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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화/생활
[2246호] 2013.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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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젊은이들의 놀이터 아프리카TV

무엇이 그들을 사로잡나

심하늘  인턴기자·고려대 서어서문학과 4년 

지난 2월 13일 새벽 1시 인터넷 개인 방송국 ‘아프리카TV’의 BJ(Broadcasting Jockey·인터넷 개인방송국의 방송 진행자) ‘풍**’이 방송을 개설한 뒤 곧바로 게임을 시작했다. 요즘 e스포츠계의 인기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다. BJ의 목소리와 함께 그가 플레이하는 게임 화면이 실시간으로 송출되고 있었다. 게임 실력은 보통이었지만 웬만한 프로 방송인보다 입담이 좋았다. 함께 방송을 시청하던 아이디 ‘310***’는 쪽지를 통해 “기존 게임방송에 나오는 프로게이머에 비해 실력은 답답한 수준이지만 그것마저 재미있다”고 말했다. 자신을 고등학생이라고 밝힌 또 다른 시청자는 “사석에서 이야기 나누듯 일상의 언어로 편하게 방송하기 때문에 기존 게임방송 해설보다 훨씬 재미있다”고 했다.
   
   
   다양한 부족들의 나라
   
   2월 14일 오후 7시에는 ‘울산 모비스’와 ‘고양 오리온스’ 간의 프로농구 경기가 있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KBL프로농구 중계권을 사들인 아프리카TV는 이 경기를 생중계했다. 채팅창에서는 경기에 관한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중거리슛 성공률이 낮아 보인다” “돌파가 너무 안 된다”는 식의 관전평에서부터 “울산 모비스 역전 가자”는 응원까지 농구팬들 간의 열띤 대화가 이어졌다. 평소 TV를 통해 혼자 농구 중계를 보곤 했던 필자는 아프리카TV에 접속한 많은 농구팬들과 함께 떠들썩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었다.
   
   ㈜나우콤이 운영하고 있는 아프리카TV 서비스는 2006년 3월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실시간 인터넷 개인 방송국이다. ‘아프리카’라는 이름은 두 가지의 의미를 담고 있다. 하나는 ‘All Free Casting(모든 것이 자유로운 무료 방송)’의 약자다. 아프리카TV에서는 방송을 진행하거나 방송을 시청하는 데에 따르는 비용이 전혀 없다. 방송을 하고 싶으면 웹캠과 마이크만 본인이 직접 준비하면 되는데 이마저도 웹캠과 마이크가 내장된 노트북으로 방송을 진행한다면 구매할 필요가 없다. 더군다나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로는 스마트폰으로도 방송 진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더욱 낮아졌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부족한 10대와 20대가 아프리카TV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아프리카TV의 또 다른 뜻은, 아프리카가 다양한 부족 문화로 이루어진 대륙인 것처럼 아프리카TV 역시 다양한 분야의 개인 방송이 한데 모여 있는 미디어를 지향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아프리카TV 초기에는 젊은 BJ가 많았던 만큼 게임 등의 콘텐츠가 대세를 이루었고 이에 대한 입소문을 들은 젊은 네티즌들이 아프리카TV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아프리카TV는 2006년 첫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매년 이용자 수가 100% 이상 증가해오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자신을 열혈 아프리카TV 시청자라고 밝힌 대학생 김모(24)씨는 “아프리카TV에는 스포츠, 게임 등 좋아하는 분야의 방송이 많다”고 밝혔다. 현재 아프리카TV에는 실시간 평균 4000개 이상의 방송 채널이 생성되고 있고, 전체 시청자 규모는 실시간 평균 30만명에 이른다. 이 중 게임 분야 방송은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 외에도 스포츠 중계,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보이는 라디오’ 방송 등이 뒤를 잇고 있다. 모두 10대와 20대가 좋아할 만한 분야이면서, 동시에 다른 1인 매체인 블로그나 트위터를 통해서는 다룰 수 없는 분야다.
   
   
   아프리카TV를 보는 이유
   
   사용자가 많아지니 게임 외에도 다양한 콘텐츠가 생겨났다. 여전히 주를 이루는 방송 포맷은 10대와 20대를 겨냥한 방송들이지만, 주식이나 시사평론 등 중장년층을 겨냥한 방송도 있다. 지금은 직장인 등 30대 이상의 시청자도 꽤 있다. 특히 스포츠 중계의 경우 전 연령대가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 편이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 김연아 선수 경기가 낮에 진행되어 TV를 볼 수 없었던 직장인들이 아프리카TV로 대거 접속하면서 40만명 이상의 동시 시청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본에 따라 진행되는 기존의 정제된 방송에 비해 아프리카TV의 방송들은 짜여지지 않은 좌충우돌의 재미가 있다. 방송가에서도 딱딱한 예능프로그램보다는 ‘리얼’을 강조한 예능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여기에 아프리카TV는 일반인이 진행한다는 점에서 훨씬 생동적이다. 나우콤의 안준수 이사는 주간조선에 “한 고등학생이 부모님 몰래 ‘보이는 라디오’를 진행하다가 어머니에게 들통 나서 혼나는 장면을 보며 많이 웃었던 기억이 있다”면서 “이렇게 짜여진 각본이 없는 생생한 방송이 많다는 것이 아프리카TV의 특징이다”고 했다.
   
   이러한 현상은 스포츠 중계에서도 두드러진다. 아프리카TV에서 진행하는 공식 중계 외에도 개인이 자유롭게 방송을 개설하여 중계할 수 있다. 아프리카TV는 스포츠 중계 판권을 계약할 때 개인 BJ들이 이를 가공하여 방송하는 것이 가능하게끔 하고 있다. 그래서 팬의 입장에서 편파적으로 중계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프리카TV를 통해 야구 중계를 즐겨 본다는 대학생 김모씨는 “지난 프로야구 시즌에도 부산 롯데 자이언츠 팬이 직접 해설하는 야구 중계방송을 봤다”며 “구수한 부산 사투리에 일방적인 편파 중계가 아프리카TV 스포츠 중계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아프리카TV는 기존 방송의 고정적 틀에서 탈피하여 생동감 넘치는 콘텐츠로 승부한다.
   
   뿐만 아니라 ‘나와 같은 보통의 사람들이 방송을 진행한다’는 점도 많은 이용자를 유인하는 데 한몫을 했다. 게임 방송의 경우에도 아마추어 게이머가 진행하는 만큼 보통 사람들의 폭넓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가능하다. “예전에는 케이블TV의 게임 방송을 자주 봤다”고 밝힌 열혈 시청자 대학생 김모씨는 “아프리카TV 게임방송은 나와 비슷한 실력의 일반 게이머들이 진행하는 만큼 공감하면서 몰입도 있게 즐길 수 있다”고 했다.
   
   ‘보이는 라디오’ 방송 또한 기존 라디오 방송보다 훨씬 친근하고 생생하다. 사연을 받아서 이를 읽어주고 이야기를 나누는 등 기존 라디오 방송과 주요 콘텐츠는 같지만 마치 BJ와 사석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편안함이 있다. 방송 공간부터가 스튜디오가 아닌 BJ가 살고 있는 집이다. “아프리카TV의 보이는 라디오 방송을 자주 본다”는 대학생 조모(24)씨는 “대본이 없는 만큼 돌발 상황도 많고 예측불허의 재미가 있다”고 했다. 또 조씨는 “서울 토박이라 그런지 BJ들의 지역 사투리를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말했다.
   
   
   실시간 소통 매력적
   
   또한 아프리카TV의 경우 채팅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BJ에게 전할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다. 채팅으로 시청자들끼리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대학교 근처에서 혼자 하숙하고 있는 열혈 시청자 김모씨는 “혼자 TV를 통해 스포츠 중계를 보면 흥이 안 난다”고 했다. 김씨는 “요즘은 KBL프로농구 중계를 즐겨 보고 있다”면서 “아프리카TV를 통해서는 다른 시청자들과 채팅을 나누면서 왁자지껄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했다.
   
   누구나 자유롭게 방송 개설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루는 콘텐츠도 가지각색이다. BJ ‘마이택시’의 경우 택시 안에 아프리카TV 전용 캠코더를 설치하여 택시에 탄 손님과 대화를 나누는 독특한 콘셉트의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손님이 방송 참여를 허락하면 뒷좌석에 설치된 마이크를 통해 실시간 방송을 진행하는 형태다. 재작년에는 이 택시에 우연히 가수 ‘아이유’가 탑승하면서 방송이 진행되어 인터넷상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BJ들의 연령대 역시 20대가 전부는 아니다. 70대의 BJ 진영수씨가 진행하는 ‘보이는 라디오’ 방송도 24시간 생방송으로 진행되고 있고, 작년 18대 대선 때에는 한 초등학생이 아버지에게 배운 시사 이슈들을 전달하는 방송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렇게 아프리카TV에는 다양한 개인이 진행하는 다양한 방송이 존재한다. 각자의 입맛에 맞는 방송을 시청하면 된다는 점에서 까다로운 젊은 시청자들에게 아프리카TV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또 TV에서 방송하지 않는 유도와 같은 비인기 스포츠도 아프리카TV에서는 단독으로 중계하고 있다. 연예인 야구대회나 사회인 야구대회 등의 아마추어 리그 또한 중계된다. 이 외에도 요리, 포토샵 프로그램 강좌, 보컬 트레이닝 등 자신이 잘하는 분야를 강의하는 개인 방송도 있다. 채팅창을 통해 질의응답이 가능하다는 점, 다양한 분야의 강의가 존재하는 점이 기존 인터넷 강의와 차별적이다.
   
   
   별풍선의 유혹
   
   아프리카TV에 유쾌한 콘텐츠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특별한 사전 규제나 제약 없이 개인이 방송을 진행하기 때문에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유해 방송도 일부 존재한다. 지난해 많은 언론들이 아프리카TV의 선정적이고 가학적인 방송 사례들을 보도했다. 이에 대해 아프리카TV 이용자들은 ‘별풍선’이 유해 방송 문제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별풍선은 아프리카TV만의 독특한 수익모델이다. 이는 시청자들이 BJ에게 후원하기 위해 필요한 아이템이다. 별풍선 하나당 100원. 이 중 30원은 아프리카TV에, 70원은 BJ에게 돌아간다. 별풍선은 자유롭게 보낼 수 있는데 인기 방송의 경우 별풍선 1000개(10만원) 정도를 보내는 열혈 시청자도 많다. 작년에는 한 시청자로부터 별풍선 16만개(1600만원)를 받은 BJ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BJ와 시청자들 간의 유대관계가 끈끈하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수익모델이다.
   
   실제 아프리카TV의 수익원 가운데 별풍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고 아프리카TV 측은 말한다. 하지만 별풍선은 많은 BJ가 더 열심히 방송하게 하는 강력한 유인이 된다는 점에서 단순한 수익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이유로 해외 인터넷 개인 방송 서비스도 ‘별풍선’과 비슷한 수익모델을 도입하는 추세다. 그러나 별풍선으로 고수익을 내는 인기 BJ가 늘면서 이러한 별풍선을 받고자 선정적 방송을 하는 BJ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BJ들을 지칭하는 ‘별창’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이에 대해 아프리카TV 측은 “50여명의 모니터링 요원이 3교대로 24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있고 엄격한 방송 가이드라인을 적용하여 이에 어긋날 시에는 가차없이 방송 정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별풍선으로 인해 방송 경쟁이 과열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선정적 방송을 진행한 경우나 별풍선을 요구하는 일체의 행위를 한 BJ의 경우 별풍선 수익을 받을 수 없게끔 하고 있다”고 했다.
   
   아프리카TV의 전체 시청자 규모가 웬만한 케이블TV 채널 수준에 이른 만큼 유해 방송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인터넷 방송 가이드라인이나 규제 방안을 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배상율 연구원은 “개인이 진행하는 방송인 만큼 표현의 자유라는 가치가 우선되어야 한다”면서 “일부 선정적 방송이 존재한다고 해서 정부가 이를 심의하거나 규제한다면 더 큰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정부가 개입하기보다는 지금처럼 아프리카TV 측에서 자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이에 따른 방송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의 정화 노력을 꾸준히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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