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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9호] 2019.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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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특집]2020년 주목할 '세상을 바꿀 5대 과학기술'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 앞으로 보안 분야에서 가장 많이 활용될 안면인식 기술 이미지. photo itprotoday.com
가상공간에서 웨어러블 기기로 가벼운 진동을 일으켜 두통과 복통 등의 질병을 치료하고, 하늘에는 비행택시(Flying Taxis)들이 난다. 3D프린터로 만든 햄버거를 먹고, 돌봄 로봇이 외로운 노인들의 벗이 되는 세상…. 오는 1월 7~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 2020(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소개될, 기존 시장의 패러다임을 뒤흔들 과학기술들이다.
   
   매년 1월 열리는 IT·가전 박람회‘CES 2020’은 세계 유수의 가전, IT업체들이 총출동하여 그해를 선도해갈 첨단 제품들을 선보이는 자리이다. 세계 150여개국 5000여개 업체가 참여하는 최대 행사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5G, 가상현실 등의 기술과 어우러진 제품들을 통해 그해의 기술 발전과 혁신의 트렌드를 읽어볼 수 있다.
   
   
   ‘CES 2020’ 최고의 스타는?
   
   최근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 보고서를 인용해 ‘2020년 주목할 5대 기술 트렌드’를 발표했다. 디지털 치료, 차세대 교통수단, 미래 식품, 안면인식 기술, 로봇의 발전이 그것이다. 과연 과학자들은 어떤 기술로 2020년에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지, ‘CES 2020’에서 선보일 5대 첨단기술들을 통해 살펴보자.
   
   2020년, 가장 주목해야 할 과학기술은 무엇일까. CTA는 우리 삶 가까이로 다가온 ‘디지털 치료(Digital Therapeutics)’를 1순위로 꼽았다. 디지털 치료는 기존의 ‘디지털 헬스케어’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직접 적용하는 독립적 기술을 말한다. ‘CES 2020’에서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을 활용해 가상의 공간에서 정신적 질병이나 장애를 치유하는 과정을 경험하게 하는 디지털 치료법과, 가벼운 진동으로 뇌를 진동시켜 두통과 복통을 완화시키는 웨어러블 기기 등이 관심을 끌 것으로 전망된다.
   
   VR 기기를 쓰는 순간, 눈앞에는 지금껏 본 적 없었던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우리는 가상현실 속에서 관광객이나 우주비행사, 게임 캐릭터나 영화 주인공이 된다. 가상현실에서 가상 인물이나 물체와 서로 반응하고 상호작용하려면 사용자의 움직임과 의도를 잘 파악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역으로 가상현실을 이용해 건강을 증진시키는 콘텐츠도 개발하고 있다. 부정적인 면을 줄이고 긍정적인 면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다.
   
   디지털 치료법의 장점은 원격 치료를 통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느 정도의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전통적인 기존 치료법이 적합하지 않았던 다양한 분야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CTA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정신질환, 심리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마약성 진통제의 오·남용으로 인한 질병 등 아직은 사회적 그늘로 남아 있는 정신건강 분야 등에 활용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예상이다.
   
   
▲ 우버가 선보일 ‘비행택시’ 상상도. photo 뉴시스

   디지털로 질병 치료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약물의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약물 남용 치료에 초점을 맞춘 첫 번째 디지털 치료 처방을 승인했다. 바로 ‘페어스 리셋 앱(Pear’s Reset App)’이라는 모바일 앱과 이와 관련된 치료 프로그램에 대한 것이다. 디지털 치료는 도전적이며 매우 강력한 건강관리의 새로운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소프트웨어 기반의 치료는 정확성을 제공하며 개인 맞춤 치료가 가능하다.
   
   디지털 치료에는 두 가지 주요 범주가 있다. 하나는 단일 질병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일부 디지털 치료법은 당뇨병, 고혈압, 비만 또는 우울증과 같은 단일 만성 질환에 중점을 둔다. 또 하나는 웰빙이다. 지금까지는 일반적인 건강과 웰빙을 위해 설계된 기술로, 개인이 규칙적인 운동을 하거나 건강한 식단으로 식습관을 바꾸어 가는 것을 도와줬다. 하지만 디지털 치료는 개개인의 만성 질환 발병 위험을 전반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CES 2020’에서 선보일 ‘스트레스 관리’와 ‘통증 완화’를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 치료 기술에 주목해보자.
   
   
▲ 지난 8월 문을 연 미국 애틀랜타의 비욘드미트 KFC. 비욘드미트사의 식물로 만든 닭고기를 사용한다.

   차세대 교통수단, 비행택시
   
   CTA의 두 번째 키워드는 차세대 교통수단의 핵심으로 등장한 공중 비행 차량과 자율주행 기술이다. 자율주행차·전기차·센서·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배터리·차량 간 연결 등의 기반 기술 발전에 힘입어, 헬리콥터와 드론의 하이브리드 형태인 수직 이착륙 공중 차량(Vertical TakeOff and Landing aircraft·이하 VTOL)을 활용한 ‘비행택시’가 2020년 가장 주목할 기술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CES 2020’에서는 차세대 교통수단에 대한 다양한 세션들을 포함해, 각종 항공우주 및 운송 기술들이 우리의 이동수단을 어떻게 혁신시키는지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룰 것이라고 예고했다.
   
   VTOL 항공기란 이착륙를 위한 지상의 활주거리가 필요 없이 그대로 수직으로 이륙과 착륙을 할 수 있는 항공기를 가리킨다. 여기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헬리콥터도 속해 있다. 보통 비행기의 경우 비행기의 추진력에 의해 날개에서 생기는 양력으로 이륙과 비행을 하게 된다.
   
   반면 VTOL 비행택시의 경우 프로펠러가 달려 있어 아이언맨처럼 수직으로 이착륙할 수 있다. 따라서 활주로를 달리지 않고도 하늘을 날 수 있다. 이론적으로 시속 약 480㎞까지 날 수 있고, 최고 9㎞ 상공까지 올라갈 수 있다. 좁은 장소에서 활용하기가 아주 좋은 비행기이나, 아직까지는 제작이 어렵고 조종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CTA는 2018년 12월 모건스탠리 리서치(Morgan Stanley Research)에서 발간한 보고서를 인용해 VTOL 분야의 미국 전체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20억달러에서 2025년 210억달러로 늘어나고, 전 세계 VTOL 시장은 2040년 약 328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물론 아직까지는 차세대 교통수단으로서 VTOL의 상용화를 가능케 할 자율주행, 전기 추진 기술 혹은 배터리 신뢰성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
   
   인간이 소유한 과학과 기술의 능력은 또 다른 인류의 꿈을 실현시켜 나아가고 있다. 그리고 미래에는 상상을 초월한 공상 만화에서 볼 수 있는 비행체가 출현할 것이다. 비행접시와 같은 비행체가 우주공간을 날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 최근 미국식품의약국이 처방을 승인한 ‘페어스 리셋 앱’. 약물남용 치료에 초점을 맞춘 최초의 디지털 치료 프로그램이다.

   사회 전체 변화시킬 미래 식품 트렌드
   
   ‘CES 2020’에는 행사에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식품 기술도 등장한다. 식품 기술의 진화로 인해 식물 기반의 각종 대체고기 제품과 곤충 단백질과 같은 지속가능 식품, 3D프린터로 만들어지는 음식, 개개인의 유전자 구조와 필요 영양소를 고려한 맞춤형 음식 등이 소개될 것이라는 게 CTA의 전망이다. 무궁무진한 새로운 식품 섭취 경험을 창출할 것이라는 얘기다.
   
   또 CTA는 식품 관련 기술이 각지의 잉여 식량을 파악하고 이를 더 나은 새로운 식품으로 만드는 ‘식품 업사이클링(Upcycling)’이나 남는 음식을 근처 지역의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과 같이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UN FAO)에 따르면 2050년 세계 인구는 약 95억명, 식량 수요는 7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와 같은 육류 소비형 축산업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8%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실제 가축을 키우고 도축해서 생산하는 육류가 아닌, 식물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사용하거나 아예 단백질 세포를 배양해서 만든 인공 육류, 즉 ‘대안 단백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콩으로 만든 햄버거 패티를 개발하는 ‘비욘드미트’ 같은 스타트업들이 크게 성장한 배경이다.
   
   햄버거 패티는 식물성임에도 소고기보다 단백질 함량이 높은 반면 지방과 열량은 낮다. 뿐만 아니라 소고기 패티에 비해 물을 75% 적게 사용하고, 토지 사용량은 95%나 적으며, 온실가스 배출량은 87% 줄일 수 있다.
   
   곤충은 전 세계에서 부상하고 있는 미래 식량 중 하나다. 경제성이 높으면서도 친환경적인 식재료다. 소, 돼지 같은 가축은 정온동물이기 때문에 체온 유지를 위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반면 곤충은 변온동물로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지 않고 에너지도 덜 쓴다. 그래서 적은 양의 사료로도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다. 먹는 것이 적으니 그만큼 배출하는 것 또한 적어 환경오염도 덜하다.
   
   미국, 유럽 등지에서 인기가 높은 곤충 식품은 귀뚜라미다. 귀뚜라미 역시 기존 고기보다 단백질과 미량 영양소가 풍부하고 밀집된 환경에서 키울 수 있어 좁은 공간에서도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향후 귀뚜라미 가루로 만드는 에너지바와 칩, 가공식품의 섭취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3D프린터로 만들어지는 음식은 이미 나오고 있다. 초콜릿과 설탕의 3D프린팅은 아주 손쉽다. 곧 우리는 3D프린트된 전분도 보게 될 전망이다. 단백질은 조류나 곤충 등에서 가져와서 프린트하여 음식을 만들고 약간의 향신료를 사용하면 된다. 3D프린트된 식사는 사용자 정의를 통해 개인별로 좋지 않던 식생활이나 운동량 및 비타민의 혈중 농도까지 알려주면서 우리 몸에 딱 맞는 영양소를 넣어서 음식을 프린트해 준다.
   
   인간의 게놈이나 혈액형은 인간이 특정 음식, 영양 성분에 반응하게 한다. 인간의 DNA는 99.9% 같지만 0.1%의 차이로 인종이 다르고 개별 특성이 다르게 나타난다. 이에 따라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똑같은 사과주스를 먹어도 어떤 사람은 살이 빠지는 반면, 오히려 살이 찌는 사람이 있다. 유전적 특성에 따라 식품이 반응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이다. 따라서 개인 맞춤식 식품, 개인의 영양 요구량 등 특정 유전적 정보를 가진 사람들에게 맞는 식이를 처방하는 기술이 나올 것이다. 식용 곤충이 시장 환경의 변화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는 건강식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 본다.
   
   
   보안 분야에 활용될 안면인식 기술
   
   CTA는 앞으로 보안 분야에서 가장 많이 활용될 기술로 안면인식 기술(Facial Recognition)을 들었다. 출입 통제 및 범죄자 탐색 등에 널리 쓰일 예정이라는 것. 안면인식은 생체인식 기술 분야 내에서 가장 인기 있고 참신한 기술 중 하나로, 컴퓨터에 입력된 영상에서 처리 대상의 얼굴 영역을 추출해 각 사람을 자동으로 식별하는 보안 시스템이다. 살아 있는 이미지로 나타나는 선택된 얼굴 특징과 안면 데이터베이스를 서로 비교함으로써 이뤄진다.
   
   보안에 민감한 미국의 공항에서는 안면인식 기술이 이미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관세 국경보호청은 뉴욕 JFK공항에 안면인식 기술을 도입했고, 델타항공은 2018년부터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해 애틀랜타공항에서 국제선 여객기를 이용하는 승객들의 비행기 수속을 하고 있다. 항공기 1대당 평균 승객 수를 고려할 때 이 시스템을 통해 탑승 수속에 걸리는 시간이 9분쯤 당겨진다는 게 델타항공 측의 설명이다.
   
   CTA는 ‘CES 2020’에서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사용자의 연령·성별은 물론 감정까지 파악할 수 있는 안면인식 기술이나 이를 탑재한 비디오 초인종, 소비자 특성을 분석하는 안면인식 플랫폼 등도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했다. 또 알츠하이머 환자의 타인 인식 지원, 미세한 진단 등의 의학 분야에서의 활용 또한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100% 정확한 안면인식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정확성’ 측면에서 더욱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히고 있다.
   
   로봇도 여전히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주목할 로봇 종류로는 노인과 어린이들을 위한 돌봄용(Caregiving) 로봇, 원격 수업 등을 하는 교육용 로봇, 각종 매장이나 공항·호텔·병원 등 공공서비스 분야에서 활용되는 리테일용 로봇이 꼽힌다.
   
   
▲ 일본 도요타사가 최근 선보인 인체 형상의 T-HR3 로봇. photo 뉴시스

   로봇과 어울려 상호 공존하는 삶 펼쳐져
   
   사람은 인지능력과 사고능력, 운동능력이 있다. 로봇이 사람처럼 인지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려면 이 세 가지 능력을 모두 갖춰야 하고, 또 서로 조화를 이뤄야 한다. 전문가들은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로봇이 학습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 또 인공지능 기술로 로봇이 스스로 판단하거나 기억하고 계획을 세우는 등 다양한 사고를 할 수 있게 개발하고 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최적화 기술을 적용하면 로봇의 운동능력도 사람 이상으로 구현할 수 있다.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미래에는 요리하는 로봇, 빨래 개는 로봇, 사람들이 잊지 않고 약을 챙겨 먹도록 도와주는 간병 로봇, 외로움을 느끼는 노인들의 벗이 되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줄 돌봄용 로봇 등 사람과 함께 교감하고 사람처럼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로봇이 나올 전망이다.
   
   이와 함께 교육 도우미 역할을 하고 원격 교육이 가능하도록 도와줄 뿐만 아니라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와 코딩(Coding) 교육을 돕기도 하는 교육용 로봇 또한 주목을 받을 분야다. 따라서 지금은 우리 삶에 로봇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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