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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화
[2536호] 2018.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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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스프레소의 성지 나폴리에서 진짜 커피를 만나다

글·사진 유민호  퍼시픽21 소장 

▲ 나폴리의 한 카페. 에스프레소의 성지로 불리는 나폴리의 사람들은 하루 평균 5잔의 에스프레소를 마신다.
‘모레노(Moreno)’.
   
   10여년 전 처음 만났던 나폴리 토종 에스프레소 브랜드다. 아침 일찍 들렀던 고고학박물관 관람 중 잠시 바깥에 나왔다가 모레노를 만났다. 나폴리의 여유, 아니 엉성함이라고나 할까. 어떤 박물관이든지 입장했다가 말만 잘하면 ‘외출’이 자유롭다. 피곤도 쫓을 겸 카페에 들러 에스프레소 한 잔을 시켰다. 커피 맛도 일품이지만, 커피잔의 미적 수준이 상당하다. 에스프레소 특유의 두껍고도 묵직한 컵이다. 이리저리 살펴보는데,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카페 점원이 웃으면서 “그냥 갖고 가라”고 말한다. 고맙지만 주인이 아닌 점원으로부터 선물을 받는다는 것이 꺼림칙했다. 극구 사양을 하는데 주인이 나타났다. 상황을 파악한 주인이 점원을 향해 큰소리로 외쳤다. “모레노는 둘이 마셔야 맛있다.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한 쌍을 준비해라.”
   
   에스프레소 한 잔 값이 70센트 하던 때다. 한 쌍의 에스프레소 컵은 최소한 10유로는 넘어설 듯하다. 보답하는 심정으로 대낮부터 5유로짜리 칵테일 스프리츠(Spritz)를 무려 두 잔이나 연거푸 마셔야만 했다. 비몽사몽 속에서 박물관을 둘러봤지만, 선물로 얻은 한 쌍의 커피잔은 이후 필자가 가장 아끼는 일용품이 됐다. 배보다 배꼽이 큰 격이지만, 모레노 컵에 어울리는 2000W 초강력 이탈리아산 최신 커피 머신도 마련했다. 큼지막하게 붉은 글씨로 쓰인 ‘Moreno’란 글자를 볼 때마다 커피와 알코올에 취했던 유쾌한 기억이 되살아난다. 덕분에 ‘나폴리=모레노=에스프레소’라는 1차 방정식도 머릿속에 새겨졌다.
   
   그러나 3년 전 그 같은 상식이 무너졌다. 나폴리의 벽화전문 예술가 마리오(Mario)의 얘기가 결정타다. “나폴리에는 모레노 외에도 로컬커피 브랜드가 넘쳐난다. 적어도 10개가 넘는다. 물론 나폴리에서의 커피는 에스프레소를 의미한다. 모레노 인기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나폴리 커피의 전부는 아니다. 시대에 좀 뒤처진다는 느낌이 든다. 내가 좋아하는 첨단 나폴리 에스프레소는 ‘파사라쿠아(Passalacqua)’란 브랜드다. 공급량이 제한돼 구입하기 어렵다.”
   
   
▲ 나폴리에서는 에스프레소 배달이 된다. 한 배달부가 1회용 플라스틱 잔에 담긴 에스프레소를 배달하고 있다.

   “우리 집 커피는 온리원!”
   
   마리오의 말을 듣는 순간 허탈했다. 무려 10개 이상의 로컬커피 브랜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나폴리 여행 22년 만에야’ 알았다는 점과 함께, 모레노가 시대에 뒤처진 브랜드로 현지에서 받아들여진다는 것도 심지를 돋우었다. 그러나 100% 나폴리타노인 마리오의 판단과 감각을 무시할 수는 없다. 순전히 마리오 덕분이지만, 이후 나폴리 카페에서만의 특이한 풍경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전에는 전혀 안 보이던 나폴리만의 ‘커피 코드’가 눈앞에 펼쳐졌다. 카페 어디를 가도 자신들이 파는 커피 브랜드가 간판이나 주변 어딘가에 쓰여 있다. 그냥 적당히 파는 것이 아니라, 특정 브랜드만 취급하는 것이 나폴리 카페의 특징이다. 나폴리에는 커피 체인점이 거의 없다. 혼자 직접 운영하는 1인 카페가 99%다.
   
   이탈리아 전국 어디에 가도 볼 수 있는 커피브랜드인 라바짜(Lavazza)나 일리(illy)를 파는 카페도 거의 없다. 지구상에서 ‘온리원(Only One)’ 커피를 만들어내는 곳이 나폴리다. 단순히 에스프레소 한 잔이 아니라, 어떤 브랜드 커피인지 확인한 뒤 마시는 것이 나폴리타노의 습관이자 전통이란 점도 알게 됐다. 피자나 파스타보다, 나폴리에서만 마실 수 있는 커피브랜드가 필자의 최고 관심사로 떠올랐다.
   
   최근 나폴리를 다시 방문한 것도 로컬 에스프레소를 더 많이 경험하려는 목적에서였다. 카페에 들러 각각의 브랜드를 하나씩 테스트하는 식이다. 맛과 함께 커피에 관련된 얘기들을 듣고 모으면서 혀와 머리로 체득하자는 것이다. 로컬 브랜드를 통한 문화인류학 차원의 나폴리 연구라고나 할까?
   
   실제 나폴리는 피자만이 아니라 커피의 성지로 통하는 곳이다. 커피의 하이라이트인 에스프레소 역사의 출발점이 바로 나폴리다. 에스프레소 머신은 이탈리아 북부 토리노(Torino)의 초콜릿기업 경영자 ‘안젤로 모리온도(Angelo Moriondo)’가 1884년 발명해냈다. 그러나 커피 원액을 즐기는 에스프레소 문화는 그 당시에도 이미 나폴리에 존재했었다.
   
   커피의 기원은 예멘과 에티오피아로 알려져 있다. 이후 18세기 오스만터키를 거쳐 베네치아를 통해 유럽으로 전해졌다는 것이 통설이다. 그러나 그 같은 역사는 북부 이탈리아의 해석에 불과하다. 지중해와 에게해를 통해 아프리카, 그리스, 터키와 일찌감치 관계를 맺어온 나폴리의 경우 베네치아 이전에 이미 커피에 빠져 있었다. 원시적이지만, 아랍권 문화 유산인 증류기를 통한 에스프레소 문화가 18세기 이전에 이미 나폴리에 존재했었다. 기계문명과 동떨어진 나폴리지만, 토리노에서 에스프레소 머신이 발명된 순간 나폴리타노의 생필품으로 자리 잡게 된다.
   
   
▲ 에스프레소 머신은 19세기 말 이탈리아 북부 토리노에서 탄생했다.

   커피에 담긴 삶의 아이덴티티
   
   커피는 개인이나 집단이 가진 문화적 소양, 삶의 아이덴티티, 나아가 자존심 여부를 확인하는 최적의 소재다. 커피 얘기가 나오면 어떤 식으로라도 한 다리 끼어들게 된다. 자신만의 고결한 ‘커피 세계’를 알리고 싶어진다. 맛도 중요하겠지만, 어떤 식으로 만드는 커피인지, 어디에서 온 원두인지, 어떤 컵과 어떤 분위기의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인지 등 맛이 아니라 총체적 문화로서 커피를 체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만 알고 보면 커피만큼 ‘사소하고도 만만한’ 것도 없다. 이유는 가격에 있다. 한 잔 마시는 데 드는 비용이 거의 무시해도 좋을 정도다. 유럽 카페의 특징이지만, 특히 카운터에 서서 마실 경우 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카운터에서 마시는 나폴리 에스프레소 한 잔 가격은 대략 90센트 전후다. 2018년 말 나폴리 에스프레소 가격의 상한선은 브랜드 구별 없이 1유로다. 일본 라멘이 그러하듯, 맛만이 아니라 가격이야말로 전통과 문화 유지를 위한 기본조건이다. 아무리 맛이 좋고 고급 재료를 사용한다 해도 1000엔 이상의 라멘은 일본 현지에서 논외 대상일 뿐이다.
   
   필자의 지론이지만, 1유로 이하 에스프레소는 공화국 이탈리아에서 일군 민주주의의 발판처럼 느껴진다. 금수저 흙수저 관계없이, 지구 최고의 맛을 싼값에 누구나 평등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 맛을 자랑하는 5유로 전후의 나폴리 피자가 그러하듯, 나폴리는 그 같은 혀끝 민주주의의 상징이자 정상(頂上)이다.
   
   커피 매니아들에게 나폴리는 천국 그 자체다. 에스프레소 성지답게, 질적인 측면이 아니라 양적으로 볼 때도 선택 범위가 무한하다. 질적 진화는 먼저 풍부한 양적 수준에서 출발한다. 10개가 넘는다는 로컬 브랜드 하나만으로도 흥분하기에 충분하다. 나폴리는 글로벌 브랜드는 물론 심지어 이탈리아 전국 브랜드도 통하지 않는 곳이다. 오직 로컬 브랜드만이 인구 310만의 나폴리 권역을 놓고 경쟁한다. 카페에 갈 때마다 손님들을 통해 확인했지만, 나폴리타노 한 명당 하루 평균 커피 수요량은 대략 5잔 정도다. 물론 거의 전부 에스프레소다. 초등학교 학생조차 에스프레소를 마신다. 출근과 동시에, 점심이나 저녁식사 이후 한 잔은 기본이다. 나폴리는 이탈리아나 유럽에서 유일하게 에스프레소 배달이 가능한 도시다. 길에서 작은 쟁반을 들고 다니는 커피 배달부를 쉽게 볼 수 있다. 보통 1회용 플라스틱 잔 위에 알루미늄 포일을 씌워 배달한다. 결국 나폴리 전체가 커피 전문 카페로 넘쳐난다. 주민 400명당 에스프레소 카페 하나가 들어서 있다는 통계도 있다.
   
   “양이 아주 적고, 마시면 머리가 아플 정도로 강해서 밤에 잠도 못 자는 커피인데 괜찮겠어요?” 서울 카페에 들러 에스프레소를 시키자 점원으로부터 들은 설명이다. 젊은이로 북적대는 카페에 들른 ‘50대 꼰대’에 대한 사전경고겠지만, 당시 필자가 접한 한국식 에스프레소의 맛과 강도는 너무도 수준 이하였다. 향도 엉망이고, 에스프레소 위에 넘쳐야 할 ‘토나카 델 모나코(Tonaca del Monaco)’가 전혀 없었다. 토나카 델 모나코는 ‘수도승의 옷’으로 번역되는 말로, 나폴리 에스프레스의 핵심 포인트인 브라운 컬러의 크림을 지칭한다. 맛 이전에 색감으로도 수준이 결정된다. 그런데 서울에서 마신 에스프레소는 진공상태에서 고출력 압력으로 뽑아내 탄생한 원액 맛이 아니었다. 가스불에 오래 조려 탄 듯한 맛이 났다.
   
   
▲ 나폴리 장인 커피의 대명사인 파사라쿠아.

   ‘4M’의 최고봉
   
   나폴리 에스프레소는 ‘4M(Quattoro Emme)’의 최고봉으로 통한다. 커피 매니아라면 잘 알고 있겠지만, Miscela(균형이 잘 잡힌 엄선된 원두), Macinatura(커피원두를 최고 수준으로 적출해내는 방법), Macchina(최고 성능의 에스프레소 머신), Mano(바리스타의 기술)가 4M이다. 주관적 판단이지만, 나폴리 카페에서의 에스프레소 맛과 강도를 지수 100이라고 할 때, 서울의 3000원짜리 에스프레소의 지수는 약 20정도에 불과하다. 비슷한 듯해도 갈 길이 멀다. 나폴리 에스프레소는 한 잔 마시는 순간, 머리 전체가 커피 원액으로 채워진다. 오감 전체가 뻥 뚫리고, 특히 시력은 3.0 수준에 오르는 듯하다. 양으로만 보면, 한국의 에스프레소는 나폴리보다 최소한 배는 많다. 나폴리에서는 불필요한 액체를 배제한 채, 원액 그 자체만을 마시는 격이다. 나폴리 에스프레소를 처음 경험하는 한국인이라면, 단 한 잔만으로도 밤잠을 설치게 될 것이다.
   
   나폴리타노는 로컬커피 브랜드의 수를 “10개 이상”이라는 식으로 ‘대충’ 말한다. 정확히 몇 개인지 아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새롭게 등장했다가 인기가 없으면 금방 사라지기 때문이다. 나폴리 커피의 특징이지만, 대부분 ‘장인(Artizano)’ 브랜드다. 대형 공장이 아니라, 가내수공업처럼 전문가들이 적은 양의 커피원두를 직수입해 나름대로의 노하우에 기초해 만드는 식이다. 소수의 커피 매니아가 모여 만드는 ‘스타트업’ 같은 식의 브랜드다. 어떤 원두들을 배합해서, 어떻게 가공하는지는 비밀이다. 마리오가 추천한 ‘파사라쿠아’라는 브랜드는 장인 커피의 대명사로 통한다. 공급량이 적은 것은 당연하다. 흥미로운 것은 필자가 알아낸 로컬 브랜드에 관한 나폴리타노의 반응이다. 10개 브랜드를 보여주면 대략 절반 정도만 안다. “이게 로컬 브랜드?”라고 되묻는 사람이 십중팔구다. 나폴리에서 판매량 1위라는 모레노조차 “밀라노 브랜드 아니냐”고 반문할 정도다.
   
   커피에 관한 한 백인백색의 나폴리타노지만, 공통점도 몇 개 있다. 자신이 마시는 커피가 나폴리, 아니 이탈리아와 전 세계 최고라는 식의 확신이다. 거의 신앙에 버금가는 믿음이다. 어떤 브랜드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을 던지는 순간, 누구 하나 예외 없이 주문을 외우듯 예찬에 들어간다. 자신의 것이 최고라는 말과 함께, 나머지 브랜드를 ‘가차 없이’ 매도하는 것도 공통점이다.
   
   결국 필자가 하루 8시간 이상 나폴리 전역을 발품으로 돌아다니며 알아낸 로컬커피 브랜드는 다음과 같다. ‘모레노, 파사라쿠아, 킴보(Kimbo), 케논(Kenon), 부르봉(Borbone), 인트라로트(Intralot), 네로(Nero), 코제(Kose), 알모카(Almoka), 티코(Tico)’.
   
   그 밖에도 많지만, 나폴리타노 대부분에게도 낯선 브랜드다. 밤잠을 고려해, 하루 5잔의 에스프레소를 목표로 정하면서 마셨다. 1주일간 돌아다녔으니까 최소한 30잔 이상 마신 셈이다. 맛만이 아니라 카페에서 만난 나폴리타노와의 대화를 통해 많은 사실을 알게 됐다. 점유율 1위 브랜드는 나폴리 밖에까지 활로를 개척한 모레노다. 가장 오래된 브랜드로, 나폴리를 대표하는 카페 감부리누스(Gamburinus)에 공급되는 커피다. 나폴리 로컬커피 브랜드의 맏형 격이다. 이어 2위는 킴보로, 강하고 드라이한 맛이 특징이다. 3위는 파사라쿠아. 가격 면에서 파사라쿠아는 모레노나 다른 브랜드에 비해 거의 50% 정도 비싸다. 보통 250g짜리 커피분말의 가격이 3~4유로 선이다. 상위 3개 메이저 브랜드의 전체 시장점유율은 70% 정도다. 나머지 마이너 브랜드의 점유율 순위는 들락날락한다. 브랜드 하나당, 아무리 많이 잡아도 시장점유율 5% 내외로 추정된다. 경천동지하지 않는 한, 앞으로도 나폴리 로컬커피 브랜드의 판매순위는 크게 변하지 않을 듯하다. 각각의 카페들이 고정된 브랜드만을 고집해서 팔기 때문이다. 나폴리는 어제, 과거를 기준으로 살아가는 슬로시티다.
   
   10여개 로컬커피 브랜드의 세세한 맛은 사실 설명하기 어렵다. 콜롬비아 원두를 주종으로 한 파사라쿠아만이 다르게 느껴질 뿐, 강하고 깊은 향과 맛에 정신을 잃게 된다. 품질 차이도 없이 전부 ‘최고급’으로 느껴진다. 브랜드마다 나름대로의 특징이야 있겠지만, 언어로 표현해서 구별하기에는 너무도 어렵다. 와인에 대한 프랑스어 표현이 그러하듯, 에스프레소에 대한 이탈리아어 ‘형용사’도 무한하다. ‘강하다, 약하다, 산미(酸味)가 어느 정도다’라는 식의 표현은 너무 유치하고도 진부하다. ‘나폴리 바다에서 수영한 뒤, 베수비오산에 올라가 맛본 9월 태양 아래에서의 포도 같은 느낌’이라는 식의 시적인 표현도 있다. 아무리 나폴리 커피 브랜드라 해도 나폴리에서 벗어나는 순간, 맛과 향, 느낌을 잃게 된다. 오직 나폴리 카페에서, 나폴리타노가 만드는 로컬 에스프레소만이 정답이다. 나폴리가 나폴리타노만의 도시로 남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폴리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법
   나오는 데 30초, 1분 안에 마시고 사라지기
   
   최고의 맛은 최적의 환경과 자세를 필요로 한다. 최고의 에스프레소도 마찬가지다. 크게 5가지 예법이 필요하다.
   
   1. 에스프레소는 ‘반드시’ 물과 함께 마셔야 한다. 물속에 가스가 있어도 좋다. 물을 마시는 시기는 에스프레소를 즐기기 직전이다. 혀끝을 깨끗이 한 뒤 에스프레소를 마셔야 한다. 나폴리에서 커피를 마시는 중간에 물을 마시면 주변에서 모두 불쌍하다는 듯 쳐다본다. 에스프레소를 다 마신 뒤 다시 물을 마셔야 한다. 강한 맛의 원액 커피를 위장에서나마 좀 더 묽게 하려는 의도에서다.
   
   2. 에스프레소는 영어의 ‘특급(Express)’에서 유래된 말이다. 문자 그대로 한순간 입에 털어넣는 식으로 빨리 마셔야 한다. 에스프레소를 테이블에 앉아 천천히 대화하면서 마신다는 것만큼 촌스러운 것도 없다. 나폴리 카페를 전전하며 확인했지만, 한 잔 마시는 데 걸리는 시간이 대략 1분 미만이다. 북부 이탈리아의 다른 도시들과 달리, 신문을 읽는 나폴리타노도 없다. 카페 안에도 신문이나 잡지가 없다. 주문해서 나오기까지 30초, 이후 1분 안에 마시고 총총히 사라지는 것이 에스프레소 예법의 기본이다.
   
   3. 에스프레소를 마신 뒤 20센트 정도의 팁은 반드시 올려놓아야 한다. 경우에 따라 두 배, 즉 2유로를 주는 사람도 있다. 팁을 잘 모르는 관광객에게 미리 부과하는 경우도 있다. 영수증에 20센트 정도 더 비싸게 찍혀 있더라도 오해해서는 안 된다.
   
   4. 에스프레소는 단품으로 즐겨야만 한다. 크루아상이나 디저트는 우유를 탄 카페라테 혹은 카푸치노와 함께 즐겨야 한다.
   
   5. 에스프레소를 추출한 뒤 즉석에서 마실 경우 반드시 두꺼운 컵으로 마셔야 한다. 나폴리 카페에서 통하는 이탈리아 욕설 중 하나로, ‘Cazzo! Come E Caldo!’란 말이 있다. ‘야, 임마(F 욕설), 이렇게 뜨겁잖아!’라는 의미다. 증기로 달아오른 에스프레소이기에 두꺼운 전용 잔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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