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화
[2444호] 2017.02.13
관련 연재물

[취재 뒷담화] 가짜 뉴스 근절

창이 이길까 방패가 이길까. 전 세계 언론가에 전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모처럼 언론사들이 국경을 뛰어넘어 뭉치는 모양새입니다. 상대는 가짜 뉴스(fake news)입니다. 브렉시트 사태와 미국 대선을 지켜보며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듯합니다. 힐러리 클린턴이 워싱턴DC의 피자가게에서 아동 성매매 조직을 운영 중이라는 가짜 뉴스를 보고 20대 남성이 피자가게를 찾아 총기를 난사한 어이없는 사건도 일어났으니까요.
   
   올해 초 ‘퍼스트 드래프트 뉴스(First Draft News)’가 본격 출범했습니다. 가짜로 의심되는 뉴스를 검증하는 조직입니다. 전 세계 90여개 언론사가 뜻을 모았습니다. 뉴욕타임스, BBC, AP, 로이터 등 전통적인 매체뿐 아니라 버즈피드, 반조 등 인터넷 언론도 대거 참여합니다.
   
   첫 시험대는 프랑스 대선입니다. 4월 선거를 앞두고 지난 2월 6일 퍼스트 드래프트 뉴스 내에 크로스체크 프로젝트가 결성됐습니다. 기사뿐 아니라 게시글, 동영상, 댓글 등 온라인 세상을 사실상 전방위로 지켜본다는 계획입니다. AFP와 르몽드 등 17개 언론사가 참여합니다. 이들의 뒤에는 구글과 페이스북이 있습니다. 자신들은 언론사가 아니라 뉴스를 전달하는 플랫폼일 뿐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버리고 가짜 뉴스 근절에 나선 겁니다. 구글 뉴스랩은 퍼스트 드래프트 뉴스의 주축 창립 멤버이기도 합니다.
   
   눈길을 한국으로 돌려봅니다. 실체가 불분명한 가짜 뉴스 떴다방들이 SNS를 빌려 순식간에 거짓말을 퍼트리고 있습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외에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인사들이 가짜 뉴스에 농락당할지 걱정됩니다. 기사를 쓰며 의견을 물은 한국의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가짜 뉴스에 대응하는 실질적 방법은 강력한 법적 대응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문득 노학자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수필집 ‘100세를 살아보니’를 낸 98세의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김영삼 정부 때 우리는 힘이 아닌 법이 지배하는 사회로 들어섰다. 그런데 법이 지배하는 사회는 중간사회다. 선진사회는 양심, 도덕, 윤리가 지배하는 사회다.” 1993년 문민정부 출범 이후 24년간 한국 사회의 의식 수준은 공회전만 해온 걸까. 정국이 혼란해지면 기승을 부리는 가짜 뉴스를 지켜보며 답답해지는 이유입니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LG V30

맨위로

2483호

2483호 표지

지난호보기 정기구독
유료안내 잡지구매

로그인 회원가입   아이디·비번찾기
호르반
경북도청
삼성전자 갤럭시 s8
조선토크 브로슈어 보기

주간조선 영상 more

이어령의 창조이력서 연재를 마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