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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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정상에 가면 이곳저곳에서 붉은색 수건을 두 손 높이 들고 사진 찍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이들은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가 진행하고 있는 ‘명산 100’ 도전자들이다. 온라인을 통해 ‘명산 100’ 클럽에 가입해 블랙야크가 선정한 100개 산에 도전하는 프로그램이다. 산에 오를 때마다 인증샷을 올리면 포인트가 쌓이고 다양한 혜택이 따른다.

시작은 쉽지만 완등의 길은 멀다. 2013년 시작해 올 5월 16일 현재 도전자는 6만4119명, 완주자는 2128명이다. 연공흠(58)씨도 완주자 중 한 명이다. 2014년 겨울에 시작해 2년8개월 만에 목표를 달성하고 그 도전기를 ‘명산 100 백번의 도전 백가지 행복’이라는 책으로 펴냈다. 흰 눈 수북이 쌓인 내장산에서 1좌를 시작해 지난해 가을, 붉은 단풍이 절정을 이룬 월악산 영봉에서 대장정을 끝냈다.

“돈 안 들이고 행복을 즐기기에 등산만 한 게 없지요.”

서울시청 사무관인 연씨는 등산 예찬론자이다. 매달 두 번은 ‘명산 100’에 도전하고 두 번은 동네산악회 산행을 떠난다. 운이 좋으면 동네산악회 산행지가 ‘명산 100’ 산이 될 때도 있다. 목표가 있으니 산행의 재미가 더 하다.

“산림청 통계로 우리나라 산이 4440여개에 달합니다. 그에 비하면 아직 시작이지만 한 개의 산을 오를 때마다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대절 버스로 떠나는 안내산악회를 이용하면 한 번에 비용이 3만원 이하입니다. 주말마다 건강 다지고 스트레스 풀고, 비용 대비 최고입니다.”

연씨에 따르면 ‘명산 100’ 도전자가 많다 보니 다양한 안내 전문 산악회 문화도 바뀌고 있다고 한다. ‘명산 100’에 포함된 산행의 경우 신청자가 많지만 아닌 경우 좌석 채우기가 어려우니 자연히 ‘명산 100’ 위주로 산행지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블랙야크를 포함해 100대 명산 프로그램이 총 3개가 있습니다. ‘산림청 100대 명산’과 최대 등산 커뮤니티인 ‘한국의 산하 인기 명산 100’입니다. 공통으로 포함된 산을 빼면 3개 프로그램에 속한 산이 모두 130개입니다. 그곳을 모두 오르면 그랜드슬램인데 딱 한 곳, 합천 남산 제1봉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산 정상의 일출 보셨나요

그가 지금까지 다닌 산은 300여곳. 그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산을 물으니 ‘설악산’이라면서 30번은 더 다녀왔다는 답이 돌아왔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경치가 아름다운 산을 자주 찾게 된다고 한다.

충북 괴산이 고향인 그는 어린 시절 배낭여행의 원조인 고(故) 김찬삼씨가 롤모델이었다. 세계지도에 연필로 줄을 그어가며 세계를 품었던 소년은 1989년 해외여행자유화가 되자마자 47일 동안 유럽 15개국을 여행하고 돌아와 신문에 연재를 했다. 2011년에는 가족과 함께 이집트, 유럽을 다녀와 ‘사하라에서 별을 헤고 프라하에서 왕의 길을 걷다’라는 제목의 여행기를 출간했다.

그는 무박산행을 즐긴다. 어둠을 밀고 올라가 맞는 일출은 짜릿하다. 그가 책을 펴내고 ‘3만원 행복법’을 외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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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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