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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사 김미경이 만난 생각을 파는 사람]  실미도 작가에서 사업가 변신 “한국은 스토리의 금맥 우수한 원재료 발굴해 수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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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화/생활
[2231호] 2012.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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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 김미경이 만난 생각을 파는 사람]실미도 작가에서 사업가 변신 “한국은 스토리의 금맥 우수한 원재료 발굴해 수출할 것”

김희재 올댓스토리 대표

김미경  아트스피치 원장 

생각을 파는 사람 - 열네 번째 인물

셀러(seller) 김희재 올댓스토리 대표
셀러유형 스토리 사업가(Story businesswoman)
대표상품 ‘실미도’ ‘공공의적2’
최신상품 올댓스토리
스토리 사업가의 셀링 포인트
1) 스토리를 완성품이 아닌 원재료로 보라.
2) 생각을 고가에 팔려면 형식을 바꿔라.
3) 감동을 파는 최고의 방법은 스토리텔링이다.
photo 한준호 영상미디어 기자
“이번에 쓴 책으로 노래 가사 쓰고 음반도 내보자. 아이디어 죽이지?” 지난해 나는 ‘언니의 독설’(21세기북스)이라는 책을 썼다. 내가 만들었지만 콘텐츠가 너무 괜찮다. 책과 강연으로만 팔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그래서 노래로 만들자고 했는데 직원들 반응이 영 썰렁했다. “에이, 무슨 책으로 노래를 만들어요?”라는 뚱한(?) 표정이다.
   
   1년 만에 소원 성취했다. 이번에 꿈을 주제로 새 책이 나오는데 그 내용으로 직접 가사를 쓰고 노래를 만들었다. 심지어 여기에 어울리는 코믹 댄스까지 만들어 지난 10월부터 내 파랑새 강연회의 오프닝 무대에 올렸다.
   
   이참에 내년에는 아예 공연까지 만들어볼 생각이다. 강연과 토크, 노래에 연극적 요소가 가미된 종합예술을 만들어 대학로 소극장에 올린다. 하나의 콘텐츠로 다양한 출구를 만드는 일종의 실험인 셈이다. 바쁜 내가 이러는 이유는 하나. 한국 시장에서는 ‘말값’이 너무 싸기 때문이다. 가수들은 한번 무대에 서면 수천만원이 기본인데 강사는 아무리 유명해도 수백만원 이상 받을 수가 없다. 몇 년 내내 해결책을 고민하다가 요즘에서야 실마리를 찾았다. 내 콘텐츠를 책, 강연 같은 완제품이 아니라 ‘원재료’로 보는 것이다. 청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원천 콘텐츠라면 강연이나 책 이외의 다양한 출구로 내보내도 시장성이 있지 않을까? 얼마 전 내가 했던 고민을 붙잡고 4년 넘게 치열한 사투를 벌여온 한 사람을 만났다. 올댓스토리 김희재(42) 대표다. 그녀는 현재 한국에서 전무후무, 유일무이한 ‘스토리 사업가’다.
   
   
   스토리와 비즈니스 연결하는 모든 일 다뤄
   국내 최초… 스토리 매니지먼트부터 에이전시·컨설팅까지

   
   초가을의 서울 종로구 혜화동은 여전히 운치가 있었다. 대학로 거리가 환히 내려다보이는 건물 꼭대기층에 그의 사무실이 있다. 저녁 시간임에도 십여 명이 넘는 직원들이 분주히 일하고 있다. 활기 넘치는 회사 분위기를 보니 괜히 반갑다. 한국처럼 생각이 헐값으로 팔리는 나라에서는 나 하나 먹여살리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그런데 남의 아들딸까지 데려와 월급 주는 게 어디 만만한 일인가? 그것도 영화, 연극, 공연도 아닌 ‘스토리’라는 원재료로.
   
   그는 ‘올댓스토리’라는 회사 이름처럼 스토리와 사업을 연결하는 거의 모든 일을 한다. 요즘에는 기업의 스토리텔링 관련 프로젝트가 많다. 예를 들어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는다면 아이덴티티를 만드는 것부터 마케팅 차원에서 활용할 수 있는 스토리까지 몽땅 만들어준다.
   
   얼마 전 올댓스토리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중에 ‘한라수’라는 프리미엄 생수가 있었다. 클라이언트는 기존의 수많은 생수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아이덴티티와 이를 홍보할 수 있는 색다른 스토리를 원했다. “한라(漢拏)의 어원을 찾으니까 은하수를 잡는다는 뜻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는 한라수를 ‘은하수의 기운을 머금은 물’이라고 정의했어요. 여기에 스토리를 넣어 설화도 만들었고요. 실제로 과학책을 찾아보니까 지구에 속한 모든 물질은 지구에서 만들어졌는데 유독 물만은 우주에서 만들어졌다는 과학적 근원도 있더군요.”
   
   이 모든 과학적 팩트와 스토리텔링 요소, 이를 시장에 효과적으로 어필하는 방법까지 종합한 ‘스토리 바이블’도 만들었다. 고객사가 마케팅과 홍보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그 제품이 가진 모든 스토리 소스를 집대성해주는 것이다. 고객사가 스토리로 애니메이션, 만화, 애플리케이션 등을 만들기를 원하면 제작까지 다 해준다. 그야말로 스토리의 처음부터 끝까지 프로듀싱하는 셈이다.
   
   콘텐츠가 필요한 엔터테인먼트 업계와 작가를 연결해주는 에이전시 기능도 올댓스토리의 주요한 일이다. 괜찮은 스토리를 발굴해 이를 영화, 방송국, 공연기획사와 연결해주기도 하고, 다양한 매체에 걸맞게 스토리를 재가공하기도 한다. 또한 영화사에서 기획 중인 작품에 가장 걸맞은 작가를 섭외한다. 최근에는 스토리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컨설팅해주는 ‘닥터링’ 서비스도 자리를 잡았다. 지금이야 컨설팅이지 예전에는 “밥 한번 살 테니 봐줘”가 전부였다. 그거 보고 몇 마디 해주는데 인정머리 없게 무슨 돈을 받냐는 것이다. 그래서 희재씨는 오랜 시간을 들여 생각이 돈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전문가들의 진단·처방 회의를 거쳐 수백 장에 달하는 결과 리포트가 나오는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시나리오 작가 한 사람에게 맡겨서 기다리는 시간, 비용 생각하면 여기서 컨설팅을 받는 게 훨씬 더 정확하죠. 밥 한번 얻어먹고 해주는 훈수는 한 사람의 의견이다 보니 잘못 얘기할 수도 있지만 저희는 오차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합니다. 설사 프로듀서나 감독이 바뀌었다 할지라도 시나리오의 본질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발전시킬 수 있는 설계도를 드리는 셈이죠.”
   
   
   시골 군수부터 대통령까지 스토리텔링 외치는 시대
   “감동 절박해질수록 스토리는 더 중요해질 것”

   
   그는 여성스럽다. 가냘픈 외모도 천생 여자인 데다 목소리에는 도도한 지성미가 흐른다. ‘실미도’ ‘공공의적2’ ‘한반도’처럼 선이 굵은 작품을 쓴 시나리오 작가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게다가 오지랖(?)은 또 얼마나 넓은가. 만화계에서 10년, 영화계에서 10년을 보냈고 중간중간 드라마, 에세이, 소설, 뮤지컬 등 게임 빼고는 글로 먹고사는 모든 분야를 다 해봤다. 그렇게 20여년을 보내고 그가 얻은 결론이 바로 ‘스토리 비즈니스’다. 이는 그 자신이 매체나 장르에 관계없이 ‘스토리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깨달음에서 시작됐다. 한편에는 열악한 한국 시장에서 시기를 잘못 만나, 혹은 매체를 잘못 선택해 묻혀버린 스토리들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사명감도 있었다. 처음에 그녀가 올댓스토리를 창업했을 때 주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들이 있었다. 나 역시 걱정스러운 부분이 적지 않았다. 아직까지 한국에서 생각이 얼마나 헐값에 팔리고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잘되면 대박’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스토리 콘텐츠야말로 하루가 다르게 폭풍성장하고 있는 비즈니스이기 때문이다. 일단 스토리를 전달하는 플랫폼들이 엄청나게 늘고 있다. 모바일 기기가 발전하면서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카카오스토리, 애플리케이션 등 스토리를 실어 나르는 미디어들이 다양해졌다. 동시에 이런 뉴미디어에 민감한 지식사회의 소비자들은 새로운 플랫폼에 맞는 다양한 스토리를 구매한다.
   
   예전에는 10편짜리 장편소설로 읽던 스토리를 지금은 짧은 웹툰으로, 애플리케이션 게임으로, 유튜브로 즐긴다. 때문에 콘텐츠 기업들도 각 플랫폼에 맞는 스토리들을 신속하게 대량으로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스토리 비즈니스야말로 전도유망한 블루오션인 셈이다.
   
   실제로 요즘은 시골 군수부터 대통령까지 모두들 ‘스토리텔링’을 말한다. 스토리라는 말이 단군 이래 이렇게 대중적으로 쓰인 적이 없었다. 도대체 스토리가 가진 힘이 뭐길래?
   
   김희재 대표에 의하면 스토리란 “상대방의 정서적 반응을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배열된 모든 것”이다. 정보 전달을 위해서가 아니라 상대방에게 기쁨, 분노, 놀람, 감동을 끌어내기 위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A와 B가 사귀다가 깨졌다’라는 건 팩트다. 스토리는 이런 것이다.
   
   “언니, 그 얘기 들었어? A 말야. 그렇게 죽고 못살 것처럼 굴더니 결국 B를 찼대. 언니도 알지만 B가 A한테 얼마나 끔찍하게 잘했냐고. 공부하느라 몸 축난다고 주말마다 고기 사다 바쳐, 철마다 옷 사주고, 힘들다고 투정 부리는 거 다 봐줘. 그랬는데 시험 붙자마자 B를 차버리고 돈 많은 여자랑 결혼한대. 걔 정말 나쁜 놈 아냐?”
   
   여자들은 이런 얘기를 들으면 다 함께 흥분한다. 남자에게 헌신하는 여자의 모습과, 매몰차게 여자를 차버리는 나쁜 놈이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된다. 상상하다 보면 비극의 여주인공이 어느새 내가 되면서 분노가 치솟는다. 스토리가 강력한 것은 저절로 감정이입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스토리는 스피치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큰소리로 가르치지 않아도 스토리만 강력하면 사람들은 그 속에서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정리한다. 그래서 나는 1시간 반 강연에 보통 10개 이상의 스토리를 준비한다. 평소에도 TV나 신문에서 괜찮은 스토리가 있나 뒤지는 게 일일 정도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는 스토리만큼 좋은 게 없어요. 예전에야 교육 수준이 높지 않고 먹고살기 힘들 때니까 반복해서 주입하거나, 공짜로 물건 나눠주면서 사람들을 움직이는 게 가능했지만, 요즘은 그런 방법이 안 통하죠. 우리 시대에 감동이 절박해질수록 스토리는 점점 더 중요해질 겁니다.”
   
   
   한국인에게는 유명 배우도 화려한 CG도 안 통해
   무조건 잘 짜여진 스토리가 흥행

   
▲ 김미경 원장과 인터뷰 중인 김희재 대표. photo 한준호 영상미디어 기자
김희재 대표는 요즘 한국의 스토리를 해외에 수출하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온라인을 통해 소설, 뮤지컬, 영화로 얼마든지 가공이 가능한 원천 스토리를 파는 것이다. 이미 각종 영화제 등을 통해 한국의 스토리가 가진 저력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했을 때 과연 시장성이 있을까? 그는 당연히 있다고 확신한다. 스토리에 관해서는 한국인이 전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아무리 영화나 드라마에 한류 스타가 나와도, 아무리 CG가 현란해도 스토리가 재미없으면 안 봐요. ‘트랜스포머’ 같은 영화는 사실 스토리는 별 거 없는데 CG가 워낙 화려하니까 미국 시장에서는 먹히거든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안 통하죠. 하고 싶은 얘기가 분명해야 하고 주제, 소재, 인물, 사건이 딱 들어맞게 짜여 있지 않으면 외면당해요.”
   
   게다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근현대사를 보냈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전쟁과 분단, 급격한 산업화를 겪은 우리 어머니들의 인생은 다들 ‘책으로 쓰면 10권’이다. 스토리가 현실보다 100만배 세지 않으면 눈길을 끌 수 없다는 것이다. 일본 작가들이 “당신들은 역사 속에서 가져다 쓸 이야기가 얼마나 많으냐”고 부러워할 정도다. 게다가 전국 방방곡곡 태고 때부터 5000년 동안 쌓인 이야기는 또 얼마나 많나. 구미호 같은 이야기를 외국 프로듀서들에게 들려주면 재미있어 미친다.
   
   김희재 대표가 해외 수출을 고민하게 된 또 하나의 이유는 한국의 열악한 사정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은 기본적으로 콘텐츠시장이 너무 작다. 이건 나도 정말 오랫동안 고민해왔던 문제다. 영화는 그나마 천만 대작이 가끔씩 나오지만 음반은 많이 팔려야 10만장, 책도 베스트셀러가 10만부 수준이다. 구매력을 갖춘 타깃 소비자만 따지면 천만도 안 되는 시장을 놓고 무한 경쟁하는 형국이다.
   
   게다가 아직 한국의 소비자들은 문화 콘텐츠를 돈 주고 사 보는 데 인색하다. 웹툰은 무료가 당연하고 음악은 앨범 전체를 다 듣는 데 3300원을 넘어서는 안 된다. 너무 작은 시장에서 너무 치열하게 경쟁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수년 동안 피와 땀으로 써낸 작품이 빛도 못 보고 사라지거나, 헐값에 팔리거나, 심지어는 쉽게 카피되기도 한다.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에는 남의 상상력을 훔치는 데 죄의식이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러다 보니 이 모든 대가는 온전히 창작자 개인의 고통으로 돌아간다. 몇 년 전 이슈가 되었던 한 작가의 죽음처럼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극단의 상황에 내몰리거나 자살하는 작가들이 지금도 있다. 우리가 지금 즐기고 있는 화려한 문화산업들은 원작자의 눈물을 먹고 자란 것이다.
   
   나는 올댓스토리가 잘됐으면 좋겠다. 외국처럼 한국도 창작자가 가장 많이 돈을 버는 나라가 돼야 한다. 중간상인이 아니라 원작자가 돈을 제대로 벌어야 문화산업이 제대로 클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의 작가들은 창작에만 소질이 있지 사업 마인드가 없다는 점이다. 소설가면 소설, 시나리오 작가면 시나리오가 최종 완성품이지 이것을 스토리 원재료로 보지 않는다. 생각이 원재료가 돼야 원소스 멀티 유스가 가능해진다. 스토리를 바라보는 발상 자체에 따라서 스토리를 가진 사람의 파워도 훨씬 커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김희재 대표는 한 가지 스토리를 다양한 출구에 맞는 최적의 제품으로 만들 수 있는 흔치 않은 사람이다. 그녀 자신이 워낙 가지각색의 창작 경험을 한 데다가, 비즈니스 마인드는 물론, 선후배들을 아끼는 따뜻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생각쟁이들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해, 그녀를 응원한다. 올댓스토리 파이팅.


   
김미경
   
   스피치 전문가 및 동기 부여 강사. ‘김미경의 아트스피치’ 원장, ‘W.insights’ 대표. 연세대 음대 졸업, 이화여대 정책대학원 석사. MBC ‘희망특강 파랑새’, KBS ‘아침마당’ 등 방송 출강. 저서로 ‘한 달에 한 번, 12명의 인생 멘토를 만나다’ ‘내 안의 스티브 잡스를 깨워라’ ‘2012년 자기계발을 위한 트렌드 키워드’ ‘언니의 독설’ ‘김미경의 아트 스피치’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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