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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6호] 202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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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화성서 산소 생산 성공! 유인 탐사 시대 첫걸음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bluesky-pub@hanmail.net 2021-05-06 오후 2:58:59

▲ 화성 탐사 로버 퍼시비어런스 photo scitechdaily.com
영화 속 이야기로만 여겨지던 ‘화성에서의 산소 만들기’가 현실이 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 로버 퍼시비어런스(perseverence)에 탑재된 산소발생장치 목시(MOXIE)가 처음으로 화성 대기의 이산화탄소에서 산소를 분리해낸 것이다. 이번 목시의 성공은 장차 유인 화성 탐사 시대를 이끌 첫 단계이자 우주개척 역사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게 NASA의 평가이다.
   
   
   1시간에 산소 5.4g 생산
   
   전문가들은 화성이 미래에 인류가 이주해 살기에 가장 적당한 ‘제2의 지구’라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극한 환경이다. 특히 화성 대기의 96%가 이산화탄소로 이뤄져 있다. 산소는 0.13%에 불과하다. 음식, 거주지, 물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숨 쉴 수 있는 공기가 없다면 인류가 화성에서 살아가기 어렵다.
   
   그래서 NASA가 개발한 시스템이 ‘목시’이다. 목시는 화성 대기에서 산소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확인해 줄 일종의 실험 모델이다. 지난 2월 화성에 착륙한 탐사 로버 퍼시비어런스에 실려 화성으로 진출했다.
   
   ‘화성에서의 산소 만들기’ 첫 실험은 지난 4월 20일(미국 현지시각) 이뤄졌다. NASA는 이때 목시가 화성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에서 1시간 동안 5.4g의 산소를 만들어냈다고 4월 22일 밝혔다. 이는 1명의 우주비행사가 약 10분간 호흡할 수 있는 양이다. 목시는 무게 17㎏에 자동차 배터리 정도의 크기로 시간당 최대 10g의 산소가 발생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화성의 현장 자원을 이용해 사람이 땅에서 살 수 있도록 돕는 최초의 기술인 셈이다.
   
   영화 ‘마션’에서는 화성에 고립된 주인공 맷 데이먼이 ‘옥시지네이터’라는 시스템을 이용해 우주선의 연료발전기가 뿜어내는 이산화탄소로부터 산소를 만들어낸다. 그렇다면 목시는 어떤 방식으로 산소를 발생시킬까.
   
   NASA는 그 원리를 식물의 광합성 작용에 비유한다. 식물의 잎은 낮에 빛에너지를 이용해 뿌리로 빨아올린 물과 기공(숨구멍)으로 흡수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로 광합성을 해 탄수화물(포도당)과 산소를 생산한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입하고 산소를 내뿜는 방식이다. 목시가 화성에서 1시간 동안 만들어낸 5.4g의 산소는 지구상에서 큰 나무 한 그루가 생산하는 산소의 양과 맞먹는다.
   
   목시도 광합성처럼 먼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인다. 그 뒤 여과장치를 통해 오염물을 제거하고 이를 약 800도로 가열해 일산화탄소와 산소로 분리해낸다. 이산화탄소(CO2) 분자는 탄소 원자 1개와 산소 원자 2개로 구성되어 있다. 이렇게 분리해낸 일산화탄소는 화성 대기로 배출되고, 산소는 따로 추출해 사용한다.
   
   목시는 산소 변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800도의 고열을 어떻게 견딜까. 목시는 강력한 내열성 소재인 니켈 합금으로 만들어져 열에 강하다. 또 표면은 얇은 금으로 코팅돼 있는데, 이는 태양에서 오는 적외선 열을 반사시켜 퍼시비어런스의 손상을 막기 위함이다.
   
   목시가 만들어낸 산소는 우주비행사의 호흡에만 꼭 필요할까. 그보다 더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로켓 연료를 태우기 위한 산화제이다. 나중에 지구로 돌아올 로켓의 추진 연료를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어야 유인 화성 탐사가 가능하다. 즉 산소는 단순히 우주비행사가 숨 쉬는 물질만이 아닌, 지구 밖 천체에 새로운 정착지를 건설하기 위한 필수 물질이다.
   
   NASA에 따르면 화성에서 우주비행사 4명이 1년간 체류할 경우 그들의 호흡에 필요한 산소량은 약 1t이다. 반면 화성 표면에서 우주비행사 4명이 탄 로켓을 이륙시키려면 로켓 연료 7t과 산화제로 쓸 산소 25t이 필요하다. 이처럼 많은 양의 산소를 화성으로 가져간다는 건 지금의 기술로서는 불가능하다. 지구에서 모든 연료를 채워 화성으로 보내려면 덩치가 큰 우주선을 동원할 수밖에 없는데, 그럴 경우 기술적·경제적으로 효율적이지 않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산소변환기이다. 물론 지금처럼 작은 실험용 목시가 아니다. 실제로 화성에서 지구로 돌아올 로켓 추진 연료 25t 분량의 산소를 생산할 수 있으려면 1t짜리 산소발생장치가 필요하다. 1t짜리 산소변환기를 운반해 25t의 산소를 화성에서 직접 만들어내는 것이 지구에서 25t의 산소를 화성으로 가져가는 것보다 훨씬 비용 부담이 적고 실용적이라는 게 NASA 측의 설명이다.
   
   
▲ 퍼시비어런스에 실린 산소발생장치 목시(MOXIE). photo 위키피디아

   유인 화성 탐사, 언제쯤 가능할까
   
   화성에서의 산소 발생 실험은 이번이 끝이 아니다. 앞으로 2년(화성일 기준 1년) 동안 9번 더 산소를 추출할 계획이다. 이번처럼 기기의 성능을 확인하는 실험을 하거나 각기 다른 시간과 계절, 다양한 대기 조건에서의 산소 발생 능력을 확인한다. 또 온도를 달리하는 등 다른 조건 아래서는 어떻게 작동하는지 단계별로 실험이 이뤄진다.
   
   이번 목시의 실험 성공으로 ‘산소 현지 조달’의 가능성이 확인되었다. 이는 유인 화성 탐사뿐 아니라 지구 밖에 새로운 정착지를 건설하는 시도에 청신호가 켜졌음을 의미한다. 21세기에 가장 장대하고 현실성 있는 우주 계획은 바로 인간의 화성 착륙이다. 과연 유인 화성 탐사는 언제쯤 이뤄질 수 있을까.
   
   NASA는 2030년 중반쯤 유인 화성 탐사를 계획하고 있다. 2018년 마이클 볼든 NASA 국장이 오는 2030년대 중반까지 화성에 사람을 보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이끌고 있는 일론 머스크는 2026년에 유인 우주선을 화성에 보내고, 2050년까지 100만명을 화성에 이주시킬 것이며, 머스크 본인도 화성행 대열에 참여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이에 편승하여 네덜란드의 벤처기업 마스원(MarsOne)이 2013년 1월 화성 이주 계획을 발표하고 지원자를 모집했다. 2026년부터 남녀 2명씩 모두 6차례에 걸쳐 24명을 화성으로 보내 화성에서 영원토록 살게 한다는 계획인데, 지구로 돌아올 수 없다는 조건이 붙었음에도 전 세계에서 20만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
   
   과연 이들의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과학자들은 유인 탐사까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망한다. 화성에 가고 싶어 하는 지구인의 꿈을 현실로 만들려면 숱한 기술적 난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것. 화성의 극한 환경을 이길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가능하고, 인류의 화성 체류와 왕래가 자유로운 수준이 될 때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언제라고 정확히 못 박을 수 없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인류가 화성에서 직접 산소를 생산해 지구로 귀환하면서 화성에 거주할 수도 있는 날이 반드시 다가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확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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