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일기가 아니다

지그문트 바우만. 자음과모음. 1만7000원

세계적인 명성의 폴란드 사회학자의 책. ‘일기’란 이름으로 세상사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드러낸다. 책을 넘기다 보니 종교와 정치에 대한 재밌는 분석이 눈에 띈다. “정치와 종교는 모두 인간의 불확실성이라는 영역에서 운영된다. 그들은 동맹과 적대 관계를 번갈아가며 같은 영역을 정복하려고 경쟁한다.”

그때 우린 열세 살 소년이었다

나일성·사가에 다다시. 북치는마을. 1만3000원

나일성은 연세대 명예교수(천문학). 사가에는 TV 가나가와의 원로 PD이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함경북도 성진 출신이라는 것. 열세 살이던 1945년 성진중학교 동창이다. 광복 이후 두 사람은 헤어졌다가 41년 뒤인 1986년 우연히 만난다. 이 책은 두 사람의 요란하지 않으나 진심 어린 1 대 1 민간 교류 이야기다.

한국의 동백나무

안영희. 김영사. 2만8000원

저자는 중앙대 식물시스템과학과 교수. 우리나라 자생식물의 생태적 특성을 연구한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동백나무의 분포지, 생태적 특성, 꽃의 형태, 활용, 재배와 번식법, 관리 방법을 담았다. 국내외에서 재배되는 120개 품종과 외국의 차나무속 식물 20종에 대한 설명도 수록했다.

이중톈 중국사 1

이중톈. 글항아리. 1만2000원

한국에 잘 알려진 중국 사학자가 중국 통사를 쓰기 시작했다. 총 36권 계획이며, ‘이중톈 중국사’ 제1권을 냈다. 각권은 두껍지 않지만 분기별 2권, 매년 8권을 낸다고 한다. 총 5년 프로젝트다. 2018년 완간 목표다. 춘추전국시대, 위진시대 전문가가 중국사 전체를 어떻게 보여줄지 궁금하다.

지금 두 가지 길을 다 갈 수만 있다면

마일리 멜로이. 책세상. 1만2000원

‘미국 문단을 이끌 최고의 젊은 작가’로 꼽힌 적이 있는 작가의 단편소설집. ‘지금 두 가지…’는 한국에 소개되는 그의 첫 작품. 이 책에는 열한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선택에 직면했거나, 돌이킬 수 없는 선택 이후 예기치 못한 순간에 그 사실을 뼈아프게 자각하는 이들의 이야기이다.

발전소는 어떻게 미술관이 되었는가

김정후. 돌베개. 1만6000원

유럽의 산업 유산 재생 프로젝트를 연구한 책이다. 산업 유산 재활용 프로젝트는 세계적 추세다. 저자는 10여년 동안 런던에서 활동하는 건축가이자 도시사회학자. 미술관이 된 발전소부터, 호텔로 변신한 감옥, 문화예술 지구로 변신한 슬럼 지역 등이 나온다. 옛 건물이라고 무조건 허무는 게 아니다.

강신주의 감정 수업

강신주. 민음사. 1만9500원

17세기 네덜란드의 철학자 스피노자의 대표작 ‘에티카’에 기대, 대중철학자 강신주가 인간의 48개 얼굴을 얘기한다. 스피노자의 한마디를 꺼내고, 이야기를 쉽게 풀기 위해 유명한 고전 작품을 하나씩 붙였다. 강신주가 결국 하고자 하는 얘기는, 현대인에게 시급한 건 자기 감정의 회복이란다.

미술관 옆 MBA

신인철. 을유문화사. 1만8000원

책에 실린 저자 소개다. 회사원, 작가, 방송인, 에듀래블러. 경력이 범상치 않다. 좀더 보자. “LG생명과학에서 임원 인사와 조직 설계 등을 담당한다. 콘텐츠 프로바이더 그룹인 낭만공작소의 대표를 맡고 있으며, 교육과 여행을 접목시켜 ‘즐거운 지식’을 만들어 내는 에듀래블을 하고 있다.” 책도 재밌겠다.

소리로 읽는 세상

배명진·김명숙. 김영사. 1만3000원

저자 배명진은 소리 연구의 국내 1인자. 숭실대 교수다. 그간 행한 다양한 실험과 일화를 책에 소개하고 있다. 소리로 뇌에 환각을 일으키는 사이버 마약에서부터, 건물 붕괴 현장에서 사람을 구한 강아지 이야기, 소리로 증명해낸 육영수 여사 피살 사건의 진범 등 흥미로운 소리의 세계를 말한다.

크리슈나무르티의 마지막 일기

크리슈나무르티. 청어람미디어. 1만4800원

법정, 정현종이 사랑했던 크리슈나무르티다. 오랜만에 그의 책을 다시 본다. 자연에 대해 말한다. “몇 주 동안, 동이 틀 무렵이면 강가에 있는 나무를 바라보았다.… 마음은 자연과 함께할 때, 나무에 열린 오렌지와 시멘트 사이를 비집고 나온 풀잎과 구름 사이로 감춰진 언덕과 함께할 때, 천천히 치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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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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