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의 시대

프란스 드 발. 김영사. 1만7000원

네덜란드 영장류 학자의 책이 또 나오다니 반갑다. 드 발은 침팬지-보노보 연구를 통해 인간의 권력욕, 성(性), 도덕의 기원을 더 이해할 수 있게 한 바 있다. 이번 책은 이타성과 공정성의 생물학적 기원이 공감임을 말한다. 공감은 이 시대의 원대한 주제이다. “인간은 타인의 행복을 필요로 한다.” 필독서.

꽁치가 먹고 싶습니다

오즈 야스지로. 마음산책. 1만5000원

일본 영화감독의 오래된 문향이 가득한 책.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도쿄 이야기’의 감독용 각본과, 1930년대 중일전쟁터에서 그가 쓴 편지가 실려 있다. ‘도쿄 이야기’란 원제가 현해탄을 건너오면서 ‘꽁치가 먹고 싶습니다’로 바뀌었다. 식감 있는 제목. 출판사 편집자는 왜 제목을 이렇게 바꿨을까?

물리의 정석

레너드 서스킨드 외. 사이언스북스. 1만8500원

끈이론의 창시자 중 한 명인 스탠퍼드대학 물리학자가 쓴 고전역학 책. 그는 교내 평생교육 프로그램에서 강의를 했다. 주민 일부가 강의 내용을 책으로 만들어달라고 했다. 강의는 교양 과학책 수준을 약간 넘어선다. 학생들이 난도를 과학잡지 기사 이상으로 해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양자역학편도 나올 예정.

게르하르트 슈뢰더 자서전

슈뢰더. 메디치. 2만6000원

“총리로 취임했던 1998년은 통일의 여러 후유증이 본격화된 위기의 시기였다. 기록적인 실업과 동서독 국민의 마음속 장벽, 사회복지 국가의 위기로 독일은 유럽의 병자라는 소리를 들었다. 시대를 앞서가지 못하면 시대에 잡혀먹힌다는 위기감이 있었다.” 이 어려운 일을 해 낸 사람이 쓴 이야기다.

몸 투기

홍성훈. 이학사. 1만5000원

서울대 인류학과 박사과정 학생인 저자는 2011년 말 권투를 배우기 시작했다. 프로권투 세계챔피언을 배출한 거인 체육관에 발을 디뎠다. 다음해인 2012년 박사과정에 들어갔다. 그래서 인류학과 권투가 만났다. 그는 ‘사람들은 왜 굳이 때리고 맞아가면서 권투를 하는가’란 질문에 답을 찾으려 한다. 매력적이다.

병원의 사생활

김정욱. 글항아리. 1만6000원

성균관대 부속 삼성창원병원 신경외과 레지던트 4년 차가 드로잉으로 쓴 병원 일기. 병원에서 먹고 자는 이의 사생활을 얘기한다. 그림이 있어 메시지 전달력이 강하다. 신경외과의사는 병원의 많은 전문 분야 중에서도 극한의 직업. 일주일에 며칠은 퇴근 못 하는 의사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그림과 글을 썼다.

아내들의 학교

박민정. 문학동네. 1만3000원

“한국 극우주의와 여성혐오를 탐구하는 소설의 최전선에 박민정이 있다”라고 문학평론가 강지희는 말한다. 작가는 3년 전 작품 ‘유령이 신체를 얻을 때’는 “IMF 이후 청년 세대의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특화해 그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이번 작품은 여혐과 관련한 ‘덜 시급한’ 것들을 전면에 들고나왔다고 한다.

브레인트러스트

퍼트리샤 처칠랜드. 휴머니스트. 1만8000원

저자는 남편 폴 처칠랜드와 함께 신경철학과 심리철학자로 유명하다. ‘신경 건드려보기’ ‘뇌과학과 철학’ 책이 한국에도 소개돼 있다. 2011년 책. 오직 인간만이 도덕성을 갖고 있는가가 이 책의 문제의식. 도덕성의 기원을 찾아본다. 저자는 “도덕성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을까. 그렇다”고 말한다. 그런가?

중국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서승원 외. 트리펍. 1만6000원

고려대 글로벌일본연구원이 낸 책, 흥미롭다. 한국의 중국 인식, 일본의 중국 인식 두 가지를 말한다. 중국을 보는, 두 나라 차이가 크다는 걸 다시 확인했다. 중국의 부상을 한국은 원상회복으로 본다. 일본은 ‘처음으로 중국에 추월당하고 있다’며 받아들이지 못한다. 동북아시아가 불안하다. 서로 생각이 다르기에.

나는 내 나라가 낯설다

쉬즈위안. 이봄. 1만7500원

중국에 대해 날 선 비판을 해온 중국 작가·인문책방 운영자의 중국 여행기. 그는 헤이룽장성의 아이후이(愛輝)에서 윈난성 텅충(騰衝)까지의 2007년 40여일간 여행기로 책을 시작한다. 베이징, 대만 이야기도 한다. “이 땅에 사는 사람들 모습은 뿌리 없는 부평초 같다. 주변은 새로운 것 투성이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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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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