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한준호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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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3일 서울 서강대 연구실에서 만난 문봉진 교수(화학과)는 “유기화학자가 주로 하는 게 신약 개발”이라면서 이런 말을 했다. “한국에는 글로벌 제약사가 없는데도 많은 유기합성 연구자는 약을 연구하려 한다. 나는 다르게 접근했다. 한국에 글로벌 전자전기업체들이 있다. 그래서 남들이 잘 안 하는 전기전자 재료를 연구한다.”

문 교수는 서울대 화학과(86학번)와 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치고, 미국 유학을 가서 남들이 잘 안 하는 일을 시작했다. 박사 때 서로 다른 두 개의 분야를 한꺼번에 공부한 것이다. 그는 서울대 석사 때 이은 교수(퇴임) 실험실에서 유기합성방법론을 공부했고, 1995년 미국 미네소타대학(미니애폴리스 소재)으로 박사 공부를 하러 가서는 천연물 전(全)합성을 하는 토머스 호이(Thomas Hoye) 교수에게서 배웠다. 그런데 박사 3년 차 때 고분자화학도 우연히 공부하게 되었다.

두 개 분야를 연구하게 된 이유

나름 평범했던 유학 생활은 같은 대학에서 일하는 화학공학과 교수가 화학과에 있는 호이 교수를 찾아오면서 달라졌다. 크리스토퍼 마코스코(Macosko) 교수는 물체의 변형과 움직임을 연구하는 고분자 유변학(流變學·rheology) 연구자였다. 그는 고분자 두 개를 섞어서 새로운 성질의 물질을 만드는 메커니즘을 정확히 알고 싶었다. 그러려면 고분자의 끝에 반응기라는 걸 만들어 붙여야 했다. 그런 건 공학자(화학공학자)보다는 기초과학자(화학자)가 잘한다. 그래서 마코스코 교수는 화학과의 호이 교수를 찾아와 공동연구를 요청했다.

“그러는 바람에 나는 두 개 테마를 학위 중에 하게 되었다. 박사학위 논문도 파트가 두 개다. 천연물 전합성과 고분자 합성을 동시에 공부했다. 고분자 합성에서도 음이온 중합이라고, 좀 어려운 테크닉을 배웠다. 이건 좀 특이한 경력이다. 두 개의 극단적인 분야를 한 사람이 하는 건 힘든 일이다.”

두 개의 테마를 박사과정 학생이 동시에 연구할 수 있었던 건, 그의 능력이 탁월해서였을까? 그는 이 질문에 “그건 전혀 아니다”라며 웃었다.

일반적으로 유기 합성을 전공한 화학자들은 고분자 합성을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문 교수가 학부와 대학원 석사과정을 다닐 때도 화학과의 분위기는 “고분자화학을 화학의 한 분야로 잘 인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고분자란 학문 분야가 화학에 없었다. 잘 규정되어 있지 않았다. 분자량이 얼마 이상인 분자를 고분자라고 할 것인지 그 대상이 잘 정의되어 있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미네소타대학에서 화학과 교수와 화공과 교수가 매주 랩 미팅을 갖고 협업하는 걸 보고 “학문 간 우열이 있는 게 아니라 서로 다를 뿐이라는 걸 배웠다”라고 했다.

분자량 1만 이상인 고분자의 세계

‘고분자(macromolecule)’란 무엇일까?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니 분자량이 1만 이상인 큰 분자를 가리킨다고 한다. 대개 중합체가 고분자라고 했다. 중합체(polymer)는 하나의 분자, 즉 단량체(monomer)를 이어 붙여서 만든다. 천연 고분자로는 단백질이 있고, 사람이 만든 합성 고분자에는 합성섬유(나일론), 합성수지(PVC)가 있다. 독일인 헤르만 슈타우딩거(1881~1965)는 고분자 연구로 노벨화학상(1953)을 받은 바 있다.

문 교수는 2001년 4월 박사학위를 받고,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하기 위해 UC어바인(캘리포니아대학 어바인캠퍼스)으로 갔다. 2년 예정으로 캘리포니아로 갔으나, 1년밖에 있지 않았다. 서강대 화학과 교수 임용 공고를 보고 지원했는데,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그가 유기화학과 고분자화학 두 개를 공부했다는 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서강대 교수가 되는 데는 달라진 학계 분위기도 작용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전까지는 고분자화학과 유기화학 두 가지를 했다는 게 교수 임용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가령 고분자화학 전공자를 뽑는다고 하자. 그래서 지원하면 당신은 유기화학을 한 사람인데, 왜 고분자화학 자리에 지원하느냐고 묻는 분위기였다. 달리 말하면 유기면 유기, 고분자면 고분자 한 가지를 꾸준히 한 사람을 선호하는 게 있었다. 그런데 내가 서강대에 임용될 때쯤 해서 한국의 분위기가 바뀌었던 것이다.”

2002년 서강대 교수가 되었을 때, 그는 젊고 의욕이 넘쳤다. 교수가 되었으니 나만의 연구 분야를 개척해야 한다고 의욕이 넘쳤다. 천연물 전합성과 고분자 화합물 만들기 두 가지를 다 하고 싶었다. 하지만 세상은 맘 같지 않았다. 결국 고분자화학만 하기로 했다. 유기화학을 배경으로 갖고 고분자화학을 연구했다는 게 다른 유기화학자와의 차별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서강대 교수 임용 직후에는 ‘전기전자재료’ 연구를 했다. 당시 서강대 화학과에 있던 이후성 교수와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중점연구소 과제’를 받아 연구한 게 전도성 고분자와 전기변색성 고분자라는 전기전자재료였다.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이 ‘전도성 고분자’이고, 전기가 흐르면 색이 변하는 게 ‘전기변색성 고분자’이다.

이후성 교수가 2006년 퇴임한 때를 전후해 이쪽 연구를 접었다. 관련 고분자 연구를 기업이 직접 하게 되는 등 그 분야 연구의 분위기가 달라진 것도 작용했다. 그 이후에는 고분자 정밀합성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블록공중합체(Block Copolymer)’를 합성했다. 문 교수는 “블록공중합체 합성법을 개발하거나, 아니면 고분자에 어떤 특성이나 기능을 부여하는 합성법을 개발했다. 특히 내가 관심 있는 건 전기나 빛, 열에 감응하는 재료였다. 그런 걸 만들고 싶었다. 이게 나의 연구 주제라고 말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화학합성은 목표-지향 화학합성(target-oriented chemical synthesis)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자연에서 발견되는 물질을 타깃으로 삼고, 실험실에서 똑같이 만드는 천연물 전합성 연구가 그것이다. 반면 문봉진 교수의 연구 방향은 기능성-지향 화학합성(function-oriented chemical synthesis)이다. 특정 분자 구조를 만드는 걸 목표로 하지 않고, 특정 기능을 먼저 만들어낸다. 특정 기능이란 전기 자극이나 빛, 열에 감응하는 재료다. 특정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분자를 설계하고 합성한다.

쓰임새 많은 블록공중합체 연구

그가 고분자 정밀합성으로 돌아와 만들기 시작한 게 블록공중합체라고 했는데 이에 대해 그는 “한국의 블록공중합체 연구자 수가 세계에서 가장 많을 거다. 그리고 블록공중합체는 쓰임새가 많다”라고 말했다. 블록공중합체는 뭘까? 영어로는 ‘Block Copolymer’라고 쓰는 블록공중합체에 대해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A, B라는 분자가 있다고 하자. A라는 분자를 하나씩 이어 붙여 사슬을 만든다. 그런 다음에는 B라는 단량체를 계속 붙인다. 그러면 새로운 물질은 A와 B로 만들어진 두 개의 구역이 생길 것이다. 이 구역이 문자 그대로 ‘블록’이다. 고분자라는 게 다양해서 1자로 된 선 모양의 고분자가 있고, T자로도 만들 수 있다. 빗(comb) 고분자, 그리고 최근에는 병솔(bottle brush)형이라는 고분자도 나왔다. 모양이 대단히 많다. 또 똑같이 A가 붙어 있어도 그 수가 100개, 1000개, 1만개냐에 따라 성질이 달라진다. 그런 고분자 조합을 과거에는 상상만 했다. 정교하게 만들 수 없었다. 특히 분자량과 구조(architecture)를 제어하면서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었다. 과거에 분자량을 조절하면서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내가 미네소타에서 박사과정 시절에 했던 리빙(living) 음이온중합, 리빙 양이온중합이라는 두 가지다. 이 두 가지는 매우 어려운 테크닉이었다.”

문 교수 이야기가 기술적인 내용으로 들어가지만, 내용은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화학자가 이런 식으로 연구를 하나 싶어 흥미롭기도 했다. 그는 “리빙(living)이라는 말을 한국어로 표현을 못해서 그냥 ‘리빙’이라고들 쓰고 있다. 리빙은 용매 속에 들어 있는 반응물들이 계속 반응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반응이 죽는, 그러니까 반응이 멈추지 않고 계속 살아있어서 단량체를 이어 붙여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그가 박사과정 때 한 고분자화학 연구가 ‘말단 반응성 고분자(End-functional Polymer)’다. 문 교수는 “잘 설계된 반응기 전구체를 고분자 끝에 붙인다. 그리고 이곳에 열을 가하면 없던 반응성이 생긴다. 그러니 나의 열, 빛, 전기와 같은 기능 재료에 대한 관심은 박사공부 때로 올라간다고 할 수 있다”라며 이렇게 설명했다.

“A-A-A-A… 하는 식으로 A만으로 된 중합체, 즉 고분자가 있다. 연구자가 원하는 건 이 중합체 끝에 원하는 물질을 붙이는 것이다. 꼭 끝이 아니라 원하는 위치에 붙이고, 원하는 분자량을 얻고 싶은 거다. 그런데 이게 쉽지 않다. 용매에 A라는 단량체를 많이 집어넣으면 A들이 붙으며 자라다가 다른 분자와 제멋대로 반응을 해버린다. 그러면 반응이 끝난다. 중합체 사슬의 맨 마지막 말단에 또 다른 원하는 물질을 붙일 수 없고, 원하는 분자량을 얻을 수 없다. 이를 가능케 하는 테크닉이 ‘리빙 음이온 중합법’ ‘리빙 양이온 중합법’이었다. 그런데 이 테크닉은 너무나 어려웠다. 불순물 조절 등이 힘들다. 이로 인해 원래 많지 않았던 연구자 수가 줄어들고 있었다. 이때 돌파구가 열렸다.”

고분자 합성의 돌파구 ‘리빙 라디칼 중합’

고분자 합성 분야에서 돌파구는 ‘리빙 라디칼 중합(Living Free Radical Polymeration)’이라는 방법의 등장이었다. 그는 “1995년에 괄목할 만한 연구가 나오기 시작했다. ‘라디칼 중합’이라는 반응법이 있었다. ‘라디칼 중합’에 ‘리빙’성을 준 게 ‘리빙 라디칼 중합’인데 세 가지 방법이 1990년대 중반에 거의 동시에 나왔다”라고 말했다.

‘리빙 라디칼 중합법’ 세 가지는 ATRP, NMRP, RAFT다. 이에 대해 문 교수는 “경쟁적으로 발견됐다. 지금은 소사이어티가 엄청나게 커졌다. 그리고 이걸 발견한 화학자는 언젠가는 노벨화학상을 받을 거라고 얘기된다”라고 말했다. 노벨상 후보로 거론된다고 하니, 설명을 듣던 귀가 번쩍 뜨인다. 노벨상 후보들의 이름을 묻자 ATRP는 미국 카네기멜론대학의 크리스 마티야젭스키(Krzysztof Matyjaszewski)와 일본 교토대의 사와모토 미츠오, NMRP는 미국 UC샌타바버라의 크레이그 호커(Craig Hawker), RAFT는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의 에지오 리자도(Ezio Rizzardo) 박사가 개발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라디칼은 무엇이고, 어떻게 했길래 라디칼은 ‘리빙’의 성질을 갖게 되었을까? 어떻게 마법의 새로운 고분자 정밀합성법이 되었을까? 문 교수에 따르면 라디칼(free radical)은 원자나 분자에 있는 최외곽 전자궤도에 짝지어지지 않는 홀전자를 갖고 있는 화학종(원자·분자)을 가리킨다. 홀전자를 최외곽 전자궤도에 갖고 있는 두 개의 원자나 분자는 각각의 최외곽 전자궤도에 있는 전자 한 개를 서로 공유하는 방법으로 들러붙는다. 이걸 공유결합이라고 한다. 공유하는 건 그게 더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라디칼(radical)은 사회학에서는 급진적이라는 뜻으로 쓰이나, 화학에서는 불안정한 중간체라는 뜻으로 쓰인다. 라디칼인 원자나 분자는 선택성이 좋지 않다. 원하는 상대를 골라서 반응할 수 있는 선택성이 떨어진다. 홀전자를 갖고 있으면 무조건 결합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라디칼 중합법에서는 자라나고 있는 고분자 사슬끼리 결합하여 반응성이 점차 사라져 ‘리빙’의 성질을 갖기 힘들다. 그런데 이런 라디칼의 실질적 농도를 줄이는 방법을 개발하여 자기들끼리 반응을 최소화시킨 게 ‘리빙 라디칼 중합법’이다.”

문 교수는 미네소타대학에서 공부할 때 새로운 고분자 정밀합성법인 리빙 라디칼 중합법 관련 논문이 나오는 걸 접했다. 그후 논문을 읽고, 실험을 직접 해봤다. “너무 쉽고 확장성이 좋았다. 보편적인 기술이 되었다. 화학 배경이 아니더라도 화학공학과나 재료 연구자도 합성기술을 조금만 배우면 고분자 합성을 할 수 있다. 그러면서 유기재료 쪽에서 붐이 일어났다. 선형고분자뿐 아니라 T자, 코로나 모양, 빗살무늬 등 상상할 수 있는 구조를 모두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문 교수는 2008년 첫 연구년을 맞아 미국 UC샌타바버라로 갔다. 리빙 라디칼 중합법의 권위자 중 한 명인 호커 교수 랩을 찾아갔다. 호커 교수는 ‘리빙 라디칼 중합법’ 세 가지 중 하나인 NMRP법을 개발한 사람이다. 문 교수는 이곳에서 1년간 직접 실험노트를 써가며 실험을 했다. 거기서 한 게 케텐(Kethene) 연구다.

암세포가 만드는 체내 단백질 검출법 개발

케텐은 유기화학에서는 매우 유용한 중간체다. 반응성이 좋으나, 매우 불안정하다. 역으로 같은 이유로 고분자화학에서는 잘 쓰지 못했다. 문 교수는 열이나 외부 자극을 통해 케텐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 해보니 되었다. 그는 “고분자에서 쉽게 케텐을 합성할 수 있었고, 반응하는 데 전구체(precursor)로 쓸 수 있다는 걸 처음으로 알아냈다”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호커 교수와 함께 논문으로 썼고, 학술지 ‘네이처 케미스트리’에 실렸다.

이런 연구는 전기재료 개발로 어떻게 이어지는가? 문 교수는 고분자 혼합(Blending)이라는 개념을 들려줬다. 예컨대 A와 B라는 고분자가 있다. A는 단단한 성질을 갖고 있고, B는 탄성을 갖고 있다. 두 개를 잘 섞으면 단단하고 탄성을 가진 특성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두 개가 잘 안 섞이나, 두 특징을 동시에 갖고 있는 고분자를 만드는 게 문 교수와 같은 고분자화학자가 하는 일이다. 예컨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가 있다. 전자업체가 내놓은 접히는 스마트폰(폴더블폰)은 플라스틱의 잘 휘는 특징과, 유리의 딱딱한 특징 두 가지가 모두 요구된다. 그는 “이런 물질은 세상에 없던 물질이다. 이런 문제가 던져지면 화학자가 풀어야 한다. 분자 수준에서 제어를 통해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건 화학자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그의 가장 최근 연구는 물리화학자와의 협업이다. 서강대 동료인 오한빈 교수가 논문을 들고 어느 날 찾아왔다. 논문은 새로운 개념을 담고 있었다. 오 교수는 그에게 분자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문 교수는 “이렇게 말고, 내가 더 좋게 디자인해서 만들어 주겠다”라고 했다. 결국 이들은 질량분석의 프립스(FRIPS·Free Radical Initiated Peptide Sequencing)라는 분야에서 새로운 방법을 내놓았다. 펩타이드의 아미노산 서열을 질량분석으로 아주 쉽게 알아내는 방법을 개발했으며, 이 방법이 현재 더 많이 쓰이고 있다.

문 교수는 “내가 유기화학과 고분자화학을 하지 않았으면 아이디어를 떠올리지 못했을 것이다. 고분자에서 ‘리빙 라디칼 중합법’의 하나인 NMRP방법을 썼고, ‘템포(TEMPO)’라는 물질을 펩타이드에 달고 열을 가하면 이게 떨어진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가능한 작업이었다”라고 말했다. 첫 논문은 2009년에 나왔다.

질량분석 연구는 또 다른 결실로 이어졌다. 암세포가 만들어내는 체내 단백질을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는 ‘LDI-MS Tag’라는 방법을 개발했다. 5년 전 연구로 관련 논문도 쓰고, 특허도 냈다.

문 교수는 “나는 한 우물을 파기보다는 여러 분야를 팠다”라고 말했다. 그의 박사과정 은사는 평소 “화학을 즐기면서 하라. 그리고 남들과 나를 비교하지 말라”라고 말했다고 했다. 그런 호이 교수는 이제 70의 나이인데도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2010년, 그러니까 나이 60에 금맥을 터트렸다. 학술지 네이처에 논문이 나가고 실험실 규모도 더 커졌다. 그런 말을 전해들으면서, 오래 그리고 재밌게 연구하는 스승의 길을 그가 따라가려나, 하는 생각을 했다.

최준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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