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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5호] 2021.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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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핵연료 재활용 기술 美 승인… 한국 핵폐기물 숨통 트이나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bluesky-pub@hanmail.net

▲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시험 중인 사용후핵연료 재활용 기술인 파이로프로세싱 시설 photo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발전 후 남은 핵연료를 다시 연료로 사용하는 기술을 미국 원전 당국이 공식 승인했다. 한국과 미국이 공동 시행한 ‘파이로프로세싱(Pyroprocessing·사용후핵연료 재활용 기술)’과 차세대 원전인 ‘소듐냉각고속로(SFR)’의 연구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한·미 원자력연료주기공동연구(JFCS) 운영위원회가 지난 9월 1일 최종 승인한 것이다.
   
   이 보고서에는 지난 10여년간 미국 아이다호연구소, 아르곤연구소, 한국원자력연구원 등이 연구한 파이로프로세싱과 SFR의 기술적 타당성, 경제성, 실현 가능성, 핵 비확산성 등의 내용이 담겼다. JFCS 운영위원회에는 미국 국무부, 에너지부, 핵안보청과 한국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참여하고 있다. 대체 파이로프로세싱은 어떤 공법이고, 소듐냉각고속로는 어떤 형식의 원자로이기에 핵연료 재활용에 적합한 것일까.
   
   한국은 1956년 미국에서 원자력 기술을 도입했다. 이때 핵무기 제조에 유용될 수 있는 ‘핵연료 농축’과 ‘핵연료 재처리(재활용)’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재처리(reprocessing)란 사용후핵연료를 사용 가능한 물질과 기타 물질로 분리하는 물리·화학적 공정을 말한다. 하지만 사용후핵연료가 빠른 속도로 쌓여감에 따라 저장공간의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40년 만에 핵폐기물 처리 길 열려
   
   한국의 첫 상업용 원전 가동은 1978년(고리 1호) 시작되었다. 현재는 원전 24기가 운영 중이다. 첫 원전 가동 이후 40여년간 쌓인 사용후핵연료 저장량은 지난 6월 기준 1만7578t. 경주의 월성원전 1~4호기의 경우 포화율이 98.2%여서 내년 3월 강제 셧다운에 돌입해야 한다. 울진 한울 1~6호기도 포화율이 86.9%에 이른 상태다.
   
   사용후핵연료는 많은 방사선과 강한 열을 내기 때문에 임시저장, 중간저장, 재처리·재활용, 처분의 단계를 거친다. 먼저 원전 부지에 있는 수조에 넣어(습식저장) 5년간 임시로 저장한다. 이렇게 보관하면 핵연료 온도가 약 100분의1까지 식는다. 현재 전 세계에서 배출되는 핵연료의 약 90%가 저장수조에 담겨 있다. 5년 뒤에는 콘크리트 용기나 금속 용기에 옮겨 보관(건식저장)한다. 이때 열은 물 대신 공기나 비활성기체로 식힌다.
   
   이후 지하 500~1000m 깊이에 파묻는 중간저장을 거친다. 중간저장은 최종 처분 전까지 별도의 저장시설에서 40~80년간 저장·관리하는 단계를 말한다. 땅속 깊은 곳이나 화강암층에 동굴을 뚫고 파묻는데, 그러려면 특수 차폐시설(URL)이 필요하다. 캐나다·핀란드·스웨덴 등 일부 국가는 중간저장 단계를 곧 최종 처분으로 선택하고 있다. 사용후핵연료를 재활용 자원으로 보지 않고 폐기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중간저장 시설이 전혀 없어 모두 임시저장(습식·건식) 단계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원전 당국의 핵연료 재활용 기술 승인은 핵폐기물 처리의 길을 열어준 셈이다. 경수로나 중수로 등 발전 방식에 따라 다르지만, 사용후핵연료에는 에너지원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우라늄(U) 238’이 93~96% 포함돼 있고, 넵투늄(Np)이나 플루토늄(Pu), 아메리슘(Am), 퀴륨(Cm) 같은 초우라늄 원소(우라늄의 원자번호 92보다 큰 원자번호를 가진 원소)도 들어 있다. 이 때문에 원자력 선진국들은 우라늄(U)을 다시 추출해 발전 에너지로 만드는 기술을 도입하거나 개발 중에 있다. 한 번 썼던 핵연료가 재활용되면 핵폐기물 처분장 면적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재활용까지 마친 최종 핵폐기물은 방사선 발생량이 적어 폐기장에 보관할 때도 훨씬 안전하다.
   
   
▲ 차세대 원전인 소듐냉각고속로(SFR). photo 한국원자력연구원

   파이로-SFR 연구는 적정성 검토 후 결정
   
   핵연료 재처리 방법은 크게 습식과 건식으로 나뉜다. 습식 공법은 퓨렉스(PUREX·Plutonium and Uranium by Extraction)가 대표적이다. 퓨렉스는 잘게 잘라낸 사용후핵연료를 질산 등으로 녹여 액체로 만든 다음, 인산트리뷰틸(TBP)이라는 물질(용매)을 이용해 우라늄과 플루토늄 등 원전에 필요한 물질만 추출하는 방식이다. 추출한 핵연료는 기존 원전에서는 쓸 수 없고 ‘고속로’라는 전용 원자로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일본, 프랑스 등이 이 기술을 택하고 있다. 습식 공법은 상업용이나 학술용 방사성 동위원소를 얻기 쉽다. 하지만 순도 높게 추출된 플루토늄이 핵무기 제조에 쓰일 수 있어 미국은 퓨렉스를 결사 반대한다.
   
   한국과 미국이 공동 개발하고 있는 ‘파이로프로세싱’은 습식이 아닌 건식 공법이다. 금속을 제련하고 정련해 불순물을 뽑아내는 것처럼, 파이로프로세싱은 사용후핵연료를 용융염(Molten Salt)에 넣고 500℃까지 올려 녹인 뒤 전기분해를 가해 우라늄을 추출한다. 전기를 흘려주면 -극에 우라늄만 달라붙는다. 여기서 다시 전압을 더 올리면 잔여 우라늄은 물론 넵투늄, 플루토늄, 아메리슘, 퀴륨 등 초우라늄 원소도 한데 섞여 -극에 붙는다. 퓨렉스의 순도 높은 플루토늄과 달리 초우라늄 원소와 뒤섞인 혼합물 플루토늄은 핵무기를 제조할 수 없다.
   
   파이로프로세싱도 전용 원자로가 필요하다. 그래서 도입된 게 ‘소듐냉각고속로(SFR)’다. SFR은 기존 경수로와 달리 물이 아닌 액체 소듐(나트륨)을 냉각수로 쓴다. 소듐은 끓는점(섭씨 833도)이 물보다 훨씬 높아 현재의 원전처럼 물이 끓지 않게 압력을 높일 필요가 없기 때문에 고압 폭발 위험이 없어 안정적이다. 또 초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하는 만큼 우라늄 자원 이용률을 현재보다 100배 높일 수 있고, 폐기물 양을 20분의1로 감소시킬 수 있다.
   
   이번 JFCS 보고서에는 ‘한·미 연구진이 1회당 사용후핵연료 4~5㎏을 처리할 수 있는 파이로-SFR 기술을 세계에서 처음 확보했고, 파이로-SFR의 상용화를 위한 후속 연구에 들어갈 단계가 됐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아이다호연구소는 40여년 전 파이로프로세싱 아이디어를 내고 연구를 시작했다.
   
   한국은 1997년 과기정통부와 한국원자력연구원을 중심으로 연구에 착수해 2011년부터 한·미 공동 연구개발(R&D)을 추진했다. 1997년부터 지금까지 투입된 총사업비는 4132억원이다. 한·미가 공동연구를 진행하던 중 2017년 파이로프로세싱의 불완전성 등의 문제가 제기돼 제동이 걸렸다가 2018년 2월 국회 요청으로 파이로프로세싱 재검토위원회가 구성됐다.
   
   위원회는 2020년까지 한·미 공동연구에 집중한 뒤 산출된 실험결과 보고서를 살펴본 다음 연구 지속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그런 만큼 과기정통부는 앞으로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적정성 검토위원회를 통해 JFCS 보고서에서 제안한 파이로-SFR의 추가 연구가 적정한지 등 연구 방향을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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