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북성포구는 노을이 피어날 때가 가장 아름답다. 두 낚시꾼이 황금빛으로 출렁이는 바다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다. 이곳에선 공장의 실루엣마저 한 폭의 풍경화가 된다. 1883년 인천항 개항과 함께 조성된 북성포구는 인천 해안에 남은 유일한 갯벌 포구로 매립의 역사가 깃든 곳이다. 북성동 해안은 산업화시대를 거치며 매립을 통해 창고와 공장부지로 조성됐다. 당시 매립으로 생긴 열십자 형태의 수로 때문에 ‘십자굴’이란 별명이 생겨났다. 그런데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보존가치가 높은 자연유산으로 선정한 북성포구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2010년부터 ‘악취’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며 지역주민들의 청원이 빗발쳤고 결국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 2020년까지 악취 해소와 환경 개선을 위해 7만㎡에 달하는 갯벌 일부를 매립하기로 결정했다. 준설매립에 들어가는 예산은 약 300억원. 지금도 갯벌 매립을 놓고 지역주민과 환경단체는 팽팽하게 대립 중이다. 원래 매립을 통해 생겨난 이곳이 다시 매립으로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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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 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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