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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8호] 2020.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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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공기 중에서 단백질을…미래식량 ‘에어 프로테인’ 곧 출시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bluesky-pub@hanmail.net

▲ 에어 프로테인을 생산하는 푸드 스타트업 ‘키버디’의 연구소장 리사 다이슨. photo Kverdi
최근 환경을 보존하는 푸드 테크가 빠른 속도로 일상생활에 스며들고 있다. 올해부터는 공기에 기반을 둔 단백질 식품을 먹게 될지도 모른다. 가축을 키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은 물론 증가하는 인구에 비해 가축 수가 한정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과학자들이 육류를 대체할 새로운 단백질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에어 프로테인(Air Protein)’이라는 단백질을 가공한 식품이 출시를 앞두고 있어서 단백질 시장에 선풍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산화탄소 먹고 단백질 만드는 미생물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고기, 우유, 계란, 생선은 환경을 얼마나 오염시킬까. 영국 옥스퍼드대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의 공동연구팀에 따르면, 가축을 키워 고기 1t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26~33GJ(기가줄), 물 367~521㎥, 토지 190~230㎡ 정도다. 이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무려 1.9t에서 최대 2.24t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식을 줄이기는 쉽지 않다. 과연 사람의 먹을거리와 환경 보존을 충족시키는 방법은 없을까.
   
   최근 이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기술이 개발돼 주목을 끌고 있다. 초기 푸드 스타트업 ‘키버디(Kiverdi)’가 공기 중의 미생물을 이용하여 ‘에어 프로테인’이라는 단백질로 전환하는 데 성공한 것. 에어 프로테인은 식물성 고기나 동물 세포를 증식해 만드는 배양고기와 다른 제3의 대체육류다. 물리학 박사이자 키버디의 연구소장인 리사 다이슨(Lisa Dyson)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과학자들이 오래전 연구한 우주비행사들의 식량재배법에서 영감을 얻어 공중에서 단백질을 제조하는 기술을 고안해냈다. 그는 환경에 이로운 단백질원을 만들어내는 데 힘쓰고 있는 과학자다.
   
   1960년대 당시 NASA의 과학자들은 우주탐험에 필요한 다양한 연구들을 하면서 우주비행사에게 식량을 공급하기 위한 ‘식품 조달 시스템’을 연구했다. 지금은 널리 보급된 지상의 수직 농장이나 3D프린터 같은 기술을 검토했지만 당시로서는 현실성이 없다고 판단해 더 이상 기술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공기와 인체의 장에도 서식하는 영양 박테리아 ‘산화수소체(hydrogenotrophs)’를 찾아내 다시 연구했다.
   
   NASA의 과학자들은 이 미생물이 이산화탄소를 먹이로 먹고 단백질을 생산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를 이용하면 우주비행사들이 섭취할 단백질을 현장에서 곧바로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즉 우주비행사들이 숨을 내쉴 때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단백질로 전환해주는 방식이다. NASA는 이러한 연구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1967년 12월에 출판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개발되지 못했다.
   
   다이슨은 반세기가 지난 NASA의 보고서를 찾아내 산화수소체를 발효시켜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의 핵심은 공기를 이루는 성분(이산화탄소와 산소, 질소)에 재생에너지를 공급하여 동물성 단백질과 동일한 아미노산 조성을 가진 ‘에어 프로테인’을 생성하는 것이다. 산화수소체는 공기 중 성분인 이산화탄소를 먹고 자란다. 그래서 다이슨은 대기에 흩뿌리면 단백질 분말로 바꿀 수 있는 효율적 발효제를 개발했다.
   
   에어 프로테인을 만드는 장소는 공중으로 세울 공간만 있으면 충분하다. 수직 공간만 마련되면 비와 햇빛, 온도, 계절에 상관없이 단백질 생산이 가능하다. 디즈니월드만 한 크기의 농장에서 생산하는 에어 프로테인의 양은 텍사스주 크기의 두유 농장에서 생산하는 단백질의 양과 맞먹을 정도라는 게 다이슨의 설명이다. 이산화탄소를 먹고 단백질을 생산하기 때문에 당연히 환경오염 문제에서도 벗어난다.
   
   에어 프로테인은 9가지의 필수아미노산을 포함한 순도 99%의 단백질이다. 아미노산 함량이 육류에 비해 2배나 많다. 또 과채류에서는 섭취하기 힘든 비타민B를 비롯해 미네랄도 풍부하다. 다이슨은 이처럼 영양 많은 단백질을 어떻게 활용할지 계획 중이다. 에어 프로테인을 가공하면 대체육류품은 물론 파스타, 시리얼, 셰이크 같은 다양한 식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이슨은 지난해 11월 에어 프로테인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키버디의 자회사’를 설립했고, 에어 프로테인을 활용해 육류의 맛과 식감이 비슷한 식재료 시제품을 만들기도 했다. 다이슨은 올해 이 상품을 언제, 어떻게 시장에 출시할 것인지 공고할 예정이다. 하나둘씩 서서히 시장에 나올 에어 프로테인 식품을 기다려보자.
   
   
▲ 이산화탄소와 물, 전기를 이용해 단백질을 생산하는 핀란드 스타트업 ‘솔라푸드’의 시설. photo Solar Foods

   발효 탱크서 미생물 배양 단백질 얻어
   
   한편 핀란드에서도 단백질 분말을 만들고 있다. 스타트업 ‘솔라푸드(Solar Foods)’가 만든 ‘솔레인(Solein)’이 바로 그것이다. 솔라푸드와 핀란드 VTT기술센터, 라펜란타기술대학이 함께 개발한 솔레인은 미생물을 배양해 단백질을 얻는다. 에어 프로테인과 달리 이산화탄소와 물, 재생 가능한 전기를 이용해 고단백질을 만든다.
   
   미생물은 발효탱크 안에서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먹고 자란다. 미생물에 필요한 이산화탄소는 공기에서 추출하고, 수소는 물에 전기를 공급해서 얻는다. 우선 전기로 물을 산소와 수소로 분해한다.
   
   이때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물 전기분해 과정에는 재생 가능 에너지인 수력 전기를 사용한다. 수소는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결합해 발효탱크에 있는 미생물의 먹이로 쓰인다.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먹은 미생물은 사람에게 유용한 단백질을 배출한다. 이를 건조하면 각종 식품에 쓸 수 있는 분말 형태의 식용 단백질이 된다. 솔레인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은 육류 생산의 1% 수준이다.
   
   솔레인의 성분은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을까. 솔레인은 필수아미노산이 모두 포함된 단백질이 50% 정도다. 순도 99%의 단백질인 에어 프로테인과 단백질 양의 차이가 크다. 나머지는 지방 5~10%, 탄수화물 20~25%와 비타민B가 차지한다. 따라서 솔레인의 주된 용도는 대체육류보다는 빵이나 파스타, 요구르트를 포함해 기존 식품의 단백질 함량을 높이는 데 유용하다고 솔라푸드의 CEO인 파시 바이니카(Pasi Vainikka)는 말한다. 빵이나 파스타 등에 뿌리는 토핑 재료로도 사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맛이 없어도 대체육류를 먹을까? 사실 돼지나 소 등의 가축에서 얻은 육류에는 단백질과 지방의 양이 많아 고기를 구울 때 나는 향과 먹을 때 씹히는 식감을 결정한다. 하지만 대체육류는 향이나 식감이 실제 가축의 고기와는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런 부분까지 세밀하게 연구되어 자연의 공기에 포함된 성분들로 만든 단백질이 인류의 새로운 식량원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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