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화
[2449호] 2017.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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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맛, 음식 名家 이야기] 기본에 충실한 조리사 사관학교 호세 카레라스도 접시 싹싹 비워

정수정  음식칼럼니스트 criscook@hanmail.net 

▲ 추억의 메뉴 ‘라쿠치나 라구소스 탈리아텔레’.
지난 3월 초 전설의 테너 호세 카레라스가 서울 남산의 이탈리아 레스토랑 ‘라 쿠치나’를 찾았다. 은퇴를 앞두고 마지막 월드투어 중이었던 그는 바로 다음날 서울 공연을 앞두고 이곳에서 식사를 했다.
   
   “모든 접시가 싹싹 비워져 나왔어요. 먼저 악수를 청하며 잘 먹었다는 인사를 하셨지요.”
   
   이날 음식에 양파와 마늘을 빼고, 실내온도는 26도로 데워놓았다가 도착하면 바로 보일러를 꺼달라는 호세 카레라스 측의 주문을 식당은 세세하게 챙겼다고 한다. 2001년 오페라의 제왕 플라시도 도밍고가 내한했을 때는 세 끼 연달아 ‘라 쿠치나’에 들를 정도로 흡족해했다. 당시 도밍고가 파스타에 넣어달라고 했던 치즈를 구하기 위해 수입 재료상을 샅샅이 뒤질 정도로 최선을 다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러한 정성은 비단 거물급 손님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창업주 장세훈(56) 대표는 지난 27년간 로컬레스토랑으로서 호텔급에 버금가는 서비스와 맛으로 이곳을 이끌어왔다.
   
   1980년대 미국 유학 시절 세계 여러 나라의 음식을 두루 섭렵하게 되었던 장 대표는 유독 이탈리아 음식에 끌렸다.
   
   “한식당이 없던 그곳에서 이탈리아 음식은 제게 푸근하고 든든한 집밥 같았어요.”
   
   귀국 후에도 그 맛을 잊을 수 없었던 장 대표는 1990년 남산 기슭, 그랜드서울하얏트호텔 맞은편에 전문 레스토랑을 열었다. 상호는 이탈리아 가정식처럼 편안한 음식을 내고 싶어 라 쿠치나(La Cucina)’라고 지었다. 이탈리아어로 ‘부엌’이란 뜻이다.
   
   당시만 해도 유명 호텔을 제외하곤 서울에서 이탈리아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 드물었다. 장 대표는 이탈리아인 셰프를 초빙해서 몇 년 동안 이탈리아 본토의 맛에 이 집만의 개성을 조화시켜나갔다. 제대로 된 이탈리아 음식의 진수를 선보이는 데다가 호텔보다 음식 가격이 합리적이어서 주한 외국인과 해외 유학파들 사이에서 먼저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전·현직 대통령들도 찾을 만큼 명성을 쌓았다.
   
   지난해 11월 ‘라 쿠치나’는 오래된 건물을 헐고 새로 지어 재오픈했다. 미술관 건물의 지하에 있던 업장이 2층과 3층으로 올라와 이제 널찍한 창으로 사계절 아름다운 남산과 서울시내 전경을 만끽할 수 있게 되었다.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휠체어를 이용하는 손님들도 드나들기가 편해졌다. 2층의 룸들과 3층 홀 모두 실내 분위기는 모던하고 깔끔하게 변신했지만 맛과 서비스는 여전하다. 메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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