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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6호] 2021.02.22

한 달 만에 바이든에게 들이닥친 악재

우태영  자유기고가 wootaiyoung@hanmail.net 2021-02-23 오후 2:55:34

▲ 2월 20일 취임 한 달을 맞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photo 뉴시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초반부터 크고 작은 정치적 악재(惡材)에 시달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상원의 탄핵 표결에서는 지난 2월 13일 무죄판결이 내려졌다. 트럼프는 무죄판결 확정 직후 “미국을 위대하게 만드는 운동은 이제 시작”이라며 정치재개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인 척 슈머 의원은 “트럼프는 공직을 맡을 자격이 없다”고 강조하는 등 트럼프의 차기 대선 출마를 어떻게든 막겠다는 입장이다. 국민통합(unity)을 강조해온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탄핵과 거리를 두며 코로나19 대처 및 경제회복에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대통령과 집권 민주당을 당혹하게 만드는 정치적 악재들이 쏟아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에 들이닥친 초대형 악재는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의 요양병원 코로나19 사망자 축소은폐와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대한 주민소환(Recall) 위기이다. 지난 1월부터 뉴욕주 주립 요양원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숫자를 축소은폐한 사실이 밝혀졌다. 공화·민주 양당 의원들은 현재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의 사퇴와 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개빈 뉴섬 주지사는 주민소환으로 인해 지사직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 주민소환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150만명의 동의가 필요한데, 2월 14일 현재 160만명 이상 동의했다고 미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민주당의 간판 정치인이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에 대항해 출마하라는 권유도 받았다. 그러나 쿠오모는 “바이든이 출마하면 나는 안 한다”고 말하며 후보직을 양보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심하게 대립해온 민주당 인사이기도 하다. 지난 대선 기간 동안 트럼프가 코로나19 팬데믹 대처에 무능하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는데 특히 지난해 9월 뉴욕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자 트럼프를 맹폭했다. 당시 쿠오모는 “트럼프의 무능 때문에 코로나19가 뉴욕을 급습했다. 뉴욕이 바이러스에 공격당한 것은 트럼프의 나태함 때문이다. 뉴욕 코로나19의 원인은 트럼프”라고 비판했다. 당시 쿠오모는 “뉴욕 토박이인 트럼프가 선거에서 뉴욕의 지지를 받지 못한 데 대한 개인적 원한 때문”이라며 “트럼프가 뉴욕시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빨리 뉴욕을 떠나는 것”이라고 공격을 퍼부었다.
   
   
   민주당 간판 주지사들의 위기
   
   쿠오모는 “현 시국에 최선의 인물” “뉴욕주의 위대한 친구”라며 추켜세워온 바이든과도 대선 이후 갈등이 생기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바이든이 자신을 법무장관으로 낙점했다는 보도가 나오자마자 ‘뉴욕주지사직을 수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을 두고 갈등설이 번지기 시작했다. 연방정부의 지원문제를 놓고도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쿠오모는 바이든 행정부에 150억달러 지원을 요청했는데 뉴욕주의 민주당 좌파 의원들은 중앙정부의 지원 대신 증세를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다. 이들은 연소득 500만달러 이상의 초고소득층에 대한 구간별 증세, 증권거래세 인상, 호화 요트 및 전용제트기 세금 부과 등 모두 14개 항목의 증세를 통해 매년 500억달러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쿠오모는 많은 뉴욕 주민들과 기업들이 증세 가능성, 코로나19 팬데믹, 치안 악화 등으로 플로리다, 텍사스 등으로 이주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극좌파가 요구하는 세금 인상에 반대해온 쿠오모가 최근에는 한시적 증세를 검토하고 있다고 뉴욕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쿠오모의 코로나19 사망자 조작 의혹사태가 터진 것이다. 뉴욕주 검찰은 지난 1월 28일 주립요양시설의 코로나19 대응에 관한 수사보고서에서 주 보건부가 요양시설 사망자 수를 절반가량 축소해 공개했다고 밝혔다. 수사를 지휘한 르티샤 제임스 주 검찰총장은 쿠오모가 발탁했던 민주당 인사이지만 지금은 칼을 쿠오모에게 겨누고 있다.
   
   뉴욕주의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1월 말 현재 4만2000명 수준으로 캘리포니아주와 함께 미국 50개주 가운데 가장 많다. 이전에는 요양시설 사망자가 8952명이라고 밝혀온 뉴욕주 보건당국은 검찰 수사가 진행되자 이를 1만5049명이라고 수정했다. 병원에서 치료받은 후 요양시설에 재입소해 사망한 사람도 당초의 6327명에서 9056명으로 급증했다. 뉴욕타임스는 병원에서 코로나19 치료를 받은 사람을 요양시설로 재입소시킨 쿠오모의 결정이 문제였다고 주장했다. AP통신은 지난 2월 12일 캘리포니아주의 마이클 워서먼 장기요양병원협회장의 말을 인용, “코로나19 환자를 시설과 인력이 미비한 요양시설에 보내는 것은 감염자를 증가시켜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주당국이 “비난을 회피하기 위하여 (요양시설) 사망자 수를 의도적으로 축소했다는 주장에 신빙성을 더해준다”고 설명했다.
   
   요양시설 사망자 수 축소은폐사태 이후 뉴욕주 민주당 의원들은 쿠오모 주지사에게 부여된 비상권한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공화당 의원들은 쿠오모가 부정직하다며 “대형 부패 및 은폐조작 스캔들”이라고 주장하는 중이다. 이들은 쿠오모의 사임과 연방정부의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소환 가능성도 민주당에는 대형 악재이다. 캘리포니아주의 인구는 약 4000만명으로 미국에서 가장 많다. 국민총생산(GDP)도 2020년 3조2000억달러에 이른다. 국가라면 미국, 중국, 일본, 독일에 이은 세계 제5위의 막강한 경제력이다.
   
   
▲ 요양병원 코로나19 사망자 축소은폐 의혹으로 위기에 몰린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 photo 뉴시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의 사과
   
   현재 캘리포니아는 정치적으로 민주당의 아성이다. 주정부의 주요 보직은 대부분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으며, 주 의회의 다수당도 민주당이다. 연방 하원의원 53석 중 42석을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개빈 뉴섬 주지사는 미국 민주당 좌파가 가진 최대의 자산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런 뉴섬이 소환 위기에 몰린 것은 “캘리포니아의 민심이 변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정치평론 미디어인 ‘더힐’은 보도했다. 뉴섬은 2018년 62%의 득표율로 주지사에 당선됐다. 캘리포니아주립대 버클리캠퍼스 행정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 64%였던 뉴섬에 대한 지지율은 올 1월에는 46%로 폭락했다. 일자리 등 경제문제 처리를 잘한다는 응답자는 23%에 불과했다.
   
   뉴섬의 소환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급증한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봉쇄(lockdown) 명령 및 백신공급 차질 등 팬데믹에 대한 무능한 대처 탓이라고 더힐은 설명했다. 뉴섬은 특히 지난해 12월 봉쇄를 명령한 중에도 자신은 고급식당에서 친지들과 대형연회를 벌이는 장면이 포착되면서 엄청난 반발에 직면했다. 뉴섬은 결국 “큰 잘못(big mistake)”을 저질렀다며 사과했다.
   
   그에 대한 주민소환은 일반인들이 주도하고 있다. 현재 150만명의 동의를 얻었지만, 주 당국은 이 중 40만명은 무효라고 결정했다. 소환추진 그룹은 3월17일까지 200만명의 서명을 확보할 계획이다. 미국 언론들은 주민소환 추진 그룹이 10만명의 자원봉사자를 확보하고, 기금도 250만달러가량 확보했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2003년 주민소환 이후 실시된 주지사 선거에서는 배우인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공화당 후보로 나서 당선됐다.
   
   워싱턴DC의 미디어들은 뉴섬 소환의 근본 원인은 좌파들의 증세 및 친환경 정책으로 캘리포니아가 황폐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캘리포니아의 소득세 최고세율은 13.3%, 법인세율은 8.84%로 미국에서 가장 높다. 민주당이 다수인 주 의회는 이를 더 올릴 계획이다. 반면 인근 텍사스는 소득세를 면제한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또 친환경 정책으로 전력 인프라가 노후화하고 전력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2019년 한 해 동안 2만5000차례의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공장 운영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이다. 캘리포니아주 정부는 2019년 9월에는 15년 이내에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중단하는 행정명령을 내리는 등 급진적인 친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 주민소환으로 지사직을 잃을 위기에 처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 photo 뉴시스

   바이든 지지 ‘링컨 프로젝트’의 비리
   
   기업들은 과도한 세금과 규제를 피해 텍사스로 탈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가 20년 넘게 살던 캘리포니아를 떠나 텍사스로 이주한 것이 대표적이다. 실리콘밸리의 원조인 휴렛패커드, 클라우드 서비스회사인 드롭박스, 빅데이터 분석회사인 팰런티어 등 IT기업들도 텍사스로 떠났다.
   
   이런 대형 악재 외에 소소한 악재들도 바이든을 괴롭히고 있다. T J 더클로 백악관 부대변인이 지난 2월 14일 사임한 것도 그중 하나다. 지난 대선 기간 바이든의 홍보담당이었던 더클로는 인터넷미디어 악시오스(AXIOS)의 바이든 담당 여기자의 연인이 되었다. 더클로는 정치전문미디어 폴리티코의 여기자가 이를 보도하려 하자 “당신을 박살내겠다(I will destroy you)”고 협박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임 압박을 받았지만 지난 2월 12일 1주일 무급 정직이라는 가벼운 처분을 받았다. 장남을 암으로 잃은 바이든이 폐암 투병 중인 더클로를 각별히 생각한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기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결국 이틀 뒤에 더클로를 해임했다.
   
   지난 대선 기간 바이든을 지지했던 공화당 인사들로 구성된 민간단체인 ‘링컨 프로젝트’의 비리도 연일 터져나오고 있다. ‘링컨 프로젝트’는 지난해 ‘미국의 아침(Morning in America)’이라는 홍보영상을 통해 “트럼프 때문에 미국이 약해지고 가난해졌다. 트럼프가 4년 더 하면 미국이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하여 트럼프의 분노를 산 것으로 유명하다. 링컨 프로젝트 소속 인사들은 CNN, msnbc 등 주요 방송의 단골 패널로 등장하며 트럼프 낙선운동의 선봉에 섰다. 그런데 최근에 주요 인사들의 성추문이 폭로되었다. 기부자들 가운데에는 민주당과의 관련성이 의심되는 사람들도 다수 드러나고 있다. 링컨 프로젝트의 순수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한 달 만에 백악관과 민주당에 닥친 여러 정치적 악재들은 공화당에는 호재로 작용하는 듯하다. 트럼프 탄핵을 둘러싸고 분열됐던 공화당을 통합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다고 공화당 인사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분석했다. 그는 “민주당원, 좌파, 미디어, 취소문화(cancel culture·온라인에서 반대파를 집단적으로 매도하고 차단하여 지워버리거나, 직장에서 해고하는 등의 행위들을 의미함)에 물든 엘리트 등 공화당원들이 증오하는 적들(enemys)이 공화당을 재통합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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