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 루키’ 박성현(24)은 3월 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HSBC 챔피언스 투어에서 미국프로여자골프(LPGA) 데뷔전을 치른다. 박성현은 평균 270야드(약 247m)의 드라이버 샷을 날린다. 이는 박세리(40)의 전성기와 거의 비슷한 LPGA 10위권의 장타다.

비거리는 비슷하나 박세리와 박성현 두 사람의 체구는 판이하다. 그래서 고개를 갸우뚱한다. 박세리는 탄탄한 ‘꿀벅지’에서 폭발적인 샷을 터뜨리는 게 당연해 보이지만 깡마른 듯한 체격의 박성현은 어찌 저리 공을 멀리 보내지?

결론부터 말하면 ‘푸시업(팔굽혀펴기)’이 그 비결이다. 박세리는 어려서부터 지옥훈련으로 체력을 길렀다. 박성현은 2012년 프로에 입문하기 전부터 하루에 무려 1000번의 푸시업으로 장타력을 길렀다. 물론 1000번을 한꺼번에 하지는 못한다. 100번이나 150번씩으로 나눠 하루에 1000번을 채운다.

푸시업이 그렇게 장타력에 좋을까? 주변의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푸시업의 장점을 이야기하면 다들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는다. 필자의 경험부터 이야기하자. 7년 전 PGA(세계프로골프) 최경주 프로가 인터뷰에서 “드라이버 거리를 내려면 푸시업을 많이 해야 한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필자는 20대부터 해온 푸시업 수를 늘렸다. 양손을 바닥에 대고 하는 게 싱거워서 주먹을 쥐고 푸시업을 했다. 2~3개월 하니 드라이버 거리가 10~15m 늘어나는 것을 실전에서 느꼈다. 여기에 자극받아 푸시업을 거의 매일 해 최대 100번까지로 늘렸다.

드라이버 비거리가 늘어나니 아이언샷과 어프로치도 안정돼 핸디캡이 한 달에 하나씩 줄어들었다. 몇 년 전 고교 동창 골프클럽 대회에서는 4관왕을 이룰 뻔도 했다. 메달리스트, 우승, 니어리스트를 차지했으나 롱기스트는 1m가 모자라 4관왕 석권은 아깝게 놓쳤다.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원의 연구원을 지낸 박원 모델골프아카데미 원장의 말이다. “아마추어가 적은 노력으로 짧은 시간 안에 장타를 날릴 수 있는 비결은 푸시업에 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푸시업 개수를 하루에 3세트씩만 하면 한 달 내 비거리가 10m 늘어난다.” 한 차례에 최대 20번을 할 수 있다면, 20번을 하고 좀 쉬다가 다시 20번을 하고 또 20번, 총 60번을 매일 반복하면 한 달 만에 드라이버는 물론, 아이언샷도 10%가량 거리 향상 효과를 보게 된다는 것. 1주일에 개수를 하나씩 늘리면 더욱 좋다.

푸시업은 단순한 상체 운동으로 알려져 있다. 푸시업의 주 운동 범위는 어깨, 가슴뿐 아니라 팔목, 팔뚝, 허리, 무릎, 발목 등 신체 전 부분에 걸쳐 있다. 그래서 푸시업 하나만으로도 단시일에 온몸이 강해지게 된다. 대부분의 아마추어 골퍼들이 3월 중순께 첫 라운드를 갖는다. 오늘부터 푸시업을 시작한다면 첫 라운드 때 동반자들이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지 않을까? 저녁엔 심신이 지쳐 있으므로 3세트를 실행하기가 쉽지 않다. 좀 부지런을 떨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가볍게 스트레칭을 한 뒤 푸시업하는 습관을 들이자.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전 스포츠조선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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