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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IT/과학
[2573호] 2019.09.02

지구온난화로 몸값 폭등한 그린란드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bluesky-pub@hanmail.net

▲ 지난 8월 16일 미국 뉴욕대학의 한 연구원이 그린란드 헬하임 빙하에 GPS 측정 연구를 위한 깃발을 꽂았다. photo 뉴시스
미국과 덴마크가 그린란드섬 매입 문제를 놓고 시끄럽다. 지난 8월 18일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최대 섬 그린란드의 매입 의사를 밝힌 데 대해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터무니없다”며 “미국에 그린란드를 팔 생각이 없다”고 일축한 것.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이 불쾌감을 드러내며 9월 초로 예정된 덴마크 방문을 연기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국제적 이슈를 만들어내면서까지 그린란드를 간절히 구입하려는 이유는 뭘까.
   
   
   미국이 매입 의사 밝힐 때마다 덴마크는 ‘NO’
   
   사실 미국이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867년 러시아로부터 17만㎢ 면적의 알래스카를 매입한 적이 있는 미국은 이후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 매입에도 지대한 관심을 보여왔다. 720만달러를 지불하고 매입한 알래스카를 놓고 처음엔 쓸모없는 얼음 땅을 구입했다는 여론이 들끓었지만, 훗날 금광과 대형 유전이 발견되면서 미국은 세계 3위의 석유 매장량 국가가 되었다.
   
   1867년 미국이 알래스카를 매입할 당시 앤드루 존슨 대통령은 그린란드도 매입할 의사가 있음을 처음으로 밝혔다. 하지만 거절당했다. 1946년에는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덴마크 정부에 그린란드를 1억달러에 매입하겠다고 제안했으나 이 또한 실패했다.
   
   현재 미국은 덴마크와 군사방위조약을 맺고 있다. 1951년부터 그린란드에 툴레 공군기지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그린란드에서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까지는 불과 3600㎞밖에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지정학적으로 러시아를 대항할 미국의 군사적 요충지다. 툴레 공군기지에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조기 경보체계’와 ‘위성 추적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 러시아가 쏠지 모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감시하는 조기 경보지만 지금은 북극권에서의 러시아 동태도 감시하고 있다.
   
   그린란드는 면적 약 210만㎢ 규모의 덴마크령 섬이다. 1721년에 덴마크 영토로 편입되었는데, 1979년부터 덴마크 정부가 그린란드의 제한적 자치권을 인정했다. 2008년에는 그린란드 주민들이 투표를 통해 자치권 확대 법안을 통과시켰고, 그린란드 의회는 2021년까지 덴마크로부터 독립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하지만 외교와 국방은 계속 덴마크가 맡고 있고, 연간 재정의 60%(5억9000만달러)를 덴마크에 의존하고 있다. 그린란드의 인구는 약 5만6000명. 흔히 ‘에스키모’로 알려진 이누이트가 대부분으로 이들은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린란드(Greenland)’는 국토의 85%가 얼음 덩어리로 덮인 얼음왕국이다. 그런데 왜 그린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의도된 실수다. 18세기 식민지를 개척할 때 사람이 많이 몰릴 듯한 아이슬란드에는 ‘얼음(아이스)’을 붙여 관심을 줄이고, 관심이 없을 듯한 곳에는 ‘초록(그린)’을 넣어 유인한 탓이다. 결과적으로 얼음에 덮인 면적이 11%에 불과한 아이슬란드는 무지하게 추운 동토로 인식하게 됐다. 하지만 실제 아이슬란드는 따뜻한 멕시코만류 덕에 한겨울에도 영하 3도 아래로 내려가는 날이 드물다. 낮에는 영상 10도까지 오른다.
   
   요즘 그린란드에 눈독을 들이는 나라는 미국만이 아니다. 러시아를 비롯해 중국, 캐나다 등도 북극권 진출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어서 그 어느 때보다도 그린란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강대국들이 북극에 위치한 그린란드를 탐내는 것은 ‘엄청난 자원과 지정학적 가치’를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 세계 필요 희토류의 25% 매장
   
   먼저 자원적 가치를 살펴보자. 북극은 남극과 달리 육지가 없는 해양지역이다. 겨울철 최저온도가 영하 70도에 달하는, 꽁꽁 언 얼음 바다다. 그런데 이 얼음 바다에는 엄청난 양의 석유와 천연가스, 희토류와 같은 광물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이 추정한 자료에 따르면 그린란드에는 석유가 전 세계 매장량의 13%에 달하며, 천연가스는 30%가 묻혀 있다. 또 다이아몬드와 금, 납, 아연, 우라늄 등도 풍부하다. 특히 그린란드에는 전 세계가 필요로 하는 양의 25%를 공급할 수 있는 희토류가 매장돼 있다. 희토류는 스마트폰, 전기자동차, 첨단무기 등을 만들 때 반드시 필요한 이트륨, 스칸듐, 란탄 같은 희귀광물이다.
   
   하지만 이러한 천연자원은 두께가 수천 미터에 달할 정도로 거대한 빙하 아래에 있어 그동안 채굴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지구온난화로 얼음이 지속적으로 녹기 시작하면서 자원개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에 따르면 지난 7월 31일 그린란드에서 빙하가 녹는 면적은 총 빙하 면적의 60%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40년간 7월 말 빙하가 녹는 면적 평균치의 4배 수준이다. 그린란드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가장 잘 나타나는 곳이다.
   
   그렇다면 지정학적 가치 면에서는 어떨까. 북극은 북극해를 중심으로 그린란드 등의 섬과 북아메리카, 유럽, 아시아 등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그린란드는 유럽과 북아메리카 대륙의 중간에 위치해 있는 요충지다. 하지만 그동안은 그린란드 북쪽, 캐나다 북쪽 지역은 빙하가 뒤덮고 있어 캐나다와 북극 사이 바다가 가로막혀 있었다.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이 영구동토층마저 녹아내리고 있어 닫혀 있던 곳이 곧 길처럼 열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러시아에서 캐나다 북부 해역, 유럽대륙을 연결하는 항로가 생길 것이라는 얘기다.
   
   새로운 바닷길이 열려 선박들이 북극 연안을 활용하면 파나마운하나 수에즈운하처럼 물류 거리를 단축시키게 된다. 이는 곧 운송 기간을 단축시키고, 물류 비용 또한 줄여 경제적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러시아와 캐나다, 미국이 북극 영해 범위를 두고 다투는 이유가 이처럼 지정학적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이 지난해 ‘북극정책 백서’를 발표하면서 북극 항로 개척에 끼어들었다. 육상 실크로드와 해상 실크로드에 이은 ‘북극 실크로드’ 사업을 통해 유럽으로 통하는 수출 길을 추진하겠다는 것. 트럼프 대통령이 나서서 북극해의 전략적 요충지인 그린란드를 사들이려 하는 데는 북극 패권을 노리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함도 있다.
   
   세계의 과학자들은 그린란드의 얼음이 녹을까 노심초사하고 있지만 점점 빨리 녹아내리는 빙하 속에서 그린란드의 경제적 가치는 되레 치솟고 있다. 또 그만큼 재정독립 가능성 또한 높아지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그린란드를 황금의 땅으로 만들어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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