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화
[2485호] 2017.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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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담화] 학생인권 유감

김민희  차장대우 minikim@chosun.com 

“우리 땐 다 맞고 컸어. 뺨도 맞고, ‘빠따’도 맞았어. 다 그러면서 크는 거지 뭐.”
   
   이런 추억담(?)은 이제 전설이 될 듯합니다. 학생인권조례에 따르면 체벌이 일절 금지됩니다. 개정 조례안에 따르면 벌점제도 금지입니다. 소지품 검사도 안 되고, 휴대폰을 학생의 의사에 반해 일률적으로 걷어서도 안 되며, 복장규제도 안 됩니다. 요는 학생은 ‘교복 입은 시민’으로서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는 겁니다. 일면 환영합니다. 원칙 없는 체벌을 남발하는 교사들, 과도한 권위의식을 내세우는 교사들로 인해 상처받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았습니까.
   
   방향성에는 분명히 박수를 보냅니다. 하지만 지난주 ‘학생인권에 밀린 벼랑 끝 교권’을 취재하면서 안타까운 점이 많았습니다. 현 과도기에서 세 가지 문제점을 읽습니다.
   
   첫째, 현재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인권과 교권을 대척점에 있는 개념으로 몰아갑니다. 학생인권과 교권은 대척관계에 있지 않습니다. 학생인권과 교권은 둘 다 ‘인권’이라는 교집합이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인권이 늘어날수록 교권이 침해당하는 상황을 만들어냅니다. 학생들은 학생인권을 완장처럼 내세우면서 교사 협박용으로 내세우는 경우가 흔합니다.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지요. ‘인권’이란 사람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입니다. 학생인권이 먼저냐, 교권이 먼저냐를 따지기 이전에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해주는 인권에 대한 기본교육이 선행됐어야 했습니다.
   
   둘째, 교육철학의 문제를 인권 문제로 오판했습니다. 수업시간 휴대폰 소지 금지, 엄격한 복장과 두발 강조 등은 학교와 교사의 교육철학의 문제이지 인권 문제가 아닙니다. 학생 개개인의 개성과 특색이 다르듯 초·중·고교도 학교마다 제각각의 교육철학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사립학교의 경우 재단 성격에 따라 지향하는 인재상이 다릅니다. 학생과 학부모 중에는 면학 분위기 때문에 엄격한 교칙을 중시하는 학교를 선호하기도 합니다. 이런 다양성을 무시하고 학생인권이라는 미명하에 획일적 자율을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전체주의적 발상에 가깝습니다.
   
   셋째, 학생의 권리만 있고 의무는 없습니다. 권리와 의무는 작패입니다. 미국 뉴욕에는 ‘학생의 권리와 의무 헌장’이 있습니다. 여기에 보면 권리만큼 의무조항도 많습니다. △저속하고 부적절한 표현을 삼갈 의무 △교사와 교직원에게 예의바르고 협조적인 자세로 행동할 의무 △타인의 인격을 존중할 의무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를 어기면 강력한 징계가 따릅니다. 자유와 권리를 넓은 범위로 허용하되, 이를 어기면 엄벌에 처하는 것이죠. 우리는 어떤가요? 미성년자에 해당하는 초·중·고교생에게 과도한 권리를 부여하고 제재는 약합니다. 학생 스스로 권리를 누리고 싶으면 그만큼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인식을 분명히 심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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