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산문선 1~9

이규보 외. 이종묵·장유승 편역. 민음사. 2만2000원

선인들의 산문을 모아 민음사가 선집을 내놓았다. 모두 아홉 권. 신라에서 조선 말기까지 아우른다. 한문학계 중진학자 안대회· 이종묵·정민·이현일·이홍식·장유승이 8년간 작업했다. 조선 초 서거정의 ‘동문선’ 이후 전 시대를 망라한 이만한 규모의 산문 선집은 처음이라고 자랑한다.

백년 목

정선근. 사이언스북스. 1만7500원

서울대 의대 재활의학교실 주임교수가 ‘100년 가는 목 만드는 단 하나의 방법’을 추천한다. 먼저 좋은 운동이다. 허리를 편다, 가슴을 열고 견갑골을 붙인다, 턱을 치켜들면서 목을 서서히 뒤로 젖힌다. 나쁜 운동에는 머리 아래로 당기기, 옆으로 당기기, 옆머리 누르기, 턱 당기기, 뒷머리 누르기가 있다.

전체를 보는 방법

존 H. 밀러. 에이도스. 2만원

박테리아 행동부터 경제 현상까지 복잡계를 지배하는 핵심원리 10가지를 말한다. 복잡계란 말을 처음 듣는다면, 이 책으로 공부하면 되겠다. 상호작용, 피드백, 이질성, 소음, 집단지성이 10가지 핵심원리의 일부. 저자는 미국 카네기멜론대학 사회경제학자. 복잡계 연구로 유명한 산타페연구소 출신이다.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요리 생물학

오구라 아키히코. 계단. 1만3000원

일본 오사카대학 뇌신경공학자는 신입생 대상으로 요리 실습과 생물학 강의를 결합한 수업을 오래 했다. 대학 입학 뒤 목표를 찾지 못하는 젊은이를 위한 동기부여 수업의 하나. 그는 접시 위에 놓인 요리에 대한 생물학을 가르쳤다. 인기 폭발이었다. 맛, 색, 냄새, 온도, 식기, 명절 요리, 계절 음식 이야길 들려준다.

화중선을 찾아서

김진송. 푸른역사. 1만7900원

책 부제는 ‘기생과 룸펜의 사회사’. 1923년 ‘시사평론’에 실린 기생 화중선의 글 ‘기생생활이 신성하다면 신성합니다’가 이 책의 소재다. 화중선은 “남성을 성적 노리개로 삼아 남성중심사회를 무너뜨리려 한다”는 문장을 썼다. 도발적이다. 책은 팩션. 저자 글 솜씨는 정평이 나 있으므로, 재미는 액세서리다.

샌드백 치고 안녕

박장호. 삼인. 1만3500원

박인환문학상(2013)을 받은 작가는 어느 날 권투를 배우기로 결심했다.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에서 쇠락한 육체와 그 비루함을 발견한 이후다. 작가는 ‘슈가복싱클럽’에 등록, 7개월간 권투를 배웠다. 이 산문집은 그가 체육관에서 접했던 상대방 주먹(감각)과 턱밑까지 차올랐던 숨소리(의식)에 관한 기록이다.

강철로 된 무지개

도진순. 창비. 2만원

창원대 사학자는 일제강점기 저항시인 이육사 시를 새롭게 해석하는 글을 연달아 발표한 바 있다. 이 책은 그의 이육사론. 그의 글을 따라가면 이육사의 “내면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빛과 울림을” 만나며, “금강석 같은 내면이 일제의 검열망을 헤집고 나온 게 이육사의 시”라는 데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엄마, 나는 잊지 말아요

하윤재. 판미동. 1만3000원

단편영화 ‘봄날의 약속’을 연출한 영화감독이 ‘기억을 잃어가는 엄마와 함께한 기록’을 썼다. 책을 여니 ‘치매 환자의 기억은 시간, 장소, 인물 순으로 소멸된다’는 문구가 나온다. 작가는 ‘시간 상실’이란 치매 1기에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엄마의 기억은 어느새 ‘인물 상실’이라는 3기, 즉 말기에 다다랐다고 한다.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고레에다 히로카즈. 바다출판사. 1만8000원

저자의 ‘환상의 빛’(1995)은 영화 사상 가장 아름다운 데뷔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일본 감독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아무도 모른다’ ‘걸어도 걸어도’로 한국인에게도 친숙하다. 그가 이 ‘영화 자서전’에서 자기 영화와 세상에 관한 생각을 말한다. 자기 작품들과, 그 작품의 뿌리를 차분하게 이야기한다.

원당, 조선 왕실의 간절한 기도처

탁효정. 은행나무. 1만7000원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전임연구원이 임금 중심의 조선사에 가려진 왕실 여인들의 불사(佛事)를 소설처럼 생생하게 재현한 책이다. 전에 없던 역사책이라고 출판사는 자랑한다. 원당(願堂)은 왕실 불교 사찰. 서울 인근에 수도 없이 많다. 태조와 석왕사, 태종과 내원각 하는 식으로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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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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