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한준호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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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봉준 서강대 화학과 교수 방이 있는 건물 이름은 리찌과학관. 리찌라는 이름은 마테오 리치라는 예수회 신부 이름에서 따왔겠다 싶었다. 마테오 리치(1552~1610)는 예수회 신부다. 그는 지구는 둥글다는 서양의 우주관을 동아시아에 전한 바 있다. 서강대가 자연과학대와 공대가 들어 있는 건물에 17세기 초 이탈리아 신부의 이름을 붙인 건 흥미로웠다. 이름은 많은 걸 말한다.

지난 5월 7일에 찾아간 리찌과학관 12층의 성봉준 교수 연구실의 이름도 많은 걸 담고 있었다. ‘연성물질 계산화학 연구실’. 성 교수는 연구실 이름에 관심을 보이자, 자신의 연구를 설명하는 키워드 세 개는 연성물질, 계산화학, 통계열역학이라고 말했다. 성 교수는 “연성물질(soft matter)은 나의 연구 대상이고, 계산화학은 나의 연구 방법론이다. 컴퓨터라는 도구를 사용해 시뮬레이션을 한다. 그리고 통계열역학은 컴퓨터가 내놓은 데이터를 해석하는 연구 이론이다”라고 말했다. 즉 그는 비커를 사용해 합성하는 실험화학자가 아니다. 컴퓨터를 갖고 화학 실험을 하며, 그 결과를 이해하기 위해 통계열역학을 사용하는 이론화학자다.

그가 세 개의 키워드에 관해 부연설명을 했다. 연성물질은 부피 변화는 없으면서 모양은 쉽게 변한다. 말랑말랑한 물질들이다. 성 교수는 ‘액체 괴물’을 아느냐고 내게 물었다. 처음 듣는 말이었다. 성 교수는 자신의 둘째 아이가 얼마 전까지 사족을 못 쓰던 장난감이라며, 말랑말랑해서 모양을 쉽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성 교수에 따르면, 연성물질에는 고분자(Polymer)가 많다. 휴대폰의 거푸집, 케이스가 대표적이다. 고분자는 원하는 모양을 쉽게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뜨거울 때 휴대폰 거푸집 모양을 만들고, 열을 식히면 그 모양대로 굳기 때문이다. 생명체 시스템도 연성물질이며, 이중지질막인 세포막도 연성물질이라고 했다. 성 교수는 “화학도 생명체에 관심이 많다. 내가 연구하는 세포막도 연성물질”이라고 말했다.

계산화학 연구의 3가지 방법

그는 컴퓨터로 화학반응을 연구하기 때문에 클러스터 컴퓨터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성 교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computer simulation)을 이용한 계산화학 연구에는 3가지 방법, 즉 양자역학 기반, 통계역학 기반, 고전역학 기반 연구가 있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양자역학에 기반한 연구는 슈뢰딩거 방정식을 풀어 분자 내 전자의 거동을 알아내는, 즉 분자오비탈(orbital)을 구할 때 사용한다. 통계역학이론에 기반한 연구는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이라고 해서 주사위 놀이 하는 것과 비슷하다. 통계역학이론을 갖고 주사위 던지기를 하는 것이다. 또 고전역학에 기반한 전산모사를 하면 원자와 원자들 사이의 힘을 다 계산해서 모두 적분을 하면 시간 변화에 따른 원자들 위치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원자의 위치와 속도를 알면 원하는 물리량을 원칙적으로는 다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 교수 연구의 세 번째 키워드는 통계열역학이다. 그는 “화학과 학생은 학부 때부터 엔트로피를 배운다. 엔트로피가 최대가 된 시스템을 평형에 도달했다고 한다. 엔트로피를 기반으로 해서 자유에너지도 계산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화학자가 아닌 나에게 “통계열역학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잠시 주춤했다. 내가 오스트리아의 루트비히 볼츠만(1844~1906)이 구축한 물리학이 통계열역학 아니냐고 알은 체를 하자 성 교수가 “그렇다”고 답했다. 성 교수는 이어 “볼츠만이 창시한 학문이 통계열역학이다. 볼츠만이 최대 엔트로피 원리(maximum entropy argument)이고, 엔트로피 값이 최대인 상태가 평형 상태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실에 들어오는 학생들에게 앞의 세 가지, 즉 연성물질, 계산화학, 통계열역학을 가르친다고 했다.

성 교수는 “나의 전공은 물리화학이다. 물리화학에서도 주변부에 속한다. 또 화학자이지만, 화학공학과 물리학 사이에 있다. 나의 박사과정 지도교수(미국 메디슨 위스콘신대학의 아룬 예티라지)가 화학공학 박사였다. 그런 면에서 나는 경계학문을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대 화학부의 이동환 교수를 만났을 때 화학의 분야에는 한쪽에는 물리학이, 다른 한쪽에는 생물학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화학자로서 물리학에 근접해 있는 연구자를 물리화학자라고 두루뭉술하게 이해한 바 있다. 성 교수에게 물리화학자는 뭘 연구하는지를 정확히 듣고 싶었다. 그는 “물리화학이 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나의 주관적인 생각을 말하겠다. 물리화학자는 물리학이 기본적으로 얘기하는 양자역학, 고전역학, 전자기학을 어느 수준 이상 배운다. 물리화학과 물리학의 가장 큰 차이는 화학반응 공부를 하느냐 여부이다. 어느 순간 화학반응 반응속도론(Chemical Kinetics), 화학반응 동역학 쪽으로 공부의 초점이 옮겨가는 때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물리화학자는 분자 두 개가 만나 새로운 분자로 바뀌는 걸 고전역학, 양자역학, 분광학으로 설명하려고 한다. 이때 사용하는 도구가 물리학이다. 물리화학자는 유기화학자가 쓸 수 있는 연구방법론과 연구언어, 즉 이론을 개발한다. 화학반응이 일어나는데 반응이 일어나는 이유는 이러이러한 원리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게 물리화학자의 일이다. 화학반응으로 생성된 물질의 분자 구조가 어떤지, 핵자기공명(nuclear magnetic resonance) 촬영법과 적외선 촬영법(IR·Infrared Ray)을 개발한 게 물리화학자들이라고 했다.

물리화학의 큰 이슈를 물었다. 그가 서울대 화학과(1995학번)를 졸업하고 석사과정에 있을 때에 비해 물리화학의 연구 주제가 다양해졌다고 했다. “요즘은 바뀌었다. 생물물리, 재료물리가 관심을 모은다. 계산화학을 갖고 하는 물리화학 원리 연구는 이제 성숙했다. 그렇기에 원리를 새로 추구하기보다는, 그걸 갖고 생물 시스템과 재료 시스템을 살펴보는 쪽으로 연구가 확장되었다. 요즘은 물리화학 교수라고 하면, 전통적인 분광 연구도 하지만, 재료나 생물시스템을 공부한다고 할 수 있다. 생물물리 쪽으로 간 화학자를 보자. 그들은 세포에서 단백질 하나가 움직이는 걸 본다. 이걸 단분자분광학이라고 한다. 분자 하나가 실시간으로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맨눈으로 본다. 생체 시스템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현상을 눈으로 보고, 관찰하는 쪽으로 분야가 확장되었다. 그게 핫 이슈다.”

연성물질 비평형통계열역학 하는 이론가

“그럼 교수님 연구는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성 교수는 “아직 얘기하지 않았다”라고 말하고는 “나를 정의하면 연성물질 비평형통계열역학을 하는 이론화학자”라고 말했다. 그게 뭘 뜻하는지 그의 설명을 천천히 따라가 본다.

성 교수는 4~5년 전에 새로운 기초(fundamental) 연구를 시작했다. 삼성미래육성기술재단이 별다른 조건 없이 연구자의 기초 연구에 자금을 지원했기에 가능했다. 그전보다 좀 더 기초적인 이슈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그가 도전한 주제는 ‘현재의 통계열역학이론의 한계는 무엇인가’이다. 그가 자신의 문제의식을 설명해 보겠다고 했다.

볼츠만 얘기를 다시 하자면 ‘최대 엔트로피 원리’가 있다고 했다. 열역학 제2법칙과 같은 얘기다. 예를 들어 보자. 커피가 있다. 잔을 손가락으로 두들긴다든지 해서 간섭을 주면 커피물 표면에 파장이 생긴다. 또 열을 가해 물의 온도를 올리면 커피의 열역학 상태가 달라진다. 이것도 시스템을 간섭하는 한 방법이다. 잉크를 물에 떨어뜨리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잉크가 물에 퍼져간다. 볼츠만 통계열역학은 엔트로피가 커지는 방향으로 시스템이 시간 경과에 따라 바뀐다고 했다. 시간이 지나면 커피잔을 흔들어 생긴 파장은 사라지며, 뜨거워진 커피물은 식고, 물에 떨어진 잉크는 물에 고루 섞인다. 성 교수는 “화학반응을 이해하는 이론은 평형 상태를 가정한다. 학부 및 대학원까지 가르치는 통계열역학은 화학 반응이 진행되는 중간중간에도 ‘평형’ 상태라는 전제하에서 작동한다. 보통 화학과에서 합성하고 유기화학 반응 실험을 할 때는 점성도가 낮은 용매, 즉 물이나 알코올을 쓰기 때문에 그런 가설이 잘 작동한다. 훌륭한 이론들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은 계속 이어졌다. “우리가 관찰하고 있는 건 사실은 비평형 상태이다. 반응이 일어나 A에서 B로 갈 경우 중간 단계는 평형 상태에 도달하지 않는다. 평형에 도달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음 단계로 계속 넘어간다. 이론과 실제가 다른 것이다. 예컨대 실험방법론이 놀랄 정도로 발달하면서 세포 안의 분자들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단백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탄소나노튜브와 같은 나노입자가 실제로 어떻게 거동하는지 눈으로 볼 수 있게 되면서, ‘평형통계열역학’으로 설명하기 이상한 것들이 자꾸 보고되고 있다. 그리고 나는 지난 4~5년 연구에서 평형 상태가 아닌 비평형 상태에서 이런 반응이 일어난다는 걸 밝혔다.” 성 교수는 이어 “비평형통계열역학 이론을 만들고 싶다. 그게 10년, 20년이 걸릴지도 모르겠다”라고 덧붙였다.

DNA바이러스가 캡시드 안에 놓인 모습을 그린 개념도. 위 그림은 ‘평형’ 상태라고 전제했을 때를 상정한 가지런한 상태로 보이나, 실제로는 아래 그림과 같이 꼬이고 구겨져 있는 상태이다. 성봉준 교수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DNA바이러스가 아래의 ‘비평형’ 상태임을 알아냈다. ⓒphoto 성봉준 교수
DNA바이러스가 캡시드 안에 놓인 모습을 그린 개념도. 위 그림은 ‘평형’ 상태라고 전제했을 때를 상정한 가지런한 상태로 보이나, 실제로는 아래 그림과 같이 꼬이고 구겨져 있는 상태이다. 성봉준 교수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DNA바이러스가 아래의 ‘비평형’ 상태임을 알아냈다. ⓒphoto 성봉준 교수

DNA 바이러스 연구

성 교수가 지난 수년간 연구한 비평형통계열역학의 토픽 하나가 DNA바이러스 연구다. 유전물질인 DNA 패키징(packaging·짐 싸기) 논문을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와 ‘물리화학 저널(Journal of Chemical Physics)’ 등에 발표했다. 그가 바이러스 이야기를 꺼내자 귀가 솔깃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RNA바이러스에 속하는데, 그가 컴퓨터에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키운 바이러스는 DNA바이러스였다. 바이러스의 DNA 실들은 캡시드라는 케이스 안에 들어 있다.

성 교수의 설명이다. “평형통계열역학 이론은 캡시드 안에 DNA 가닥들이 들어가면 열역학적으로 평형 상태이다. 평형 상태에서나 볼 수 있는 예쁜 고리 모양으로 들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캡시드 내부의 자유 에너지가 낮으면 모양이 바뀌어 특유의 행복한 상태가 된다. 그러나 실험물리화학자가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해 보니, DNA 가닥들은 행복한 모양이 아니었다. 평형 상태와는 동떨어진 다른 모양이었다.”

그의 설명을 계속 들어본다. “캡시드 표면에 모터-단백질(motor protein)이라고 있다. 낚싯바늘처럼 캡시드 밖에 있는 DNA들을 끌어당겨 캡시드 안으로 집어넣는다. 말 그대로 우겨넣는다. 한 세포 안에서 증식을 끝냈으니 다른 세포로 옮겨가기 위해 짐을 싸는(packaging) 것이다. 그런데 작은 공간에 많은 가닥을 넣는 건 엔트로피적으로 가능하지 않고 안정적이지 않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이 DNA 가닥들은 자기 스스로 매듭이 져서 꼬여 있기도 한다. 다른 세포에 침투하면 캡시드 안의 DNA 가닥들은 캡시드 밖으로 나오게 된다. 감염 단계의 시작이다. 캡시드에서 DNA 가닥들이 밖으로 나올 때 하나하나 나오는 것들의 속도를 보았다. 편차가 컸다. 생물물리 실험가는 현미경으로 실제 관찰하고 왜 나오는 속도, 방출(ejection) 속도가 다른지 의아해한다. 그래서 이론화학자인 내가 이걸 연구한 것이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할 때 DNA 가닥에 좌표를 다 준다. 그러니 이들의 위치를 알 수 있다. 전산모사를 해보니, DNA 가닥들이 캡시드 안으로 들어갈 때부터 난리가 났다. 공간이 너무 좁아서 들어가면 안에서 꼼짝달싹하지 못하고 굳어버렸다. 방출 속도가 다른 걸 이해하려면 캡시드 안의 엔트로피 상태가 ‘비평형 상태’라고 봐야 한다.”

성 교수는 “이런 걸 매번 컴퓨터로 푸는 건 비효율적이다. 비평형 상태를 특징화할 수 있는 물리량이 있다면, 그걸 갖고 앞으로 얘기하면 쉬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평형통계열역학’에는 분배함수(partition function)라는 게 있다. 분배함수는 볼츠만이 얘기한 거다. 분배함수가 있으면 평형통계열역학은 많은 걸 얘기할 수 있다. 분배함수만 있으면 화학이나 물질 세계의 물성은 다 설명할 수 있다. 그런데 비평형 상태에서는 분배함수를 정의하기가 너무 어렵다. 왜냐면 ‘분배함수’는 ‘최대 엔트로피 원리’ 안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성 교수는 “평형 상태에 못 갔을 때도 분배함수와 같은, 그런 물리량 또는 이론을 누군가가 만든다면, 혹은 내가 만든다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이건 10년, 20년 걸리는 작업이다”라고 말했다.

비평형통계열역학 연구는 어디까지 와 있을까? 성 교수에 따르면, 물리화학자는 이 문제를 풀려고 많은 시도를 해왔지만 딱히 이렇다 할 이론은 나오지 않았다. 성 교수는 석사과정 때부터 이 문제를 알고 있었고,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비평형통계열역학 이론 개발은 여전히 화두다. 성봉준 교수는 “세계적으로 봤을 때 비평형통계열역학 연구를 하는 사람은 몇 명 정도에 불과하고, 한국 대학의 화학과에서는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실용적인 연구는 아니나, 한국에서도 몇 사람은 연구를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국에도 분자 하나, 즉 단분자를 보는 연구자, 실험가는 많다. 그들의 목표는 단분자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어디로 이동하는지를 알아내는 것이다. 이들은 단분자들을 고해상도로 보고 싶어 한다. 거기에 생물학자나 실험 물리화학자 연구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14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윌리엄 머너(Moener) 미국 스탠퍼드대학 교수가 그걸 위한 현미경을 개발한 물리화학자 중 한 명이다.

암세포 전이속도도 비평형 현상

DNA바이러스의 짐 싸기가 비평형통계열역학 현상이라는 그의 설명은 까다롭지 않았다. 성 교수의 이 분야 내 다른 연구가 무엇이 더 있는지 궁금했다. 그는 세포막을 이루는 지질이중막 내 콜레스테롤의 역할도 ‘비평형’으로 설명된다고 했다. 암세포의 전이 속도 문제 역시 비평형 현상이라고 했다. 암세포 전이 속도 문제는 서울대 약대의 차혁진 교수가 계기가 되었다. 차 교수가 폐암세포 동영상을 찍어서 그에게 보냈다. 배양접시 위에 폐암세포를 놓고 보면 같은 엄마세포에서 나온 딸세포라도 움직임 속도가 모두 다르다. 암세포가 움직이면 이것이 암 전이의 반응 속도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성봉준 교수는 “화학에서 분자가 움직이는 걸 암세포가 움직이는 걸로 치환해서 보면 암세포도 비평형 문제가 된다. 암세포가 어떻게 해서 다양한 속도로 움직이는지를 정량적으로 설명하는 비평형이론을 나와 나의 학생이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세포 이동 관련해서 1970년대에 나온 유명한 수식이 있다. ‘꾸준한 무작위 걷기 모델(Persitent Random Walk Model)’이라고 한다. 이 모델은 일반적인 평균은 맞춘다. 하지만 불균일성을 설명하지 못한다. 이 모델을 고쳤다. 시간 불균일성과 세포 불균일성이라는 두 개의 불균일성을 집어넣었다. 그걸로 컴퓨터 시뮬레이션 실험을 했더니, 꽤 잘 맞았다. 2년 반 이상 연구를 했고, 작년인가 재작년에 논문을 썼다.

성 교수는 “유전공학을 공부하고 싶어 화학과에 들어갔으나, 생화학보다는 물리화학에 흥미를 느꼈다”라고 말했다. 물리화학은 원리가 있고, 그 원리를 갖고 현실을 설명하는 게 매력적이었다. 서울대에서 석사를 마치고 2001년 9월 미국 위스콘신주 주도인 메디슨으로 박사 공부를 하러 갔다. 2006년 ‘고분자유체에 대한 적분방정식 이론’이라는 주제로 논문을 썼다. 부인은 화학과 동기이며, 현재 KIST에서 일한다. 그러고 보니, 부인의 이름을 묻지 않았다. 이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최준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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