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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3호] 202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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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연구의 최전선]해부하는 화학자 “뇌 종양에 약물 실어 보낸다”

최준석  선임기자 jschoi@chosun.com

photo 한준호 영상미디어 기자
김도경 경희대 교수를 만나러 지난해 12월 21일 경희대 의과대학 건물로 찾아갔다. 연구실에 들어가 보니 화학자의 책장 거의 절반을 해부학 서적이 차지하고 있다. 그는 “해부학을 강의할 수 있는 한국 내 유일한 화학자”라고 말하며 웃었다. 현재 그는 의대 의예과 소속이다. 의예과에는 기초의학을 연구하는 교수가 속해 있는데 경희대의 경우 60여명의 교수들이 있다. 다른 학과인 의학과에는 병원에서 환자를 보는 교수 300여명이 속해 있다.
   
   2017년 경희대에 자리 잡은 김 교수는 ‘해부학 및 신경생물학 교실’ 소속이다. 의대는 ‘미생물학 교실’ ‘병리학 교실’ ‘생리학 교실’ 등으로 연구진이 구분되어 있는데, 그가 해부학을 강의하는 화학자가 된 건 ‘해부학 및 신경생물학 교실’에 속하기 때문이다. 신경생물학과는 그가 알츠하이머 등 뇌질환을 연구해왔기에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으나 화학자와 해부학의 조합은 낯설다.
   
   
   “해부학 강의하는 유일한 화학자”
   
   해부학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이 의대생에게 어떻게 강의를 할 수 있나 싶었다. 김 교수는 “포항공대에서 석박사 공부할 때 동물실험을 했고, 박사후연구원 시절 미국에서 뇌 공부를 1~2년간 한 적이 있다”면서 “해부학 과목은 팀 티칭이다. 4명의 교수가 공동으로 강의를 맡는다. 그중에는 의학박사(M.D.) 두 사람이 있다”라며 너무 놀라지 말라는 식으로 설명했다.
   
   그는 해부학 강의 외에 실습도 한다. 경희대 의대에는 지난해 14구의 해부용 시신이 들어왔는데, 피를 몸에서 빼고 배도 가르고 뇌 해부도 해봤다. 그게 부족해 혼자서 지하 해부 실습실에서 따로 연습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해부를 할 줄 알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일부 동료 화학자는 김 교수를 걱정 반, 기대 반의 시선으로 지켜본다. 기초연구자가 의대에서 지내는 데 문제가 없겠느냐는 게 ‘걱정 반’의 시선이다. ‘기대 반’ 쪽은 대학병원에서 환자 샘플을 쉽게 구할 수 있어 연구에 좋지 않으냐는 시선이다. 그는 “의대에 속해 있으니 임상 샘플을 구해서 테스트하는 것도 비교적 쉬운 편이다. 사람에게 실제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하는 데 의대는 여건이 좋다”라고 말했다.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신소재 개발”
   
   김 교수는 의대에서 구체적으로 뭘 연구할까. 그는 “환자에게, 그러니까 임상학적으로 적용 가능한 신소재를 개발하는 화학자”라고 자신을 설명했다. 이런 설명도 덧붙였다. “유기화학에는 새로운 물질을 개발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그들이 만든 물질을 바이오(Bio) 쪽으로 쓸 수 있는 응용 연구를 주로 한다. 구체적으로는 뇌에 특이적으로 약이나 유전자가위 등 특정 기질을 보내는 시스템을 개발한다.” 김 교수 실험실 이름은 ‘DEL(Disease Expose Lab) 연구실’이다. ‘병이 숨을 곳이 없는 실험실’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가 뇌 전달(Brain Delivery) 시스템 연구를 시작한 건 박사후연구원 시절이다. 포항공대에서 석사와 박사(2009~2014)를 하고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샌디에이고)의 마이클 세일러 교수 방으로 연구하러 갔다. 세일러 교수는 다공성 실리콘 분야의 석학이다. 그는 뇌 전달 연구를 위해 박사 시절 뇌에 뭔가를 보내는 연구를 한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뇌에는 약 말고도 면역강화제, 비타민 등 연구자들이 보내고 싶어 하는 게 많다. 그런데 그런 기질들이 뇌에만 가지 않는다. 몸의 다른 부위로도 간다. 간으로 가서 간 독성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래서 뇌로만 뭔가를 보내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뇌 전달’ 연구가 중요하며, 세일러 교수는 이를 위한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었다. 김 교수는 포항공대에서 알츠하이머 영상 진단을 위한 조영제 개발 연구를 한 바 있다.
   
   김 교수는 “약물 100개를 몸에 넣었다면 나는 100개 모두를 뇌에 보내고자 한다. 약을 보내는 좋은 ‘셔틀(Shuttle)’을 개발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셔틀에 담을 약물로는 알츠하이머 관련 약물도 있고, 뇌종양 치료제나 노화억제 물질, 혹은 필수영양제도 있다. 그는 “뇌에 특이적으로 셔틀을 보내는 물질은 무궁무진할 거라고 본다. 그런데 고민해야 할 게 있다”라며 ‘셔틀’이 갖춰야 할 조건을 설명했다.
   
   일단 셔틀은 독성이 없어야 한다. 배달 업무를 마치고 체내에 남아 있으면 안 된다. 부유물이 남지 않고 체외로 소변을 통해 배출되면 좋다. 또 셔틀을 뇌로 어떻게 잘 보낼 거냐는 문제가 있다. 셔틀에 내비게이터를 붙여 목적지를 찾아가는 문제를 해결한다. 뇌라고 모두 같지 않다. 정상인과 뇌종양 환자, 알츠하이머 환자는 모두 다르다. 그러니 ‘맞춤형’ 셔틀이 필요하다. 또 만드는 데 비용이 많이 들어가면 안 된다. 고가의 물질은 실용적이지 않다.
   
   
   뇌로만 약물 보내는 ‘뇌 전달’의 중요성
   
   김 교수가 책장에서 작은 시험관 몇 개를 갖고 와 보여준다. 시험관 안에는 투명한 액체가 들어 있는데 그 안에 다공성 실리콘 입자가 들어 있다고 했다. 실리콘 나노입자가 김 교수가 개발한 ‘셔틀’이다. 재료는 반도체를 만들 때 쓰는 실리콘 기판이다. 여기에 작은 구멍을 뚫어 겉면의 한 개 층을 뜯어낸다. 그런 뒤 실리콘을 잘게 부순다. 실리콘 입자, 즉 셔틀을 정맥주사를 통해 체내에 집어넣는다. 실리콘 입자는 인체 친화적이어서 독성 유발과 같은 문제는 없다. 다공성 실리콘 입자는 혈관을 타고 뇌로 간다. 뇌혈관에서 뇌로 넘어가려면 뇌혈관 벽을 통과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입자가 작아야 한다. 실리콘 입자, 즉 셔틀의 크기가 100㎚(나노미터)보다 작아야 한다. 그런데 연구자가 만들 수 있는 한계는 200㎚ 크기였다. 김 교수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있을 때 한 일이 100㎚보다 작은 실리콘 입자를 만드는 것이었다. 지도교수에게 만들어보겠다고 하자 그는 “100㎚ 이하로 나오면 (학술지) 네이처에 논문을 내줄게”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샌디에이고에서 그걸 붙잡고 애를 썼으나 1~2년을 맨땅에 헤딩만 하고 말았다. 만들지 못했다.
   
   
   100㎚보다 작은 셔틀 최초로 개발
   
   2017년 경희대에 와서 연구를 계속했다. 초임 교수는 실험실도 없고, 같이 연구를 할 학생도 없다. 학교에서 초임 교수 연구비(Start-up)로 수천만원을 받았고 이어 한국연구재단이 주는 ‘생애 첫 연구비’ 3000만원도 손에 쥐었지만 턱없이 부족했다. 2017년 2학기에 석사 학생 세 사람을 뽑았는데 인건비로 쓰기에도 부족했다. 개인 돈을 들여서 실험에 쓸 시약을 사야 했다.
   
   중요한 건 ‘실리콘 입자’를 만드는 장비 개발이었다. 상업용 장비는 시중에 없으니, 직접 만들어야 했다. 미국에서 쓰던 장비를 모델로 해서 2년 걸려 2018년 말 장비를 완성했다. 장비에 굳이 이름을 붙인다면 ‘다공성 실리콘을 만드는 식각(etching) 장치’쯤 된다. 이 장비를 완성하기 전인 2017년에 100㎚ 이하 크기인 60㎚ 크기의 다공성 실리콘 입자를 만드는 데 드디어 성공했다.
   
   그는 실리콘 입자를 만든 후 쥐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쥐의 자궁경부암 세포에 실리콘 셔틀을 보낼 수 있었다. 100개 중 85개가 암세포로 갔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뇌세포에도 찔러봤는데 뇌혈관에서 뇌로 잘 넘어갔다. 비결은 다양한 조건에서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는 데 있었다. 실리콘 기판에 구멍을 뚫는 데 사용하는 불산(HF)의 농도도 중요하고, 어떤 크기의 전류를 얼마만큼 흘리는가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김 교수는 “어느 순간 최적의 조합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전기화학도 알아야 했다. 공부를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다공성 실리콘 입자를 60㎚ 크기로 작게 만든 건 김 교수가 처음이었다.
   
   그는 미국 UC샌디에이고의 옛 지도교수에게 ‘네이처’에 논문을 내달라고 했다. 하지만 네이처가 거절했다.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러지’에 보냈으나 또 거부됐다. 최종적으로는 2017년 재료 관련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에 논문이 나왔다.
   
   
▲ 왼쪽 <그림>은 김도경 교수가 개발한 뇌 종양세포를 공략하기 위한 셔틀과 내비게이터(SIWV) 개념도. 다공성 실리콘 나노입자로 만든 셔틀에 약을 싣고, 거기에 내비게이터를 붙인다. 그런 뒤 이걸 정맥 주사해서 뇌 종양세포를 치료하는 걸 오른쪽 <그림>은 보여준다. 셔틀은 내비게이터의 안내를 받아, 뇌 종양세포 표면에 많이 생겨난 카베올린 수용체를 찾아가서 이 수용체에 결합한다. 이후 세포 안으로 들어가 부서지고, 그러면 약이 뇌 종양세포를 공격하게 된다. photo 김도경 교수

   셔틀에 내비게이터 달면 전달 확률 80%
   
   셔틀은 물질을 담는 도구에 불과하기 때문에 셔틀을 원하는 목적지에 잘 가게 하려면 ‘내비게이터’를 달아야 한다. 김 교수는 ‘내비게이터’ 개발도 ‘셔틀’ 연구와 동시에 했다. 내비게이터를 달면 셔틀이 뇌에 전달되는 확률이 올라간다. 달지 않을 때 도착 확률이 40%라면, 내비게이터가 있으면 80%로 올라간다.
   
   내비게이터는 다양한 게 나와 있다. 김 교수는 아미노산 4개로 이뤄진 ‘펩타이드’를 가지고 내비게이터를 만들었다. 아미노산은 DNA가 합성하는 최초의 물질이다. 아미노산 4개가 사슬처럼 붙은 게 ‘펩타이드’다. 김 교수가 개발한 펩타이드 내비게이터는 ‘SIWV’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김 교수는 “내비게이터는 단가를 낮추려면 아미노산 4개 이상이 안 되어야 한다. 그리고 내비게이터가 지나치게 무거우면 안 된다. 무게가 셔틀 본체 대비 10% 이내이면 좋다. 분자량 200 이하인 단분자 내비게이터가 실용적이다”라며 자신이 찾아낸 SIWV 내비게이터는 뇌 종양세포만 찾아간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2020년 8월 학술지 ‘나노스케일 호라이즌스’에 논문이 나갔다.
   
   뇌로 가는 길을 셔틀에 안내하는 내비게이터는 어떻게 셔틀 몸체에 고정되는 것일까? “그건 붙이는 화학이다. ‘링커’를 써서 고정시킨다. 두 개의 간격이 어느 정도가 좋은지, 즉 링커 길이가 얼마가 되어야 하는지 등 ‘제형’이 중요하다. 혈관벽에는 다양한 수용체가 있다. 그 수용체를 찾아서 내비게이터가 가도록 설계해야 한다. 특정 수용체는 링커의 특정한 길이를 선호한다. 그렇기에 뇌 종양과 알츠하이머 세포를 찾아가는 내비게이터는 다르다.” 김 교수는 “현재까지 내비게이터 4가지를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나노입자 말고 ‘마이크로 크기 입자’ 연구도 했다. 마이크로 입자(10-6m)가 나노입자보다 1000배 크다. 이 연구는 지난해 초 학술지 ‘ACS 바이오머티리얼스’에 나갔다. 세브란스 핵의학과 허진 교수와 같이 연구했다. 이를 활용해 폐암 수술용으로 쓸 수 있는 새로운 ‘표지자’도 개발했다. 현재 폐암세포를 표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물질은 리피오돌 한 종밖에 없다. 시장 독점이니 비쌀 뿐더러 양귀비 씨에서 채취하기 때문에 전량 수입한다. 특히 리피오돌의 문제점은 수술 시 필요보다 더 많이 폐를 잘라내야 한다는 데 있다. 리피오돌은 기름이기 때문에 표지를 위해 폐에 찌른 후 수술할 때 폐를 열어 보면 주사 부위로 물질이 퍼져 있다. 의사들이 잘라내야 하는 부위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기존 표지자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김도경 교수와 허진 교수 등은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다공성 실리콘 입자를 표지자로 쓸 수 있는 조영제 개발에 성공했다.
   
   김 교수는 자신의 연구 과제를 중심으로 연구의 전체 그림을 이렇게 설명했다. “개인과제는 알츠하이머 셔틀과 내비게이터 개발이다. 집단과제는 세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뇌 종양세포에만 전달하는 시스템 개발이다. 이 분야 연구는 관련 국내 특허를 받았고, 국제특허를 받기 위해 필요한 PCT(Patent Cooperation Treaty·특허협력조약) 특허를 걸어 놨다.”
   
   여기까지는 김도경 교수가 앞에서 설명한 바 있다. 그가 하고 있는 또 다른 집단과제가 있다고 한다. 줄기세포 분화와 활성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 연구가 그것이다. 줄기세포 분화 연구는 파킨슨병의 진단과 치료가 목적이다. 이외에 슈퍼박테리아 항생제 개발도 또 다른 집단과제라고 한다. 이 과제는 학생 세 명과 함께 하고 있다.
   
   
   “유전자가위 전달시스템도 연구 중”
   
   김 교수는 향후 연구 방향에 관해 “유전자가위를 특이적으로 전달하는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의 뇌종양 관련 연구의 일환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뇌종양이 생기는 이유는 100 중 99가 세포 핵 안에 들어 있는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원인이다. 뇌종양은 수술해도 5년 내에 재발하는데, 재발하면 사망률이 100%다. 수술하는 건 1년 더 살기 위해서다. 김 교수는 “수술은 궁극적인 치료제가 아니니, 재발을 못 하게 하려면 유전자에 가위를 들이대야 한다. 돌연변이 세포 안에 유전자가위를 집어넣어, 세포 핵의 돌연변이 유전자 부분을 교정해야 한다. 나는 유전자가위를 셔틀에 탑재해서 뇌종양 부위로 보내는 유전자가위 전달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서울대 박철기 교수, 한양대 허준호 교수와 같이 하는데 유전자가위를 만드는 건 공동연구자의 몫이다. 유전자가위는 2020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연구 분야다. 유전자 서열에서 잘라내고자 하는 유전자 정보를 손쉽게 잘라내고 붙이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Cas9’ 개발자인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제니퍼 A 다우드나 교수가 노벨상을 받았다.
   
   그에 따르면 뇌종양은 유전자 서열에서 딱 한 지점이 잘못되면 발병한다. 세포 핵 안에 들어 있는 유전자는 A, T, G, C라는 네 개의 문자로 쓰여 있고, 이 텍스트의 길이는 대단히 길다. 그런데 이 유전자 정보 중 단 한 개가 다른 문자로 바뀌었을 때 뇌종양이 발병한다. TERT(텔로머라이즈 역전사효소)라는 유전자에서 돌연변이가 일어나는 것이다. 김 교수는 “한국인에게 특이한 뇌종양 원인은 공동연구자가 찾았고, 특히 한 지점의 돌연변이가 한국인에게 많은 걸 발견했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난 3년간 실험실 연구에서 세포 수준에서는 유전자가위 치료가 잘된다는 걸 확인했고, 앞으로 동물실험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경남 거제 출신으로 숭실대 화학과 2002학번이다. 그는 “거제고 때 화학이 재밌었다. 그래서 대학을 화학과로 진학했다”라고 말했다. 학부를 1등으로 졸업했지만 처음에는 화학자가 되려고 한 건 아니었다. 한때 교사도 꿈꿨고, ROTC(44기)로 근무하면서는 장기 근무를 할까도 생각했다. 그러다 제대한 뒤 공부를 하기로 결심해 포항공대 대학원에 진학했다. 당시 안교한 교수가 지도교수였는데 그는 “지도교수님이 너무 좋았다”라고 말했다. 석사과정으로 들어갔으나 박사과정까지 공부를 계속하기로 했다. 박사 연구는 지도교수의 연구 분야를 따라 ‘형광 탐침’을 주제로 삼았다. 포항공대 대학원 시절 그는 오줌 샘플을 모아다가 ‘조영제’ 개발 연구를 하느라 ‘오줌 박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박사논문 제목은 ‘생체 영상화를 위한 두 개의 광자 흡수체 및 형광 탐침 개발’(2014년)이다.
   
   석사와 박사과정을 5년 만에 끝냈는데 이 기록은 안 교수 실험실에서는 처음이었다. 이후 안 교수가 UC샌디에이고의 세일러 교수를 박사학위를 마치고 공부하러 갈 곳으로 추천했다. 세일러 교수의 실험실은 박사후연구원이 많아 경쟁이 치열했다. 그는 “2015년은 힘들었다. 목숨 걸고 논문을 썼다”라고 말했다. 다행히 2016년에는 미국화학회지(JACS)와 독일화학회지(앙게반테 케미) 등에 ‘셔틀’과 ‘내비게이터’ 관련 논문 8편을 낼 수 있었다.
   
   김도경 교수는 “포항공대에는 의대가 없다. 그래서 못 했던 연구를 경희대에 와서 원 없이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의대가 있으면 환자 관련 정보를 손쉽게 구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이날 김 교수 취재는 오후 4시 이전에 끝내야 했다. 김 교수는 “아이를 보러 가야 한다”고 했다. 아직은 젊은, 그래서 앞으로가 주목되는 연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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