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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IT/과학
[2559호] 2019.05.27

상장 이후 리프트와 우버의 고민

▲ 리프트(오른쪽 사진)와 우버는 지난 3월 29일과 5월 10일 각각 주식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현재 주가는 공모가보다 10~20% 밑돌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photo AP·뉴시스
지난 3월 29일 차량공유업체 리프트(Lyft)의 경영진은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나스닥 상장을 자축하며 종을 울렸다. 2019년은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스타트업) 기업의 신규 주식 공개(IPO)가 잇따를 예정이었다. 그중 리프트의 상장은 실리콘밸리 입장에서는 좋은 스타트였다. 2007년 ‘짐라이드’로 시작해 창업 12년 차가 된 리프트는 국내에서는 생소한 편이지만 차량공유업체의 모태나 다름없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서 40% 가까이 점유율을 끌어올려 우버(Uber)의 라이벌로 불린다. 리프트의 공모가는 72달러였는데 상장 첫날 종가는 공모가보다 8.7%가 오른 78.29달러였다. 시가총액은 약 222억달러, 우리 돈으로 따지면 25조원이 넘었다. 같은 날 현대자동차 시가총액 역시 25조원대를 기록했으니 자동차 한 대 없는 차량공유업체가 국내 최대 자동차기업과 비슷한 가치를 인정받은 셈이었다.
   
   상장하는 기업에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최신 테크가 붙는다면 투자자들은 큰 매력을 느끼는 게 그동안의 트렌드였다. 그런데 투자자들은 곧바로 리프트로부터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상장 다음 거래일인 4월 1일 월요일, 리프트의 주가는 3월 29일 최고치에서 무려 20%나 하락했다. 리프트의 주가 하락 원인에는 하나의 보고서가 언급됐는데 미국 투자자문사 구겐하임파트너스의 제이크 퓰러 애널리스트가 작성했다. 그는 보고서에서 “리프트가 흑자 전환으로 가는 길이 회의적이다”고 언급했다.
   
   리프트가 상장을 위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식문서인 S-1을 보면 리프트의 매출은 꾸준히 증가했다. 2017년 10억달러에서 2018년 22억달러로 늘었다. 문제는 매출이 늘었는데 영업손실 역시 커졌다는 점이다. 2017년 리프트의 영업손실은 6억8800만달러였는데 2018년에는 9억1100만달러로 증가했다. 1조원이 넘는 손실이다.
   
   

   우버와 리프트 연 손실 4조원대
   
   상장을 통해 약 20억달러를 조달한 리프트는 지난 5월 7일 1분기 결산을 공개했다. 1분기 결산 매출은 7억7600만달러. 하지만 영업손실이 11억4000만달러에 달했다. 매출액은 시장의 예측인 7억4000만달러보다 소폭 증가했다. 리프트 측은 “손실이 엄청난 건 주식에 대한 보상과 세금 등 IPO 관련 비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라며 그걸 제외할 경우 수정된 손실은 2억1150만달러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여전히 적지 않은 손실을 시장에 각인시킨 셈이었다. 리프트는 올 2분기에도 8억달러 이상의 매출이 예상되지만 영업손실 역시 2억7000만~2억8000만달러로 예측된다. 2019년 1년 예상 매출액은 약 33억달러로 작년보다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영업손실 역시 12억달러 정도로 점쳐지고 있다.
   
   리프트는 막대한 손실 속에도 자신들의 견고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1분기) 우리의 업적은 우리의 네트워크와 플랫폼에 대한 수요 증가에 힘입어 활성 승객수가 전년동기 대비 46% 증가했고 매출이 95% 늘었다는 점이다. 교통 분야는 경제의 최대 부문 중 하나다. 그리고 개인이 자동차를 소유하는 시대에서 공유차량을 통한 이동의 전환은 이제 초기 단계일 뿐이다.” 로간 그린 리프트 CEO는 이렇게 항변했지만 막상 시장은 리프트의 바람과는 반대로 작동하고 있다. 지난 5월 21일(미국 현지시각) 기준으로 리프트의 종가는 55.51달러를 기록했다. 불과 두 달이 채 지나기도 전에 공모가 대비 23%나 하락한 것이다.
   
   리프트의 주가 하락은 우버를 움츠러들게 했다. 리프트의 결산 발표는 그들의 라이벌인 우버의 NYSE(뉴욕 증권거래소) 상장 3일 전에 나왔다. 리프트보다 몸집이 더 큰 우버의 시가총액은 한때 1200억달러라는 말이 나왔다. 그렇게 될 경우 자동차 업계에서 최고라는 폭스바겐보다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셈이었다. 그런데 우버는 당초보다 낮은 45달러로 공모가를 정했다. 희망 공모가 44~50달러 사이에서도 낮은 쪽을 선택했다. 우버의 기업가치는 공모가 기준 820억달러 정도로 평가받았다. 미국 벤처캐피털 업체인 굿워터캐피털의 에릭 킴 COO(최고운영책임자)는 “리프트와 우버는 미국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리프트의 첫 결산은 우버를 예측하는 힌트가 된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리프트의 주가 성적은 우버의 기업가치를 낮추는 데 영향을 줬다. 문제는 그렇게 한껏 몸값을 낮춘 우버의 성적 역시 리프트와 비슷하다는 점이다. 지난 5월 22일 우버의 종가는 41.48달러를 기록해 결국 공모가 대비 10% 가까이 하락한 성적표를 받았다. 상장 후 며칠 안 돼 주가가 30달러 중반대로 떨어지기도 했는데 그나마 회복한 가격이다.
   
   투자자들은 이제 궁금해한다. 정말로 ‘공유’가 매력적인 기업 모델인가. 이러한 의문에 대해 딜로이트의 배럿 대니얼스 파트너는 “문제는 수익이 언제 이뤄질지다. 2025년일지 2035년일지 나도 모른다”고 말했다. 우버는 미국과 유럽에서 차량공유시장을 절반 이상 차지하고 있는 최대 플랫폼이다. 그런데 상장을 앞두고 지난 4월 11일 SEC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18년 그들 역시 영업손실이 약 30억달러에 달했다. 우버와 리프트, 차량공유의 대표 기업 두 곳이 2018년 한 해 동안 기록한 영업손실은 무려 40억달러, 우리 돈 4조7600억원에 달한다.
   
   
▲ 우버 상장을 앞둔 지난 5월 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우버와 리프트의 기사들이 ‘앱 끄기’ 운동을 펼치며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photo AP·뉴시스

   우버 기사들의 시위
   
   손실이 막대해도 리프트와 우버의 주가에는 아직 장밋빛 바람이 들어 있다. 투자자 중 일부는 이들의 미래 가능성에 꽤나 낙관적인 희망을 건다. 반면 실리콘밸리를 벗어나 공개 시장에 나왔다면 좀 더 현실적인 경영이 필요하다고 보는 투자자도 있다. 주가의 하락은 후자의 우려가 더 강하다는 걸 보여준다. 앞서 리프트의 주가 하락을 이끌었던 제이크 퓰러의 보고서는 그런 우려를 대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퓰러는 리프트가 흑자 전환이 어려운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는 수익을 얻는 네 가지 길을 알고 있다. 리프트가 드라이버에 대한 보상을 줄이거나, 인센티브를 줄이거나, 드라이버 보험 비용을 줄이거나, 아예 드라이버를 제외한 자율주행차로 전환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세 번째 방법은 그다지 효과가 충분하지 못하며 첫 번째, 두 번째 방법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적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보고서의 네 가지 비용 절감 방법은 모두 리프트나 우버의 근간이 되는 ‘기사’에 들어가는 비용이다. 우버와 리프트는 그동안 성장에 초점을 맞춰왔다. 두 회사 모두 갖고 있는 생각은 같다. ‘더 많은 기사를 모아 더 많은 승객을 울타리에 담고 있다면 독주 체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리프트는 기관투자자들에게 자금 조달의 필요성을 설명할 때마다 이렇게 설득했다고 한다. “차량공유업계는 결국 한 회사가 이익 극대화를 위해 가격을 설정할 수 있는 자연 독점 시기를 맞이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자본이 필요하다.”
   
   차량공유시장은 혁신적이지만 역설적이게도 대규모 과잉 설비가 투입되는 산업의 모습을 띠고 있다. 엄청난 물량공세로 잔인한 가격 전쟁을 벌이고 결국 승자가 가격 결정권을 얻어가려는 싸움이 계속돼왔다. 플랫폼 기업이 가지는 ‘네트워크 효과’ 때문에 리프트와 우버 모두 돈을 뿌리며 마케팅에 전력을 다해왔다. 기사를 많이 보유한 서비스가 더 많은 승객을 유치할 수 있고, 그 결과 다시 더 많은 기사를 모집하면 시장의 강자로 떠오르기 마련이다. 이런 네트워크 효과가 나오는 시장은 소수의 플레이어로 압축되다가 결국엔 하나의 기업으로 수렴되는 경우가 많다. 그 하나의 자리를 놓고 우버와 리프트는 그동안 끊임없이 자금을 뿌려왔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해법은 결국 ‘기사’에 투입하는 비용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최근 몇 년간 리프트와 우버는 기사에게 돌아가는 보상을 줄이는 대신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프로모션이나 요금 인하 정책을 실시해왔다. 우버의 경우 올해 3월 초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1마일당 기사에게 지급되는 보상을 80센트에서 60센트로 감액했다. 드라이버들은 이 조건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는데, 결국 3월 28일에는 기사들이 거리로 나와서 우버의 착취를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실제로 MIT CEEPR(MIT 에너지환경 정책연구센터)가 2018년 3월에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우버와 리프트 기사의 시간당 이익의 중간값은 3.37달러였고 조사 대상 기사 1100여명 중 74%가 최저임금보다 낮은 수입을 거두고 있었다.
   
   
   자율주행으로 전환해야, 시간과의 싸움
   
   차량공유시장의 이슈 중 하나로 저임금 노동 문제가 부각될수록 규제 리스크는 커진다. 게다가 더 이상 기사 비용을 낮추는 것도 어렵다면 기사를 줄이거나 없애는 것도 방법이다. 이들이 자율주행차를 미래의 먹거리로 생각하는 이유다. 리프트는 막대한 손실을 보고하는 1분기 결산 발표에서 “1억800만달러의 연구개발비는 자율주행 미래의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실험 계획도 밝혔는데,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자율주행 사업체인 웨이모(Waymo)와 협업하기로 했다. 조만간 리프트 앱에 웨이모 자율주행차 10대를 배치해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지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우버는 리프트보다 자율주행기술 실현에 더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미국 피츠버그가 주 무대다. 피츠버그에 있는 우버의 자회사 ATG에서는 자율주행차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다양한 센서를 탑재한 시험주행 차량이 시내를 돌아다니며 데이터를 수집하고 소프트웨어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있다. 우버가 2016년부터 ATG에 투자한 금액은 약 11억달러에 달한다. 2018년 한 해에만 4억5700만달러를 투입했다. 매출 증가 속도보다 ATG에 대한 투자 속도가 더 가파르다. 우버의 전 CEO였던 트래비스 칼라닉은 과거 자율주행차 개발은 우버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발언했다. 그는 2016년 ‘비즈니스인사이더’와 가진 인터뷰에서 “만약 우버가 자율주행에 노력하지 않을 경우 어떻게 될까. 아마 미래는 순식간에 우리를 그냥 지나쳐 갈 것이다”고 말했다. 차량공유기업이 수익성에 대한 해법을 어디서 찾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시간이다. 제이크 퓰러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네 번째 방법(자율주행차로 전환)은 빨라야 10년이 걸린다”고 전망했다. 구글과 페이스북처럼 주식시장에 데뷔했지만 앞선 선배들은 이미 상장 전부터 수익을 내고 있었다는 점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 게다가 리프트와 우버를 향한 비관 섞인 전망들이 적지 않다는 것도 부담이다. CNBC는 실리콘밸리식 성장형 유니콘 시대의 종말을 언급하며 “적자가 용인되는 시대는 이제 끝나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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