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고민한다. 소행성 B612에서 온 ‘어린 왕자’가 지구에 정착했다면 어디에서 살고 싶어했을까. 떠나온 별들을 언제든 볼 수 있는 곳, 여우가 몸을 숨길 바위가 있고, 밤이면 장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조용한 곳, 아마 ‘게르’를 고르지 않았을까. 몽골의 전통가옥 말이다.

게르는 그 자체로 하나의 우주를 상징한다. 우주를 본뜬 둥근 형태로 짓고, 천장 중앙엔 구멍을 뚫는다. ‘터너’다. 태양빛이 들어오고, 화덕의 연기가 나가는 통로다. 몽골의 선조들은 터너를 통해 인간과 하늘이 연결된다고 생각했다. 몽골은 세계적인 별 관측지다. 칠레 아타카마 사막, 뉴질랜드 테카포 호수, 호주 울루루와 나란히 꼽힌다. 아시아에선 유일하다. 지난 8월 4일 몽골 테를지국립공원, 밤하늘 별들이 땅에 사는 별, 인간을 응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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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환 월간산 기자 / 하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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