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질 녘, 울산 태화강 삼호대숲 상공. 쪽빛 하늘을 도화지 삼은 까마귀들의 군무가 시작된다. 울산에서 까마귀는 흉조의 상징이 아니다. 태화강의 기적이 만들어낸 길조다. 시민, 환경단체, 기업, 지자체가 하나 되어 오염된 태화강 살리기에 동참한 결과 2004년 겨울부터 까마귀가 서서히 늘기 시작했다. 현재는 그 수가 10만마리에 이른다. 시베리아에서 날아든 떼까마귀와 갈까마귀들이 이곳에 와서 겨울을 난다. 이 까마귀들은 토착종인 큰부리까마귀와는 달리 작다. “까악~까악~”이 아니라 “짹~짹~” 울어대며 곡식을 쪼아먹고 곤충을 잡아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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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호 영상미디어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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