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욱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교수는 1월7일 학계의 암흑에너지 이론을 뒤흔든 자신의 미국 천문학회 모임에서의 6일 발표와 관련 주간조선에 보내온 추가 설명을 통해, 2011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들이 판단을 잘못해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 암흑에너지라는 개념을 만들게 된 것으로 우리 연구팀은 판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암흑에너지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논쟁은 앞으로 5~10년 추가관측을 계속해야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욱 교수팀은 솔 펄머티(버클리-캘리포니아대학 교수), 브라이언 슈미트(호주 국립대학), 애덤 리스(존스홉킨스 대학) 등 세 사람에게 노벨물리학상을 안긴 암흑에너지 연구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는 논문을 썼고, 이 논문은 2020년 1월호 미국 천체물리학저널(APJ)에 실릴 예정이다. 이 교수는 이 같은 논문 내용을 지난 6일(서울시간) 미국 하와이에 열린 미국천문학회 연례 모임의 우주론 세션에서 발표한 바 있다.

현재의 표준우주론(람다CDM모델)은 암흑에너지라는 미지의 에너지가 우주 전체 에너지-물질의 70%를 차지한다고 말하고 있어, 이 교수팀의 연구는 암흑에너지 위에 구축된 현대 우주론을 크게 흔들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주간조선에 지난 6일(서울시간)의 하와이 학회 발표장 분위기를 전하면서 “발표가 끝나고 많은 사람이 질문을 하겠다고 했다. 우리 의견에 동의한다며 매우 좋았다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라며 “하지만 이 같은 반응은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현재의 우주론학자들은 암흑에너지가 존재한다는 가정 하에 연구를 해왔기에 자신이 이를 부정하는 논문을 내면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고 말해온 바 있다.

이 교수는 2011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의 연구가 잘못됐다는 부분과 관련, 별이 얼마나 태양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가를 알기 위해 ‘표준촛불’로 사용하는 초신성의 표준화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관측우주론에서 ‘표준촛불’로 쓰는 천체는 밝기를 표준화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초신성의 경우 이 표준화 과정이 완전히 경험적 방법에 의존한다”면서 “그러다보니 광도(luminosity)에 대한 수정을 너무 많이 해서 표준화된 후에 오히려 광도가 0.25등급 정도 어둡게 된 걸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 0.25등급의 차이가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 암흑에너지라는 개념을 만들게 된 걸로 우리 팀은 판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1998년 솔 펄머티 등 2개 연구그룹의 초신성 연구 결과에 대해 학계가 지난 20년간 잘못을 지적하지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이 내용은 사실 천문학자들도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하다가 두 번 설명해야 알아듣는다”라며 “이로 인해 지난 20년 동안 광도진화의 심각성을 제대로 지적하는 학자가 없었다. 항성진화이론과 관측의 영역의 초신성의 표준화 과정 모두를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데, 우리 팀만이 이 두 부분을 이해했기에 이번에 문제 제기를 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암흑에너지가 존재한다는 또 다른 증거로 얘기되는 우주배경복사(CMB)에 대해서는 “엄밀히 보면 CMB는 우주가 기하학적으로 평탄하다는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며, 암흑에너지의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최근 학술지 네이처 아스토로노미에 실린 논문에 더 이상 CMB가 현재의 표준우주모델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연구가 있어, CMB의 정황증거도 힘을 잃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혹자는 현재의 상황은 ‘우주론에서의 위기’라고 표현하기도 하며, 새로운 우주모델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기 시작했다”라고 현재의 우주론에 대한 학계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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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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