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화
[2452호] 2017.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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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의 Power Golf] “골프의 품격을 지켜라”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톱 랭커인 렉시 톰슨(22·미국)의 사상 초유 ‘4벌타 사건’으로 세계 골프계가 발칵 뒤집혔다. 그 후유증이 상당한 기간 이어지게 됐다. 왜냐하면 톰슨이 저지른 사소한 미스는 프로 대회든 아마추어 친선 게임이든 지구상에서 수없이 벌어져왔고 앞으로도 빈번히 일어나기 때문이다.
   
   앞으로 프로 대회에서 경기위원이 그린에서 선수들이 볼 마크를 할 때 일일이 감시를 해야 하나? 의심되는 상황에서 경기위원이 줄자를 갖고 측정을 한다면 경기 흐름은 산산이 깨지고 만다. 대회마다 경기위원을 얼마나 늘려야 할까? 또 갤러리가 규칙위반을 지적하면 이를 받아들여야 하나?
   
   아마추어들은 더 심각하다. 그린에서 마크 시 공을 건드리거나 4~5㎝ 거리 이익을 보는 사례는 이루 다 셀 수 없다. 공을 건드리면 1벌타, 공을 잘못 리플레이스하면 2벌타가 적용된다. 극단적으로 한 홀에서 두 번의 룰 위반 마크와 공 건드림이 일어난다면(총 6벌타) 18홀로 환산해 한 라운드에서 1인당 100개가 넘는 벌타가 저질러질 수 있다. 거의 대부분 아마추어들이 아무런 죄의식 없이 ‘마크 위반’을 해왔으니 엄격히 따지면 이제까지의 스코어는 모두 엉터리라는 말이다.
   
   물론 하루를 즐겁게 보내는 아마추어들이 복잡한 골프 규칙을 철저히 지킬 필요는 없다. 아마 톰슨의 벌칙 위반을 보고 “그런 룰이 있었나?”라고 고개를 갸우뚱한 골퍼들이 많을 것이다.
   
   렉시 톰슨의 위반사항을 복기해 보자. 그는 지난 3월 2일 열린 ANA 인스퍼레이션 대회 3라운드에서 4벌타에 발목이 잡혀 아깝게 준우승에 머물렀다.(유소연과의 연장전 패배) 톰슨은 17번홀(파3)에서 30~40㎝의 파 퍼팅을 남겼다. 아마추어 같으면 “OK~”를 받고 공을 집어들 상황이었고, 프로는 살짝 대기만 하는 ‘탭 인’으로 홀을 가볍게 마감할 수 있었다. 그런데 톰슨은 무엇에 씌었는지, 마크를 했고 다시 공을 놓으면서(리플레이스) 홀컵에 약 2.5㎝ 더 가까이 붙여 2벌타를 받았다.(이것은 TV 중계를 보던 팬이 대회본부에 이메일로 제보했다.)
   
   각 언론에서는 2벌타 이유를 오소(誤所·wrong place) 플레이로 보도했다. 하지만 필자가 대한골프협회에 해석을 요청한 결과, 오소 플레이가 아니고 리플레이스할 때 원래 자리에 공을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규칙 20-1) 톰슨은 2벌타를 적용한 스코어카드를 제출하지 않은 탓에 추가 2벌타를 받아(규칙 6-6b) 합계 4벌타가 된 것.
   
   프로는 그렇다치고 우리 아마추어들은 앞으로 어떻게 플레이해야 하나? 답은 가능한 한 규칙을 지켜야 한다는 것. ‘공을 어깨 아래로 드롭하면 안 된다’라거나 ‘해저드 구역 내 돌멩이 같은 장애물을 접촉하면 안 된다’(이상 2벌타)는 등 까다로운 룰은 꼭 준수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그린의 거리 속임수’와 같은 벌칙을 알고도 위반을 계속하면 양심을 속이게 된다. 전 세계에 통용되는 골프 규칙서에는 ‘골프는 스스로 심판하는 경기이므로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는 규칙을 지켜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골프의 가치는 정직과 에티켓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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