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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2호] 2021.01.18

트럼프 지우기 나선 ‘바이드노믹스’ 돈줄 풀리는 곳은?

우태영  자유기고가 wootaiyoung@hanmail.net 2021-01-18 오후 3:10:55

▲ 지난 1월 8일 기자회견 중인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 photo 뉴시스
미국 워싱턴DC에서 지난 1월 6일 발생한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사건은 민주주의 모범국 미국의 성가를 크게 떨어뜨렸다. 벨라루스나 키르기스스탄 같은 후진국에서나 발생하던 선거불복 폭력사태는 미국의 국제적 리더십 회복을 선언한 조 바이든 46대 대통령에게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백신 접종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사태는 악화일로이고 경제회복은 아직 요원해 보인다. 내년 11월 8일 상하원 중간선거가 실시되기 전까지 바이든 행정부는 국민통합과 경제회복에 일정한 성과를 내야 하지만 상황이 그리 녹록해 보이지는 않는다.
   
   1월 20일 취임하는 바이든은 일단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차별화되는 경제정책을 준비해놓았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조차도 “미국 역사상 주요 정당 후보자들 가운데 가장 진보적”이라고 평한 바이드노믹스(Bidenomics)에 대해 좌파진영은 빈부격차 해소를 위한 필수조치라고 옹호하지만, 미국 경제에 막대한 폐해를 끼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는 2017년 파리기후협약에 탈퇴하며 셰일오일 개발 및 제조업 부흥을 추진하였다. 1조5000억달러에 달하는 과감한 감세(減稅)로 개인소득도 증가하였다. 미국 사회의 빈곤율은 트럼프 집권 기간 동안 크게 낮아졌다. 미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빈곤율은 2014년의 14.8%에서 2019년에는 10.5%로 낮아졌다. 통계가 시작된 195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다. 특히 백인의 빈곤율이 1%포인트 감소한 데 비해 흑인, 히스패닉, 아시아계의 빈곤율은 각각 2%, 1.8%, 2.8% 감소하는 등 유색인종의 생활수준이 크게 향상되었다.
   
   
   그린에너지 분야가 가장 핵심
   
   ‘트럼프 지우기’를 서두르는 바이든은 파리기후협약 복귀, 법인세 인상, 세계보건기구(WHO) 복귀 등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예정인데, 바이든의 경제정책 중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가 바로 그린에너지다. 그는 트럼프가 탈퇴한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여 그린에너지의 국제적 선도국가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트럼프는 각종 환경규제를 완화하며 셰일오일 등 화석연료 개발에 박차를 가한 바 있다. 덕분에 미국은 석유수입국에서 석유수출국으로 탈바꿈했으며, 생산과 수출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는 에너지 대국으로 등극했다.
   
   하지만 바이든은 이와는 정반대로 탈(脫)화석연료를 추진할 방침이다.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친환경정책을 통해 트럼프와 차별화를 이루는 것이 바이드노믹스의 목표라고 뉴욕타임스는 최근 보도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장기적 대처가 경제정책의 핵심과제라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이를 통해 경제회복에도 일조할 수 있다고 보고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줄이고, 클린에너지의 생산을 늘리는 것을 핵심과제로 선정하였다. 풍력발전, 태양광발전, 전기차 생산 확대를 촉진하고 이산화탄소의 발생을 줄이는 각종 환경규제를 취해나갈 방침이다.
   
   바이든 경제팀은 ‘클린에너지 혁명(Clean Energy Revolution)’ 연구개발에 4000억달러를 투자하는 등 5년간 2조달러를 투자하여 10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2035년까지는 발전 부문에서, 2050년까지는 전 산업 분야에서 탄소배출을 없앤다는 목표이다. 바이든은 특히 취임 1년 이내에 공화당과 초당적으로 합의해 관련 입법을 제정한다는 방침이다.
   
   바이든의 탄소제로 정책은 자연재해의 원인이 기후온난화 때문이라는 진보진영의 견해에 바탕을 두고 있다. 2018년 미국 정부 조사에 따르면, 2100년까지 자연재해나 날씨악화 때문에 미국은 GDP(국내총생산)의 10.5%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기후로 인한 재난으로 입은 피해액은 160억달러에 달했다. 산불 피해도 100억달러나 된다. 오바마 대통령 보좌관 출신인 하버드대 조셉 올디 교수는 “기후변화는 미국 경제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끼치게 되며,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전력생산과 연료공급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 대해서는 진보진영 내부에서조차도 의문이 제기된다. 진보진영의 싱크탱크인 미국 에너지연맹의 톰 파일 회장은 이산화탄소 배출이 기후변화를 초래한다는 생각이 “요즘 대세이긴 하지만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해 12월 21일 보도했다. 그는 이어 “클린에너지 혁명이란 것은 있을 수 없다”며 “단지 부분적으로만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과 민주당이 아무리 강력하게 클린에너지 정책을 밀어붙이려 해도 입법을 위해서는 공화당과의 협의가 필요하며 시간도 걸린다. 트럼프가 임명한 판사들도 민주당의 급진적인 환경정책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공화당과 협의가 쉬운 친환경 일자리 만들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이 신문은 전망했다.
   
   
▲ 바이든 행정부는 풍력, 태양광(위 사진) 등에 2조달러를 지출할 계획이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에서 호황을 누리던 셰일가스 등 화석연료 분야는 쇠퇴할 것으로 보인다. photo 뉴시스

   선심성 재정지출 공약 재원은?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2조달러의 환경투자 이외에도 정부의 재정지출 계획이 많다. 바이든도 트럼프처럼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 미국 상품 구매를 독려하는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정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예산 3000억달러 등 모두 7000억달러를 지출한다. 또 향후 10년간 주택 건설에 정부예산 6400억달러를 투입한다. 인프라 개선을 위한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정책을 추진하는 데도 2조달러를 지출하고 인공지능 등 첨단 분야에서 미국의 우위를 지키는 연구개발비로도 3000억달러를 투입한다. 이 밖에 커뮤니티 칼리지 시설 개선에 80억달러, 인력 교육에 500억달러를 지출할 방침이다. 바이든은 학자금 융자 중 1인당 최소 1만달러를 탕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저소득층, 연수입 12만500달러 이하, 흑인 등의 대학 학비도 대부분 무료로 지원한다고 공약했다.
   
   이처럼 바이든이 선거기간 동안 대규모 ‘선심성’ 재정지출을 공약하자 트럼프는 민주당이 집권하면 미국 ‘재정 붕괴(financial collapse)’가 초래될 것이라고 비판하였다. 민주당 측은 현재 이자율이 0%이기 때문에 대규모 지출도 위험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천문학적 재정 투입은 공화당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매우 크다. 민주당이 상하 양원을 장악했지만, 하원에서는 간발의 우위이고 상원에서는 동등한 의석수이기 때문에 뜻대로 확대재정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고 외신들은 전망한다.
   
   바이든은 막대한 재정지출에 드는 재원을 증세(增稅)를 통해 마련할 작정이다. 바이든은 미국 국민들의 소득격차가 지난 50년 사이 최대로 확대되었다며 부유층에 대한 증세를 통해 이를 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우선 트럼프가 2017년 28%에서 21%로 내린 법인세율을 28%로 다시 인상할 계획이다. 중국의 25%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바이든이 법인세 인상을 감행할 경우 근로자들의 임금이 줄어들고 기업들의 해외이전이 많아진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좌파진영에서는 법인세 인상을 부자들에 대한 응징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법인세를 감당해야 하는 회사들은 대부분 지역경제에 중요한 중소기업들이다. 미국 의회조사국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99%는 근로자가 500인 미만이다. 법인세 인상에 따른 부담은 결국 중소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짊어지게 된다고 미국의 정책 전문지인 ‘힐’은 비판했다.
   
   소득세도 고소득자를 중심으로 현재의 37%에서 39.6%로 세율을 올릴 계획이다. 미국 기업들의 외국 현지 자회사들에 대한 법인세율도 21%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민주당의 증세안은 무수히 많다.
   
   바이든 행정부는 연수입 40만달러 이상인 사람들에게 사회보장세도 올리겠다는 계획이지만, 블룸버그통신은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한다. 최상위에 자리 잡은 0.1%의 억만장자들은 투자를 통해 수익을 올리기 때문에 현재 급료를 기준으로 부과되는 사회보장세의 대상에서는 배제된다. 세부담은 상위 2%에 전가되는데 이들은 성공한 중소기업가나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에서도 이들이 게으른 사람들이라는 통념이 자리 잡고 있지만, 실제로는 매우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들은 정부의 고율 조세 부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단이 없다고 우려한다.
   
   트럼프가 시행한 세금감면조치가 모두 폐기되면 전 국민의 소득세 부담이 높아진다고 ‘조세개혁을 추진하는 미국인들’이라는 시민단체는 최근 분석했다. 이 단체는 세금감면조치가 폐기되면 “연간 세부담이 4인가구 중간층은 2000달러, 한부모·한자녀 가구는 1300달러씩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미국 조세정책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바이든의 세법안이 실현되면 2021년부터 2030년까지 10년간 미국 경제의 조세부담은 4조달러나 늘어난다. 바이든 측은 조세 부담을 지게 되는 사람은 전체 가구의 20%이며, 이 가운데에서도 최상위 1%가 늘어나는 세금의 75%를 부담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민주당을 지지하는 블룸버그통신조차도 바이든의 증세정책은 민주당 내 극좌진영의 주장만 전폭 수용한 것이라고 비판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증세안을 보면 바이든을 도저히 중도파(centrist)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좌파라고 평가한다. 블룸버그통신은 바이든의 구상에 따르면 증세 부담을 상위 2%가 부담하게 된다며 두 가지 문제를 지적한다. 첫째, 증세로 인해 저축, 투자 및 새로운 사업체 설립(business formation)이 감소하며 이는 장기적으로 경제에 심각한 손상을 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바이든의 증세로 가구 소득이 줄어들고, 이는 결국 부의 불평등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는 우려다.
   
   
▲ 지난 1월 6일 워싱턴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트럼프 지지자들. photo 뉴시스

   멕시코 국경 장벽 중단 땐 대규모 배상금
   
   미국 경제연구기관 옐프(Yelp)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문을 닫은 사업체 가운데 60%가량은 영구 폐업이다. 실업률은 정부 발표로 8%이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높은 11% 이상이라고 경제학자들은 보고 있다. 영국 BBC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에서 바이든이 증세안을 계획대로 밀어붙일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한다.
   
   바이든은 트럼프가 규제를 강화한 이민정책도 바꾸어놓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는 2017년 4월 외국인의 미국 내 취업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행정명령 ‘미국산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라(Buy American, Hire American)’에 서명했다. 이를 통해 외국인들의 미국 내 취업을 어렵게 만들었다. 트럼프 집권 첫 3년간 미국에서 일자리가 660만개나 늘어난 데에는 이민규제 강화도 한 원인이 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IT 분야 첨단기업들은 인력부족을 호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외국인 인력난을 타개하기 위하여 캐나다에 500명 규모의 연구소를 세웠다. 캐나다는 2018년 17만7500명, 2019년 19만1600명, 2020년 19만5800명의 인력을 외국으로부터 받아들였다. 이들은 인도(42%), 중국(9%), 나이지리아(8%), 파키스탄(8%) 등 출신이라고 캐나다 통계국은 밝혔다. 반면에 미국은 2018년에는 2만2491명으로 역대 가장 적은 인원을 외국에서 받아들였다고 의회조사국은 발표했다. 바이든은 이를 한 해 12만5000명으로 다시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세금을 내는 불법이민자들에게는 시민권을 부여하는 로드맵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바이든은 트럼프가 고집스럽게 추진한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중단도 약속했지만 이 역시 만만한 과제가 아니다. 바이든은 장벽이 “단 1피트도 더 세워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장벽건설담당부처인 세관국경청의 마크 모건 국장은 지난 1월 4일 “450마일 구간의 장벽 설치공사는 완료되었으며, 나머지 350마일 구간도 계약이 끝나 공사비도 이미 지불했다”고 말했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구간도 있으며, 2만7000t의 철근이 이미 발주되었거나 현장에 쌓여 있다는 것이다. 장벽에는 첨단장비가 설치되고, 연결 도로 공사도 진행되고 있다. 바이든의 말대로 공사가 중단되면 계약 파기에 따른 배상금만 “수십억 달러를 물어주어야 하며 일자리도 수천 개가 사라진다”고 모건 국장은 우려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팀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바이든은 국내 정치적으로도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당장 아들 헌터 바이든의 부패 문제가 정치쟁점화할 가능성이 크다. 공화당은 의회청문회 실시나 특별검사 임명 등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지지자들의 반응도 바이든에게는 걱정거리다. 워싱턴DC에서 지난 1월 6일 발생한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 민주당과 대부분의 주류 언론들은 일제히 트럼프를 비난하며 대통령직 축출을 주장했다. 그런데 다음 날인 1월 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지지율은 오히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가장 정확한 것으로 평가되는 라스무센의 조사결과 트럼프 지지율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직후의 45%에서 48%로 3%포인트나 치솟았다. 역대 대통령들의 임기말 지지율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트럼프에게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많은 7500만표를 준 표심은 변치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내년 11월 8일에는 연방 상하원 중간선거가 실시된다. 임기 6년의 상원의원 100명 중 34명, 임기 2년의 하원의원 435명 전원을 새로 뽑는 선거이다.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들 가운데 3분의 1은 바이든이 당선된 대선은 부정선거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화당 지지자의 75%는 부정선거라고 판단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년의 중간선거는 바이든이나 민주당에는 커다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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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화되는 대선전에 오미크론 사태까지 더해져 연말이 어수선합니다. 한 해를 정리할 때면 지나온 날을 되돌아보지만 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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