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콤의 안준수 이사 ⓒ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나우콤의 안준수 이사 ⓒ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나우콤의 기업DNA는 ‘트렌드 플러스 알파’로 요약된다. IT 업계의 트렌드를 따르되, 거기에 독창적 아이디어를 더하여 새로운 사업을 기획한다. PC통신 ‘나우누리’ 서비스부터 동영상 서비스인 ‘아프리카TV’ 모두, 나우콤은 시장의 후발주자였다. 그럼에도 나우콤이 항상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플러스 알파’ 전략에 있다.

아프리카TV가 참고했던 당시의 트렌드는 ‘블로그의 성공’과 ‘UCC 열풍’이었다. 그래서 블로그에 동영상을 더하여 ‘동영상 블로그’를 해보자는 제안이 나왔다. 이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실시간 방송’을 서비스하기로 결정하고 2004년부터 개발에 착수했다. 그리고 2006년 3월에 ‘아프리카TV’라는 이름으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세계 최초의 인터넷 개인 방송 서비스인 ‘아프리카TV’가 탄생한 순간이다.

몇 안되는 흑자 동영상 서비스

지난 2월 14일, 아프리카TV의 탄생과 성공에 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안준수 나우콤 이사를 만났다. 그는 “처음 개발단계부터 수익모델에 대한 고려를 전혀 하지 않았기에 아프리카TV가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터넷에서는 무료 서비스가 워낙 많다 보니, 네티즌들은 유료 서비스에 일단 거부감을 느낀다. 그런 만큼 수익에만 집착하는 IT기업은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이 안 이사의 지론이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약간의 광고 수익 외에는 수익이 전무했다. 하지만 콘텐츠 생태계가 조성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수익모델들이 생겨났다. 안 이사는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는 네트워크 망 유지에 드는 비용이 엄청나기 때문에 아프리카TV만큼 높은 이익을 내는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업체는 많지 않다”면서 “구글의 유튜브도 아직까지 적자를 내고 있다”고 했다.

아프리카TV의 성공과 위기

아프리카TV가 다양한 이용자층을 끌어모을 수 있었던 데에는 2008년에 촛불집회의 공이 컸다. 시위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집회에 노트북과 웹캠을 들고나가 시위 장면을 생중계했다. 이들을 지지한 사람들은 촛불집회 현장을 보기 위해 아프리카TV로 모여들었다.

안 이사는 “촛불집회를 통해 아프리카TV가 크게 성장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아프리카TV를 좌파 미디어로 몰아가는 것은 곤란하다”고 했다. 아프리카TV는 방송 플랫폼일 뿐,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것은 이용자들의 몫이라는 것이다.

촛불집회는 아프리카TV에 또 다른 숙제를 던져주었다. 바로 방송의 기동성 문제였다. 시위 현장에서 무거운 노트북을 들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본 안 이사는 그 길로 삼성전자를 찾아가 캠코더 개발을 논의했다. 그리고 삼성전자와의 공동개발을 통해 촬영과 동시에 아프리카TV 방송을 진행할 수 있는 캠코더를 출시했다. 지금은 스마트폰만으로 어디서든 방송이 가능하다.

촛불집회 이후 승승장구하던 아프리카TV는 최근 암초를 맞았다. 유해 방송 논란이 그것이다. 이에 대해 안 이사는 “아프리카TV 서비스 초기부터 24시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면서도 “수천 개의 생방송이 진행되는 만큼 돌발적인 사고를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안 이사는 인터넷 개인 방송에 대한 역차별 문제도 지적했다. 걸그룹이 TV에 나와 야한 옷을 입고 춤을 추는 것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으면서, 일반인 여성 BJ가 야한 옷을 입고 방송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선정적’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이중 잣대라는 이야기다. 안 이사는 “실제로 한 여성 BJ가 문제가 되었던 옷을 그대로 입고 회사에 찾아와 ‘이 의상이 대체 무엇이 야하냐’며 따졌던 적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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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하늘 인턴기자·고려대 서어서문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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