo breakingasia.com
중국 정부가 지난 8월부터 음식을 남기지 말라는 캠페인을 시작하였다. 세계 최대 식량 소비국가이자 최대 식량 수입국가인 중국에서 공산당 정부가 이런 캠페인을 벌이자 중국발 세계 식량위기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에는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하자 세계식량농업기구(FAO)가 세계적 차원의 식량위기를 경고한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중국의 식량위기가 겹치면서 세계적인 식량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진핑 난데없는 ‘접시 비우기’ 지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8월 11일 “중국인들이 음식을 놀라울 정도로 많이 남겨서 버린다”며 ‘접시 비우기 작전(Operation Empty Plate)’을 전국적으로 벌이라고 지시했다. 시진핑은 “지난 수년간 중국은 풍년이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는 식량안보에 관한 한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7월에도 지린성을 순시하면서 관리들에게 곡물의 안정적인 공급을 확보하라고 강조했었다.
   
   코로나19 팬데믹 ‘극복’에 따른 경제적 성과를 내세우던 중국이 1950년대 대약진운동 실패 후 식량난으로 3000만명이 굶어죽었던 대기근 시절의 마오쩌둥과 비슷한 캠페인을 벌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물론 중국 사회과학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식량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부 있기는 하지만 사실은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식량부족 사태가 수년 내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면서 “시급히 농업개혁을 실천하라”는 권고도 덧붙였다. 또 최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농민들이 식량가격이 오를 것을 예상하고 생산물을 시장에 출하하지 않고 있다는 보도도 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식량문제가 외부에 드러나는 것과는 달리 매우 심각한 수준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돼지 살처분에 대홍수까지
   
   실제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라일리 월터스 박사는 지난 8월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의 식량부문이 지난 18개월 동안 심각한 타격을 입었으며 앞으로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의 식량부문에 커다란 타격을 입힌 요인은 크게 3가지다.
   
   첫째,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엄청난 수의 돼지가 살처분되었다. 2019년 한 해 동안 중국에서 사육된 전체 돼지의 40%인 1억8000만여마리가 살처분되었다. 이로 인해 지난 7월 한 달 동안만도 돼지고기 가격이 85%나 급등하였다. 대체식품인 소고기, 양고기 등의 가격도 동반 급등하고 있다.
   
   둘째, 메뚜기 떼와 각종 병해충으로 인해 300만에이커의 농경지가 초토화되었다. 이 해충들은 단기간에 벼, 밀, 옥수수 등 각종 곡식과 채소들을 먹어치운다. 신선한 채소의 가격은 8%나 올랐다.
   
   셋째, 최근의 대홍수가 식량생산에 치명타를 가했다. 올해 중국의 식량위기를 악화시키는 가장 큰 원인은 최대의 쌀 생산지대인 양쯔강 주위에서 계속되는 대홍수이다. 양쯔강 대홍수는 1300만에이커의 농경지를 초토화했으며, 피해액은 210억달러 수준(일부 언론에 따르면 260억달러)으로 추산된다. 중국 쌀 생산의 70%가 양쯔강 유역에서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심각한 타격이다. 중국 정부는 홍수로 인한 수확 감소가 5%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서방 언론은 보고 있다.
   
   게다가 대홍수로 인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의 방역도 어려워져 새로운 발병 사례까지 보고되고 있다. 중국은 이전에도 경작면적 감소와 농촌인구 격감 등으로 식량 생산이 난관에 처해 있었다. 특히 올해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사회적 격리 때문에 공급망에도 장애가 발생하였다. 중국의 식료품 가격은 올 들어 7월까지 13% 급등했다고 AFP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벌써 6250만t의 비축쌀과 5000만t의 옥수수, 76만t의 콩을 방출하였다. 이는 2019년 한 해 동안의 방출량보다 많은 수준이다.
   
   
▲ 지난 7월 지린성 옥수수 농장을 방문한 시진핑 주석. photo 뉴시스

   중국 상반기 육류 수입 지난해보다 14배 급증
   
   중국은 또 올해 식량 수입을 크게 늘리고 있다. 올해 6월까지 지난해보다 22%나 증가한 7400만t의 곡물을 수입하였다. 최대 수입국인 미국으로부터 콩 900만t, 밀 10만t, 옥수수 6만5000t을 수입한 데 이어 옥수수 19만5000t의 추가수입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미국 농무부가 최근 밝혔다. 올 상반기의 돼지고기, 콩, 식용유의 수입은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5배나 급증한 상태다. 특히 육류 수입액은 지난해 상반기의 11억6000만달러에서 올 상반기에는 156억달러로 무려 14배나 급증하였다. 중국은 미·중 무역협상에 따라 올해 125억달러어치의 농산물을 미국으로부터 수입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곡물수출국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지난 6월 중국 상무부는 브라질, 캐나다,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러시아 등 쌀, 밀, 콩의 주요 수출국들이 곡물 수출을 중단했다고 발표하였다. 이들 국가 중 미국, 호주 등과 불편한 사이라는 사실도 중국 공산당에는 부담이다.
   
   식량가격의 급등은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중국 경제의 회복에도 커다란 장애가 되고 있다고 월터스 박사는 분석했다. 사람들이 공업제품의 소비보다는 식량에 더 많은 돈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섬유, 전자, 자동차, 가전 등의 소매는 올 들어 두 자릿수 이상 하락했으며 아직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 서구 언론들은 올 들어 중국의 소매 판매가 -6~-11.5%가량 역성장한 것으로 추산한다. 이 같은 식량 사정은 중국 공산당에는 커다란 위협이 된다. 8월 중순 시진핑의 접시 비우기 운동은 이러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음식을 남기지 말라는 시진핑의 발언 이후 식당은 손님들이 음식을 주문할 때 미리 어느 정도의 양을 먹을 것인지도 함께 밝히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또 틱톡 사이트는 짧은 시간에 많이 먹는 동영상인 이른바 ‘먹방’이 발견될 경우 처벌한다고 공고했다. 뷔페식당들은 손님이 음식을 남길 경우 징수할 목적으로 미리 돈을 받아놓기도 한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손님들에게 많은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전통이다. 호사스러운 음식을 먹고 낭비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또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식량 소비도 급증하고 있다.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인의 비만은 3배 이상 급증하였다. 이 때문에 접시 비우기 운동이 중국인의 식량 소비를 줄이는 데는 별로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국의 식량 수입이 급증하면 일시적으로 국제 곡물시세를 밀어올릴 가능성도 있다.
   
   
   55개국 1억3500만명 영양실조 위기
   
   중국의 식량위기에 대한 우려가 퍼지기 이전부터 유엔 FAO 등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식량위기를 지속적으로 경고하였다. 생산량은 충분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식량공급망이 교란된 데다 경제난으로 사람들의 구매력이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국제자선단체인 옥스팜은 최근 올 연말까지 코로나19와 관련한 기아로 인해 사망자가 하루에 1만2000명씩 발생할 것이며,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발생한 사망자보다 많은 수치라고 전망했다. FAO도 지난 5월에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어려운 55개국의 1억3500만명이 긴급한 식량난 또는 영양실조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이런 나라들은 코로나19로부터 인명을 구할 것인지, 아니면 사람들을 굶어 죽게 만들 것인지 고통스러운 양자택일의 상황에 처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불평등이 악화되는 것도 식량위기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FAO는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실업 및 반(半)실업 증가는 사람들의 구매력을 현저하게 약화시킨다고 설명했다. 도시에서 비정규직이나 서비스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특히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이동을 제한하는 정부 조치나 사회적 거리두기의 결과로 수입원을 상실할 위험이 크다. 가구당 구매력이 감소하여 소비가 줄어들고, 식품 분야에서도 고부가가치를 지닌 제품일수록 수요가 격감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9월 1일 각국 정부가 경제회복을 위하여 천문학적 액수의 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이는 주식시장의 과열만 초래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선진국에서도 봉쇄조치와 식량공급망의 붕괴로 식량 공급에 심각한 문제가 초래되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미국의 경우 식사의 절반 이상이 식당에서 이루어진다. 봉쇄조치로 인해 식당들이 문을 닫는 바람에 판로를 잃게 된 농민들은 생산된 우유나 달걀을 폐기처분하고 있다. 들판에서 익어가는 곡식을 추수하지 않고 썩게 내버려두는 사례도 늘고 있다. 유럽 국가들에서도 봉쇄조치 때문에 제때 판매처를 확보하지 못한 농민들이 농산물을 대거 폐기처분하거나 사료용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처럼 농산물 생산은 충분하지만 공급망 교란과 통화 증발로 인한 화폐가치 하락으로 식량가격은 상승한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이동제한도 농업노동력의 이용가능성에 제한을 가하여 식량가격을 인상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FAO는 우려했다. 관세부과나 수출금지 등 각국의 보호무역정책 역시 식량가격을 끌어올린다. 주요 식량수입국들이 패닉바잉에 나선다면 식량의 국제거래가격은 단기간 내에 상승할 수 있다고 FAO는 경고했다.
   
   
   봉쇄조치로 식량공급망 붕괴
   
   유엔은 앞으로 10년간 기아 문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전망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2030년까지 영양실조에 걸린 사람들 숫자도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8억4100만명보다 10% 늘어난 9억90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영양부족은 면역체계 약화, 이동제한, 그리고 두뇌손상 등을 일으켜 사망자를 증가시킨다. 또 영양이 부족한 어린이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후유증에 시달린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가장 부유한 나라인 미국에서도 인구의 1%가 넘는 500만여명이 충분한 칼로리 섭취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78%인 10억명이 필요한 식사를 하지 못한다. 이는 팬데믹 이전의 수치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상황은 이보다 훨씬 악화될 것이라고 유엔은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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