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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5호] 2021.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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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백신, 나는 맞아도 될까?” 백신에 던지는 10가지 질문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bluesky-pub@hanmail.net

▲ 지난 1월 26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미 국립보건원(NIH)에서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도입이 가까워지면서 백신에 대한 관심이 높다.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모더나, 화이자, 노바백스 등의 백신이 단계적으로 들어오는데 이르면 2월 중순부터 예방접종이 시행될 예정이다. 백신은 과연 어떻게 병을 예방하며 누가, 언제, 왜 맞아야 할까. 백신의 원리부터 우리 몸속에서 일어나는 작용까지, 백신의 정체를 들여다보자.
   
   
   Q 백신이란 무엇인가.
   
   백신은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는 방패이다. 백신을 알려면 먼저 우리 몸의 면역반응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면역은 자기 자신의 물질과 외부 물질을 구별해 외부 물질을 제거하는 인체의 능력을 말한다. 외부로부터 바이러스, 곰팡이 같은 병원체가 체내에 침투하면 우리 몸은 이 침입자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해 방어 부대를 창설한다. 쉽게 말하면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침입자는 항원, 우리 몸을 방어하는 부대(물질)는 항체이다.
   
   우리 몸은 A항원이 체내에 들어와 감염되면 면역반응이 일어나 A항체를 만들고, 이 항체 만드는 방법을 기억했다가 A항원이 재침투하면 빠르게 A항체를 만들어 제거한다. 예방 백신은 항체의 이 기억력(B세포)에 기대어 만들어진다. 병을 앓기 전에 미리 그 병의 병원체를 몸속에 삽입해 방어 부대(항체)를 키워두면, 다음에 실제 전투가 벌어졌을 때 강력히 대처하게 된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면 인체 안으로 들어온 백신의 항원 성분들이 면역세포(B세포)를 자극하고, 자극된 B세포에서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는 항체를 만들어 보관하고 있다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제거한다. 결국 백신은 우리 몸에 항원을 의도적으로 소량 주입하여 그에 맞는 항체를 몸에서 스스로 형성하게끔 하는 면역반응을 이용한 것이다.
   
   

   Q 열이 있거나 아플 때도 예방접종을 해야 하나.
   
   가장 흔한 오해 중 하나가 백신이 치료제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치료제가 아닌 인체의 면역력을 키우기 위한 예방제이기 때문에 이미 병에 걸린 상태에서는 백신을 맞는다고 낫지 않는다. 따라서 몸이 건강하지 못한 상태, 즉 열이 있거나 아플 때 백신을 맞게 되면 백신에 포함된 병원체 때문에 되레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Q 죽거나 살아 있는 병원체를 항원으로 사용한다는데 사실일까.
   
   백신은 항원을 몸에 넣는 방식에 따라 크게 2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 즉 항원 자체를 투입하는 백신이고, 또 하나는 설계도를 투입해서 몸에서 항원을 만들도록 하는 백신이다. 불활성화 백신, 약독화 생백신, 바이러스벡터 백신 등은 항원 자체를 그대로 투입하는 백신이다.
   
   불활성화 백신은 바이러스를 배양한 뒤 열이나 화학약품으로 죽여 질병을 일으키지 못하게 만든 백신이다. 사백신이라고도 한다. A형 간염이나 주사용 소아마비 백신, 일본뇌염 백신, 독감 예방주사에 사용하는 백신이다. 중국 제약업체 시노팜의 코로나19 백신도 이에 해당한다.
   
   약독화 생백신은 바이러스가 살아 있지만 독성이 제거된 백신이다. 바이러스를 숙주(인체나 동물)의 몸에 감염시키지 않고 오랫동안 세포에서만 배양시키거나, 25℃ 정도의 낮은 온도에서만 배양시키면 바이러스가 숙주의 몸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능을 잃게 되면서 약독화된다. 항상 죽은 균을 사용해 백신을 만들면 위험이 사라지겠지만 특정 병원체들은 죽은 균으로는 항체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홍역과 황열, 풍진, 결핵, 수두 등에 이 백신을 쓴다.
   
   바이러스벡터 백신은 인체에 해가 없는 다른 바이러스의 게놈에 항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전자(바이러스 단백질)를 끼워 넣어 체내에 주입하는 벡터(전달체) 방식의 백신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의 백신이 이 원리를 이용한 대표적인 바이러스벡터 백신이다.
   
   예를 들어 바이러스를 간단하게 요약하여 유전자 정보를 담은 껍질(바이러스=껍질+유전정보)이라고 하자.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은 껍질로 인체에 무해한 아데노바이러스나 레트로바이러스를 이용했다. 즉 백신의 겉을 아데노바이러스나 레트로바이러스로 포장(벡터)하고, 속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항원) 유전정보를 집어넣어 만들었다. 결국 아데노바이러스와 레트로바이러스가 운반체 역할을 하는 셈이다. 면역세포가 스파이크 단백질을 감지하면 항체를 생성한다. 독성을 없앤 살아 있는 아데노바이러스를 사용하므로 안전하며 생백신에 준하는 4℃ 이하에 보관한다. 에볼라 백신도 이 방식으로 개발되었다.
   
   
   Q 재조합 백신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생백신과 사백신이 병원체 전부를 이용한다면, 병원체를 유전자 단위로 쪼개 필요한 부분만 재생산하는 백신도 있다. 재조합 백신이 그것이다. 이 백신은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이용하여 ‘항원(바이러스) 단백질’을 만들어서 인체에 직접 주입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노바백스의 백신이 이 기술로 만들어졌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의 일부 유전물질(주로 DNA)만 재조합해 발현시켜 백신으로 쓴다. 바이러스 전체를 접종하는 생백신보다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면역 증강제를 함께 투여하여 높은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재조합 백신은 면역반응에 필요한 항원만 합성해 만들었기 때문에 순도가 높고 안정적이다. B형 간염이나 자궁경부암 백신 등에도 사용되고 있다.
   
   
   Q mRNA 백신과 DNA 백신은 어떻게 다른가.
   
   mRNA 백신과 DNA 백신은 설계도를 투입해 항원을 만들도록 하는 백신이다. 체내에 DNA나 RNA를 주입해 우리 몸이 직접 항원을 만들게 한다. 미국 화이자와 모더나의 mRNA(전령RNA) 백신은 RNA를 사용한 방식으로, 최초의 mRNA 백신이다. 독성이 약화된 살아 있는 바이러스를 몸에 넣는 게 아닌, 특정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정보를 실어 나르는 mRNA를 투입해 이 정보와 똑같은 형태의 단백질을 체내에서 스스로 만들도록 하는 것이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mRNA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정보가 담겨 있는데, 이때 mRNA는 체내에서 바이러스 단백질(항원)을 만들고 체내 면역세포가 그 단백질에 대응할 항체를 형성하도록 유도한다. 즉 스파이크 단백질 성분을 체내에 미리 만들어 놓아 면역력을 생성하는 원리이다. mRNA는 며칠 후 세포에 의해 파괴된다.
   
   mRNA 백신은 바이러스를 직접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비감염성이라는 게 장점이다. 또 바이러스의 유전정보만 알고 있다면 설계와 생산 기간이 짧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유통·보관이 까다로운 게 흠이다. 화이자는 영하 70도, 모더나는 영하 20도 수준에서 유통·보관해야 한다. 같은 mRNA 방식인데도 온도 차이가 나는 것은 mRNA나 나노입자의 구조가 다르고, 주입하는 mRNA 양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DNA 백신은 플라스미드(미생물에 염색체와 별도로 존재하는 작은 원형의 복제 가능한 DNA 분자)를 이용하는 백신이다. 플라스미드에 항원에 해당하는 염기서열(유전정보)을 삽입한 다음, 박테리아에서 대량 증폭해 정제한 후 인체에 투여한다. 그러면 근육세포가 백신의 DNA를 자신의 유전자처럼 받아들여 자신의 게놈에 넣고 작동시킨다. 이 과정에서 전사-번역을 통해 항원이 형성되고, 면역반응이 유도된다. 병원체의 항원을 직접 투여하지 않았지만, 유전물질을 이용해 세포 안에서 생합성함으로써 투여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DNA 백신은 상온에서도 수개월 이상 보관이 가능하다. 하지만 투여된 개체에서 항원이 적게 생산되어 면역반응과 예방 효과가 낮다는 게 단점이다. 동물을 대상으로 한 DNA 백신만이 상용화되었고, 최근 제넥신에서 인간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이 임상시험 중에 있다.
   
   
▲ 지난 2월 1일 국립중앙의료원 관계자들이 코로나19 백신 초기 접종이 진행되는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 접종실을 점검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Q 백신을 맞으면 면역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까.
   
   백신은 종류에 따라 항체의 지속 기간이 다르다. 독감으로 널리 알려진 계절성 인플루엔자의 경우 백신의 유효기간이 3개월에서 길어야 6개월이다. 매년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 이유다. 또 독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쉽게 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에 해마다 다른 종류의 백신을 필요로 한다. 반면 한 번의 투여로 20~25년간 유지되는 홍역 백신이나, 천연두나 소아마비처럼 한 번 맞으면 평생 예방되는 백신도 있다.
   
   코로나19를 예방하는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의 백신은 어떨까. 이들 백신은 이제 접종이 진행 중이어서 면역력이 얼마나 지속되는지 명확하지 않다. 단 적어도 몇 달에서 1년은 면역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가정하고 있다. 물론 코로나19가 퇴치되지 않고 독감처럼 그냥 관리 가능한 전염병으로 남아 백신 접종이 연례행사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를 알려면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Q 변이 바이러스 출현은 코로나19 백신을 무력화할까.
   
   세계적으로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출몰해 코로나19의 도전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에서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가 전파력은 물론 치명률도 더 높고 기존 항체의 방어 능력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보고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연구팀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브라질에서 확산 중인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코로나19 감염자의 항체 44개 중 21개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항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록펠러대와 캘리포니아공과대 연구팀도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접종자의 혈액을 추출해 항체가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어떻게 작동하는지 관찰했는데,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항체 효과가 떨어졌다. 노바백스 백신 또한 변이 바이러스에 일정 수준의 예방 효과가 있었으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 바이러스에는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케임브리지대 라비 굽타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이 바이러스의 여러 부분을 공격하도록 면역계를 훈련하는 방식이어서 변이 바이러스에도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재 개발된 백신들이 변이에 가장 적합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효과가 조금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최종 결과를 확인하기까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Q 백신 부작용은 체질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까.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과정이 너무 빨리 이뤄져 우려를 나타낸다. 보통 7~10년 걸리는 백신 개발 과정이 화이자의 경우 10개월이라는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된 데다 검증도 다른 백신보단 덜 되고, 이미 백신 접종이 시작된 나라에서 들려오는 부작용 사례들로 여전히 불안감이 크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부작용이 없는 백신은 없다. 백신이 제아무리 면역반응을 잘 일으킨다고 해도 몸의 입장에서는 낯선 이물질이기 때문에 접종 후 국소적인 반응과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심한 알레르기 반응이 발생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통증이나 미열, 오한 등인데, 이는 일종의 면역반응으로 몸속에 항체가 생성되기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접종 하루나 이틀 이내에 시작돼 2~3일 후 사라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가장 우려스러운 부작용이 바로 아나필락시스 쇼크다. 따라서 아토피 등 중증 알레르기 체질인 사람은 접종 전 의사와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 같은 백신이라도 접종자의 건강 상태나 체질에 따라 면역반응이 달라서 부작용 또한 저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Q 코로나19에 이미 걸렸었는데 백신 접종이 필요한가.
   
   코로나19에 감염되었던 사람들은 코로나19에 면역력을 가진다. 하지만 이 면역력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지 아직 알지 못한다. 따라서 과거 감염되었던 사람도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 문제는 시기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문위원회의 일부 위원들은 지난 90일 내에 코로나19를 앓았던 사람들은 코로나19 백신 대기 명단의 맨 뒤에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백신 접종 횟수와 간격은 백신 종류별로 다르다. 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모더나 백신은 2회 접종하며, 1차 후 추가 접종 간격은 아스트라제네카와 모더나의 경우 4주, 화이자는 3주로 예방 효과가 95% 수준이다. 얀센은 1회 접종만으로 가능하다. 한 번의 접종으로 예방 효과가 66%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주 사이 나온 데이터는 백신이 타인으로의 바이러스 전염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못해도 상당히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Q 백신을 맞았는데 마스크를 계속 착용해야 할까.
   
   코로나19 백신은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도록 보호장치 역할을 한다. 보통 백신 접종 후 항체가 만들어지는 데는 2주쯤 걸린다. 하지만 이 항체가 언제까지 일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하고, 또 백신 접종으로 100% 면역이 형성되는 게 아니다.
   
   백신 접종을 받아도 면역이 형성되지 않을 경우나 면역이 형성되기 전, 그리고 면역 효과가 떨어지는 시기에는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 백신 접종 후에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이유다. 백신 접종의 핵심은 인류가 코로나19 전염을 예방할 집단면역의 길로 들어서게 하는 것. 그러니 불편해도 마스크를 꼭 착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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