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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4호] 2018.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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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옥의 숨은 영화 찾기]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의 버드맨

대담 신용관  조선뉴스프레스 기획취재위원  / 배종옥  영화배우  

신용관 | 오늘은 ‘숨어 있는 진주’를 찾아보는 의미에서 ‘버드맨’(Birdman·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2014)을 다루고자 합니다. 멕시코 출신인 감독은 우리가 이 코너 첫 회에 등장시켰던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The Revenant·2015)의 연출자이기도 합니다.
   
   배종옥 | 오, 그렇군요. 문제작으로 ‘21 그램’(21 Grams· 2003)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브래드 피트가 열연한 ‘바벨’(Babel·2006)도 만들었고요.
   
   신용관 | TV 영화를 제작하다가 2000년에 처음 극장용 영화 ‘아모레스 페로스(Amores Perros)’를 만들었는데,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르고 세계 영화제에서 60개 넘는 상을 수상하면서 천재 소리를 들은 감독입니다.
   
   배종옥 | ‘버드맨’도 그의 범상치 않은 재능이 번뜩이는 작품이에요. 간만에 정말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영화를 만났습니다. 이런 멋진 영화가 어째서 국내 개봉 때는 거의 회자가 되지 않았던 건지 참 아쉽네요.
   
   신용관 | 수퍼히어로 ‘버드맨’으로 할리우드 톱스타에 올랐었지만 지금은 잊힌 배우 리건(마이클 키튼)이 주인공입니다. 그는 꿈과 명성을 되찾기 위해 브로드웨이 무대에 도전하지요. 원조 ‘배트맨’(Batman·감독 팀 버튼·1989)의 주인공이었으니 사실감마저 있습니다.
   
   배종옥 | 하지만 극단은 재정난에 시달리고 공연 직전 영입한 스타배우(에드워드 노튼)는 통제 불능의 나르시시스트이며, 상대 여배우(나오미 와츠)는 연기가 불안하고, 매니저인 딸(엠마 스톤)은 약물중독이지요. 재기에 성공해야 한다는 중압감과 강박에 짓눌린 리건은 버드맨의 환청에 시달립니다.
   
   신용관 | 영화는 마치 주인공 머릿속을 보여주기라도 하겠다는 듯 오프닝부터 숨 쉴 틈 없이 관객들을 몰아가지요.
   
   배종옥 | 하나의 호흡으로 마지막 장면까지 유려하게 흘러가는 ‘버드맨’의 전개는 어떤 새로운 예술적 실험처럼 느껴졌습니다. 어떻게 그런 화면들을 찍어냈는지 모르겠어요,
   
   신용관 | 영화를 본 대부분의 사람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것이 촬영이지요. 전체가 16개의 숏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오프닝의 짧은 숏 3개와 후반의 중요한 사건 직후 11개의 숏이 터져 나오는 부분을 제외한 전체가 롱테이크처럼 연출되어 있습니다.
   
   배종옥 | 그것도 단조롭고 긴 호흡으로 상황을 관조하는 롱테이크가 아니라, 하늘과 빌딩 사이를 포함한 온갖 공간을 넘나들며 화려한 움직임을 보여주지요. 밭은 숨을 몰아쉬게 만들며 극적인 몰입을 강화하는 장치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신용관 | 실제로 완전한 롱테이크는 아니고 테이크 중간 중간에 편집 포인트가 몇 차례 있는데 특수효과와 조명, 빠른 카메라 패닝 등으로 교묘하게 가려서 눈치채기 힘들게 해놓았습니다. 이 영화의 촬영감독이 샌드라 블록, 조지 클루니 주연의 ‘그래비티’(Gravity·2013)로 아카데미 촬영상을 받은 명장인데요, ‘버드맨’으로 2년 연속 오스카 촬영상을 수상할 수 있었습니다.
   
   배종옥 | 연극 스테이지 뒤편의 좁은 공간을 물 흐르듯 오가는 카메라가 믿기지 않을 정도인데요, 이 롱테이크 연출은 연극이란 무대 효과를 실감나게 살리고 있습니다.
   
   신용관 | 이냐리투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편집하는 것이 불가능한 우리 삶처럼 영화를 이해시키고 싶었고 그것에 적합한 롱테이크 연출을 했다”고 말하기도 했지요. 리건의 이런 대사도 있습니다. “이 연극이… 뭐랄까 마치 내가 살아온 기형적인 삶의 축소판 같은 느낌이야. 아주 작은 망치로 끊임없이 불알 두 쪽을 얻어맞는 그런 느낌.”
   
   배종옥 | 신경쇠약 직전의 남자 머릿속과 그를 둘러싼 좌충우돌 현장을 홀린 듯 따라가게 만드는 이 영화에서 마이클 키튼의 물오른 연기는 극의 완성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신용관 | 컷 없이 카메라가 돌아가면 동선도 미리 다 짜놓아야 하는 등 배우로서 어려움이 크지 않습니까?
   
   배종옥 | 저도 ‘러브 토크’(감독 이윤기·2005)에서 ‘원 신, 원 컷’을 찍어본 적이 있어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집에서 마당과 실내를 오가며 파티를 하는 장면이었는데, 감독이 원하는 대로 장면이 나오지 않아 아마 10여차례쯤 찍었을 겁니다. 초 단위까지 철저하게 계산한 뒤에 촬영에 들어가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거든요. 정말 힘들었어요. 마이클 키튼도 호흡을 유지하느라 꽤 애먹었을 겁니다.
   
   신용관 | 아이러니한 점은 정작 극찬을 받은 마이클 키튼은 “리건만큼 깊이 공감되지 않는 캐릭터는 처음이었다”고 말했다고 하네요.(웃음)
   
   배종옥 | 사실 같은 배우로서 저는 키튼보다 딸로 나온 엠마 스톤의 연기가 더 좋았어요. 역시 ‘라라랜드’(La La Land·2016)에서의 내공이 그냥 나오는 게 아니었더군요. 에드워드 노튼도 다시 보게 됐고요. 연기에 힘이 있어요.
   
   신용관 | 노튼은 메소드 연기 추종자로 나오는데요, 무대에서 공연하면서 나오미 와츠에게 실제 정사를 시도하다 곤욕을 치릅니다.
   
   배종옥 | 배우가 가슴 깊은 곳까지 공감한 뒤에 연기를 하는 것인가, 아니면 철저한 계산으로 연기하는가의 문제는 배우들 사이에서 여전히 논란거리입니다. 이른바 ‘진실한’ 연기라는 게 어디서 연유하느냐는 것이지요. 저는 메소드 연기를 별로 신뢰하지 않는 편이긴 합니다만.
   
   신용관 | 이 영화는 아카데미에서 작품·감독·각색·촬영상 등 주요 부문 4개를 휩쓸었습니다. 게다가 전 세계 60여개 시상식에서 162회에 달하는 노미네이션과 133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는군요.
   
   배종옥 | 뉴욕의 한 바에서 이뤄지는 배우와 비평가와의 독기 어린 논쟁, 부녀 간의 신랄한 대화 등 대사도 참 좋았습니다.
   
   신용관 | 후반부에 주인공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장면에서 눈물이 나오더군요.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이 흐르는 가운데 맨몸으로 뉴욕 시내를 활강하는 그의 모습을 롱테이크로 담아내는 걸 보며 ‘비루한 내 인생에도 어쩌면 비상(飛上)의 순간이 올지 모르겠구나’ 싶더군요.
   
   배종옥 | 제 별점은 ★★★★. 한 줄 정리는 “천재의 머릿속을 들여다본 느낌”.
   
   신용관 | 리건이 잰걸음으로 분장실 등 공연장 이곳저곳을 오갈 때 깔리는 재즈풍의 드럼 비트가 영화의 리듬감을 효과적으로 살리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저는 ★★★★★ 만점. “스토리, 비주얼, 연출, 연기… 어느 하나 흠잡을 데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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