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8일, 중국 칭하이성의 칭하이호수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 ⓒphoto. 신화ㆍ뉴시스
지난 6월 8일, 중국 칭하이성의 칭하이호수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 ⓒphoto. 신화ㆍ뉴시스

중국 최대 검색엔진인 바이두(百度)가 시진핑(習近平)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키워드를 차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 주석이 백신을 맞았는지, 맞았다면 자국산 시노팜ㆍ시노백 백신을 맞았는지를 확인할 경로가 차단돼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중국 당국은 자국민들을 대상으로는 시노팜ㆍ시노백 백신 접종을 반 강제적으로 실시하며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에서 자체 개발한 시노팜과 시노백 백신은 각각 지난 5월과 6월 WHO(세계보건기구)로부터 긴급승인을 받았다. 중국 위생당국은 지난 6월 19일 “세계 최초로 10억회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한데 10억회분의 백신 접종대상자 중 시진핑 총서기가 포함됐는지 여부는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중국 최고지도부인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7인 가운데서도 바이두에서 ‘접종’이란 키워드를 차단하고 있는 대상은 시진핑 총서기가 유일하다. 서열 2위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나 서열 3위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 위원장의 경우 해당 키워드 검색에 별다른 제약이 없다. 중국 당국이 시진핑의 백신 접종여부를 국가기밀로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자연히 시진핑 총서기의 백신 접종여부는 중국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다. 중국산 시노팜ㆍ시노백 백신의 안전을 보증하고 반(半)강제 백신 접종에 따른 불안감을 희석시키기 위해서라도 시진핑 총서기의 자국산 백신 접종소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시진핑 총서기는 백신 접종여부는 물론, 접종을 했다면 무슨 백신을 접종했는지조차 비밀이다. 일체의 소식이 중남해(中南海, 중국공산당 최고지도부 집단거주지) 밖으로 흘러나오지 않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서방 세계 지도자들이 백신 접종소식을 현장사진과 함께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시진핑 총서기에 대한 엄격한 백신 접종소식 통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보다 까다롭다는 지적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과 4월 1,2차에 걸쳐 자국산 백신을 접종했다고 밝혔다. 다만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의 백신 접종 현장사진은 공개하지 않았고, 무슨 백신을 맞았는지에 대해서도 함구했다. 크렘린궁 측은 “푸틴 대통령이 카메라 앞에서 접종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시진핑 총서기는 지난 5월 21일 세계보건총회 화상연설에서 “중국은 이미 전 세계에 3억회분의 백신을 제공했고, 장차 자신의 능력범위 내에서 더 많은 백신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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