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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3호] 2019.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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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달 착륙 50년, 앞으로의 50년

탐사에서 비즈니스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 중국 국가항천국은 지난 1월 11일 세계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한 탐사기 창어 4호가 주변 전경을 360도 파노라마 방식으로 촬영한 사진을 지구로 송신했다고 발표했다. photo 뉴시스
2019년은 인류의 달 착륙 50주년이 되는 아주 특별한 해다. 1969년 7월 20일,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아폴로 11호에서 내려 달 표면에 첫발을 내디뎠다. 인류가 달을 정복한 역사적인 날이다. 미국의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폴로 계획’은 미국인들에게 긍지와 자존심과도 같다.
   
   
   어떤 우주선들이 달에 착륙했을까?
   
   ‘아폴로 계획’은 1972년까지 이어지며 6번의 유인 달 탐사가 더 이뤄졌다. 이 중 5번이 달 착륙에 성공했고, 실패한 것은 아폴로 13호 한 번뿐이다. 이를 통해 달의 표면을 밟고 돌아온 우주비행사는 모두 12명. 사람이 직접 달에 발을 디딘 나라는 미국이 유일하다.
   
   아폴로 11호와 12호는 인간의 달 착륙 자체가 목표였다. 하지만 15호부터는 순전히 과학적인 목적을 위해 달 탐사가 이뤄졌다. 달의 지질과 중력, 자기 탐사 등 달 자체에 대한 연구가 우주비행사의 임무였다. 이를 위해 마지막 달 유인탐사선인 17호에는 민간인 지질학자인 해리슨 슈미트가 전문적 훈련을 받고 탑승하기도 했다. 17호가 달 탐사에 성공한 이후 과학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막대한 돈이 들어가는 데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커지자 달 탐험은 1972년 아폴로 17호를 끝으로 종결돼 인류는 그 후 다시 달에 가지 못했다.
   
   옛 소련은 1966년 세계 최초로 달에 무인 달 탐사선 루나 9호를 착륙시킨 나라다. 루나 9호 이전의 달 탐사선은 달에 ‘착륙’한 것이 아니고 ‘충돌’(루나 2호, 1959년 9월)이었다. 달에 내려앉게 할 기술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주선이 달 표면을 향해 계속 날아가면서 충돌하기 직전까지 마구 사진을 찍어 지구로 전송하는 그런 방법의 탐사였다. 이후에도 소련은 ‘무인 샘플 귀환선’ 루나(16·20·24호) 등을 발사해 달의 흙을 지구로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달에는 우주 탐사 역사상 가장 다양한 탐사선들이 방문했다. 위험성과 비용 문제로 한동안 뜸했던 달 탐사는 2007년 일본이 달 궤도선 ‘가구야 1호’를 발사하면서 다시 시작됐다. 뒤이어 2007년 중국이 ‘창어 1호’를, 2008년 인도가 ‘찬드라얀 1호’를 달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하며 무인 달 탐사가 계속 이어졌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우주선을 달 표면에 착륙시킨 국가는 옛 소련, 미국, 중국 세 나라에 불과하다. 중국은 2013년 12월 달 탐사선 ‘창어 3호’를 발사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했고, 탐사로봇 ‘위투(옥토끼)’가 순조롭게 달 탐사 활동을 시작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중국, 최초로 달 뒷면 정복하다
   
   중국은 올해 인류의 달 탐사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기도 했다. 지난 1월 3일, 탐사선 ‘창어 4호’(지난해 12월 8일 발사)가 달 뒷면(남극의 폰 카르만 크레이터)에 착륙했다.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후 강대국조차도 해내지 못한 성과를 50년 만에 중국이 해낸 것이다. 이전까지의 달 탐사선들은 모두 앞면에 착륙하거나 달 궤도를 돌며 멀리서 달 뒷면의 일부분을 지켜봤을 뿐이다.
   
   달 뒷면 착륙이 어려운 이유는 이곳에선 지구와의 직접 통신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착륙선이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 뒷면으로 들어가는 순간부터 지구와 교신이 끊어진다. 달은 자전주기와 공전주기가 모두 약 27.3일로 같다. 달이 스스로 한 바퀴 도는 동안 지구도 한 바퀴 공전하므로 지구에선 늘 달의 앞면밖에 볼 수 없고, 이것이 달의 뒷면과 지구 사이를 직진하는 전파를 쏘기 어려운 이유다.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은 지난해 5월 21일, 최초로 통신 중계위성 ‘췌차오’를 쏘아 올렸다. 췌차오는 달 뒷면과 지구를 동시에 바라보면서 양측 간의 전파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창어 4호가 착륙 직후 달 뒷면 사진을 전송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췌차오’ 덕분이다. 지구로 전송된 사진에는 분화구들이 많은 달 뒷면의 적막한 풍경이 고스란히 나타났다.
   
   창어 4호는 3개월간 달 뒷면에서 탐사를 한다. 뒷면 지형을 측정하고 토양과 광물 등을 분석한다. 미국은 달 뒷면 탐사를 위해 중국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송신기를 창어 4호에 장착하고, 중계위성 ‘췌차오’를 사용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낸 것. 미국 과학자들은 뒷면의 크레이터(crater·구덩이)를 만들어낸 운석이 달에 미친 영향을 탐구하길 원한다. 중국은 미국과 러시아를 제치고 달의 앞면과 뒷면에 모두 착륙한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고 있다.
   
▲ 미국의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 창업자 엘론 머스크(왼쪽). photo 뉴시스

   달 탐사를 통해 알아낸 성과는 무엇일까?
   
   그렇다면 인류는 달 탐사를 통해 어떤 것들을 알아냈을까. 지금까지 우주비행사들은 여섯 번에 걸쳐 달을 방문하면서 모두 382㎏의 귀중한 달 암석(무려 33억~44억년 전의 것들)을 지구로 가져왔다. 이후 과학자들은 이 암석이 어떤 성분으로 이뤄졌는지 분석하고 있고, 그 결과 달의 많은 비밀이 밝혀졌다.
   
   대표적인 몇 가지 업적을 살펴보면 먼저 달은 태초부터 존재한 게 아니라 진화한 행성이라는 점이다. 과거에 화성만 한 천체(운석)가 지구와 충돌했고, 이때 튕겨져나간 지구 물질과 천체 물질이 합쳐져 달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 달에는 태양계의 모든 지구형 행성에 공통적인 초기 10억년의 역사가 보존되어 있다. 월석의 연대는 320억년(어둡고 낮은 분지로 달의 바다라고 부르는 곳)에서 460억년(밝고 울퉁불퉁한 고지대인 테라)까지로 추정되고 있다.
   
   달에는 생명체가 없다는 사실을 밝힌 점도 중요하다. 달에서 가져온 표본을 광범위하게 조사한 결과 달에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생명의 흔적이 없고 무생물 유기화합물조차 없었다.
   
   달의 중력장을 새로 측정한 것도 큰 성과다. 2011년 9월 미국의 쌍둥이 궤도선 ‘그레일’이 발사돼 약 1년간 달 궤도를 돌며 서로간의 거리 차이를 통해 중력장을 측정했다. 이 측정 자료를 가지고 중력이 강한 곳과 약한 곳을 나타낸 달 중력 지도를 만들었다. 대기가 없는 달은 인공위성이 낮은 궤도로 돌 수 있는데, 정밀한 중력 분포 데이터를 이용하면 지형지물에 충돌하지 않는 안전한 궤도를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기 때문에 달 탐사에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물의 발견이다. 2008년 인도우주국이 발사한 달 궤도선 ‘찬드라얀 1호’는 달 먼지에서 물 분자를 찾아냈다. 2009년에는 미국 엘크로스(LCROSS) 위성이 달의 남극 분화구에 부딪히는 방식으로 처음으로 물의 존재를 확인했다. 이 두 위성의 데이터를 활용해 미국 브라운대학 연구팀은 2017년 ‘달 표면의 얼음 분포지도’를 완성했다. 결론은 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사막보다 물이 더 적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해 8월 미국 하와이대학 연구팀이 찬드라얀 1호의 측정 자료를 다시 분석해 달의 표면에 많은 양의 얼음을 찾아냈다. 지금껏 한 번도 햇빛을 받아본 적 없는 ‘영구 음영 지역’의 약 3.5%에 얼음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 지도를 공개했다. 인류가 달에 거주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에는 이 얼음을 녹여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달의 토양 자원을 이용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한편 달에서 가져온 암석을 통해 달에는 희토류, 헬륨3 등 희귀광물 자원이 풍부하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사실 과학자들이 달에 관심을 갖는 가장 큰 이유는 지구에 거의 없는 희귀 자원의 확보다. 특히 헬륨3은 핵융합 반응의 원료가 되는 물질이지만 방사능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달 표면에 널린 헬륨3은 지구의 화석연료를 대체할 진정한 청정에너지다. 달 탐사를 통해 알아낸 이러한 발견들은 정말 대단한 업적이 아닐 수 없다.
   
   
   일본·인도·이스라엘도 달 착륙 시도
   
   달 탐사는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진행된다. 일본, 인도 등이 달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고, 중국, 러시아 등이 달에 착륙한 뒤 월석 샘플을 가지고 귀환하는 미션을 계획하고 있다.
   
   가장 먼저 인도의 야심 찬 도전이 대기 중이다. 인도는 1월 말 인류 최초로 달의 남극에 찬드라얀 2호를 발사한다. 달 표면에 착륙할 월면차량도 탑재된다. 인도는 2014년 세계에서 4번째이자 아시아에서는 첫 번째로 화성 궤도에 탐사선을 보낸 나라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의 달 착륙 프로젝트는 민간기관의 비영리 우주기술개발단체 스페이스IL이 맡는다. 이스라엘우주국(ISA)은 자금을 지원한다. 이스라엘은 2월 미국의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재사용 로켓인 ‘팰컨9’에 달 착륙선을 실어 보낸다. 발사 비용이 3배쯤 줄어든 재사용 로켓 개발은 우주산업에 획을 긋는 획기적인 사건이다.
   
   이스라엘의 착륙선이 달에서 실시하는 시험은 독특하다. 엔진을 다시 분사하여 공중으로 폴짝 뛰어올라 약 500m 정도의 거리를 마치 점프하듯 이동하는 방식의 기술을 시험한다. 이는 중력이 약한 달에서 짧은 시간에 먼 거리를 이동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달에서의 이동은 걷거나 탐사차를 이용하는 방법이 전부였다.
   
   또 달에 묻혀 있는 광물 자원을 비즈니스로 연결하기 위해 자원 분포 현황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는 탐사의 목표를 국가별 패권이 아닌 경제적 활용을 염두에 둔 비즈니스로 전환시켰다는 점에서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에는 달과 화성을 탐험 대상으로 봤지만 이제는 자원을 캐내어 활용하는 쪽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진 상황이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2030년에 달 유인 착륙선을 보낼 계획을 추진 중이다. JAXA가 구상하는 착륙선은 4개의 다리가 달린 테이블 모양이다. 일본은 달 궤도선 ‘가구야’를 성공적으로 발사시켜 우주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중국의 달 탐사는 더욱 가속화된다. 2020년 이전에 ‘창어 5호’를 발사해 달 토양 약 2㎏을 채취한 후 착륙선과 탐사로봇을 지구로 귀환시킨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론 유인 달 착륙선을 보내고, 유인기지를 건설하겠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우리나라도 달을 향한다. 그 1단계로 NASA와 협력해 오는 2020년 시험용 달 궤도선을 쏘아 올린다. 2단계는 2030년까지 자력으로 개발한 달 탐사선을 자체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KSLV-Ⅱ) ‘누리호’에 실어 보내는 게 목표다. 우리 기술로 개발한 로켓과 탐사선이 착륙에 성공한다면 우리도 우주 강국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 중국 국가항천국은 지난 1월 4일 인류 사상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한 중국 달 탐사선 창어 4호의 탐사차인 ‘위투(옥토끼)-2호’가 전날 달 표면에 내려서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은 창어 4호에 탑재된 카메라가 촬영해 통신 중계위성 ‘췌차오’를 통해 지구로 전송한 것이다. photo 뉴시스

   ‘문 빌리지’와 ‘게이트웨이’
   
   NASA는 우주인이 머물 수 있는 달기지 건설을 구상 중이다. 현재 운영 중인 국제우주정거장(ISS)이 2024년까지만 지속될 계획이기 때문이다. NASA는 우주비행사 4명이 상주하는, 달 저궤도를 도는 달 궤도정거장 ‘루나 게이트웨이’를 건설한다. 2022년 엔진 모듈의 발사를 시작으로 유인 국제 거주모듈과 미국 거주모듈, 화물모듈, 로봇팔 등이 발사될 계획이다.
   
   달 궤도정거장 프로젝트에는 러시아를 비롯해 캐나다, 일본, 유럽의 참여가 확정돼 있는 상태다. 물론 신규 국가에도 참여 기회가 열려 있다. 루나 게이트웨이가 일부분 구축되면 2026년쯤 NASA가 개발 중인 4인용 유인 우주선 ‘오리온(Orion)’이 그곳으로 발사된다. 미국은 오리온을 싣고 갈 초대형 로켓 ‘SLS(Space Launch System)’도 개발 중이다.
   
   달 궤도정거장에 우주인이 상주하면 이곳을 전진기지로 활용해 화성에 보낼 무인 탐사선 ‘딥 스페이스 트랜스포트(Deep Space Transport)’를 2027년 발사한다. 화성탐사선을 발사하는 기지 역할을 하기 때문에, ‘루나 게이트웨이’는 ‘딥 스페이스 게이트웨이’라고도 불린다. 미국의 2차 달 탐사의 핵심은 화성을 비롯한 더 먼 우주 탐사를 위한 전진기지로 달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2033년쯤에 인간을 화성으로 보낼 계획이다.
   
   한편 유럽우주국(ESA)은 2016년 달의 남극 근처에 탐사대원들이 거주하는 ‘문 빌리지(Moon Village)’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2020년 초에 로봇을 달로 보내 건설을 시작하고, 오는 2040년까지 100여명의 탐사대원이 상주할 수 있는 건축물을 달 표면에 짓는다는 계획이다. 지구 궤도 너머로 인간의 거주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50년 후 인류는 달에서 거주할까?
   
   오래전부터 ‘제2의 지구’를 꿈꿔온 인류에게 달은 또 하나의 생활공간으로 다가왔다. 그렇다면 앞으로 50년 후 인류가 비좁은 지구를 떠나 실제로 달에서 거주하는 게 가능할까. 과학자들은 21세기에는 인류가 달 여행을 쉽게 다니고, 달에서 살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달과 화성 무인 탐사 연구 결과가 쌓이면서 인간이 이용할 수 있는 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있고, 인간이 달과 화성에 갈 수 있고 또 살 수 있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물론 달기지 건설을 실현하는 데는 걸림돌이 많다. 지구 중력의 6분의 1밖에 안 되는 중력에 적응해 호흡할 수 있는 산소를 만들어내야 하고, 사정없이 쏟아지는 방사선과 운석 방어 등 기술적 난제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이변이 없는 한 NASA의 우주계획은 예정대로 진행돼 달 기지에서 사는 일도 헛된 꿈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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