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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7호] 2021.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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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어컨 필요 없다! 울트라 화이트 페인트의 마법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bluesky-pub@hanmail.net 2021-05-13 오후 12:58:38

▲ 일반 흰색 페인트로 칠한 건물. 울트라 화이트 페인트로 건물을 칠하면 정오의 강한 햇빛 아래서 주위보다 온도가 13.3도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photo newscientist.com
빛의 98.1%를 반사하는 ‘역사상 가장 흰 페인트’가 개발됐다. 일명 ‘울트라 화이트 페인트’다. 이 새로운 페인트로 건물을 칠할 경우 에어컨이 필요 없을 만큼 충분한 냉각 효과를 얻게 된다고 해 세계적 관심이 크다. 자동차든 건물 옥상이든 칠하기만 하면 주변보다 온도를 매우 낮춰준다니, 분명 지구온난화 억제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역대 가장 완벽한 흰색
   
   세상에서 가장 검은 물질은 밴타블랙(Vantablack)이다. 가시광선의 99.965%를 흡수한다. 탄소 나노튜브 기술을 이용해 만든 무광 블랙 페인트로 우주의 블랙홀만큼이나 검게 보인다. 기존의 검은색은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만을 흡수하는 데 비해 밴타블랙은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긴 적외선까지 흡수한다. 2014년 영국의 나노연구기업에서 개발했다.
   
   이렇게 검은색은 왜 필요할까. 다양한 용도 때문이다. 예를 들어 천체 관측을 하는 망원경에 적용하면 반사율을 0.04% 정도로 줄일 수 있어 희미한 빛의 별도 관찰할 수 있다. 군사무기 개발에도 쓰일 수 있다. 첩보 위성을 밴타블랙으로 칠하면 도포된 표면이 마치 검은 구멍 또는 검은 평면으로 보이게 돼 적의 눈에 띄지 않아 완벽한 첩보 수행이 가능하다.
   
   밴타블랙의 정반대 개념 물질이 바로 울트라 화이트 페인트다. 미국 퍼듀대 기계공학과 슈린 루안(Xiulin Ruan) 교수팀이 개발해낸 것으로 현존하는 하얀 페인트보다 더 흰, 가장 완벽한 흰색이다. 지금도 흰색 페인트 종류가 많은데 굳이 울트라 화이트 페인트까지 만들어낸 이유는 뭘까. 그 답은 빛의 반사율에 있다.
   
   우리가 물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건 그 물체가 빛을 반사하기 때문이다. 즉 우리 눈에 바나나가 노랗게 보이는 이유는 바나나의 표면이 노란색만 반사하고 나머지 색은 흡수하기 때문이다. 흰색은 모든 빛을 반사하므로 하얗게 보인다. 여름에 검정 옷을 입으면 덥게 느껴지고, 흰색을 입으면 더 시원한 느낌을 받는 것은 이 같은 빛의 반사와 흡수 작용에 있다.
   
   울트라 화이트 페인트는 페인트 속의 황산바륨으로 인해 더욱 희게 보인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황산바륨 입자의 크기가 고르지 않은 데 그 비밀이 있다. 각 입자가 빛을 산란시키는 정도는 크기에 따라 다른데, 입자 크기가 클수록 빛의 스펙트럼을 더욱 산란시킨다. 연구팀은 빛의 효율적 산란과 자외선 흡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입자 크기가 다양하고 농도가 높은 황산바륨을 사용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개발된 것 중 가장 높은 빛 반사율을 나타냈다.
   
   그렇다면 일반 흰색 페인트와 울트라 화이트 페인트의 반사율 차이는 얼마나 될까.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흰색 페인트는 빛의 80~90%를 반사한다. 이에 비해 울트라 화이트 페인트는 최대 98.1%의 빛을 반사하고, 적외선 열도 효율적으로 방출한다. 반사율이 거의 100%에 가까운 이 페인트로 칠을 한다면 실제 온도가 떨어진다는 것이 연구팀의 실험 결과다.
   
   연구팀은 다양한 장소와 기상 조건에서 야외 테스트를 실시했다. 그 결과 새로운 페인트로 칠한 부분이 정오의 강한 햇빛 아래에서 주위보다 13.3도 낮았고, 밤에도 7.2도 낮은 상태를 유지했다. 이는 일반 건물에 필요한 에어컨 가동을 상쇄할 수 있는 상당한 양의 냉각 효과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울트라 화이트 페인트를 개발하기 위해 100종류 이상의 소재를 연구했다. 그중에서 10가지를 골라 각 소재를 50가지 방법으로 실험한 끝에 황산바륨을 선정했다. 황산바륨은 사진 인화지와 의약품, 안료, 그리고 화장품을 하얗게 만드는 데 사용된다.
   
   이보다 앞서 루안 교수팀은 지난해 10월 95.5%의 빛 반사율을 보이는 ‘슈퍼 화이트 페인트’를 개발한 바 있다. 이때 사용한 소재는 황산바륨이 아닌 탄산칼슘이었다. 그런데 프랑스어로 ‘영원한 흰색(blanc fixe)’이라고 불리는 황산바륨이 이번에 탄산칼슘보다 2.6% 웃도는 반사율을 실현시킨 것이다. 이들의 연구 결과는 미국 화학학회(ACS) 회보인 ‘응용 재료와 계면(Applied Materials and Interfaces)’ 4월 15일 자에 실렸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1997)인 미국의 스티븐 추(Steven Chu) 박사는 지구온난화를 막으려면 세계의 지붕을 하얗게 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흰색 페인트로 칠한 지붕이 햇빛을 반사할 경우 태양광에 의한 지표의 가열을 줄여 냉방 가동률도 억제할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그동안 많은 과학자가 효율이 높은 흰색 페인트 개발을 위해 연구해왔다.
   
   
▲ 미국 퍼듀대 슈린 루안 교수가 개발한 울트라 화이트 페인트. photo 퍼듀대 홈페이지

   대낮에 주위보다 13.3도 낮아
   
   루안 교수팀의 울트라 화이트 페인트의 특징은 빛 반사만이 아니라 적외선 열 방출 기능도 높다는 데 있다. 주변을 냉각하기 위해선 단순히 햇빛만 반사해서는 안 된다. 소재가 가진 열을 적외선 형태로 외부에 방출해야 한다. 특히 대기에 흡수되지 않고 우주로 빠져나갈 수 있는 8~13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미터)의 긴 파장이어야 냉각효과가 크다. 연구진이 개발한 페인트는 8~13㎛ 적외선의 95% 이상을 방출했다. 에어컨의 경우 실외기 등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열기가 지구 표면에 남겨져 도시의 열섬현상과 지구온난화를 가속한다.
   
   루안 교수는 만약 자신들이 개발한 울트라 화이트 페인트로 약 93㎡(약 28평)의 지붕을 칠한다면 10㎾ 상당의 냉각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에어컨보다 더 강력한 성능이다. 또 도로나 옥상, 자동차 등 지구 표면의 0.5~1%를 이 페인트로 칠할 경우 지구온난화 현상을 역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햇빛이 반사되면 건물 내부의 온도도 내려가는 게 당연한 일. 그 결과 에어컨 등의 냉방장치 사용이 줄어 전기에너지는 물론 오존층을 파괴하는 프레온가스의 방출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이다.
   
   울트라 화이트 페인트는 데이터센터, 자동차, 실외 전기장비 등 쓰임새가 다양할 것으로 보인다. 페인트에 금속 성분이 없어서 전자신호를 방해하지 않아 통신기기 냉각에도 적합하다. 연구팀이 도료를 개발하기 위해 사용한 기술은 기존의 상업용 페인트를 제조하는 공정과 호환성이 있다. 따라서 상용화하기도 쉽다. 제조비용도 기존의 페인트와 거의 동일하거나 더 낮을 수 있다고 루안 교수는 말한다. 현재 연구팀은 주요 제조사와 상용화를 논의하고 있다.
   
   세계는 이미 도로나 건물의 색을 흰색으로 바꾸는 운동이 한창이다. 기후가 더운 지역에서는 흰색의 건물이 자주 눈에 띈다. 뉴욕은 최근 약 92만9000㎡ 이상 면적의 건물 지붕을 흰색 페인트로 칠했다. 이제는 우리도 집 옥상을 울트라 화이트 페인트로 칠할 때이다. 그것만으로도 소중한 지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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