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인은 삼국 통일을 말하지 않았다

신형준. 학고재. 1만8000원

한국사 교과서의 ‘신라가 삼국을 통일했다’는 기술에 도전하는 책. 저자는 조선일보 문화재 담당기자로 일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김유신은 백제 부흥운동이 진압되자 “삼한은 통일됐다”고 했다. 삼한은 남한에 있던 진한, 마한, 변한을 가리킨다. 저자는 기록 유물을 전수 조사, “삼국 통일은 없다”고 주장한다.

약자들의 전쟁법

박정훈. 어크로스. 1만5000원

조선일보 논설위원(경제담당)이 이기는 약자는 어떻게 싸우는가에 관해 말한다. 책을 여니 ‘약자는 생각만큼 약하지 않다’는 도발적인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약자는 강하다, 약자는 치열하다, 약자는 스마트하다, 약자는 게릴라다, 약자는 다르다, 약자는 감동적이다, 약자는 집중한다, 약자는 위대하다는 역설을 편다.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

프랑스 드 발. 세종서적. 1만9500원

세계 최고 영장류 학자가 영장류 밖으로 관심사를 넓혀 2016년에 낸 책. 다른 동물이 얼마나 똑똑한지를 말한다. 인간은 그걸 알 만큼 똑똑한가를 되레 묻는다. 철학자 토머스 네이걸은 ‘박쥐로 살아가는 삶은 어떤 것일까’라며 인간은 그걸 알 수 없을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책은 ‘내 안의 유인원’만큼 흥미롭다.

좀비 연대기

로버트 어빈 하워드. 책세상. 1만4000원

좀비를 소재로 한 거장들의 단편 12편 묶음은 납량책으로 괜찮다. ‘코난’ 시리즈로 유명한 로버트 하워드의 ‘지옥에서 온 비둘기’(1934)는 작가 스티븐 킹이 ‘미국 최고의 호러 단편 중 하나’라고 말한 바 있다. ‘마법의 섬’ ‘나는 좀비와 함께 걸었다’ 등 좀비를 다양하게 변주한 걸작이 구미에 당긴다.

악의 해부

조엘 딤스데일. 에이도스. 1만7000원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 정신의학과 교수는 어느날 한 남자의 방문을 받았다. 그는 “뉘른베르크에서 사형집행인이었다”고 했다. 뉘른베르크는 나치전범을 다룬 재판이다. 나치 전범들에 대해 그는 “쓰레기들이에요. 그자들을 연구해야 합니다. 생존자 말고요”라고 말했다. 이 책은 그래서 나왔다.

미스터 퐁 수학에 빠지다

송은영. 부키. 1만2500원

과학 작가가 여름 더위를 식혀주는 수학 책을 냈다. 가령 드라큘라가 존재하지 않음을 수학으로 증명한다. 드라큘라가 하루 한 번씩 피를 빨아먹고 그로 인해 좀비가 나오면 그 확산 숫자는 기하급수적이다. 33일째면 80억이 넘는다. 인류 숫자보다 많다. 그런데 인류는 건재하므로 역으로 드라큘라는 없다. 증명 끝.

다시 태어나는 말

이청준. 문학과지성사. 1만3000원

‘이청준 전집’ 34권이 완간됐다. ‘당신들의 천국’ 등 장편소설 17권, 중단편집 17권 해서 34권이다. ‘다시 태어나는 말’은 전집 제16권. 이청준은 한국 문학의 거인. 시대의 한과 아픔을 한평생 고뇌했다. 전집은 제작에 10년이 걸렸다. 수록 작품은 총 173편이다. 중단편소설 155편이고, 희곡 1편, 장편소설 17편이다.

탄핵 광장의 안과 밖

이지호·이현우·서복경. 책담. 1만5000원

서강대 정치학자들이 ‘133일간의 촛불시민을 가장 객관적으로 분석한 민심 보고서’를 냈다. 촛불집회는 2017년 3월 11일까지 20차례 열렸다. 저자들이 답하고자 한 질문은 다음과 같다. 광장에 나온 시민은 누구였으며, 그들이 원하는 건 무엇이었고, 광장 시민과 광장 밖 시민은 어떻게 같고 달랐는지 등이다.

생각의 기쁨

유병욱. 북하우스. 1만4000원

16년 차 카피라이터가 ‘사소한 생각을 크게 키우는 사소하지 않은 태도’에 관해 말한다. 저자는 광고회사 TBWA 코리아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e편한세상 ‘진심이 짓는다’, SK브로드밴드 ‘See the Unseen’, SK텔레콤 ‘생각대로 해 그게 답이야’ 광고를 만들었다. 생각하고 가끔 쓴 그럭저럭 괜찮은 문장을 모았다고.

4·19혁명과 소녀의 일기

이재영. 지식과감성. 1만5000원

1960년 4월 26일 한 여학생이 서울 명륜동 집을 나서 종로통으로 나갔다. 계엄인데도 시위대가 거리를 메우고 이승만 하야를 요구했다. 소녀는 어느 순간 지프 위에 올라가 태극기를 꺼내들고 연설을 하고 있었다. 조선일보 기자가 찍은 사진으로 그 장면은 역사에 남았다. 이 책은 그의 회고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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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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