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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화/생활
[2384호] 2015.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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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유기농 두부는 모두 국산콩? 두부의 모든 것

김태형  기자  / 강달해  인턴기자·연세대 신문방송학과 4년  

photo 이경호 영상미디어 차장
“두부는 게으른 며느리에게 맡겨라”라는 옛말이 있다. 두부는 게으른 사람이 대충 만들어도 괜찮다는 뜻 같지만 실은 깊은 속뜻이 담겨 있다. 성격 급한 며느리보다는 게으르지만 한곳에 오래 버틸 수 있는 며느리가 더 제격이라는 말이다. 이런 말이 나온 이유는 두부를 만드는 일이 기다림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성격이 급해도 두부를 만들 때만큼은 느긋해져야 한다. 먼저 깨끗이 씻은 콩을 물에 담가 하룻밤을 기다린 후에 퉁퉁 불려 곱게 갈아야 깊은 맛이 난다. 곱게 간 콩을 가마솥에 부어 천천히 저어주며 끓인다. 끓인 콩물을 다시 자루에 넣어 눌러 짜낸 후 온도를 맞춰 간수를 제때 쳐줘야 비로소 두부가 완성된다.
   
   요즘 이런 전통식 두부를 만드는 곳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대신 마트에 가면 대기업 공장에서 만든 각종 두부 제품을 손쉽게 만날 수 있다. 대기업 제품은 가격도 종류도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어떤 두부를 선택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두부가 만들어지는 과정, 원료 등 두부의 모든 것을 알아봤다.
   
   지난 11월 1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오시오청국장’을 찾았다. 상암동에서 두부가 맛있는 집으로 소문난 식당이다. 2층 가정집을 개조한 식당입구에는 ‘오시오 건강밥상’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 건강한 가정식을 표방하는 이 식당 주인은 20년 전 여의도에 식당을 개업했다. 이후 “두부와 청국장이 제대로 된 곳”이라고 회사원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상암동에는 지난해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두부는 어떤 두부일까.
   
   오시오청국장 노점순 사장은 “두부는 콩과 간수가 맛을 좌우한다”며 “국산콩 사용과 간수를 적게 치는 게 맛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국산콩이라고 무조건 맛이 좋은 것이 아니다. 수확한 지 1년 이내의 햇콩일수록 부드럽고 맛이 진하다고 한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간수는 두부의 단백질을 응고시키는 일종의 소금물이다. 이러한 간수를 적절하게 치는 것이 두부 맛을 결정하는 또 다른 비결이라고 한다. 간수를 많이 넣을수록 씁쓸한 맛이 강해진다는 설명이다. 노점순 사장은 “천연간수가 아닌 화학간수를 쓰게 되면 맛이 텁텁하다”며 “단단한 두부일수록 간수가 많이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은 천일염으로 제조한 천연간수를 사용하고 있다.
   
   응고제와 간수 말고도 두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소포제(消泡劑)가 필요하다. 소포제란 두부를 만들 때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콩물의 거품을 제거하기 위해 사용하는 제제이다. 노점순 사장은 “우리는 들기름을 콩물에 넣어 거품을 제거하고 있다”며 “어렸을 때부터 배워 온 전통방식”이라고 말했다.
   
   
   두부마다 가격 차이가 나는 이유
   
   같은 날 오후, 마포구에 있는 한 대형마트를 찾았다. 이 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두부만 20여종. ‘유기농두부’ ‘손두부’ ‘국산콩두부’ 등 이름과 가격대가 천차만별인 두부 앞에서 주부들은 한참을 망설이고 있었다. 50대 주부 김모씨는 “두부는 흰 모양새가 다 비슷해서 포장이 깔끔하고 유기농이라고 선전하는 제품에 손이 간다”고 말했다. 이 주부의 말대로 두부의 모양만으로 좋은 두부를 고르는 건 어려웠다.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두부는 대기업인 풀무원과 CJ제일제당의 제품이다. 마트의 20여종이 넘는 두부 제품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 두 회사 제품이다. 2014년 기준 풀무원의 두부 매출액은 1700억원대로 국내시장 점유율이 약 49%에 달한다. 그 뒤를 잇는 CJ제일제당은 매출이 900억원대로 국내시장의 20%대를 점유하고 있다.
   
   이 두 회사는 저렴한 가격대부터 높은 가격대까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상품은 ‘부침두부’(풀무원)와 ‘행복한콩’(CJ제일제당). 300g 기준으로 모두 가격이 1000원대이다. 이같이 가격이 저렴한 이유는 바로 국산콩이 아닌 수입콩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수입콩은 주로 미국산과 캐나다산이다. 25년 동안 두부를 연구해 온 ‘한국두부연구소’ 김부영 대표는 “미국산 콩 가격은 국산콩에 비해 4분의 1가량 저렴하다”며 “국산콩에 비해 질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지만 두부 맛까지 현저하게 떨어지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콩의 원산지가 미국산이지만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은 아니다. 1999년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 시중 판매 두부 대다수가 미국산 GMO콩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준 일명 GMO사건 이후 ‘GMO 두부’는 마트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신영민 연구관은 “현재는 GMO콩을 사용할 경우 반드시 제품에 GMO 표기를 하게 돼 있다”며 “독성검사를 통해 안전한 GMO콩만 수입을 허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기농 두부에 사용되는 콩은?
   
   국산콩을 사용한 두부를 고르기 위해서는 제품의 겉포장을 확인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국산콩을 사용하는 두부는 제조회사와 관계 없이 모두 ‘국산콩 두부’라는 표기가 붙어있다. 국산콩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 역할을 하는 셈이다. 국산콩 두부는 가격도 모두 3000원대로 높게 형성돼 있다. 국내산 검은콩으로 만든 두부를 선보인 업체도 있다. 종가집의 검은콩 손두부가 대표적이다. 두부에 사용되는 국산콩 품종은 황금, 대원, 태광 등이다. 대원·태광 콩은 한국육종학회 품종상을, 황금 콩은 대통령상을 각각 받았다. 다만 국산콩이라고 모두 좋은 맛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국산콩이라도 반 년 이상 지난 콩으로 만든 두부는 텁텁하고 묵은 맛이 난다.
   
   풀무원과 CJ제일제당은 프리미엄급 제품으로 유기농 두부도 내놓고 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두 회사의 유기농 두부에 사용되는 콩은 전량 수입산이라는 것이다. 주로 호주나 캐나다산이 사용된다. 이에 대해 풀무원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유기농콩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년 동안 농약,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토양이 필요한데 국내에서는 대규모로 콩을 재배할 만한 이런 장소를 찾기 힘들다. 그래서 외국의 유기농콩을 어쩔 수 없이 사용한다.”
   
   물론 대기업에 비해 생산량이 적은 중소업체의 경우는 국내에서 재배한 유기농콩을 사용한 국산 유기농 두부도 만들어낸다. 외국산 유기농콩이 질적으로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대기업 유기농 두부를 국내산 친환경콩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해온 소비자들은 다시 꼼꼼하게 원산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 CJ제일제당 진천공장에서 두부 제품을 검수하는 모습. photo CJ제일제당

   두부회사가 강조하는 3無란?
   
   두부 제품은 제조공법에 따라서도 품질 차이가 난다. 예컨대 대기업에서 만든 두부 제품의 포장을 보면 업체들이 약속이나 한 듯 ‘3무(無)’를 강조하고 있다. 무소포제, 무유화제, 무화학응고제 등 세 가지 첨가제를 넣지 않았다는 의미다. 소포제란 콩물을 끓일 때 발생하는 거품을 제거해 주는데, 거품이 있으면 제조과정에 불편을 초래한다. 과거에는 규소수지(硅素樹脂)를 소포제로 사용했다. 유화제(乳化劑)란 콩물에 얇은 기름막을 형성시켜 응고속도를 조절해 주는 물질이다. 화학응고제란 단단한 두부를 만들기 위해 콩의 단백질을 응고시키는 물질을 말한다. 이러한 첨가제들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두부를 만들까. 풀무원 홍보팀 두부담당자 김경우씨는 “소포제와 유화제는 압력공법 및 진공탈기 등 물리적 기술을 이용해 해결한다”며 “우리는 국내 최초로 식약처에서 인정받은 천일염 간수도 사용한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 홍보팀 채민수 과장은 “바람을 일으켜 거품을 없애는 탈기 공법을 사용한다”며 “유화제 대신 전자응고방식을 사용해 콩의 촉매기능을 활성화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업체의 주장대로 마트에서 구매한 두부가 진짜 3무인지 아닌지 확인해보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두부를 먹기 전에 미리 찬물에 반나절 이상 넣어두는 것이다. 각종 첨가물이 들어간 두부는 물이 뿌옇게 변한다. 변함없이 물이 말갛다면 안심해도 좋을 두부이다.
   
   첨단공법으로 만든다고 강조하는 대기업 두부는 믿고 먹을 수 있는 것일까. 한국두부연구소 김부영 대표의 설명이다.
   
   “1970년대는 석회를 넣으면 응고가 잘된다는 인식 때문에 공업용 석회를 넣어 만든 일명 석회두부 파동이 있었다. 1990년대는 유전자조작콩으로 만든 두부 논란이 사회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이제 대기업들이 함부로 먹거리를 가지고 거짓말을 하기는 어렵게 됐다. 실제 첨단공법을 통해 다양한 두부 상품들을 내놓으며 두부시장을 발전시키는 면이 크다.”
   
   하지만 김 대표는 “업체들이 두부의 가격대는 올리지 않으면서 교묘하게 중량을 줄여서 파는 눈속임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는 지적은 했다. 실제 비슷한 가격대의 두부 한 팩의 무게는 업체마다 300~600g으로 천차만별이다. 여전히 대기업 두부를 믿지 못하겠다며 두부제조기를 이용해 직접 두부를 만들어 먹는 사람도 늘고 있다. 김부영 대표는 “두부제조기의 장점은 직접 따끈따끈한 두부를 먹을 수 있다는 장점 하나뿐”이라고 지적했다. 두부 맛은 콩을 곱게 갈수록 부드러워지는데 가정용 두부제조기는 평균 150메시 입자크기로 꽤 거친 상태로만 분쇄가 가능해 두부 맛이 부드럽지 않다는 설명이다.
   
   현재 인터넷에서는 “우리나라 두부에는 콩의 핵심 영양성분인 ‘이소플라본’이 들어있지 않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 업체들이 두부를 만들 때 이소플라본이 밀집된 배아 부분을 잘라낸 다음 나머지 콩으로 두부를 만든 후 잘라낸 배아 부분은 제약회사에 판다는 것이다. 이소플라본은 항산화와 갱년기 증상 완화 등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영양 성분이다.
   
   
   두부에 이소플라본이 없다고?
   
   국내 유명 제약회사 몇 곳에 이 소문의 진위 여부를 확인했다. 한 제약회사 관계자는 “이소플라본과 같은 원료들은 중간 원료판매처로부터 원료를 구한다”며 “두부업체로부터 사들인다는 말은 처음 들어본다”라고 했다. 나머지 제약회사들도 원료 출처는 대외비라고 답변을 회피하거나 금시초문이라고 했다. 한 두부업체 관계자는 “이론상은 가능하지만 콩 말고도 이소플라본은 구할 데가 많다”며 “굳이 대기업이 공법상 불편함을 감수하며 그런 행위를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의 관계자도 “그런 소문은 들어본 바가 없다”고 했다. 자연친화적인 계란과 두부 등을 생산하는 ‘포프리’ 손지현 차장은 “우리 업체는 콩을 껍질째 모두 갈아서 고스란히 사용한다”며 “대기업은 껍집을 벗겨서 두부를 만든다고는 들었지만 배아 부분을 따로 잘라낸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두부는 무엇보다도 밥상에 자주 오르는 대표적 건강식품이다. 소비자가 두부의 겉모양만 보고 속에 담긴 첨가물과 제조공법을 구분하는 건 매우 어렵다. 그래서 더욱 믿고 먹을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두부 Q&A
   
▲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시오청국장’ 식당 주인 노점순씨가 두부를 만들고 있다. photo 이경호 영상미디어 차장

   Q. 두부의 영양소와 장점
   A. 두부는 고단백 식품이면서도 일반적인 고단백 식품과는 다르게 포화지방 함유량이 낮고 콜레스테롤이 들어있지 않은 단백질 식품이다. 고단백 식품이면서 칼로리가 낮다. 특히 ‘밭에서 나는 소고기’라는 콩을 두부로 만들면 소화흡수율이 95%로 높아진다. 소화흡수율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 좋다. 또한 두부에는 다른 곡류에 결핍되어 있는 필수아미노산이 골고루 들어있다. 때문에 필수아미노산이 결핍된 식품과 혼합하여 먹으면 영양 면에서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두부 100g과 쌀밥 한 공기를 같이 먹게 되면 두부와 밥을 따로따로 먹었을 때보다 약 32%의 단백질을 간접적으로 더 많이 섭취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두부에는 칼슘도 풍부하다. 두부 200g을 섭취할 경우 하루 칼슘 요구량의 약 30% 이상 충당이 가능하다. 그래서 두부는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한 두부는 변비에도 특효약이다. 두부에는 변비 치료에 가장 효과가 좋은 식이섬유(올리고당)가 풍부하기 때문에 변의 양도 많아지고 배변의 상태도 좋아진다. 리놀산을 함유하고 있어 동맥경화 예방을 돕는다. 특히 두부의 주 재료인 콩의 이소플라본은 콜라겐의 대사를 활성화시킨다. 콜라겐은 기미나 주름에 효과를 발휘하는 필수 성분이다. 콩의 이소플라본은 이 작용을 활성화시켜 피부를 아름답고 건강하게 유지시킨다.
   
   Q. 두부와 궁합이 좋은 음식
   A. 두부는 어류와 궁합이 좋다. 어류와 두부를 동시에 섭취하면 두부에 함유된 철분의 체내 흡수를 촉진시킨다. 어류에 풍부하게 함유된 비타민D가 인체의 철 흡수율을 20배 이상 높여주기 때문. 두부의 주 재료인 콩에 함유된 사포닌은 체내에 들어오면 요오드를 몸 밖으로 배출시킨다. 그래서 요오드 균형을 맞춰주기 위해 미역이나 다시마를 함께 먹으면 좋다. 두부는 비타민 A와 C가 부족한데 비타민이 풍부한 부추를 함께 먹으면 보완이 가능하다.
   
   Q. 유부의 특성
   A. 유부는 두부를 납작하게 썰어 기름에 튀겨낸 음식이다. 유부에는 생양과 유양의 두 종류가 있다. 생양은 생두부를 그대로 강하게 압착한 뒤 식용유에 튀긴 것. 유양은 보통 두부를 얇게 썰어 기름에 튀긴 것이다. 튀기는 동안 두부에 지방이 침투해 영양가가 증가될 뿐만 아니라 맛은 더욱 고소하고 질감은 풍부하게 변한다. 저장 기간 역시 연장된다. 이러한 튀김 공정 덕분에 두부에는 없는 독특한 성질인 쫄깃쫄깃함을 맛볼 수 있다. 또한 양념이 잘 흡수되므로 밑반찬으로 응용하거나 비교적 맛이 담백해 각종 요리에 폭넓게 쓰이고 있다. 하지만 유부는 콩 가공식품들 중 가장 칼로리가 높아 다이어트에는 적합하지 않다. 유부를 끓는 물에 데쳐서 기름기를 어느 정도 제거한 다음에 초밥이나 전골에 사용하면 칼로리를 줄일 수 있다. 만약 데치기가 어렵다면 유부를 체에 놓고 끓인 물을 부어 기름기를 없애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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