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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1호] 2020.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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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코로나19 백신 레이스 최종 승자는?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bluesky-pub@hanmail.net

▲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카이저퍼머넌트 워싱턴보건연구소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첫 임상시험. photo 뉴시스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이 시작됐다. 지난 3월 16일(현지시각)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시애틀에 위치한 카이저퍼머넌트 워싱턴보건연구소에서 첫 시험 대상자에게 최초의 코로나19 백신을 투여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 고안된 백신의 효험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백신은 전염병에서 인류를 구해줄 보루로, 현재 코로나19 백신은 전무한 상태이다. 임상시험에 대한 자금은 미국 NIAID에서 지원한다. 백신 제조에는 감염병예방혁신연합(CEPI)이 지원했다.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한 항체반응 유도
   
   새로운 백신을 상용화하기 위해서 임상시험은 반드시 거쳐야 한다. 백신의 효능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면역반응 등의 유효성을 입증해야 제품으로 출시가 가능하다. 이번의 임상시험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총 45명. 모두 건강한 성인이다. 이들의 연령은 18∼55세로 다양하다. 백신 임상시험은 약 6주에 걸쳐 진행된다. 1개월 정도 간격을 두고 각기 다른 용량의 백신 주사를 두 차례 맞는다.
   
   연구소는 성인 남녀를 세 그룹으로 나눠 서로 다른 용량의 백신을 주입한다. 먼저 지난 3월 16일에 첫 대상자 4명에게 접종이 이뤄졌고, 순차적으로 주입하여 반응을 살필 계획이다. 주사제 자체, 즉 백신에는 어떠한 바이러스도 들어 있지 않다. 따라서 참가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은 없다. 임상시험에 앞서 이뤄진 동물실험에서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백신은 NIAID의 백신 연구팀과 미국의 제약회사 모더나(Moderna)가 공동으로 제조했다. 그동안 NIAID와 모더나는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코로나19 바이러스)와 흡사하다고 알려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를 연구해왔다.
   
   임상시험에 사용하는 백신 후보 물질의 이름은 ‘mRNA-1273’. mRNA(전령RNA)를 이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침투할 때 사용하는 스파이크(spike) 단백질을 인식하고 차단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에서 명명되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에는 가시처럼 뾰족뾰족 돋아난 스파이크 단백질이 있다. 이 단백질을 숙주세포 표면의 ACE2(세포막 단백질) 수용체에 결합시키는 방법으로 바이러스는 인체 세포 속으로 침입한다. 이 과정이 중단되면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거나 느리게 할 수 있다.
   
   보통 일반적인 형태의 백신은 감염된 세포를 인식하고 죽일 수 있는 면역T세포를 자극하거나 바이러스를 파괴시키거나 차단하는 방식, 즉 바이러스를 직접 다루는 방식이다. 반면 mRNA 백신은 이미 개발된 백신의 기본 골격에 코로나19의 유전물질인 RNA만 집어넣어 만든 개념이라 할 수 있다. 간단하게 말하면 사스에서 효능이 입증된 면역 백신 플랫폼 기술을 새롭게 활용하는 영역인 셈이다.
   
   특히 기존의 백신은 독성의 유무가 밝혀져 있기 때문에 실험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따라서 신속한 임상시험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모더나의 첫 임상시험은 백신 개발에 착수한 지 석 달 만에 이뤄졌다. 이처럼 기록적이고 놀랄 만한 속도는 코로나19 백신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파우치 소장은 말한다.
   
   그렇다면 mRNA-1273은 인체에서 어떻게 작용할까. NIH에 따르면 mRNA-1273을 인체에 주입할 경우, 인체의 면역세포가 이 단백질을 인식해 항체를 생성하여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반응을 생기게 한다. 다시 말해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한 항체반응을 유도해내는 것이다. mRNA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생산하는데, 모더나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게놈이 공개되었을 때 곧바로 연구에 착수해 mRNA가 스파이크 단백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서열을 찾아냈다.
   
   이번 임상시험의 목적은 직접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치유하는 게 아니다. 백신의 안전성과 면역체계 반응을 확인하기 위한 1단계 시험이다. 여기서 우려할 만한 부작용 없이 안전성이 검증되면 다음엔 약효를 검증할 추가 임상시험이 차례로 이어진다. 임상시험에 대해서는 다양한 예측이 나오고 있다. 백신의 효력이 인증돼 일반인들이 접종할 수 있기까지는 1년에서 1년 반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문가가 있는 반면 바이러스를 직접 다루는 방식이 아닌 항체반응을 유도하는 시험이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모더나는 올가을에 코로나19 백신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10여개 연구그룹이 20여개 백신 개발 중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10여개 연구그룹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백신의 종류도 다양해 20여개나 된다. 강력한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전통적 방식의 백신을 추진하는 그룹이 있는 반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지는 두세 달만이라도 확진자의 건강을 보호할 수 있는 임시용 백신을 개발하려는 일부 그룹도 있다.
   
   영국의 제약회사 에이치비보(Hvivo)는 백신 개발을 위해 0C43과 229E라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직접 사람에게 주입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들을 주입한 후의 결과를 보고 나서 백신 개발이 가능한지의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것. 0C43과 229E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비슷한 부분이 있지만 위험성은 훨씬 낮다. 에이치비보는 이 시험을 위해 공개적으로 용감한 지원자를 찾았고, 지원자 1명당 3500파운드(약 530만원)를 지불한다는 계획이다.
   
   시험은 참가자 24명을 한 팀으로 묶어 0C43과 229E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바이러스가 주입된 참가자는 2주간 격리 상태에 들어간다. 에이치비보 연구자들은 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약과 백신을 사용할 방침이다. 중국의 제약회사들은 에이치비보의 시험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백신 개발 상황은 어떨까. 지난 3월 23일 생명공학기업 셀트리온은 7월 말까지 백신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코로나19 회복 환자의 면역세포를 받은 지 3주 만에 항원에 결합하는 300종의 항체를 구축했고, 현재는 2차 후보 항체군 선별작업에 돌입한 상태이다. 이 작업이 끝나면 6월 중순부터 임상 시약을 생산, 7월에는 환자에게 투여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인민해방군 군사의학과학원과 미국의 육군전염병연구소도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백신의 동물실험을 위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균주를 분리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어느 나라에서든 하루빨리 백신이 개발돼 무고한 희생을 막아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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