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保守)를 보수(補修)한다

보수의 재구성

박형준·권기돈. 메디치미디어. 1만7000원

보수(保守)를 보수(補修)해야 할 시점이다. 한국 정치에서 보수라는 단어가 긍정적으로 쓰인 적은 거의 없다. 그렇다고 해도 요즘에 와서 유독 보수의 위기감이 짙어지는 이유는 한국의 보수 세력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에 어떤 변화의 계기도 맞지 못하고 침잠했기 때문이다. 지금 보수는 무엇을 지키고 버려야 하는지도 잘 모르고 있다.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보수주의자인 저자들은 한국 정치에는 철학이 빈곤하다는 점을 가장 먼저 지적한다. 그건 역사적으로 형성된 문제다. 왜 한국의 보수는 때로 모순적인 모습을 보였는지, 그래서 지금은 어떻게 빈곤해졌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그러면서 보수를 보수할 지점을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게 저자들의 설명이다.

결론은 자유공화주의다. 책임 있는 자유, 자유를 훼손하지 않기 위한 균형 잡힌 권력,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정치공동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책의 말미에서 저자들은 한국 사회에서 가장 활발한 공론장인 교육과 젠더, 외교와 복지 분야에서 자유공화주의가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지를 논의한다.

돈의 지혜

파스칼 브뤼크네르. 흐름출판. 1만6000원

프랑스를 대표하는 철학자가 ‘돈’에 대해 얘기했다. 돈이야말로 개인의 삶과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풍요로움은 행복의 기준인지, 돈으로 사랑을 사고팔 수 있는지, 돈에 대한 철학자의 깊은 통찰이 돋보인다.

일터의 품격

도나 힉스. 한빛비즈. 1만6000원

분쟁해결 전문가인 저자는 ‘존엄모델’을 강조한다. 원래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데 주로 쓰였던 존엄모델은 존엄성을 인정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기업의 경영에서 존엄모델은 어떻게 작동할까. 리더들이 읽을 만한 책이다.

리테일의 미래

황지영. 인플루엔셜. 1만6800원

미국에서는 리테일(소매) 매장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왜 그런가, 어떤 변화가 다가오고 있는 것일까. 글로벌마케팅 전문가가 아마존이 무인매장을 열고 챗봇이 고객을 상담하는 리테일의 현재에 대해 분석한다.

요즘 아이들 마음고생의 비밀

김현수. 해냄출판사. 1만6800원

‘이생망’은 ‘이번 생은 망했다’는 문장을 줄인 신조어다. 왜 요즘 아이들은 이생망을 외치고 다닐까. 오랫동안 현장에서 청소년을 만나온 저자가 요즘 아이들의 마음 문제를 분석했다.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도 실려 있다.

통신사의 길을 가다

서인범. 한길사. 2만8000원

조선통신사가 오간 2000㎞의 길을 그대로 따라가며 써낸 역사답사기다. 길 위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수많은 인터뷰와 사료가 더해져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역사책이다. 400개 넘는 사진과 도판, 지도가 실려 여행서적으로서도 충실하다.

문명의 만남

칼라 파워. 세종서적. 2만원

왜 우리가 이슬람을 배우고 이해해야 하는가. 세상의 절반을 차지하는 무슬림에 대한 오해와 무지는 극심한 갈등을 해결하지 못한다. 이슬람을 이해하기 위해 저자는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는 서술을 택했다. 구체적 사례가 많아 읽기도 쉽다.