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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1호] 2019.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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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연구의 최전선]이정은 경희대 우주과학과 교수

최준석  선임기자 jschoi@chosun.com

▲ 이정은 교수가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인 칠레 아타카마사막의 ALMA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photo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이정은 경희대 우주과학과 교수는 얼마 전 남미 칠레 출장을 2주간 다녀왔다고 했다. 그는 별 탄생과 행성 생성을 연구한다. 칠레 북쪽 끝 내륙의 아타카마사막에는 세계 최대의 전파망원경 간섭계(ALMA·Atacama Large Millimeter Array)가 설치돼 있다. 오는 9월 방영되는 KBS 과학 다큐멘터리 촬영이 이번 이정은 교수의 출장 목적이었다. 이 교수가 ALMA를 이용해 진행하는 최신 연구를 소개하는 내용이 다큐멘터리에 포함돼 있다고 한다.
   
   지난 7월 23일 경기 용인 경희대 국제캠퍼스의 연구실로 찾아갔더니 ALMA 사진이 이 교수 연구실 벽 한쪽에 붙어 있다. 사진 속 흰색의 접시형 안테나들이 친숙하다. 이 교수는 “ALMA는 내게 각별하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과의 인연
   
   ALMA는 해발 5000m 고지대에 있다. 칠레 북단 볼리비아와의 국경지대다. 2013년부터 전면 가동되었고, 전파망원경 66대로 구성돼 있다. 전파망원경 여러 대를 하나의 망원경처럼 조작해서 우주를 관측하는 시스템을 ‘간섭계’라고 한다.
   
   “현대의 많은 기초연구는 거대한 시설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걸 보여주자는 취지로 방송사 팀에 ALMA 사이트 방문을 제안했다. 남반구에서 가장 유명한 천문대인 제미나이(Gemini)와 CTIO에도 갔다. 방문 기간 중 개기일식이 있었는데, CTIO에서 2017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킵 손 교수 인터뷰도 했다.”
   
   이 교수가 노트북 컴퓨터를 열고 ALMA가 분해능(分解能·망원경의 상이 얼마나 뚜렷한지 보여주는 척도)이 얼마나 뛰어난 전파망원경인가를 확인시켜줬다. 2014년 촬영한 ‘HL타우(Tau)’라는 이름의 태아별 이미지를 보여줬다. 이 교수는 “HL타우의 이미지를 처음 보았을 때 시뮬레이션 이미지인 줄 알았다. 원시별 주위를 돌고 있는 원반의 실제 모습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 선명했다”고 말했다. HL타우는 지구에서 456광년(140파섹) 떨어진 황소자리에 있다.
   
   ALMA가 찍은 HL타우 사진을 보면 중심의 원시별이 환하고, 그 주변에는 ‘나이테’와 같은 검은색 고리들이 있는데 검은 고리들을 포함하는 부분을 ‘원시행성계 원반(disc)’이라고 한다. 고리 부분이 ‘원시행성’이 돌고 있는 공간이다. 검게 보이는 이유는 원시행성이 공전하면서 궤도상에 있는 물질을 싹 빨아들였기 때문이다. 검지 않고 흰색으로 보이는 부분에는 물질이 퍼져 있다.
   
   
▲ HL타우의 원시행성계 원반. 검은색 고리가 원시행성이 별 주위를 돌고 있는 궤도다. photo ALMA

   유기분자는 어디서 왔을까
   
   이 교수는 ALMA를 이용해 두 건의 주목받는 연구 성과를 내놨다. 지난 2월에는 태어나고 있는 원시별의 행성 원반에서 유기분자를 검출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메탄올과 같은 유기분자는 생명을 만드는 필수 재료. 원시행성계 원반에서 유기분자를 검출했다는 건, 행성이 만들어지고 있는 재료에 유기분자가 들어 있다는 얘기다. 지구에서 생명이 존재하게 된 이유와 닿아 있는 발견이다. 지구 생명 탄생을 가능케 한 유기분자가 어디에서 왔느냐는 것은 생명의 진화와 관련된 ‘빅 퀘스천(big question)’ 중 하나다. 이 교수는 “원시행성계 원반에서 유기분자를 검출했다는 논문 내용을 당시 많은 나라 언론이 보도했다”고 말했다.
   
   ALMA를 이용한 다른 주목받는 연구는 이 교수가 2017년 7월 내놓은 것으로, 질량이 아주 작은 쌍둥이별(쌍성), 그것도 이란성 쌍둥이별의 탄생 순간을 포착한 것이었다. 우주에는 쌍둥이별이 많은데, 질량이 가벼운데도 중력으로 묶여 있는 경우가 있다. 가볍더라도 가까이 있으면 쌍성계를 형성하고 있을 수도 있다. 하나, 질량이 아주 가볍고 두 별이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서로 중력으로 묶여 있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원래 따로 태어났으나 나중에 중력으로 두 별이 묶이게 됐다고 여겨져왔지만 이 교수는 그게 아니라 아주 가벼운 별이 이란성 쌍둥이로 각각의 성간분자구름(별 사이에 있는 분자 구름)에서 태어났다는 증거 사진을 제시했다.
   
   태어나고 있는 원시별은 짙은 성간물질에 둘러싸여 있다. 빛이 성간물질을 뚫고 밖으로 나오기가 힘들기 때문에 지구에 있는 천문학자가 원시별을 관측하기란 쉽지 않다. 다만 적외선은 파장이 길어 성간물질 사이를 빠져나오기에, 적외선을 이용하면 원시별을 관측할 수 있다. 이정은 교수는 미국 오스틴-텍사스대학 천문학과에서 박사 공부를 할 때부터 적외선 망원경으로 원시별 탄생을 연구했다. 당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스피처 우주망원경이라는 적외선 망원경을 지구 궤도에 띄웠는데, 지도교수인 닐 애번스 교수가 스피처 우주망원경 프로젝트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교수는 “별의 탄생을 이해하려면 성간구름의 수축부터 봐야 한다”면서 자료를 노트북 화면에 띄웠다. 8월에 예정된 경기도 과천의 국립과천과학관에서 할 특강 자료라고 한다. 서울대 지구과학교육과 1991학번 출신인 이 교수는 “사범대 출신이어서 그런지 교육에 관심이 있다”며 웃었다.
   
   우리은하 원반 사진을 봐도 별이 빛나는 부분과 검게 보이는 부분이 있는데 이 검은 부분이 바로 성간물질이 들어찬 곳이다. 성간물질은 별과 함께 은하를 구성하는 주요 물질이지만 온도가 매우 낮아 가시광선으로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전파망원경으로 봐야 한다.
   
   성간물질은 기체와 먼지로 되어 있다. 질량 기준으로는 기체가 99%, 먼지는 1%인데 기체의 75%는 수소다. 성간물질은 밀도는 낮음에도 부피가 어머어마해 우리의 시야를 가린다. 특히 먼지가 우리의 시야를 가린다.
   
   이 교수가 오리온자리의 성간물질을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 오리온자리는 내가 초저녁에 집에 들어갈 때 동네 입구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면 남쪽 하늘에 떠 있는 별자리다. 날이 아주 좋은 날 이따금 보았다. 이 교수가 보여주는 이미지를 보니, 오리온 장군의 어깨에 있는 베텔게우스가 선명하다. 베텔게우스는 태양보다 엄청나게 큰 적색거성으로 유명하다. 일본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에 나오는 열차가 바로 베텔게우스를 향해 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베텔게우스의 오리온자리 내 반대편, 즉 오리온 장군의 무릎 쪽에 있는 별은 리겔이다. 이 교수는 리겔은 표면온도가 1만3000도(태양은 6000도)인 청색거성이라고 했다. 청색의 빛을 내는 별이 더 뜨겁고, 적색을 내는 별은 덜 뜨겁다고 했다. 베텔게우스의 표면온도는 3600도다. 베텔게우스와 리겔의 사이에 오리온 장군의 허리띠를 이루는 삼태성이 있는데, 그 아래로 칼집을 이루는 별들 중간이 온통 붉은빛의 성간물질로 가득하다.
   
   “까만색 부분을 채우고 있는 차가운 물질은 뜨거운 물질보다 잘 뭉쳐진다. 엄청난 양의 차가운 물질들이 뭉치면 자체 질량으로 중력 수축 현상이 일어나는데 그와 같은 과정을 거쳐 원시별이 태어난다. 물질이 떨어지면 중력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바뀐다. 이 열에너지로 인해 태어나는 원시별은 약한 빛을 낸다. 이때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 질량이 더 커져서 태양의 8% 정도가 되면 핵융합이 시작된다.”
   
   이정은 교수는 성간물질의 중력 붕괴 혹은 함몰 등 원시별이 탄생하는 동역학을 주로 연구했다. 서울대 대학원 천문학과에서 초신성 공부를 하고,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학 박사과정에 들어가 2003년 내놓은 논문이 별 탄생이 일어날 성간구름의 동역학 구조에 관한 연구였다. 이 교수는 부군(서기원 서울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과 함께 2000년부터 오스틴에서 공부했다.
   
   구체적으로 별은 어떻게 태어날까. 이 교수에 따르면 성간구름, 아니 성간분자구름에서 별이 태어나는데 성간분자구름의 대부분은 수소 분자이다. 그 다음으로 많은 게 일산화탄소(CO)로, 수소 분자가 1만개 있다면 CO 분자는 1의 비율로 분포한다.
   
   “성간분자구름이 뭉쳐 별이 되는데 분자들이 별이 될 지점으로 떨어진다. 수소 분자와 CO가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 이때 수소 분자가 아니고 CO의 스펙트럼을 본다. 수소 분자는 같은 원자 두 개로 되어 있어 분자가 회전하면서 빛을 방출하지 않아 수소 분자의 특별한 스펙트럼을 볼 수 없다. 반면 CO는 탄소와 산소라는 서로 다른 두 개의 원자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낮은 온도에서도 독특한 스펙트럼을 내놓는다. 그래서 CO를 이용해서 전체 성간분자구름의 함몰(collapse) 속도를 알 수 있다. 또 관측된 스펙트럼의 세기를 보면 CO 분자의 총량을 확인할 수 있다. 수소 분자와 CO가 우주에 ‘1만 대 1’로 존재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CO 양을 알아내면 수소 분자량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그 원시별이 갖는 질량을 알 수 있고, 얼마나 큰 별로 자라나고 있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별은 어떻게 태어나나
   
   성간분자구름은 아주 차갑다. 절대온도 10도, 섭씨로 치면 영하 270도쯤 된다. 이 차가운 우주에 기체분자(수소, CO 등)와 먼지가 있는 것이다. 이 교수는 “먼지 티끌을 드라이아이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드라이아이스가 주위에 있으면 어떻게 되겠나? 기체 분자가 드라이아이스 표면에 즉각 달라붙을 것이다. 성간분자구름에 있는 수소 분자나 CO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CO들이 별이 태어나고 있는 중심부로 떨어질 때 분자의 운동 속도는 중심부로 갈수록 빨라지고, 이로 인해 ‘도플러 효과’가 일어난다. 지구의 관측자가 보기에 빠른 속도로 멀어지는 CO 분자는 ‘적색 편이(red shift)’ 현상을 보인다. 원래 자리에 스펙트럼이 보이지 않고, 원래보다 붉은색 쪽으로 스펙트럼이 이동해서 나타난다. 태아별의 중심부로 갈수록 ‘적색 편이’ 값은 높게 나온다. 종전에 천문학자들은 가장 높은 적색 편이 값을 확인하면 그곳이 태어나고 있는 별이 놓여 있는 중심부라고 볼 수 있다고 해석했지만 이 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원시별 중심부에 가면 CO 분자가 먼지 티끌에 다 붙어버린다. 중심부로 갈수록 온도는 차갑고 밀도는 높아지기 때문이다. 스펙트럼을 내놓지 못한다. 따라서 지구의 관측자가 보기에 가장 높은 값의 ‘적색 편이’를 내놓는 지점은 성간분자구름의 중심부가 아니다. 구름 중심에서 꽤 떨어져 있는 부분이다. 바깥쪽 속도인데, 중심 속도라고 그간 학자들이 잘못 해석해왔다. 태어나고 있는 별 주변에 CO가 어떻게 분포하고 있는지 학자들이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별이 태어나고 있는 성간분자구름의 중심부에는 CO 분자가 없을 수 있다는 걸 알아냈다.”
   
   이 교수는 “이런 게 성간(interstellar)화학”이라며 “성간화학을 이해하지 않으면 별 탄생 동역학을 제대로 알 수 없다는 걸 보인 것이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2004년 ‘별 탄생의 동역학 이론’과 ‘성간 화학 계산’을 합해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태어나고 있는 별 주위의 기체 분자 분포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이 연구 덕분에 허블 펠로가 됐다”고 말했다. 허블 펠로는 미국 NASA가 천문학계의 신예 학자에게 주는 장학금 제도다.
   
   “물질들이 원시별 중심으로 떨어질 때, 기체 분자와 먼지 사이에 어떤 화학반응이 일어나는지를 계산했다. 관측된 자료를 설명하기 위해 우리는 모델을 만든다. 별 탄생의 동역학과 성간화학이라는 두 개를 합함으로써 기존에 이해하지 못했던 걸 알 수 있게 되었다. 태어나고 있는 별 주위 성간분자구름의 화학적 구조를 다룰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되면 별이 탄생하고 있는 곳의 스펙트럼이 어떻게 보일 것이라는 예측을 할 수 있다. 이 정도의 조건을 갖고 있는 성간분자구름이 중력 붕괴하고 있다면, 스펙트럼은 이렇게 보일 것이라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제시할 수 있다.”
   
   이 교수는 “2004년까지는 큰 분자구름을 얘기했다. 그런데 2013년 ALMA 시대가 되면서 원시별 주위의 원반까지 볼 수 있게 됐다. 천문학자들은 원시행성계 원반을 이루는 물질이 뭔지, 유기분자를 비롯한 화학구조는 어떤지를 알고 싶어했다. 천문학자들은 HL타우를 비롯해서 다양한 원시별을 관측했다. 그러나 행성 형성과 관련된 유기분자 발견에 모두 실패했다”라고 말했다. 관측이 어려웠던 건, 원시별은 광도가 낮아 원반 대부분의 영역에서 기체 분자가 드라이아이스와 같이 차가운 먼지 티끌에 얼어붙어 있기 때문이다. 간혹 유기분자를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네이처와 같은 학술지에 논문이 출판되기도 했지만 그건 잘못 본 것이었다. 행성이 만들어지는 곳이 아니라 원반의 바깥쪽 표면에서 관측한 것이었다.
   
   
   별, 100년 폭식하고 수만 년 단식한다
   
   별이 태어나기 위해서는 수소핵융합을 일으킬 정도로 질량이 커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원시별이 분자구름으로부터 물질을 흡입해야 한다. 이때 물질이 원시별 표면에 떨어져 충돌하면 충격파가 발생하고 에너지가 방출된다. 이 방출된 에너지는 원시별 주위를 돌고 있는 원시 행성계 원반을 데운다. 그러면 원시행성계 원반이 두 지역으로 나뉜다. 원시별에서 가까운 부분에서는 물과 CO와 같은 분자가 기체로 존재하고, 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부분에서는 이들 분자가 얼음 상태로 존재한다. 이 두 지역을 구분 짓는 선을 스노라인(Snow Line)이라고 한다는데 이 부분이 흥미로웠다. 태양계의 행성에 관한 많은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눈은 잘 뭉쳐진다. 반면 모래는 안 뭉쳐진다. 스노라인 안쪽에 있는 태양계 행성이 크기가 작고, 스노라인 바깥쪽에 있는 태양계 행성이 큰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태양에서부터 가까운 수성, 금성, 지구, 화성은 우주 모래로 만든 암석형 행성이다. 크기가 작다. 태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그래서 물 분자가 얼어 있는 지역에 있는 목성과 토성은 크기가 크다.
   
   눈과 모래 알갱이를 뭉쳐 만든 큰 중심핵을 갖고 있는 기체형 행성이라고 한다. 암석형 행성과 기체형 행성 사이에 소행성대가 있다. 이 소행성대가 태양계에서는 스노라인에 해당한다고 보면 된다.”
   
   그동안 이 교수를 비롯한 천문학자들은 HL타우와 같이 원시별의 스노라인이 별에 다가가 있어 원시행성계 원반을 이루는 물질을 알아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HL타우의 경우 스노라인이 불과 몇 AU(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 교수가 착안한 건 ‘폭발하고 있는 원시별’이다. 원시별은 몸집을 키울 때 물질을 꾸준히 끌어들이지 않는다. 종전에 알고 있던 것과는 달리 원시별은 간헐적인 폭식과 장기간의 단식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폭식 기간은 100년, 단식 기간은 수천 년에서 수만 년일 수도 있다. 이정은 교수는 이 중 폭식 중인 원시별을 찾았다. 폭식 중인 원시별에서는 스노라인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원시별의 중심에서 가까운, 스노라인 안쪽에서는 먼지 티끌에 얼어붙어 있던 분자가 기체 상태로 떨어져 나가기 때문에 스펙트럼으로 관측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다가 ALMA로 ‘V883 Ori’라는 별을 관측했다. 폭식 중이어서 스노라인이 크게 확장된 이 원시별에서 유기분자가 5종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
   
   이 교수는 대학교 2학년 때 별 탄생을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사람 몸속의 원소가 별에서 만들어졌다는 걸, 별이 태어나고 죽는 과정이 있었기에 내가 여기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그는 “천문학은 배고픈 학문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한국 사회에 있다. 사실이 아니다. 좋아하는 걸 연구하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은 교수는 행복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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