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달의 표면을 밟고 서서 지구를 내려다보는 듯하다. 어둠이 드리운 하늘은 광활한 우주처럼 끝이 없다. 구름 사이로 환한 보름달이 고개를 내밀었다. 한 등산객이 서 있는 이곳은 북한산의 최고봉인 백운대. 높이 836m의 백운대는 국내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롯데월드타워(555m)보다 무려 300m 가까이 높다. 서울 최고의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기분은 어떨까. 정상에서 내려다본다는 것은 산에 오른 자만의 특권이다. 정상에 오르는 순간, 고통은 말끔히 사라진다. 헐떡이던 숨을 고르고 바라보면 익숙한 풍경도 전혀 새롭게 다가온다. 불빛은 노란 물결이 되어 도시를 휘감고 있다. 등산객의 팔뚝에 흐르는 굵은 땀방울이 유달리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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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 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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