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꿈꾼 러시아혁명

이강은 등 20명. 한길사. 3만5000원

한국러시아문학회가 러시아혁명 100년을 맞아 내놓은 책. 기존 책들이 주로 정치를 다뤘다면, 이 책은 1917년 혁명 전후의 문화, 예술을 다룬다. 혁명으로 탄생한 러시아인 삶의 일상과 구체적인 내면 풍경을 보여준다. 막심 고리키, 이반 부닌에 관한 글로 책이 시작한다. 혁명과 반혁명에 몸담았던 예술가다.

숲에서 경영을 가꾸다

최재천. 메디치. 1만4000원

생물학자 최재천은 충남 서천에 있는 국립생태원 원장으로 3년2개월간 일했다. 환경부가 제시한 연간 관람객 30만명 유치라는 목표를 300% 초과 달성했고, 세계적인 생태연구소로 가는 기초를 닦았다. 대학에 있으며 보직 한 번 맡은 적이 없는 그였다. 얼떨결에 성공했다고 한다. 그 비결은 숲과 나무에 있다.

휴머니스트 오블리주

애덤 파이필드. 부키. 1만8000원

유니세프 3대 총재로 일한 짐 그랜트 이야기. 15년간 유니세프 책임자였던 짐 그랜트는 조직 안팎의 저항과 비난을, 원대한 목표와 무모할 정도의 추진력으로 뛰어넘었다. 예방 가능한 아이들의 죽음을 방관하는 것은 남부끄러운 일이라고 외치고 다녔다. 선의만으로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

죄의식과 부끄러움

서영채. 나무나무출판사. 3만2000원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교수가 한국 현대소설 백년에 비친 한국인 마음을 보여준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미안하다!가 탐구 주제다.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4·19와 5·16, 광주항쟁, 세월호 가족과 동료, 민족과 역사 앞에서 나는 왜 미안해 하는가? 근대와 함께 도착한 죄의식의 뿌리를 찾아간다.

너는 너로 살고 있니

김숨. 마음산책. 1만3800원

1997년 등단해 장편소설 9권을 쓴 작가가 이번에는 편지 소설을 내놓았다. 오후가 되면 큰 그림자를 만들어내는 신라 왕릉들이 도심에 가득한 경주가 무대. 주인공을 맡아본 적이 없는 무명의 여자 배우가, 11년째 식물인간인 한 여자를 간호하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560매가량의 편지 형식 소설이다.

양육 가설

주디스 리치 해리스. 이김. 2만5000원

‘개성의 탄생’(2006)으로 유명한 미국 발달심리학자에게 명성을 안긴 1998년 책. 논쟁적인 주장이 실려 있다. 아이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이는 부모가 아니라, 또래집단이라고 말한다. 또래집단을 통해 아이는 사회화된다고 한다. 동아시아에는 맹모삼천지교가 있다. 이 책이 바로 그 얘길 한다.

김상욱의 양자 공부

김상욱. 사이언스북스. 1만7500원

원자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설명하는 과학이 양자역학. 원자 속에서도 작디작은 전자를 이해하려고 하는 양자역학을 부산대 물리교육과 교수가 복잡한 수식 하나 없이 설명한다. 김상욱은 요즘 대중과의 소통에 열심인 물리학자이며, 설명 능력이 뛰어나다. 양자역학 은하계를 여행할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고려시대사 1·2

김인호 외. 푸른역사. 1만5900원·1만7500원

한국역사연구회와, 출판사 푸른역사는 한국역사연구회 시대총서를 이번까지 모두 8권 냈다. 2002년부터 시작한 작업. 남은 ‘한국현대사’ 1·2권은 내년 상반기 출간 예정이다. 총서는 시대별로 세상을 바라보는 새 틀을 제시한다. 이에 근거해 작은 주제를 고르고 학계의 연구 성과를 소개한다.

여자라는 문제

글·그림 재키 플레밍. 책세상. 1만2000원

‘교양 있는 남자들의 우아한 여성 혐오의 역사’가 책 부제. 삽화와 짧은 글로 여성이 남성으로부터 어떻게 차별대우를 받았는지를 말한다. 여자는 밤눈이 어두웠기 때문에 밤에는 외출이 허락되지 않았고, 다윈은 여성이 생물학적으로 열등하다고 했고, 가정 밖으로 나가려 했던 여성은 타락한 여자라고 비난받았다.

2018 세계경제대전망

이코노미스트. 한국경제신문. 2만원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계열사가 매년 내놓는 책. 책을 여니 편집자 말이 눈에 들어온다. “2018년은 신경을 곤두서게 하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순조롭게 진행될지, 이라크·시리아인은 이슬람국가 몰락 이후 어찌 될지, 북한 핵의 혼란은 어찌 될지를 우려한다. 잘 넘겨야 할 텐데.

키워드

#출판 단신
최준석 선임기자
저작권자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