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화
[2448호] 2017.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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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의 Power Golf] 운전 피로 풀어야 스코어 난다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전 스포츠조선 부국장  

나는 2년 전부터 차 없이 생활한다. 어떻게 연습장엘 가느냐고 묻는다. 연습장은 집에서 가깝기 때문에 골프채 12개 들어가는 하프백을 어깨에 메고 오간다. 자연스레 어깨 운동과 팔 운동이 된다.
   
   그럼 골프장에는 어떻게 가느냐고 다시 묻는다. 나는 대학 동기회 골프클럽 회장이다. 부근에 사는 회원이 픽업하러 온다. 어쩌다 그 회원이 월례회 불참 시엔 택시로 10분만 이동하면 다른 회원이 기다린다. 공짜로 차를 얻어 타긴 하지만 골프장 가는 동안 원포인트 레슨을 정성껏 해주는 덕에 나를 태워 가는 걸 성가시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며가며 차를 얻어 타면 두 가지 이점이 있다. 운전을 안 하니 운전 피로감이 없어 첫 홀부터 굿샷으로 연결될 수 있다. 돌아올 때 내가 운전한다고 해도 자가(自家) 운전자보험 때문에 운전대를 잡지 못하게 한다. 그러니 라운딩 후 뒤풀이 때 술을 기분 좋게 마실 수 있다. ‘골프 5락(樂)’을 즐길 수 있는 호조건이다.
   
   골프 5락이란 △골프 잘 치는 즐거움 △라운딩 후 목욕탕에 풍덩 빠지는 즐거움 △목욕 후 시원한 생맥주를 마시는 즐거움 △내기에서 딴 돈을 화장실에서 몰래 세어 보는 즐거움 △후배가 운전하는 차 뒷좌석에서 코를 고는 즐거움(선배나 동료라면 조수석에 앉아야 함).
   
   차량 운전은 당일 스코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편의점의 ‘1+1’ 판매에서 힌트를 얻어 고안한 ‘골프장의 1+1’ 법칙으로 설명해 보자. 인체과학적으로 운전한 근육의 피로는 운전한 만큼의 시간이 지나야 풀린다. 예를 들어 집에서 골프장까지 1시간 운전을 했다면 골프장 도착 한 시간이 지나야 근육 피로가 거의 해소된다. 그러므로 집에서 골프장까지 차로 한 시간이 걸린다면 티업 한 시간 전에 도착(1+1)해야 피로가 풀려 첫 홀을 상쾌하게 시작할 수 있다. 아침잠을 10~20분 더 자려고 골프장에 티업 30~40분 전에 닿으면 헐레벌떡 옷을 갈아입게 된다. 스트레칭도 하는 둥 마는 둥한 상태로 1번홀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서게 된다. 그날 스코어는 보나마나다.
   
   이런 까닭에 두세 명이 카풀을 할 경우 운전을 기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작은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운전 갈등’을 해결하는 합리적인 방법을 제시해 본다. 첫째, 전체 운전시간을 탑승자 수로 나눠 운전한다. 예를 들어 네 명이 탔는데 왕복 두 시간 거리라면 순번을 정해 30분씩 운전한다. 운전 피로가 쌓이지 않는 이점이 있다. 두 번째는 골프장에 갈 때 불가피하게 한 사람이 도맡아 운전을 했다면 어느 홀이든 OB가 났을 경우 멀리건(벌타 없이 한 번 더 치게 하는 것) 1~2개를 허용한다. 세 번째는 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골프장 갈 때 운전대를 잡게 한다. 대신 돌아올 때는 운전을 면제시킨다. 뒤풀이 때 부담 없이 술 마시게 해주기 위해서다. 물론 혼자서 골프장을 오고간다면 30분마다 휴게소에서 약 5분씩 쉬는 게 골프를 위해서나 안전운전을 위해서나 좋다. 운전기사가 있는 골퍼는 자가운전자보다 최소 3~4타는 잘 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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