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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5호] 2020.11.30

트럼프도 바이든 아들도 법정行? 미국 정치도 보복전 가나

우태영  자유기고가 wootaiyoung@hanmail.net 2020-12-01 오후 5:01:46

▲ 지난 11월 7일 미국 델라웨어 윌밍턴에서 열린 지지자 모임에서 조 바이든 당선자(오른쪽)와 아들 헌터 바이든이 껴안고 있다. photo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월 23일 정부에 조 바이든 당선자의 정권 인수에 협력하라고 지시했다. 선거부정을 밝히기 위한 싸움은 계속한다고 했지만 연방대법원에서 선거무효 판결이 나지 않을 경우 트럼프는 내년 1월 20일 백악관을 떠나야 한다.
   
   현재 뉴욕 검찰은 트럼프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그를 상대로 한 소송도 많아서 퇴임 후에 사법처리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언론들이 바이든의 비리 폭로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주의의 전범이었던 미국 정치도 보복으로 점철되며 ‘제3세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이후 사법처리당한 사람은 없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법처리를 처음 거론한 사람은 다름 아닌 트럼프 자신이었다. 그는 지난 5월 지지자들을 상대로 연설하면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사법처리하여 감옥에 처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오바마에 대한 증오를 드러낸 가장 큰 이유는 2016년 대통령 당선 직후 일어났던 마이클 플린 안보보좌관을 둘러싼 갈등 때문이다.
   
   2016년 11월 힐러리 클린턴을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는 안보보좌관으로 마이클 플린 예비역 소장을 임명하였다. 플린은 이라크전쟁과 아프가니스탄전쟁에서 대테러전 및 정보전문가로 활약한 인물이다. 2012년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정보국장(DIA)에 임명되었다. 그는 특히 러시아와의 협력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뛰어나다는 평가도 받았지만, 지나친 자신감과 튀는 아이디어 때문에 대인관계가 나쁘다는 비판도 받았다. 그는 퇴역 이후에 아들과 함께 기업체 등에 정보를 제공하는 회사를 세우기도 하였다. 터키 등 외국 정부를 위한 로비스트로 등록하여 활동하다 트럼프 진영에 합류하였다.
   
   대통령 당선자였던 트럼프는 2016년 11월 18일 정권 인수에 착수하면서 플린을 안보보좌관으로 지명하였다. 대통령 오바마는 트럼프와의 만남에서 플린이 러시아와 가깝다는 이유를 들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였다. 곧이어 CNN, 워싱턴포스트 등 진보언론들은 플린이 극우파나 반유대주의자들의 주장을 트위터로 퍼날랐다며 비난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러시아 정부가 트럼프를 당선시키기 위하여 소셜미디어에 수백만 개의 가짜 계정을 만들어 가짜 정보를 퍼날랐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이를 통해 극우파들을 부추기고 흑인들이 투표하지 못하도록 하였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물론 이를 부정한다. 오바마는 그러나 그해 12월 29일 러시아 정보기관원으로 추정되는 외교관 35명을 추방하는 보복조치를 단행하였다. 트럼프로서는 러시아와의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집권을 시작할 수도 있는 위기상황이었다. 그런데 그날 플린은 러시아의 주미 대사인 세르게이 키슬랴크를 만나 러시아 정부가 대응보복을 취하지 말도록 설득하였다. 러시아대사는 12월 31일 플린에게 러시아 정부가 대응보복을 취하지 않겠다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약속을 전했다.
   
   플린은 2017년 1월 22일 백악관 안보보좌관에 공식 임명되었다. 그런데 2월에 러시아대사의 통신을 감청하던 미국 수사기관은 플린이 러시아대사와 취임 전에 이 문제에 관해 논의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FBI(미 연방수사국)의 수사가 시작되자 플린은 처음에는 러시아대사와 이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나중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FBI의 수사와 함께 러시아의 선거개입에 대한 뮬러 특검에 대한 언론보도가 요란하게 지속되었다.
   
   플린이 군정보국장 재직 시에 러시아군 정보기관인 정찰총국(GRU)을 방문했는데 주위에서 반대했다는 내용에서부터 플린이 미모의 러시아 여성 첩보원과 내연관계라는 보도도 나왔다. 심지어는 플린이 터키 에르도안 정권과 협력하여 미국에 체류 중인 터키의 야당 인사를 납치하려 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러한 자극적인 보도가 이어지자 플린은 22일 만인 2월 13일 사임하였다.
   
   FBI는 플린이 러시아의 지원을 얻기 위해 러시아대사와 공모했다고 생각했다. 뮬러 특검, 민주당, 진보언론들은 트럼프 당선을 위한 러시아의 선거개입과 플린을 엮으려 들었다. 저명한 정치평론가 패트릭 뷰캐넌은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FBI의 수사를 받는 바람에 대통령직 수행에 심대한 타격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 지난 11월 24일 백악관 브리핑룸에 들어서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photo 뉴시스

   트럼프 “오바마 감옥에 처넣어야 한다”
   
   그런데 수사결과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뮬러 특검은 플린에 대해 2016년 12월 29일 러시아대사와 만나 오바마의 보복에 대한 반응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한 사실을 FBI 수사관에게 위증한 것 이외에는 위법 사실을 찾아내지 못해 기소를 수차례 미루었다. 플린은 아들의 재정문제에 대한 수사를 통해 압박을 가한 FBI에 위증죄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들에 대한 기소를 철회하는 것을 대가로 위증을 시인하는 내용의 플리바겐(plea bargain)이 진행되었다. 그러다 지난 5월 미국 법무부는 플린에 대한 기소를 취하했다. 민주당과 진보언론들은 물론 반발했지만, 트럼프는 언론이 생사람을 잡고 그 가족들을 괴롭혔다는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는 특히 오바마가 트럼프를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 플린 사건을 기획했다고 의심한다. 오바마가 FBI에 은밀히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당선자 시절 플린을 안보보좌관에 지명했을 때 이미 연방수사기관에서는 그를 요주의 인물로 분류하고 있었다. 오바마가 이 사실을 트럼프에게 알리지 않고 안보보좌관에 지명하도록 의도적으로 방관했다고 의심한다. 트럼프는 2016년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고 자신의 대통령 취임을 막기 위해 음모를 꾸며낸 오바마를 사법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5월 지지자들에게 연설하면서 이는 “미국에서 가장 큰 정치적 범죄이다. 이 음모에 관련된 사람들과 민주당원들은 모두 장기간 감옥에 처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일은 미국의 수치이다. 이는 사기사건이며 순전히 거짓말이다. 이 사기의 배후 인물들은 처벌을 받아야 한다. 오바마 정권의 많은 사람은 감옥에 갈 준비를 해야 한다. 이들은 부패에 연루되어 있다. 이들은 합법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을 전복시키려 했다.”
   
   트럼프는 이를 ‘오바마게이트’라며 기자들에게 취재와 정직하게 기사를 써달라고 당부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에게는 오바마 청문회 개최를 요구했다. 미국 언론들은 코로나19 사망자가 8만명에 육박하던 당시에 유권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트럼프의 전형적인 돌출발언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트럼프의 낙선이 확정된 만큼 오바마가 감옥에 갈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오히려 트럼프가 퇴임 후에 법정에 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에 대해서는 소송도 많이 제기되어 있고 조사도 많이 진행되어 왔지만 현직 대통령에 주어진 면책특권 때문에 법정에 설 일은 없었다.
   
   트럼프가 퇴임하면 법정에 서고 감옥에 가는 일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례로 뉴욕에서 사이러스 밴스 전 국무장관의 아들인 밴스 2세 검사가 진행 중인 사건은 트럼프의 유죄가 분명하다고 진보언론 뉴요커는 최근 보도했다. 2016년 선거 당시 트럼프는 자신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한 여성의 입을 틀어막기 위해 유령회사를 통해 13만달러를 ‘법적 경비’ 명목으로 가장하여 지급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문서 위조 및 위증 등 사면하기 어려운 범죄라는 설명이다. 트럼프의 유죄가 확실하다고 하더라도 전직 대통령을 단죄하지 않는 미국 정치의 전통을 허물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고 뉴요커는 설명했다.
   
   트럼프가 임기 종료 직전에 스스로를 사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스스로를 사면하는 게 법적으로 가능한가는 논란거리이지만 트럼프라면 할 수도 있다고 학계에서는 보고 있다고 한다. 트럼프가 일시적으로 펜스 부통령에게 대통령직을 양위하고 자신을 사면하도록 하는 편법을 행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974년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사임하자 포드 부통령이 대통령직에 오른 뒤 사면한 선례가 있다.
   
   
   미국 정치도 ‘제3세계화’ 우려
   
   바이든이 대통령이 된 다음 트럼프를 사면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현직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을 처벌하는 것은 “보잘것없는 독재(tin-pot dictatorship)”라고 뉴요커는 저명한 법학자 로렌스 더글러스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tin-pot은 소음만 요란한 빈 깡통을 의미한다.) 그는 또 트럼프가 처벌되면 “수많은 지지자에게는 계속 영웅으로 남는다”고 우려했다.
   
   최근에는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아들의 부패 혐의 때문에 곤욕을 치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치평론가 패트릭 뷰캐넌은 최근 뉴스맥스 기고문에서 “바이든 가족의 부패를 조사할 특별검사가 임명될 것이 확실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에는 닉슨이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하야(下野)한 이래로 미디어가 현직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전통이 50년이나 지속되어왔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1984년 49개 주에서 승리하며 당선되었지만, 니카라과의 반공 반군 지원을 둘러싸고 언론이 제기한 콘트라게이트로 곤욕을 치렀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르윈스키와의 섹스 스캔들로 특별검사의 조사를 받았으며, 탄핵 위기에 몰렸다. 그리고 트럼프도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부터 뮬러 특검의 조사를 받았으며 결국에는 하원의 탄핵을 받았다.
   
   뷰캐넌은 “미국은 대통령선거의 패자가 승자를 탄핵하는 나라가 되었다”며 “미국 정치의 제3세계화(Third Worldization)가 진전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바이든이 부통령으로 재직할 당시 아들 헌터는 석유업계에 전혀 경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의 석유회사에 이사로 임명되어 매달 8만3000달러의 급료를 받았다. 헌터는 2013년 아버지의 중국 방문을 수행했는데, 이때 중국의 한 펀드가 아들 헌터가 고문으로 재직 중인 투자회사에 15억달러를 투자했다. 2014년에는 헌터가 시작한 투자회사가 러시아로부터 350만달러를 투자받기도 했다. 2017년 헌터는 보불린스키라는 전직 해군과 사업을 시작하면서 중국으로부터 500만달러를 받았다. 보불린스키는 아버지 바이든도 ‘거물(big guy)’이라는 암호로 불리는 파트너였으며, 자신과도 만나 1시간 동안 사업 이야기를 했다고 주장한다.
   
   선거기간 동안 바이든 측은 이 모든 폭로가 러시아의 음모라고 반박했다. 메이저 언론들도 이를 비중 있게 보도하지 않았다. 하지만 뷰캐넌은 언론이 “트럼프를 몰아내는 데 방해가 되는 일은 선거 당일까지는 묻혀야 한다고 생각한 때문”이라며 “언론의 책임 따위는 사라졌다”고 개탄했다.
   
   “바이든이 당선된 이상 언론이 헌터 바이든을 보호해야 할 이유도 사라졌다. 새 대통령을 끌어내리려는 언론의 열망이 나타나고, 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오게 될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법무부는 특별검사를 임명하여 진실과 허위를 구별하고 비도덕적인 행위와 범죄행위를 구분하려 할 것이다. 바이든의 아들 헌터는 흥미진진한 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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