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주간조선 로고

상단주메뉴

  • [커버스토리]  내 몸 면역계 제대로 알기
  • kakao 플러스친구facebooktwiteryoutube
  • 검색
  1. IT/과학
[2597호] 2020.03.02
관련 연재물

[커버스토리]내 몸 면역계 제대로 알기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bluesky-pub@hanmail.net

photo 셔터스톡
요즘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으로 사람들의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외출했다 돌아오면 가장 먼저 손을 씻지만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면역력을 높여준다는 홍삼과 프로폴리스, 마늘 등을 복용하지만 이 또한 코로나19를 없애주는지도 의문이다. 과연 우리 몸의 면역계는 무엇이고, 면역력은 바이러스를 이겨내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까?
   
   우리는 바이러스가 인체를 쉽게 뚫고 들어온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체의 면역계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 면역계는 몸 안에 들어오는 침입자, 즉 세균·곰팡이·바이러스 등의 병원균 미생물, 기생충, 암세포 등을 쫓아내기 위한 방어 체계이다. 인체는 오랫동안 바이러스와 전쟁을 치르며 이들의 침입을 막을 수 있는 견고한 방어 체계를 갖춰왔다.
   
   면역계는 외부에서 이물질이 침입하면 항체를 만들어 싸운다. 이를 항원-항체 반응이라고 한다. 항원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물질이고, 우리 몸을 방어하는 물질은 항체이다. A항원이 몸에 들어와 감염되면 면역반응이 일어나 A항체가 만들어지고, 이 항체를 만드는 방법을 기억했다가 A항원이 재침입하면 재빠르게 A항체를 만들어 제거한다.
   
   면역력은 크게 자연면역(선천성 면역)과 획득면역(후천성 면역)으로 나뉜다. 자연면역은 태어날 때부터 누구나 타고나는 면역력이다. 바이러스의 침입을 막는 피부, 병원체가 세포에 붙지 못하게 점액을 분비하는 점막, 몸 안의 바이러스를 잡아먹는 대식세포 등의 활약이 자연면역에 해당한다. 땀샘의 분비물, 소변, 위산, 담즙산염, 담즙산 등 몸에서 분비되는 모든 분비물에는 몸에 침입하는 미생물을 억제하거나 파괴하는 단백질이 포함되어 있다. 보통 어떤 음식이 면역력을 높여준다고 하는 건 자연면역을 강화해 준다는 의미이다.
   
   획득면역은 병원체를 통해 후천적으로 획득한 면역력이다. 흔히 사용되는 면역의 정의는 이것을 말한다. 획득면역을 주도하는 것은 면역세포로 불리는 ‘B세포(항체 생성 백혈구. B림프구라고도 함)’와 ‘T세포(T림프구)’다. B세포는 병원체를 물리치는 항체를 만들고, T세포는 B세포가 항체를 만드는 걸 돕거나 직접 병원체와 싸우는 역할을 한다. 자연면역이 일반적인 병원체의 감염을 막는다면 획득면역은 특정한 병원체에 감염된 세포를 죽이거나 병원체의 수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1·2차 면역반응 통해 감염 세포 사멸
   
   그렇다면 인체의 면역반응은 어떤 방식으로 작용할까. 인체의 면역계는 크게 1차와 2차 방어 작용으로 구분한다. 1차는 자연면역 반응이다. 우리 몸은 바이러스 같은 침입자가 세포에 접근하는 순간 침입자를 즉각 인식하고 반응한다. 일단 표피(피부)세포에서 산성 물질, 병원균 분해효소 등을 분비하며 방어를 시작한다. 피부의 단백질은 저항성을 발휘하고, 땀샘이나 지방선에서 분비하는 지방산은 독성을 발휘한다. 피부 자체가 총알을 막아주는 방탄복처럼 방어막 역할을 하는 셈이다.
   
   만약 바이러스가 피부 방어막을 통과해 세포를 감염시키면 우리 몸은 1차 면역반응을 시작한다. 먼저 대식세포와 면역세포인 자연킬러세포(NK세포), 수지상세포가 활발히 움직인다. 이들은 주로 침입한 바이러스를 먹어 치우는 역할을 한다. 대식세포는 ‘사이토카인’이라는 물질을 분비해 발열과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열은 몸에 이상이 있다는 걸 알려주는 일종의 경고등이다. 열에 약한 바이러스는 발열 반응에 무력화된다. 염증 반응은 모세혈관을 확장시켜 인터페론 같은 항바이러스성 단백질과 백혈구를 감염된 조직에 대량 투입한다. 대식세포는 암세포나 특정 바이러스와 같은 침입자를 삼켜버리고, 자연킬러세포는 이들에게 감염된 세포를 인식하여 죽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1차 자연면역에서 막아내지 못한 침입자는 2차 면역반응인 획득면역으로 이어진다. 획득면역의 첫 번째 단계는 침입자 분석이다. 면역반응은 ‘자기’와 ‘비(非)자기’로 구분해 자기는 보호하고 비자기는 죽이는 것인데, 이를 처음 결정하는 세포가 수지상세포다. 바이러스를 직접 잡아먹은 수지상세포는 대식세포와 함께 자신의 주변을 맴돌고 있는 T세포에게 침입자 정보를 알려준다. T세포는 B세포에게 이 정보를 전달해 침입한 바이러스만 인식할 수 있는 항체를 만들라고 명령한다. B세포가 항체를 분비하면 항체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만 찾아내 침입자를 무력화시키거나 무력화 작업이 안 될 경우 가두어 버린다.
   
   한편 강력한 면역세포인 T세포는 바이러스로 꽉 차 있는 세포와 바이러스만 선별적으로 공격해 파괴한다. 인체 안에는 T세포가 1000억개 정도 있고, 종류도 2500만개쯤 된다. 전투가 끝난 뒤에도 B세포는 바이러스 정보를 기억했다가 같은 바이러스가 다시 침입했을 때 좀 더 빠르게 대응해 분해한다. 획득면역의 이런 원리를 이용한 것이 바로 백신이다.
   
   반면 거꾸로 인체 면역계를 자신의 생존수단으로 활용하는 바이러스도 있다. 모기에 물려 감염되는 뎅기 바이러스가 그것. 뎅기 바이러스는 2차 면역반응을 주도하는 항체에 달라붙어 세포에 들어간다. 바이러스를 잡으려고 만든 항체가 오히려 바이러스의 침투를 돕는 꼴이다. 이 때문에 뎅기열은 여러 번 걸릴 수 있다.
   
   그렇다면 면역세포들은 병원체를 어떻게 알아차리는 걸까. 모든 세포에는 표면에 아군 식별분자가 붙어 있고, 미생물이나 이물질의 표면에는 모르는 식별분자가 붙어 있다. 이를 통해 아군과 적군을 구별한다. 이를테면 항원을 발견한 수지상세포와 대식세포가 침입자를 우선 삼키고 소화해 분해한 후 분해한 항원 조각을 T세포 표면에 붙여주면 T세포가 활성화되고, 이 항원 조각과 같은 항원들을 찾아 공격한다. 이식한 장기에서 일어나는 거부반응도 이러한 면역반응의 일종이다.
   
   
   과하면 자가면역 질환·알레르기 일으켜
   
   일반적으로 면역반응의 주된 역할은 우리의 몸을 보호하는 것이다. 병원체가 침입했을 때 면역계를 이루고 있는 다양한 염증세포들이 초기에 염증 반응을 일으켜 병을 낫게 만든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치명적인 병을 유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면역반응이 과도하게 이뤄질 경우 면역계가 오작동한다. 정상세포를 이물질로 오인해 자신의 장기조직이나 성분에 대한 항체를 생산하면서 스스로를 공격하는 것. 이를 자가면역 질환이라고 한다. 류머티즘성관절염, 당뇨병, 천식, 아토피, 갑상선 기능 저하증 등 80여개 질환이 이에 속한다. 면역반응이 과도하게 활성화하면서 일부 부위에 또는 온몸에 염증이 생기는 만성 자가면역 질환이다. 자가면역 질환은 근본적으로 치료하지 못하고 면역력을 억제하는 약품에 의존해 증상을 완화할 뿐이다.
   
   인체의 면역 기능이 망가져서 반응을 하지 못해도 병을 일으킨다.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은 획득면역의 능력을 빼앗겨 발생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에이즈 바이러스(HIV)에 감염되면 우리 몸에 있는 면역세포들이 파괴되어 면역 결핍 상태를 일으키기 때문에 각종 감염성 질환과 종양에 무방비가 되어 죽음에 이르게 된다. 에이즈는 인체의 면역력이 저하되어 각종 감염증과 종양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상태를 말한다.
   
   알레르기 또한 면역계가 과민 반응하는 현상이다. 꽃가루, 동물의 털, 먼지 등 알레르기의 원인 물질을 알레르겐(알레르기 항원)이라고 하는데, 알레르기는 병원체가 아닌 알레르겐이 들어왔을 때 이를 병원체로 인식하여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일종의 과민증이다.
   
   우리 몸에 알레르겐이 들어오면 B세포에서 항체가 만들어져 비만세포 등에 붙는다. 이후 같은 항원에 다시 노출되면 항원은 항체의 항원 결합 부위에 결합하여 근처 항체들을 뭉치게 한다. 이렇게 항체가 왕창 붙으면 비만세포에서 히스타민 같은 화학물질을 분비해 두드러기, 가려움, 콧물, 재채기, 눈물, 호흡곤란 등의 전형적인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킨다.
   
   바이러스 질환은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에 보다 쉽게 감염되기 때문에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면역력을 높이는 데는 수면이 기본이다. 충분한 잠은 인체의 면역계가 잘 돌아가도록 한다. 성인의 경우 하루 7시간, 소아는 12시간 이상 수면을 취해야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하루 수면시간이 7시간 미만인 사람은 7시간 이상 자는 사람에 비해 감기에 걸릴 확률이 3배 이상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특히 오후 10시에 잠자리에 들고 11시부터 오전 3시까지는 깨어 있지 않는 게 좋다. 이때가 가장 깊은 잠을 자는 시간인데, 이 시간대에 세포를 재생시키고 면역력에 도움이 되는 멜라토닌이 강하게 분비되기 때문이다.
   
   
   식약처서 발표한 4가지 면역 강화 식품은?
   
   식품을 통해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는 것도 좋다. 코로나19의 감염이 심한 요즘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단백질과 비타민, 마늘과 홍삼 등을 챙겨 먹는 사람들이 많다. 마늘은 건강식품이며 항균 기능이 일부 있을 수도 있다. 홍삼 또한 다당류인 사포닌의 일종인 진세노사이드가 포함돼 있어서 병원체를 잡아먹는 대식세포의 활성을 높여준다. 따라서 자연면역이 좋아진다. 신종 인플루엔자A가 발생한 2009년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인삼, 홍삼, 알로에겔, 상어 간에서 나온 알콕시글리세롤 등 4가지 식품만이 실제로 면역력을 높여준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여기서 우리가 한 가지 알아야 할 중요한 사실은 실제로 면역력을 높여주는 식품이라고 해도 바이러스에 맞설 항체까지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즉 바이러스를 공격할 획득면역을 높일 수 없다는 얘기이다. 획득면역은 백신을 통해서만 높일 수 있음을 기억하자.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