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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화/생활
[2146호] 2011.03.07

이직 네 번, 가장 오래 다닌 직장 1년 실패담 들어보실래요?

자기계발서 3권 펴낸 허병민씨

박영철  차장 

성공담이 아닌 자신의 쑥스러운 과거를 교훈으로
누구나 알지만 실천 못했던 내용 공감 이끌어내
photo 정복남 영상미디어 기자
‘1년만 버텨라’(위즈덤하우스)라는 제목의 자기계발서는 저자가 자신의 실패담을 실었다는 점에서 다른 책과 다르다. 자기계발서란 대개 성공한 사람이나 자신의 성공담을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1년만…’의 허병민씨는 자신의 실패에서 교훈을 끄집어내 그 내용을 책에 담았다.
   
   지난 2월 28일 저자 허병민(35)씨를 만났다. 그는 경영컨설턴트이자 리더십·라이프 코치다. 그는 30대 중반이지만 이 책을 포함해 자기계발서만 벌써 세 권이나 펴냈다. 반응도 좋다. 두 번째 책인 ‘20대, 네가 진짜 원하는 게 뭐야’는 중국어판 출판계약까지 됐다.
   
   ‘1년만 버텨라’는 특히 CEO(최고경영자)들 사이에 반응이 좋아 단체주문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토러스투자증권은 전 직원을 위해서 200권을 구매했고, 동우화인캠은 4월 중순에 있을 1년차 직원들을 위한 강연회 교재용으로 100권을 구매할 예정이다.
   
   허병민씨는 “자기가 실패했다고 밝히는 것은 어느 정도 용기가 필요하다”며 “직장생활하면서 겪은 실패담을 바탕으로 책을 썼는데 여기에 공감하는 분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1년만 버텨라!
   
저자는 왜 이 책을 실패담이라고 하고 출판사는 왜 책 제목을 ‘1년만 버텨라’라고 붙였을까? 저자 자신이 직장을 네 군데나 다녔고 그중 가장 오래 다닌 직장이 고작 1년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그는 연세대 법학과를 나와 제일기획 제작본부 PD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두산동아·오티스 엘리베이터·LG생활건강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는 1년만 버티라는 이유를 에필로그에서 밝혔다. “우리가 어떤 곳에서 일하더라도 그곳은 사람에 의해 움직이는 곳일 테고, 사람이 움직이는 곳이라면 거기에서 요구하는 자격조건은 어느 곳이든 큰 차이가 없을 텐데 그것을 판단할 기준이 되는 기간이 바로 1년이기 때문이다.” 그는 “1년을 버틴다는 것, 그것은 당신이 직장인으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기초적인 요건들을 갖추고 있는가를 판가름할 수 있는 기간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책의 요지는 1년 안에 그만둘 게 아니라면 과연 직장을 오래 다니기 위해서 무엇을 가장 핵심적으로 갖춰야 하느냐는 것을 내 실패사례를 통해서 들려주는 것이다.”
   
   그는 “회사가 시험하는 열두 가지 테스트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맞춰 이 책도 12개 장으로 구성돼 있다. 그가 가장 강조하는 챕터는 제1장 ‘회사는 능력을 보지 않는다’와 제12장 ‘위아래가 있기에 당신이 있다’ 등 2개다.
   
   제1장은 회사가 직원의 능력보다는 태도를 중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서 그는 첫 직장에서 있었던 일을 소개하고 있다. “당시(2001년)는 취업에 대한 부담감이 그리 크지 않았다. 게다가 개인적으로는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그러니 마음속으로 ‘일류든 최고든 그 어디든 간에 내 마음에 안 들기만 해봐.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간다’는 식의 거만한 마음을 품고 있었다.” 이런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이 직장생활을 잘한다면 그게 이상할 것이다. 그는 정확히 8개월 만에 첫 직장을 그만뒀다. 그는 “어떤 개인이 조직에 적합한가를 판가름하는 요소는 성실성과 인내심, 인간성 등 3가지”라고 주장한다.
   
   
   가장 큰 후회는 동료에 무관심했던 것
   
   제12장에서 그는 독특한 ‘샌드위치론’을 펼치고 있다. “샌드위치에서 가장 중요한 재료는 식빵입니다.” 나의 상사(위 식빵)와 부하직원(아래 식빵)에게 내 회사생활이 달려 있다는 얘기다. 사람들이 식빵을 샌드위치의 재료라고 생각하지 않고 식빵 사이에 들어가는 재료를 중시하는 것에 비하면 저자의 발상은 참신성이 돋보인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도 물론 본인의 실패담에서 비롯된다. “나는 겸손하지 않았고 주변 동료들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는 관심에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내가 회사생활을 한 몇 년 동안 가장 후회스러운 일이 있다면 그건 주변 동료들에게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상대방에게 관심을 가져본 적이 몇 번 없으니 상대방 또한 나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을 것이고, 상대방을 이해하거나 배려하고자 한 적이 많지 않으니 상대방 또한 나를 이해하거나 배려하고자 하지 않았을 것이다. 세상만사 모두 기브 앤 테이크인데도 이런 간단한 사실을 간과, 아니 무시해왔다는 것이 뼈저리게 후회된다.”
   
   이 책에서 다루는 소재 중에 독자가 처음 들어보는 것은 없다. 지겹도록 많이 들어온, 누구나 다 아는 식상한 소재들이다. 다만 직접 실천한 적이 없거나 실천하는 데 애를 먹어온 것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이 공감하는 것은 저자가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거리낌없이 드러내고 있어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 같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직장을 여러 번 옮긴 것에 대해서 그는 어떻게 생각할까? “혹시 참을성이 없어서 그런 거냐?” 하고 물었더니 “참을성은 많았다”고 부인했다. “직장이 나와 맞는 특성이 있었다면 계속 다녔을 것입니다. 내가 원하고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는 과도기를 겪었던 것 같습니다.”
   
   
   자기계발서 읽지만 말고 내 것으로 소화하라
   
   저자와는 대조적으로 그의 부친은 SK그룹 계열사에서 20년 넘게 일했다. 서울대 영문과 출신으로 SK캐피탈 대표이사까지 지낸 허정구씨가 그의 부친이다. “제가 하도 직장을 옮기니 저희 부친께서 ‘니가 어떤 일을 하든 상관 없는데 제발 좀 오래 있어라’하고 신신당부를 하시더군요. 제가 이직할 때마다 회사를 오래 다니고 싶으면 ‘첫째도 상사, 둘째도 상사, 셋째도 상사’라고 하면서 상사와 잘 지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회사 일찍 가라는 말씀도 하셨어요. 지나고 나서 보니 다 지당하신 말씀이더라고요.”
   
   그는 2008년 6월 마지막 직장에 사표를 내고 월급쟁이 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해 10월에 첫 저서를 내고 작년부터 탤런트 탭(Talent Tab)이라는 1인회사를 설립해 저술과 강연, 컨설팅, 코칭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공병호씨 같은 1인회사를 꿈꾸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미국 동부 뉴저지주에서 학교를 다닌 덕분에 영어가 능통한 그는 자기계발서를 영어로 써서 미국에서 출판한다는 목표도 세워놨다.
   
   그는 독자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읽는 사람이 체화(體化)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기계발서를 아무리 읽어도 자기계발이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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