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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3호] 2021.01.25

‘민주주의 롤백’ 바이든의 첫 표적은 우간다 무세베니?

▲ 지난 1월 14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6연임에 성공한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 photo 뉴시스
우간다의 요웨리 무세베니(77) 대통령이 지난 1월 14일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여 6연임에 성공했다. 우간다의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월 16일 무세베니 대통령이 총투표수의 58.6%인 585만표를 획득하여 유효표의 34.8%인 348만표를 얻는 데 그친 야당의 로버트 키야굴라니(39) 후보를 누르고 연임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키야굴라니는 이번 선거가 총체적 부정선거였다며 불복을 선언했다. 아프리카선거감시단 등에서도 광범위한 부정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도 1월 16일 선거부정에 대한 신속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우간다 정부는 투표일 직전에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페이스북’과의 갈등 끝에 인터넷을 전격 차단하여 비판을 받았다.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이 지지하는 민주적 가치’를 외교정책의 목표로 공언한 바 있다. 바이든 정부가 국제적인 민주주의 롤백 정책의 첫 케이스로 우간다에 개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미국 언론들은 예상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1월 16일 무세베니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은 우간다의 보안병력이 선거 이전 및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폭력과 선거부정을 저질렀다는 믿을 만한 보도에 대단히 우려하고 있다”라며 “보도내용에 대한 독립적이고, 신뢰할 수 있고, 중립적이며, 철저한 조사가 진행되어 관련자들을 문책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이어 “야당 후보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공격을 규탄하며 우간다 정부가 그들의 표현의 자유를 포함한 인권과 자유를 존중하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는 또 “전국적 규모의 인터넷 차단을 주시하고 있으며,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포함한 인터넷 재개를 즉각 시행할 것”을 요구하였다. 미 국무부는 “우간다 정부가 표현의 자유와 평화로운 집회 권리를 존중하고 폭력에 책임이 있는 보안군 관계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라며 “우간다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약화시키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임을 거듭 확인한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 “인터넷 즉각 재개” 요구
   
   CNN 방송도 미국 국무부를 거들고 나섰다. 지난 1월 16일 크리스티안 아만푸어 기자는 무세베니 대통령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우간다 정부의 폭력과 동성애 탄압 등을 집중 질의했다. 이에 대해 무세베니는 “정부가 취한 집합제한조치로 코로나19 사망자는 300명에 불과하다”며 면피성 답만 했다. 그는 거꾸로 트럼프 지지 시위대의 워싱턴 의사당 난입 사건을 지적하며 “반란은 반란일 뿐”이라고 대꾸했다. 동성애 문제에 대해서도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다”는 입장을 보였다.
   
   우간다의 무세베니 대통령은 로널드 레이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6명의 미국 대통령을 상대한 인물이다. 우간다는 소말리아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하고, 미군이 우간다 군을 지원하는 등 그동안 대부분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미국은 우간다 최대 원조국이었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는 불편한 관계였다. 무세베니가 동성애를 탄압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2014년 2월 우간다에서 동성애자를 최대한 사형에까지 처할 수 있는 처벌법이 상정되자 오바마는 ‘혐오스러운’ 법이라며 무세베니에게 서명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오바마 정부의 안보보좌관이었던 수전 라이스는 무세베니에게 전화를 걸어 법이 시행되면 원조를 줄이겠다는 통보까지 했다. 우간다 집권당은 2019년에도 동성애자 처벌법을 재추진하였다. 바이든 정부에서 수전 라이스는 백악관 정책국장이다. 또 오바마 대통령 시절 국무부 아프리카담당차관보를 지낸 흑인 여성 외교관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는 바이든 정권에서 유엔대사가 되었다. 바이든 행정부가 선거부정과 인권, 동성애자 탄압 등을 이유로 우간다에 대한 경제 및 군사 지원 감축, 유엔 제재 등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배경이다.
   
   
   가수 ‘보비 와인’으로 알려진 야당 후보
   
   우간다의 이번 대선에서 무세베니 대통령의 6선을 저지하기 위해 나선 야당 후보 키야굴라니는 2000년대부터 우간다에서 인기를 끌었던 뮤지션 출신의 정치인이다. ‘보비 와인’이라는 예명으로도 잘 알려진 그는 자신의 음악에 ‘무세베니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아이였던 사람들이 부모가 된 지도 오래이다’ ‘무세베니 때문에 조국이 밉다’ 등 반정부적인 메시지를 담았다. 2016년에는 그의 노래 ‘키와니(Kiwani)’가 디즈니사의 영화에 삽입되기도 하였다.
   
   키야굴라니는 2017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집권당 후보를 상대로 압승하며 정계에 화려하게 진출했다. 그는 도시 지역의 가난한 청년층으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아왔다. 그는 과거에는 집에서 대마초를 재배하여 피운다고 고백하기도 했지만, 정계 진출 이후에는 머리도 단정하게 다듬고 돈 관리도 철저히 하는 등 가난한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태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아프리카 전문 뉴스사이트인 ‘아프리카 모니터’는 전한다.
   
   하지만 키야굴라니는 정계 진출 이후 여러 가지 곤경을 겪었다. 불법무기 소지, 선동 등 각종 혐의로 체포되어 군사법정에서 재판을 받았는데, 수감 중 고문 등으로 인한 건강악화로 미국에 가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2019년에도 반정부시위, 불법공연 등의 혐의로 구속과 석방을 반복하였다. 키야굴라니는 이번 대선에서도 캄팔라 등 주요 도시의 청년층으로부터 열광적 지지를 받았다고 외신은 전했다. 해외의 뮤지션들로부터도 지원을 받았다. 지난해 10월에는 그래미상을 받은 자메이카의 대표적 레게뮤지션인 부주 밴턴과 함께 ‘투표 아니면 총알(Ballot or Bullet)’을 부르기도 하였다.
   
   키야굴라니는 이번 대선에서 유명 가수답게 유세장마다 많은 청중을 끌어모았다. 그러자 무세베니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이유로 200명 이상의 집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지난해 11월 8일 열린 키야굴라니 유세에 모인 군중을 해산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하여 37명이 현장에서 사망하는 참사도 발생했다. 당시 키야굴라니의 경호원 1명은 군 트럭에 치여 사망하였다. 키야굴라니는 당시 사건 직후 “무세베니에게 국민이 노예가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전한다. 우리는 노예가 아니다. 우리는 자유인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AP는 전했다. 이후 수도 캄팔라에서는 정부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져 350명이 체포되었다. 군과의 충돌로 인한 사망자는 57명으로 늘어났다.
   
   
▲ 무세베니 대통령에 맞서 야당 후보로 출마했던 키야굴라니. ‘보비 와인’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한 가수 출신인 그는 현재 가택연금 상태다. photo 뉴시스

   야당 집회 해산 과정서 37명 사망
   
   키야굴라니는 대선 기간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선거운동으로 많은 관심을 끌었다. 바이든과 오바마가 키야굴라니를 지지한다는 페이크뉴스를 인터넷에 퍼뜨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무세베니 측도 페이스북에서 메시지를 퍼나르는 방식으로 대응하였다. 페이스북은 지난 1월 10일 무세베니 대통령 측이 가계정을 통한 조작행위(CIB·Coordinated Inauthentic Behaviour)로 건전한 토론을 방해하며 야당을 탄압하고 있다는 이유로 친정부 메시지를 퍼나르던 계정들을 폐쇄했다.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플랫폼과 빅테크 회사들이 지난 1월 6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발생한 의사당 습격 사건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을 폐쇄한 직후의 일이었다.
   
   그러자 무세베니 대통령은 “아무나 우리나라에 와서 마음대로 활동하며 누가 옳고 누가 나쁘다고 결정할 수 있게 놔둘 수는 없다”며 페이스북을 “오만하다(arrogance)”고 비판했다. 돈 와나야마 공보장관도 페이스북이 “독재적”이라며 “페이스북은 단순히 플랫폼일 뿐이다. 페이스북이 정치단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 플랫폼 회사들을 규제하고 감독하는 기관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간다 정부는 투표일을 이틀 앞둔 1월 12일 페이스북을 전격 폐쇄한 데 이어 인터넷을 모두 차단했다.
   
   무세베니는 이번에 6선에 성공하여 5년 임기를 마치면 40년 독재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그도 처음에는 우간다를 가난에서 구한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1986년 게릴라 출신의 무세베니가 집권했을 때만 해도 우간다는 국민 80%가 하루 생활비 1.25달러 이하의 절대빈곤층인 가난한 나라였다.
   
   
   경제 성공시킨 ‘아프리카의 비스마르크’
   
   이런 상황에서 집권한 무세베니는 빈곤퇴치를 최우선 정책으로 추진했다. 마르크스주의자였던 무세베니는 자신의 신념을 바꿔 사유재산권과 기업활동의 자유를 절대적으로 보장하는 한편 정부 주도의 수출진흥 정책을 적극 추진하였다. 한동안은 정당활동을 중단시키기도 하였다. 무세베니의 경제정책은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15년까지 우간다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6.7%로 저개발국 가운데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997년 뉴욕타임스는 무세베니를 두고 ‘아프리카의 비스마르크’ ‘남아공의 만델라에 버금가는 위대한 아프리카의 지도자’라는 평가를 전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무세베니가 2000년대 들어서도 계속 장기집권을 꾀하면서 부정적 평가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무세베니는 개헌을 통해 2006년, 2011년, 2016년 잇따라 대선에 출마하여 당선되었다. 선거는 야당 후보가 구속되는 등 거의 매번 강압적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서구 국가들은 이를 문제 삼아 우간다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는 사태가 반복되었다. 무세베니는 2017년에 헌법상 35~75세로 한정된 출마자격도 철폐하고, 결국 지난 1월 14일에 대통령 6선에 성공했다. 무세베니가 장기집권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권문제가 불거진 것은 물론이다. 또 심각한 부패 문제와 빈부격차 문제도 발생시켰다.
   
   지난 1월 14일 선거 이후 현재 가택연금 상태인 키야굴라니는 선거 결과에 불복하며 부정선거 증거를 소셜미디어에 올리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지난 1월 16일 미국 국무부가 요구한 대로 우간다 정부가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재허용하면 부정선거 증거가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외교에서 바이든의 트럼프 지우기로도 해석되는 민주주의 롤백 정책은 우간다의 페이스북 재허용과 동시에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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