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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2호] 2021.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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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터뷰]‘예정된 전쟁’ 앨리슨 교수의 한국을 향한 조언

유민호  퍼시픽21 소장 silkroad100@gmail.com

photo 뉴시스
미·중 관계는 조 바이든 신임 미국 대통령 앞에 놓인 최대 현안 중 하나다. 양국 간의 관계라지만 지구 전체를 대상으로 한 모든 문제가 미·중 관계 속에 포함돼 있다.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에서부터 지구온난화에 대처하기 위한 환경문제, 나아가 국제무역의 새로운 룰과 우주개발 경쟁에 이르는 모든 난제가 미·중이 함께 풀어가야 할 사안들이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미·중 관계는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주도하는 팽창정책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중(反中) 정책이 노골적으로 맞부딪친 지 오래다.
   
   하버드대학 석좌교수인 그레이엄 앨리슨(Graham Allison)은 갈등 속의 미·중 관계를 ‘투키디데스 함정(Thucydides Trap)’이란 키워드로 풀이하고 있다. 미·중 관계를 고대 그리스의 스파르타와 아테네 사이의 갈등에 빗댄 이론이다. 고대 그리스 역사학자 투키디데스는 신흥 강국 아테네가 기존 강국 스파르타를 자극해 결국 전쟁으로까지 갔다고 말한다. 앨리슨 교수는 신흥 강대국의 부상과 함께 벌어지는 전쟁을 ‘투키디데스 함정’이라 표현한다.
   
   바이든 대통령의 등장과 함께 미·중 관계는 변화할지, 이 두 패권국가 간의 갈등은 ‘투키디데스 함정’ 이론대로 과연 전쟁으로 치달을지, 코로나19 이후 세계는 어떻게 변할지, 석학이 바라보는 2021년 세계 질서가 궁금했다.
   
   미국 보스턴에 머물고 있는 앨리슨 교수와 지난 1월 6일 오후(미국 시각) 화상 인터뷰를 가졌다. 올해 80세인 앨리슨 교수는 원로 국제정치학자이면서도 클린턴 행정부 국방차관보를 지낸 이력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의 국제전략과 정책 수립에도 개입해 왔다.
   
   - 먼저 미·중 관계에 주목한 ‘투키디데스 함정’이 왜 당신 연구의 중심 테마가 됐는지 궁금하다. “나는 원래 중국 전문가가 아니다. 국제정치와 안보 문제 관련 학자로 일해 왔을 뿐, 사실 중국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 따라서 중국만 파고들면서 연구를 한 적도 없다. 내가 중국 문제에 전력하게 된 것은 나의 정신적 멘토인 두 사람, 즉 헨리 키신저 박사(전 국무장관)와 싱가포르의 리콴유 전 총리 때문이다. 21세기에 들어설 때쯤인데, 두 사람은 나에게 ‘중국 문제에 좀 더 주목하라’고 권했다. 2002년으로 기억하지만, 이후 나는 중국 문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당시 내가 주목한 부분은 부상하는 신흥 강국(Rising Power)으로서의 중국에 대한 이해였다. 이미 기존의 강자(Ruling Power)로 자리 잡은 미국에 맞서는 도전자로서의 중국 말이다. 그 같은 관점에서 하버드대학에서 비교연구를 시작했다. 멀리 스파르타에 맞선 아테네, 가까이는 영국에 맞선 독일의 역사를 미국과 중국 상황과 비교해 연구했다. 키신저 박사는 지금 나이가 97세에 접어들었지만, 미·중 문제에 대한 혜안을 전 세계에 펼쳐 보였다. 나는 역사 속에 드러난, 16건에 달하는 신흥 강국과 기존 강국 사이의 경쟁관계를 ‘투키디데스 함정’이란 프레임으로 체계화했다. 미·중 문제는 그 같은 연구의 한 부분이다.”
   
   - 올해는 중국 공산당 창건 100주년이 되는 해다. 중국이 뭔가 다른 노선을 택할 것으로 보는가. 뭔가 일이 벌어질 것 같나. “중국은 이미 2020년에 중요한 일들을 많이 해냈다. 세계 모든 나라의 경제가 추락하였지만, 중국만 굳건한 경제력을 유지하고 있다. 2021년은 지난해의 연장선이라고 보면 된다. 올 100주년 공산당 창당 행사에서는 시진핑의 강력한 리더십이 재천명될 것이고, 중국은 자신감을 세계에 공표할 것이다.”
   
   - 시진핑 리더십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나. “2017년 10월 열린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 즈음해 내가 만든 말이 하나 있다. ‘중국의 새로운 황제를 바라보라(Behold the New Emperor of China)’는 것인데, 시진핑은 말 그대로 현대의 황제다. 현 상황에서 본다면 최소한 2035년까지 21세기 황제로 남을 수 있을 듯하다. 1953년생이란 점을 감안하면, 노년기에 접어들 경우 원로 정치 형식으로 권력을 유지해 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 최고지도자에 대한 지지율 여론조사가 아예 없는 나라가 중국이다. 시진핑에 대한 중국인의 지지는 지금 어느 정도라고 보는가. “중국인이라도 어떤 위치에 있는가에 따라 다를 것이다. 민주화운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시진핑에 반대할 것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보면 시진핑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광범위한 것으로 판단된다. 시진핑이 주도하는 반부패운동 같은 것은 국민 대부분이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시진핑이 구체적인 결과를 국민들에게 안겨준다는 점도 지지율이 높은 이유 중 하나라고 본다.”
   
   - 구체적인 결과란. “크게 두 가지로 집약된다. 먼저 국민소득 증대이다.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의 발표를 보라. 전 세계 모든 나라의 경제가 마이너스 추락인데, 중국만 2% 정도 성장세로 나타났다. 2021년에는 9% 성장률이 예상된다. 중국인 대부분은 소득 증대의 가장 큰 이유가 시진핑 리더십에 있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무역이다. 트럼프 정권하에서 미국이 반중 무역정책을 계속 펴왔지만 중국의 피해는 미미하다. 코로나19 상황인데도, 미국에 대한 중국발 수출 경쟁력이 한층 더 강화되는 추세다. 중국인들은 무역전쟁의 결과를 트럼프에 대한 시진핑의 승리라는 식으로 받아들인다. 사실 많은 중국인은 미국을 상대로 싸우는 시진핑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기도 한다. 곧 맞이할 2월 12일 설날은 중국의 자부심과 시진핑의 승리를 증명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아직도 바이러스로 고생하는 미국이나 다른 서방국과 달리, 중국은 설날을 즐기면서 그들의 번영과 안전을 전 세계에 자랑할 것이다.”
   
   앨리슨 교수와의 인터뷰 중 알았지만 그가 중국어를 전혀 못하는 학자라는 점이 인상깊었다. 10여년 전부터 워싱턴의 아시아 전문가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풍경이지만, 한자 이름과 중국식 발음을 박아넣은 명함이 유행이다. 하지만 앨리슨은 이런 유의 중국 전문가가 전혀 아니다. 1940년생인 그는 본래 1970년대 냉전 당시 지도자의 의사결정 문제에 주목해 온 학자다. 특히 위기 시 의사결정에 관한 과정, 특징, 평가에 특화된 학자다. 20세기 냉전 때는 구소련 최고지도부, 21세기 들어서는 중국 국가주석이나 지도부의 의사결정 문제가 본래 주된 연구 분야다. 중국어를 하지 못하는 학자가 중국 문제를 연구할 경우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필자는 전혀 반대로 생각한다. 중국어를 모를수록, 중국식 세계관에 무심할수록, 중국을 한층 더 객관적으로 대할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중국관 중 하나다.
   
   중국은 자기가 세계의 중심이라 믿는 나라다. 중국어나 중국문화에 익숙할 경우 그 같은 세계관에 물들거나, 반대로 전면 부정하기 십상이다. 여기서 벗어나 제3자 입장에서, 전 세계 문화·문명의 차원에서 중국을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언어장벽은 IT를 통한 기술적 진화를 통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헨리 키신저 박사는 중국어가 가능하고 전 세계 최고의 중국통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중국에 관한 아름다운 전설과 신화가 키신저 주변에 넘쳐난다. 그러나 미국의 포용정책으로, 언젠가 중국도 전후의 일본처럼 인권 민주국가로 바뀔 것이란 가설을 내세웠던 인물이 바로 키신저였다. 2021년 중국을 보면 그 같은 장밋빛 가설이 얼마나 무모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친중도 반중도 아닌, 제3자의 객관적인 눈으로 대하는 중국관이 아쉽다. 앨리슨 교수는 친중도 반중도 아니라는 점에서 그 같은 조건에 딱 맞는 인물이다.
   
   - 우한발 코로나19 사태를 1년째 맞고 있다. 1년 동안 미국과 중국 두 나라는 각각 무엇을 얻고 잃었는가. “미국에 2020년은 최악의 해로 기록될 것이다. 경제 통계와 수출 실적,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 등 거의 모든 수치에서 최악의 시대로 기록될 것이다. 이에 반해 중국은 거의 모든 면에서 미국을 앞질렀다. 중국뿐만 아니라 대만, 한국, 일본, 뉴질랜드와 같은 아시아 모든 나라가 미국보다 좋은 성과를 보여줬다. 미국인이 결코 기억하고 싶지 않은 끔찍한 해로 남았다.”
   
   - 투키디데스 함정의 기원이 된, 기원전 5세기 고대 그리스의 상황이나 배경에 대해 알고 싶다. “당시 그리스 전체를 통틀어 약 1000개의 크고 작은 폴리스가 존재했다. 스파르타는 전체 폴리스 가운데 가장 강력한 폴리스였다. 그러나 페르시아와의 전쟁을 통해 아테네가 스파르타에 준하는 강대국으로 성장한다. 스파르타는 내륙의 육군이, 아테네는 바다의 항구에 접한 해군의 나라였다. 아테네가 휘하의 작은 폴리스에 대해 정치적·군사적·경제적 강압정책을 편 것이 스파르타와의 전쟁에 돌입한 가장 큰 이유다. 결국 펠로폰네소스전쟁 결과 스파르타가 승리한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승리했을 뿐, 승자로서 누릴 만한 결과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스 내의 폴리스 전체가 두 강대국 중 어딘가를 지지하는 과정에서 에게해와 지중해, 그리스 전체가 피해를 입게 된다. 스파르타 승리 이전에 그리스 전체가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결국 아테네는 물론, 승리자인 스파르타 자신도 역사 속에서 사라져 간다.”
   
   21세기의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승자인 스파르타의 흔적은 거의 없고, 아테네가 남긴 문화와 문명이 전 세계 지식인을 사로잡고 있다. 철학, 과학, 건축, 조각, 스포츠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아테네의 흔적만이 남아 있을 뿐 스파르타의 유산은 제로에 가깝다. 현재의 미국과 중국의 경쟁을 2500년 전 그리스 역사에 비교할 때, ‘중국=스파르타’라는 생각이 든다. 무력에는 강하지만, 아테네처럼 인류 문화·문명에 도움이 되지 못할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당장 중국 문화를 찬미하면서 중국에 가서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중국인을 포함해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중국은 우방이 별로 없다. 강하기는 한데 친구가 없다. 기원전 5세기 스파르타의 모습이기도 하다.
   
   - 미·중 양국은 투키디데스 함정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분명히 말하건대 피할 수 있다. 전쟁으로 나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나의 답이다. 투키디데스 함정에 대해 쓴 나의 책, ‘예정된 전쟁(Destined for War)’을 자세히 읽어보기 바란다. 대부분의 사람은 첫 장과 마지막 장만 대충 읽고 투키디데스 함정을 얘기한다. 그런 사람들의 대부분은 나의 생각을 오해해서 풀이한다. 미·중 두 나라가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진다는 것은 중국이 계속해서 상승세를 타고 미국에 대해서도 호전적인 정책을 취한다는 전제하의 이론이다. 그럴 경우 미·중 두 나라가 경쟁관계에 들어서는 것이 필연적이다.
   
   그러나 두 나라가 경쟁관계에 들어섰다고 해서 반드시 전쟁으로 간다는 것은 아니다. ‘투키디데스 함정=미·중 전쟁 발발’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건 나의 생각과 무관하다. 투키디데스 함정 이론은 미·중 경쟁을 전제로 하면서 나아가는 불확실한 미래다. 미·중 전쟁 여부는 미·중 경쟁 이후의 문제이다. 경쟁이 심해지면서 전쟁으로 갈 수도 있지만, 경쟁은 하되 전쟁을 피할 수도 있다. 내가 책에서 밝혔듯이 역사상 16개 경쟁국가 간의 관계 가운데 12건이 전쟁에 직접 돌입했다. 그러나 경쟁관계이긴 했지만, 4건은 전쟁으로 가지 않고 평화적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1위를 목표로 미국을 맹추격하고 있다. 이미 미국의 경쟁국가로 부상한 상태다. 그러나 나의 연구 결과, 그 같은 경쟁이 반드시 전쟁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 증명됐다. 거의 40여년간 지속된 미국과 구소련의 냉전을 되새겨 보자. 서로 날을 세우며 경쟁관계로 이어진 20세기 후반부였지만, 결코 전쟁으로까지 가지는 않았다. 앞으로의 미·중 관계가 냉전 당시의 상황처럼 끝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투키디데스 함정에 의한 경쟁관계가 된다고 해서, 반드시 전쟁으로 결론지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점이다.”
   
   데자뷔라고나 할까? 바다와 육지로 이어지는 실크로드 프로젝트나,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중국의 무력시위를 보면서 무성 흑백영화 시대의 장면 하나가 떠오른다. 1930년대 행해진 일본의 대륙침략 데자뷔다. 중국의 해외 팽창정책은 시진핑 체제 출범과 함께 점점 확대되고 있다. 경제를 넘어 군사·외교적 차원에서의 도전이 전 세계 구석구석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왜 중국이 갑자기’라고 반응할 수도 있겠지만, 미국의 경우 이미 90여년 전 벌어진 데자뷔를 통한 ‘어제의 교훈’이란 관점에서 대응하고 있다. 1930년대 일본은 만주 괴뢰국 건설과 중국 침략에 나선다. 자원 확보와 식민지 건설이 주된 목적이었다. 당시는 유럽과 미국 모두 제국주의 정책을 통해 곳곳에 식민지를 경영하고 있던 시대였다. 일본 입장에서는 ‘유럽, 미국도 하는데 일본은 왜 못 하나’라고 반문했을 듯하다. 그러나 그 같은 변명과 명분은 통하지 않았다. 미국은 일본의 만주국 건설과 중국 침략을 결코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일본은 진주만 기습 공격을 통해 미국을 상대로 한 전쟁에 뛰어든다. 결과는 원자폭탄 투하와 무조건 항복이다.
   
   - 중국의 해양진출과 무력시위를 보면서 90여년 전 일본의 팽창주의 정책을 떠올리게 된다. 당시의 상황과 비교해볼 때 어떤 점에서 비슷하고 다른가. “가장 큰 차이점은 식민지 유무다. 19세기 전반의 상황이지만, 유럽이나 미국은 전 세계에 식민지를 건설했다. 19세기 말 미국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Theodore Roosevelt)는 제국주의적 식민지 정책의 첨단에 선 인물이다. 루스벨트는 ‘조용히 얘기하되 큰 회초리를 갖고 다녀라(Speak softly and carry a big stick)’라는 강권외교를 통해 중남미를 미국 영향권에 두었다. 인도를 식민지로 지배한 영국도 마찬가지다. 구소련의 경우 인접한 나라를 위성국가로 만들어 사실상 식민지처럼 유린했다. 일본은 그 같은 강대국들의 행동과 논리를 그대로 흉내 낸 후발국가다.
   
   그러나 21세기 중국은 1930년대 일본은 물론 기존 강대국의 군사·외교 노선과 조금 다른 길로 나아가고 있다. 직접 지배하는 직속 식민지를 두지 않고, 조공국과 같은 위치에서 다른 나라를 상대한다. ‘소프트 버전 식민지 정책’이라고나 할까? 각국의 주권은 존중하지만, 그 대신 중국을 존경하고 중국이 말하는 대로 따라야만 한다. 만약 어긋날 경우 경제적·외교적, 나아가 군사적인 보복이 뒤따를 수 있다. 현재 호주에서 벌어지는 험악한 상황은 아주 좋은 예다. 중국에 반기를 들자마자 즉시 호주 경제를 무차별 공격하고 있다. 4000여년 중국 역사에 새겨진 조공의 역사가 21세기에 재등장한 것이다. 물론 예외적으로, 신장이나 내몽골의 경우는 조공이 아닌 직접점령 흡수정책의 산물이다. 1930년대 일본의 팽창주의는 서방처럼 식민지 건설에서 시작됐지만, 21세기 중국의 팽창정책은 대국과 조공국 같은 관계에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 외국 영토를 점령하지 않고, 식민지 정책에도 반대한다는 중국의 군사·외교 방침이 미국의 호감을 살 수 있다고 보는가. 특히 바이든 정권이 그 같은 중국의 자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라 보는가. “트럼프나 바이든, 공화당이나 민주당을 떠나 그 같은 ‘소프트 버전 식민지 정책’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미국은 중국이 벌이는 팽창정책의 과정뿐만 아니라 결과도 중요하게 여긴다. 식민지 정책에 부정적이라는 이유로 중국을 우호적인 관계로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져든 미·중 경쟁 시대를 맞아 양 세력에 낀 한국 지도자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은. “앞으로 어려울 것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동맹관계나 우호관계에 있는 아시아 대부분의 나라가 여러 가지 딜레마에 처하게 될 것이다. 대부분의 나라는 안보 측면에서는 미국과의 관계를 지속하고 싶어 하고, 경제 면에서는 중국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싶어 할 것이다. 이 같은 이중적인 생각은, 안보·경제 모두 동서 어느 한쪽에 몰아넣었던 20세기 냉전 당시 상황과 구별되는 부분이다. 한국은 그 같은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큰 딜레마에 빠져 있고, 빠질 나라다. 한국은 미국과 동맹관계에 있으면서 미군도 대거 주둔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과 국경을 접한 북한을 마주보면서, 경제적으로 점점 중국에 경도되고 있는 나라가 한국이다. 그 같은 상황에서 앞으로 일본·호주보다 한층 더 딜레마에 빠질 것이다. 한국 지도자들은 이러한 냉엄한 상황하에서 이성적이고 종합적인 시각으로 대처해 나가길 바란다. 지금까지 해온 경험과 교훈을 통해 잘해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앨리슨 교수와의 인터뷰는 순식간에 끝났다. 대학 교수의 강의처럼 느껴졌지만, 반대로 80살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인터뷰를 끝내고 인터넷을 여는 순간, 홍콩 민주화 인사 53명 체포 관련 속보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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