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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1호] 2021.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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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마윈은 도대체 어디에… 비운의 기업인 후쉐엔 전철 밟나

이동훈  기자 flatron2@chosun.com 2021-01-08 오후 12:55:08

▲ 2018년 12월 개혁개방 40주년 유공자 표창을 받은 마윈 알리바바그룹 창업주. photo 뉴시스
중국 당국의 전방위적 압박을 받고 있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그룹의 창업주 마윈(馬雲)의 행방이 묘연하다. 지난해 10월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外灘)금융서밋’에서 중국 금융당국의 후진성을 ‘전당포(當鋪)’에 빗대 약 20분간 강하게 비판한 이후 벌어진 사태다.
   
   지난해 11월 5일 예정됐던 알리바바 계열의 핀테크 기업 ‘마이(螞蟻)그룹(앤트파이낸셜)’의 상하이와 홍콩 증시 동시상장은 무기한 연기됐고, 마윈의 행방불명설까지 나돌고 있다. 2640만명의 팬을 거느린 마윈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도 지난해 10월 17일 이후 석 달 가까이 소식이 없다.
   
   급기야 중국에서는 “마윈이 후쉐엔(胡雪巖)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후쉐엔은 근대식 은행의 전신에 해당하는 ‘전장(錢莊)’을 기반으로, 무일푼에서 청나라 국고의 절반에 달하는 재부를 축적한 거상(巨商)이다. 청말의 실력자인 쭤쭝탕(左宗棠)을 뒷배로 세수(稅收)대리, 군납, 생사(비단)무역 등을 독점하며, 서태후(자희태후)로부터 붉은 관모를 쓰고 자금성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홍정상인(紅頂商人)’ 칭호까지 받았다. 항저우의 대저택에 거느린 공식 첩실만 12명에 달했다. 하지만 쭤쭝탕의 정적(政敵)이었던 또 다른 실력자 리훙장(李鴻章)의 눈밖에 나서 파산하고, 비참한 말년을 보내다 사망한 비운의 기업가다.
   
   마윈과 후쉐엔은 둘 다 항저우를 기반으로 해 무일푼에서 중국 최대 갑부에 오른 점, 각각 전자상거래와 생사무역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금융업을 영위해왔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비슷하다는 얘기를 들어왔다.
   
   하지만 중국 민영기업가의 대표격인 마윈 본인은 ‘관상(官商)’인 후쉐엔을 에둘러 비판하면서 이 같은 구설과 거리두기를 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상하이에서 한 불과 20분간의 강연 직후 베이징 당국의 눈밖에 나면서 행방불명설이 나돌 정도로 상황이 흡사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웨이보에서는 ‘마윈과 후쉐엔 두 항저우 상인의 숙명(宿命)’과 같은 글들이 상당한 반향을 일으키며 전파되고 있다.
   
   
   롤러코스터 탄 마윈의 2020년
   
   마윈은 지난해 롤러코스터와 같은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 초부터 중국을 비롯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는 때아닌 특수(特需)를 누렸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 알리바바가 누렸던 특수의 재현이었다.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의 주가는 지난해 10월 27일 317달러(종가 기준)로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덕분에 10월 말까지의 자산 집계를 기준으로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매년 발표하는 중국 부호 순위에서 알리바바의 대주주 마윈은 총재산 656억달러(약 71조원)로 3년 연속 중국 최고 갑부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24일 마윈이 상하이에서 내뱉은 발언은 재앙의 출발이었다. 비록 ‘비(非)관방’ ‘비전문가’의 견해임을 전제했지만, “(은행 자기자본비율을 규정한) 바젤협약은 노친네 클럽” “중국은 현재 금융시스템 위험이 문제가 아니라, 금융시스템 자체가 없는 것이 위험이다” “중국의 은행업은 여전히 전당포 사상이 보편적이다” “중국의 금융은 청소년기에 머물러 있다. 성숙하지 않았다” 등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발언이 20분간 이어졌다. 알리바바 계열 핀테크 기업 ‘마이그룹’의 상하이와 홍콩 증시 동시상장을 앞두고 나온 의도된 발언이었지만, 보수적인 베이징 금융당국의 심기를 거스르기에는 충분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상하이 와이탄금융서밋의 개막축사를 한 사람은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이었다. 덩샤오핑 집권 때 경제부문을 주관한 야오이린(姚依林) 전 부총리의 사위인 왕치산 부주석은 중국인민은행 부행장, 중국건설은행 행장 등을 지내고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때 부실금융기관을 날렸던 금융권의 막후 실력자다.
   
   시진핑 정권 1기 때는 중국 공산당 기율검사위 서기로 사정작업을 주도했고, 2기 때도 ‘칠상팔하(七上八下·67세 이하면 승진 68세 이상이면 퇴진)’ 불문율을 적용받지 않으면서 국가부주석에 올랐다. 이 밖에 저우샤오촨(周小川), 이강(易綱) 등 전·현 인민은행장도 연사로 등장했는데, 이들 앞에서 마윈이 중국 금융의 후진성을 대놓고 비판한 셈이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그전에도 알리바바와 수차례 마찰을 빚은 바 있다. 대표적인 것은 알리바바의 지불결제시스템인 ‘즈푸바오(支付宝·알리페이)’가 보편화하면서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인민폐의 법정화폐(법폐) 자리를 위협한 점이다. 즈푸바오가 보편화하면서 일선 상점에서는 ‘전황(錢荒)’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인민폐를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는 사례가 점점 늘었다. 알리바바 계열의 허마(盒馬) 같은 마트는 사실상 즈푸바오만 취급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인민폐의 지위가 흔들리자 인민은행은 2018년 7월 “중국의 법폐는 인민폐다. 어떤 기관이나 개인도 현금수취를 거부해서는 안 된다”는 지침을 하달하기도 했다.
   
   상하이와 홍콩 증시 동시상장을 앞두고 있던 알리바바 계열의 ‘마이그룹’도 장기적으로는 4대 국유은행 체제를 골간으로 하는 중국의 기존 금융시스템을 송두리째 흔드는 폭탄과 같은 존재였다. 마이그룹은 기본적인 수익구조가 중국 내 7억명, 전 세계 12억명에 달하는 즈푸바오 사용자와 여기서 굴리는 자금을 재원으로 소액대출과 보험, 자산관리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구조다. 중국 4대 국유은행을 비롯해 기존 금융시스템은 대출은커녕 통장 하나만 개설하려 해도 절차가 복잡하기 그지없다. 급전이 필요한 개미들의 소액대출은 오랫동안 즈푸바오를 운영하며 공신력을 쌓은 ‘마이그룹’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마이(螞蟻)’는 개미라는 뜻이다.
   
   
▲ 청말의 최대 갑부 ‘홍정상인’ 후쉐엔. photo 바이두

   중국 당국, 은행시스템 붕괴 염려
   
   코로나19 회복세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지만, 중국 역시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시중의 돈줄이 막히면서 가계와 기업대출 수요가 급증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마이그룹’을 통한 소액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 은행시스템의 붕괴를 미리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1988년 스위스 바젤에서 체결된 ‘바젤협약’과 함께 탄생한 은행건전성의 척도인 ‘BIS 비율(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을 위협하는 요소다. 이런 마당에 마이그룹의 상장을 불과 일주일여 앞두고 “바젤협약은 노친네 클럽”이란 위험천만한 인식을 드러낸 마윈과 ‘마이그룹’을 중국 금융당국으로서는 손 놓고 방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마이그룹은 상하이와 홍콩 동시상장을 통해 약 340억달러(약 36조원)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1월 역대 최대 IPO(기업공개)였던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약 31조원)를 능가하는 수치다. 상하이와 홍콩 증시에서 조달한 자금을 재원으로 대출시장에 쏟아부으면, 알리바바가 기존 지불결제시스템인 즈푸바오를 비롯해 소액대출과 보험, 자산관리 등 중국 금융시장을 평정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여겨져왔다. “인민은행이 마이그룹 측에 즈푸바오를 제외한 대출과 보험, 자산관리 업무 등을 ‘정돈(整顿)’하라고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은 이런 까닭으로 추정된다.
   
   사실 예금인출사태를 뜻하는 ‘뱅크 런(Bank Run)’은 후쉐엔이 몰락한 결정적 이유기도 하다. 후쉐엔이 운영한 ‘푸캉(阜康)전장’은 항저우를 비롯 상하이, 베이징 등 주요 도시에 지점을 개설해 예금과 대출은 물론, 중앙정부의 세금징수를 대리하는 등 당시 금융시스템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쭤쭝탕의 태평천국 토벌과 신장(新疆) 정복, 양무(洋務)운동 등에 필요한 군수물자 조달을 위해 상하이의 외국 금융기관에서 막대한 자금을 차입해 끌어쓴 것이 발목을 잡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쭤쭝탕의 정적(政敵)인 리훙장의 표적이 된 후쉐엔의 푸캉전장은 일시적으로 몰린 자금상환 요구를 버티지 못하고 단 3일 만에 ‘뱅크런’으로 몰락했다.
   
   
   마윈 “홍정상인은 나쁜 본보기”
   
   중국 당국의 마윈을 겨냥한 칼날은 리훙장이 후쉐엔을 날렸던 당시 만큼 매섭게 몰아치고 있다. 지난해 11월 5일 금융당국의 긴급지시로 마이그룹의 상하이와 홍콩 증시 상장이 무기한 연기됐고, 지난해 12월 24일에는 알리바바그룹이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으로부터 반독점 조사를 받았다. 12월 26일에는 마이그룹 고위관계자들이 베이징으로 소환돼 인민은행과 은보감회(은행보험), 증감회(증권), 외환국 등 4개 금융부문과 ‘면담’을 가졌다. 다음 날인 12월 27일 마이그룹은 “금융관리 부문의 지도 아래 개선 태스크포스를 만들고, ‘면담’에서 나왔던 요구들을 전면 실천하겠다”며 곧장 백기투항하고 나섰다.
   
   현재로서는 마윈이 정확히 베이징의 누구에게 미운털이 박혔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판궁성(潘功胜) 인민은행 부행장이 지난해 12월 26일 ‘면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단초를 찾을 수 있다. 판궁성 부행장은 “당 중앙은 핀테크와 플랫폼 기업의 규범적이고 건강한 발전을 고도로 중시해왔고, 최근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회의와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반독점과 자본의 무질서한 확장을 방지하는 일련의 결정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결국 당 중앙인 시진핑의 지시 내지는 동의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청말 최대 갑부인 후쉐엔을 제거하는 최종 결정이 리훙장의 윗선인 서태후의 동의와 묵인 아래 단행된 것과 유사한 셈이다.
   
   마윈은 2014년 저장성 우전(烏鎭)에서 열린 ‘제1회 세계인터넷대회’에서 “후쉐엔은 ‘홍정상인’으로 나쁜 본보기다. 돈과 권력은 함께할 수 없다. 사업을 하면 정치를 하지 말고, 정치를 하면 돈을 바라면 안 된다. 둘은 폭약과 뇌관 같아서 함께하면 터진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마윈은 2018년 12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개혁개방 40주년 기념식 때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으로부터 ‘개혁개방 유공자’ 표창을 받으며 부득이하게 ‘현대판 홍정상인’이 됐다. 마윈은 2019년 9월에는 알리바바 창업 20주년에 맞춰 모든 공식 직책에서 물러나며 ‘홍정상인’의 운명을 피하려 했다. 하지만 그가 이 운명을 피해 가기가 그리 쉽지는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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