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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IT/과학
[2560호] 2019.06.03

신종 전자담배 ‘쥴’ 비상!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bluesky-pub@hanmail.net

▲ 미국 시장 점유율 75%를 기록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 액상형 전자담배 ‘쥴(JUUL)’이 지난 5월 24일 국내에 정식 출시됐다. photo 뉴시스
지난 5월 24일 ‘전자담배계의 아이폰’으로 불리는 ‘쥴(JUUL)’이 국내에서 출시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쥴은 미국 전자담배 시장 1위 제품이다. 쥴에 대한 국내의 관심 또한 만만찮다. 출시되자마자 제품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려들면서 품귀현상까지 빚었다. 화제를 모으는 만큼 유해성 논란과 청소년 흡연 유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USB 모양… 담배인지 아닌지
   
   담배엔 3가지 종류가 있다. 연초형 일반담배 외에, 담뱃잎이 든 스틱을 전자장치에 꽂아 고열로 찌는 궐련형 전자담배와 담뱃잎에서 추출한 니코틴 용액을 끓여서 수증기로 흡입하는 방식의 액상형 전자담배 등이다. 우리가 쉽게 접하는 연초형 일반담배는 담뱃잎을 얇은 종이에 말아 약 600~800도의 불로 태워 연기를 피우는 방식이다. 출시된 모든 종류의 담배를 경험해 본 애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담배의 맛은 역시 일반담배가 낫다고 한다. 하지만 소위 ‘쩐내’라고 하는 독한 찌든 냄새가 온몸에 밴다는 게 일반담배의 단점이라고 말한다.
   
   전자담배 중 궐련형은 한마디로 전자담배의 진화형이라 할 수 있다. 충전기와 홀더가 본체를 이루고, 연초형 담배와 같은 분필 모양의 담배를 꽂아서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담뱃잎을 만 담배 스틱을 홀더에 넣으면, 홀더의 금속 부품이 열을 내 담배를 약 300도의 온도로 찐다. 이때 나오는 니코틴 증기를 흡입하는 방식이다.
   
   ‘쥴’은 액상형 전자담배이다. 담뱃잎에서 추출된 소재를 사용해 만든 ‘포드(POD)’로 불리는 니코틴 액상을 사용한다. 열대과일, 사과, 페퍼민트, 바닐라 등의 향이 액상에 첨가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담배의 ‘쩐내’나 담배 특유의 향이 거의 없어 간접흡연으로 인한 피해도 거의 없다는 게 장점이다. 이 장점이 때론 건강을 생각해 전자담배를 피우는 담배 애호가들에게 “담배 피는 맛이 전혀 안 난다”라며 다시 일반담배로 돌아갈지 말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쥴은 겉모습만 봐서는 담배인지 알아차리기 어렵다. 손가락 길이만 한 이동식 저장장치(USB)처럼 생긴 독특한 디자인 때문이다. 이 USB 모양의 본체에 액상 니코틴이 든 카트리지 ‘포드’를 갈아 끼워 피우는 방식의 폐쇄형(CSV·Closed System Vapor) 전자담배이다. USB처럼 작고 귀여우면서도 세련된 외형과, 냄새가 거의 없고 기존 전자담배보다 저렴한 가격이 청소년들의 흡연율을 높이는 원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쥴은 2015년 미국에서 처음 출시되었다. 이후 급격히 성장해 2018년 12월 기준 미국 전자담배 시장의 75%를 점유하며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불과 3년 만에 미국 시장을 거의 장악한 셈이다. 특히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쥴을 피운다는 의미의 ‘쥴링(Juuling)’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을 정도로 돌풍을 일으켰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통계에 따르면 미국 고교생의 흡연율이 2017년 11.7%에서 2018년 20.8%로 증가한 것도 쥴의 영향이 컸다. 쥴링이 10대 청소년에게 유행처럼 번지면서 미국에서는 청소년 니코틴 중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청소년 니코틴 중독 심각
   
   현재 쥴은 영국, 스페인, 프랑스,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이스라엘, 러시아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출시됐다. 지난 5월 24일부터 국내 일부 편의점과 면세점 등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미국의 전례처럼 국내에서도 청소년들의 흡연율이 증가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적지 않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액상 포드의 니코틴 함량은 미국에서 생산되는 포드와는 다르다. 미국에서는 니코틴 함량이 각각 1.7%, 3%, 5% 수준별로 판매되는 반면 국내에서는 유해화학물질 영업허가의 면제에 관한 규정에 따라 1% 미만으로만 생산되고 있다.
   
   국내의 쥴 출시와 함께 전자담배의 유해성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연초형 일반담배가 몸에 나쁘다는 것이 기본 상식처럼 인식되고 있는 것과 달리 액상형과 궐련형을 포함하는 전자담배의 유해성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한 상태이다.
   
   현재까지 연구된 바로는 전자담배가 연초형 일반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영국 공중보건국의 경우 전자담배가 일반담배 대비 95%나 덜 해롭다고 발표한 한편 2017년부터는 아예 일반담배의 대안으로 전자담배 사용을 권장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을 정도다.
   
   일반적으로 일반담배를 피울 때는 두 가지 연기가 발생한다. 입 안으로 들어간 다음 숨을 내쉴 때 나오는 연기와 담배 끝에서 뿜어지는 연기가 그것. 이들 연기의 성분을 분석해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측정하는데, 연초형 담배는 두 곳 모두에서 발암물질이 나와 각종 성인병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많이 나와 있다.
   
   반면 액상형 전자담배는 숨을 내쉴 때 나오는 연기만 있을 뿐 태우지 않기 때문에 1급 발암물질인 타르가 나오지 않는다. 이것이 연초형 담배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하지만 타르만 확실히 없을 뿐 니코틴과 다른 물질들이 전부 일반담배보다 적은 건 아니라는 게 밝혀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또한 전자담배가 니코틴 대체요법이 될 수 있다는 연구는 지금까지 없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하버드대 연구팀 “향료가 폐 질환 유발”
   
   지난 2월 미국 하버드대학의 조셉 알렌 교수팀은 액상형 전자담배의 향료가 사람의 폐 기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향료에 쓰이는 화학물질 디아세틸(Diacetyl)과 아세틸프로피오닐(Acetyl Propionyl)이 ‘인체로 들어가는 먼지입자 등을 막아주는 기도의 섬모’에 악영향을 줘 폐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물질들은 미국향료협회(FEMA)에서 발행한 위험물질 목록 중에서도 ‘최우선 순위’ 등급에 해당한다.
   
   그동안 전자담배에 대한 우려는 대부분 니코틴에 집중되어왔다. 하지만 폐에 손상을 주는 향료나 위험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밝혀진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 정부도 신종 담배의 유해성분 정보를 국민이 확인할 수 있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쥴의 성분 분석을 의뢰할 예정이다. 신종 담배는 크게 보면 니코틴과 식품첨가물인 글리세린, 프로필렌글리콜, 향료 등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정확히 어떤 성분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연초형 담배의 유해성은 오랜 연구결과와 사례로 축적돼 있다. 반면 평생 전자담배만 피워 병에 걸린 사례가 아직 보고되지 않았고, 전자담배의 성분과 그 영향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에 있기 때문에 그 유해성에 대해선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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