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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9호] 2018.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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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주노’가 찾아낸 새로운 목성

북극에 9개, 남극에 6개 거대한 소용돌이 폭풍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전 ‘뉴턴(NEWTON)’ 편집장 

▲ 목성 탐사선 ‘주노’가 찍어 보낸 목성의 북극. 거대한 기체가 소용돌이 치고 있다. photo NASA
목성 탐사선 주노(Juno)가 ‘목성 메커니즘’에 대한 기존 통념을 깨고 있다. 극지 표면을 가득 메운 거대 소용돌이, 3000㎞ 내부 깊숙한 곳 고체처럼 단단하게 뭉쳐진 수소 기체 등 목성의 불가사의한 특성들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2016년 7월 4일 목성에 도착한 주노는 목성의 표면과 자기장, 중력, 오로라, 플라스마 환경 등을 관측 중이다.
   
   지난 3월 7일(현지시각) 영국 BBC는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이스라엘, 이탈리아, 프랑스 국제연구팀이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목성의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목성 탐사선 ‘주노’가 관측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목성 표면과 내부 특성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아냈다는 것. 주노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그동안 한 번도 공개되지 않은 목성의 내부 구조를 밝히는 일이다.
   
   주노는 2003년 퇴역한 목성 탐사선 ‘갈릴레오’ 이후 두 번째로 목성 궤도에 진입한 탐사선이다. 제작과 발사에 1조원이 넘게 투입된 초대형 프로젝트다. 2011년 8월 발사돼 4년11개월 동안 장장 27억㎞를 비행한 끝에 목성에 도착했다. 일반적으로 태양계 외곽으로 항해하는 우주선들은 방사성 전력장치를 갖추는 데 반해 주노는 인류의 우주 탐사 역사상 태양전지만을 이용해 가장 멀리 날아간 탐사선이다. 길이 8.9m, 면적 24m인 3개의 거대한 태양광 패널에 의존해 태양에너지를 얻고 있다.
   
   목성은 지구와 약 8억7000만㎞ 떨어져 있다. 지구와의 거리가 워낙 멀어 전파 신호가 도달하는 데 48분쯤 걸린다. 그 때문에 주노는 목성 궤도에 들어설 때 NASA와의 통신 없이 내장 컴퓨터의 인공지능 기능으로 궤도 진입을 시도했다. 주노의 가시광선 카메라 ‘주노캠’이 작동을 시작한 것은 궤도 진입 6일 만이다. 주노캠은 궤도 진입 과정에서 방사선 등으로 인한 손상에 대비해 일시적으로 전원이 꺼져 있었다.
   
   주노가 보낸 데이터에서 연구팀이 새롭게 알아낸 내용 중 가장 주목할 만한 특징은 극지방의 대기 운동이 매우 활발하다는 사실이다. 목성의 남극과 북극 표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거대한 기체가 멈추지 않고 소용돌이 치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일종의 거대 태풍(폭풍)으로 북극에 9개, 남극에 6개의 소용돌이가 벌집처럼 모인 상태에서 회전하고 있다. 북극에는 8개의 소용돌이가 하나의 소용돌이를 중심으로, 그리고 남극에는 하나의 소용돌이를 중심으로 5개의 소용돌이가 회전한다. 크기도 엄청나 각각의 소용돌이 지름이 4000~7000㎞에 이른다. 이는 지구 지름의 30~60%에 해당하는 크기이다. 과학자들은 이 거대 폭풍이 1600년대부터 계속돼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목성 극지방에서 거대 소용돌이가 몰아치는 것은 지금까지 알려진 목성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여러 개의 소용돌이가 관찰된 행성은 목성 외에도 있었다. 토성의 경우 극지방의 소용돌이는 육각형 모양이다. 신기한 것은 목성의 경우 여러 개의 소용돌이가 서로 섞이지 않고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본래 여러 개의 소용돌이는 빠르게 도는 목성의 자전운동에 의해 가운데에서 하나로 합쳐졌어야 한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나뉘어 있다. 하나가 아닌 독립된 상태로 소용돌이가 존재하는 이유는 더 연구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한다.
   
   또 기체 소용돌이가 내부 깊숙이까지 뻗어 있다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확인되었다. 그 깊이가 무려 3000㎞에 이른다. 바로 이 깊숙한 지점에 고체처럼 단단하게 뭉쳐진 수소와 헬륨 혼합 액체가 존재할 것으로 여겨져 과학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이번 주노의 관측을 통해 목성 내부 3000㎞ 이하 깊이에서는 자전운동이 고체 상태와 유사하다는 점이 밝혀져 더욱 이목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목성은 지구나 화성처럼 암석형이 아닌 기체형 행성으로 알려져 있어 지금까지는 내부에서 기체 상태에서처럼 아주 복잡한 운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해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목성의 아름다운 반점과 띠 아래에 대기의 주성분인 수소와 헬륨가스가 엄청난 압력을 받아 압축되어 고체처럼 무겁고 단단하게 뭉쳐진 채 존재할 것으로 추정해왔다. 고체처럼 무겁고 단단한 것이 회전하는 아주 낯선 형태가 존재할 가능성이 많다고 추정한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고체 핵을 확인한 적은 없었다. 만일 주노 탐사를 통해 고체 핵의 존재 여부와 조성 상태를 알게 된다면 목성의 탄생 원리를 밝혀낼 수 있다. 목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진 행성으로 추정되고 있어 목성의 생성 과정을 알면 다른 행성 또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2016년 7월 4일 목성에 도착한 탐사선 ‘주노’. photo NASA

   소용돌이가 3000㎞ 깊숙이 파고들어
   
   목성의 거대 자기장이 형성되는 곳도 바로 내부 3000㎞보다 더 깊은 곳이다. 내부 깊은 곳에서 수소가 엄청나게 압축되면 금속처럼 변하기 때문에 전하가 대류하면서 유도전류 효과가 발생한다. 목성은 태양계의 어떤 행성보다도 강력한 자기장을 갖고 있다. 주노가 확인한 목성의 자기장은 약 7.8G(가우스·자기장 단위). 이론과 모델로 예측한 것보다 훨씬 강력하다.
   
   목성의 대기와 그 속을 가까이서 관찰한 것은 주노 탐사선이 처음이다. 주노는 목성의 남극과 북극을 촬영했을 뿐만 아니라 목성 주위를 둘러싼 구름층 속에 들어가 마이크로파 레이더로 목성의 소용돌이 치는 폭풍을 정밀관측했다. 목성의 두꺼운 구름층을 뚫고 수백㎞ 속까지 관측이 가능한 장비를 탑재하고 있어 대기의 성분과 온도, 압력, 순환 등을 연구할 수 있다.
   
   목성은 ‘태양계의 왕자’라 불릴 만큼 거대한 크기를 자랑한다. 지름이 약 14만3000㎞로 지구의 약 11배, 부피는 약 1320배, 질량은 약 320배다. 질량이 조금만 더 컸더라면 또 하나의 태양이 될 뻔했던 행성이다. 천체의 크기가 커지면 질량도 함께 커진다. 이때 주변의 다른 천체를 끌어당길 수 있는 힘(중력)도 커진다. 목성은 태양계 나머지 7개 행성의 공전 궤도에 영향을 줄 만큼 중력이 강하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 목성의 표면 중력이 지역에 따라 다르다는 점이 드러났다. 남극과 북극 사이에 차이가 난다는 사실이 주노 탐사선의 관측을 통해 밝혀진 것이다.
   
   주노 탐사선은 원래 2018년 초에 임무를 마치고 목성의 구름을 뚫고 들어가 마지막 정보를 수집하고 파괴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2021년까지 임무 수행이 3년 연장된 상태다. 앞으로 목성의 자기장을 측정하여 태양계에서 제일 강렬한 오로라 현상이 정확히 어떻게 유발되는지도 밝혀낼 예정이다. 주노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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